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삼성문화재단은 회화, 조각설치, 사진, 디자인, 공예 등 여러 장르의 현대 미술에 대해 열린 태도를 지향해왔던 로댕갤러리에서 일본 "Neo Pop" 세대의 대표작가 나라 요시토모의 국내 첫 개인전인, 『나라 요시토모 - 내 서랍 깊은 곳에서(Yoshitomo Nara - From the Depth of My Drawer) 』를 6월17일부터 8월 21일까지 개최한다.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일본 작가의 한 사람인 나라 요시토모(奈良美智)는 1959년 일본 아오모리현 출생으로 일본 아이치현립예술대학원을 나와 1988년 독일 뒤셀도르프 예술대학에서 유학 후 2000년까지 독일에서, 현재는 도쿄에서 작업 중이다. 그는 대중문화를 성공적으로 포용한 일본 현대미술의 대표작가로 인정받아 1990년대 중반 이후 미국, 유럽 등 세계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나라 요시토모의 작품에는 늘 순진한 듯 하면서도 악동같은 표정의 어린 아이가 등장한다. 그의 작품이 특별한 것은 귀엽고 한없이 순진 무구하리라 기대되는 어린 꼬마의 얼굴에 나타나는 반항적이고 때로는 사악해 보이기까지 하는 표정이 우리의 내면에 감춰진 두려움과 고독감, 반항심 등 복잡한 현대인의 감정의 선을 잘 읽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 일본 하라미술관에서 순회가 시작되어 큰 호평을 받은 이 전시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최근작까지 회화와 조각은 물론, 즉흥적이고 자유분방한 드로잉과 사진 등 다양한 작업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로댕갤러리 글래스파빌리온에 새롭게 설치되는 <서울하우스>를 통해, 작가의 예술세계와 로댕갤러리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는 그간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단편적으로만 알려져 있던 그의 작품 세계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예술가 나라 요시토모를 발견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6월 18일 오후 2시에는 삼성생명 국제회의실에서 나라 요시토모의 <작가 강연회>도 열릴 예정이어서, 국내 많은 애호가들의 관심을 충족시킬 것이다.

나라 요시토모는 197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내며 만화와 애니메이션 등 일본 대중문화가 체질화된 세대에 속한다. 과감한 생략과 변형을 통해 독특한 캐릭터로 묘사되는 어린아이, 의인화된 동물, 단순한 화면 등 그의 작품이 보여 주는 시각적인 특징들은 흔히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비교되어 왔다. 그러나 그의 작업에서 대중문화는 차용의 차원이 아닌, 기본 정서 형성에 영항을 미쳤으며, 만화와 대중문화 만을 통해서는 보이지 않는 더욱 다양한 원천을 지니고 있다. 마치 문화 예술의 '멜팅팟 melting pot'인 듯 그의 작업에는 동양과 서양을 넘나드는 미술 전통이 흡수되어 있고, 만화를 위시한 일본 대중문화 뿐만 아니라 펑크록으로 대변되는 서구의 대중 음악까지 가미되어 있으며, 여기에 작가 개인의 경험이 녹아 있다. 최근 그의 작품을 이렇게 포괄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는 여러 연구 성과들이 나오고 있으며, <나라 요시토모-내 서랍 깊은 곳에서>전은 이를 직접 작품을 통해 확인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순진한 듯 하면서도 악동같은 표정의 어린 아이의 면면에는 나라가 큰 영향을 받은 펑크록의 다양한 요소 - 히스테리컬한 펑크록 가사, 흡혈귀나 악마가 나오는 음산한 고딕(Gothic) 취향, 죽음에 대한 찬미-들을 담고 있다. 또한 목가적이고 천진난만함 속에 담겨 있는 잔혹함은 도시 생활은 경험 못 한 채 히로사키의 빈집에서 홀로 그림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던 작가의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나라 또한 이 어린 아이들은 작가 자신이 고독했을 때 탄생했음을 스스로 밝히고 있다. 유학 생활 초, 독일어에 능하지 못했던 그는 외부 와의 단절 속에서 자기 자신에게로 시선을 돌려, 과거의 기억에서 창작의 원천을 발견했던 것이다. 이후 10년 가까이 나라의 인물은 거의 성장하지 않고 어린이로 남아 있다. 반항심, 고독함, 막연한 두려움 등이 읽히는 아이들의 표정은 어른이 된 우리 마음 속에 늘 교차되는 복잡 미묘한 감정의 흐름을 보는 듯 하다. 어쩌면 이 아이들은 어른이기 위해 감정을 숨기고 포카페이스로 살아야 하는 우리의 속을 비춰보이는 거울인지도 모르겠다.

2004년 도쿄의 하라미술관에서 순회가 시작된 이 전시는 그가 숨가쁘게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잊고 있던 지난 20여 년을 돌아보기 위한 전시로, 일종의 재충전 같은 전시이다. 한때는 소중했지만 잊혀졌던 옛 물건들을 서랍 속에서 발견하듯, 작가는 이 전시에 과거의 자신을 통해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위한 힌트를 얻고자 하는 바램을 담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전시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최근까지의 회화와 조각, 드로잉과 사진, 설치 작업까지 망라하고 있다.

이 개인전에서 가장 특기할만한 것은 전시장 환경 자체가 나라 요시토모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그는 건축 현장에서 사용한 낡은 나무 거푸집으로 전시장 전체 벽면을 덮었다. 깔끔하게 마감된 흰 벽면이라는 전통적인 전시 공간의 규범과 틀을 깬 그의 전시장은 "내 서랍 깊은 곳에서"라는 제목이 주는 느낌 그대로, 낡고 오래된 환경으로 조성되어 푸근하게 관람객을 맞이한다.

나라 요시토모는 서울에서 열리는 개인전을 기념하여 전시장에 특별한 집을 만들어 우리를 초대하려고 한다. 이미 일본의 순회지를 거치면서 동안 5개의 작은 집들이 만들어졌고 이 집들도 이번에 함께 설치되지만, 새롭게 제작되는 집은 이름 하여 <서울하우스>로, 규모와 성격 면에서 앞의 집들과 차별화된다. 나라가 오사카의 젊은 디자인 그룹 Graf와 함께 만드는 그의 새 집 <서울하우스>는 전시장 벽면에 사용한 것과 같은 거푸집으로 벽을 마감하여 역시 낡고 오래된 목조집 같은 느낌이 나도록 했다. 그는 관람객을 집 안으로 불러들여 자신의 조각과 그림을 감상하게 하고, 자신의 소지품들이 널린 한 구석의 그의 작은 방도 슬쩍 구경하게 할 예정이다. 이 집이, 그의 작은 방이 어떤 작품, 어떤 소품들로 채워질 지는 아직 작가만이 알고 있다. 또한 나라는 맨 윗 층에 관람객을 위해 작은 발코니를 만들어 두었다. 로댕갤러리의 글래스파빌리온에 설치되는 서울하우스, 그 발코니에 올라선 관람객은 뜻밖의 진기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웹사이트: http://www.rodingaller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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