캄보디아, 죽음의 우물로 변한 생명의 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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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투데이
2011-07-27 16:40
캄보디아--(뉴스와이어)--한국의 각종 봉사단체와 지자체가 앞 다투어 만들어준 캄보디아의 일부 생명의 우물이 죽음에 이르는 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이는 그동안 캄보디아 지하수에서 여과 없이 뽑아 올린 물은 식수로는 부적합하다는 학회 보고서를 무시하고 실적위주의 우물을 만들어 준 결과물이다.

미국 지질학회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캄보디아를 비롯한 방글라데시와 중국 일부지역, 인도, 미얀마, 네팔, 파키스탄, 베트남에 거주하는 약 1억명의 원주민들이 비소가 함유된 식수를 매일 섭취하고 있다”며 “여과 없이 지하수를 마신 사람 중 수천명이 매년 암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캄보디아와 같은 지질대인 태국도 수돗물은 석회수가 많아 식수로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철분과 비소를 제거한 생수를 마셔야 태국 사람들도 안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소함유량을 줄일 수 있는 지하 70m이상 암반을 뚫고 들어가야 하지만, 우리나라의 각종 사회단체와 지자체가 만든 우물은 최대 50m를 넘지 않기 때문에 식수로는 부적합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캄보디아 메콩강과 바삭강을 따라 거주하는 최대 15만명의 원주민들이 피부 가려움증이나 속앓이를 호소하는 것도, 비소가 함유된 우물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캄보디아 수자원공급처장 마어 사라이는 “약 100만에서 150만명에 이르는 국민이 일 년 중 적어도 3개월 동안은 비소가 함유된 식수를 섭취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이 우물을 만들어 준 간달주와 프레이웽주, 깜뽕짬주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마시는 비소의 중독은 아비산에 의한 만성중독이 대부분이다. 아비산은 비소화합물 중에 가장 독성이 강한 물질로 0.1∼3g을 마시면 치사량에 이를 정도로, 맹독성인 청산가리와 비슷해 오래전부터 독약으로 이용되고 있다.

또 비소 중독은 급성보다 만성이 많으며, 만성인 경우에는 체중감소와 발암, 지각장해, 빈혈, 구토, 부종, 피부 청색화 등을 일으키고, 급성 중독은 구토, 설사 등으로 바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7년째 캄보디아에 거주하는 L 씨(60)는 “요란하게 행사를 치르며 한국의 여러 단체에서 캄보디아인에게 우물을 설치했지만 홍보용 실적위주가 만들어낸 비극”이라며 “이들이 자랑 거리라고 선전하던 사업이 캄보디아 원주민들에게 원망스런 죽음의 우물로 변할 개연성이 존재한다”고 한탄했다.

이에 따라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에 우물을 단순히 파주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끌어올린 물을 정수할 수 있는 장치도 함께 제공해야 원주민들의 생명을 보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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