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몸문화연구소, ‘자살’문제 학술대회 “자살 병 아니다”

- “개인 문제 아닌 사회적 문제”

- 사회적•생태적•존재론적 압력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 집중되어야

서울--(뉴스와이어)--건국대 몸문화연구소(소장 김종갑, 영문과 교수)는 3일 건국대 예술문화대학에서 ‘자살은 정말, 병인가’이라는 주제로 2011년 하반기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자살을 질병으로 접근하고 의료화하려는 시도에 대한 보완담론으로 자살 현상을 인문학적 입장에서 연구하고 생태적 · 문화적 · 사회적 환경의 치유 관점에서 바라보는 다양한 연구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학술대회는 건국대와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서울대 의대, 인제대 의대, 성균관대, 명지대 등 문학, 법, 철학, 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했으며, ▲자살과 사회 · 법 · 공동체, ▲자살과 문학, ▲자살과 의학 · 치료 3개 세션으로 나눠 ‘자살예방법의 쟁점과 문제’ ‘노인자살과 생태공동체의 역할’‘질병의 관점에서 본 자살’‘자살에 대한 문학치료적 연구’ 등의 주제 발표가 이뤄줬다.

이번 학술대회는 인문학과 사회학, 의학의 전문가들이 한꺼번에 참여하는 융복합적인 학회로 자살을 병으로 보는 주장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그것의 진위를 가리려는 시도였다.

이번 학회에 참가한 학자들 모두는 “자살은 병이 아니다”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유승호 교수는 ‘질병의 관점에서 본 자살’이라는 주제발표에서 미국 정신의학회의 ‘정신장애 진단 지침’(DSM)과 세계보건기구의 ‘질병분류 및 진단지침’(ICD)에 자살이라는 병명이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리고 자살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우울증도, 자살에 이르는 증상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학술대회에 참가한 학자와 전문가들은 자살은 우울증과 같은 ‘병’이 아니라 실존적 ‘행동’이라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따라서 그러한 행동을 강요하는 사회적·생태적·존재론적 압력에 대해서 보다 많은 연구와 관심이 집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살은 한 개인의 좌절이나 절망, 혹은 우울증으로 단일하게 환원될 수 없는 사회적, 생태적, 존재론적 복합요인에 의해서 야기되기 때문이다.

김종갑 교수는 “자살은, 한 개인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기보다는 우리 모두가 떠안고 가야 하는 사회적 책임이 된다”며 “자살을 병으로 취급하는 태도는 이러한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는 전략이 되기 쉽다. 바로 여기에 인문학의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인문학은 자살을 우리 모두의 문제로서 인식하고 그것에 대해 고민하며 해결책을 찾도록 하는 담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건국대 서윤호 학술연구 교수(자율전공학부)는 올해 초 국회를 통과해 2012년부터 실행될 예정인 이른바 자살예방법 시행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서 교수는 “자살예방 프로그램의 실행에 앞서 경험적 자료가 축적돼야 하는데 현재는 매우 미흡한 상황”이라고 지적하면서 모든 응급의료센터에서 자살 시도자와 사망자, 유족 전수에 대해 사후조사를 하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할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서 교수는 “자살의 전염성은 마치 방사능에 노출된 것처럼 심각하다”며 “자살을 다루는 정신보건센터의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종갑 교수는 “자살이 의료화되는 순간 자살의 소인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고 건강한 사람으로 이분화 되고, 전자는 의료적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로 규정되면서 병원 울타리 밖의 사회적 압력, 존재의 의미와 가치, 생태적 위기 등의 문제는 망각되기 쉽다”며 “자살이 병이라면, 그것은 생태적·문화적·사회적 환경의 문제가 얽혀있는 정신적 질병인 만큼 이에 대한 치유적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국대 몸문화연구소는 몸에 관한 연구의 새로운 지평과 방향, 윤리를 모색하기 위해 설립된 연구소로 몸과 관련된 다양한 현상들을 학문과 연관지어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건국대학교 개요
독립운동의 맥동 속에서 태어난 당당한 민족사학 건국대학교는 1931년 상허 유석창 선생께서 의료제민(醫療濟民)의 기치 아래 민중병원을 창립한 이래, 성(誠) 신(信) 의(義) 교시를 바탕으로 ‘교육을 통한 나라 세우기’의 한 길을 걸어왔다.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서울캠퍼스와 충북 충주시 충원대로 GLOCAL(글로컬) 캠퍼스에 22개 단과대학과 대학원, 4개 전문대학원(건축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경영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 10개 특수대학원을 운영하며 교육과 연구, 봉사에 전념하고 있다. 건국대는 ‘미래를 위한 도약, 세계를 향한 비상’이란 캐치프레이즈 하에 새로운 비전인 ‘르네상스 건국 2031’을 수립, 2031년까지 세계 100대 대학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신지식 경제사회를 선도하는 글로벌 창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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