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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0 13:24
서울--(뉴스와이어)--1987년 6월 10일 민정당이 광주학살의 공범인 노태우를 대통령 후보로 지명하던 바로 그때, 전국 22개 도시에서는 24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박종철군 고문살인 은폐조작 규탄 및 민주헌법 쟁취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6월항쟁의 거대한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살인과 폭력, 탄압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6월 18일 전국에 150만여 명이 거리를 가득 메우게 했다. 그 무엇으로 가둘 수 없는 국민들의 함성은 전두환 정권에게서 6.29 선언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직선제 개헌’이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이다.

87년 이후 우리나라는 외양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 6월 항쟁의 정신은 전무후무한 노동운동 성장의 기폭제가 됐으며, 노동운동과 정치운동이 담지 못했던 시민적 요구를 바탕으로 한 시민운동의 등장, 과도하게 집중된 국가권력의 분권화를 목표로 한 지방자치제도의 실시 등이 그 변화의 중심에 있었다. 뿐만 아니라 6월 항쟁은 군사독재의 청산과 이른바 문민시대 개막의 젖줄이었다. 김영삼-김대중-노무현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정치권력의 변천사는 6월 항쟁의 산물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민주주의의 외양적 변화와 발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실질적 민주주의 정도는 턱없이 낮다. 대의제도와 같은 형식적 민주주의 절차는 민의가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는 구조로까지 발전하지 못했으며, 정경유착과 부정부패, 무능의 정치는 우리 정치를 자본 중심의 정치로 만들고 말았다. 그뿐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경제적 민주화의 정도는 과거 군사독재 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다. 아니 더 못했으면 못했지 나아진 것은 없다.

1997년 IMF 경제위기 이후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확실히 신자유주의 길을 걷고 있다. 경제위기의 책임은 국민에게 전가하고, 구조조정 및 정리해고를 통해 자본의 부담을 경감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재 우리 사회가 처해 있는 사회적 부의 양극화와 거대한 빈곤 계층의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형식적 민주주의의 제도상 완성에도 불구하고 경제 사회적 민주화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특히 노문현 정부는 87년 6월 항쟁의 최고 수혜자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회의 민주주의 완성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것 같다. 그 스스로가 민주주의의 완성을 염원하는 국민적 참여를 통해 당선됐음에도 국민적 요구에 대해서는 일체 부답하며 신자유주의적, 친자본적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편에선 생계 문제로 국민들이 사지로 내몰리고 있는데, 한편에선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가의 부가 소수 자본에게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87년 6월항쟁 후 13년은 변절과 배신의 역사이기도 하다. 6월항쟁의 피로 살찐 정치인들은 그 정신을 대변하기는커녕 국민의 염원을 배신하고 친권력, 친자본의 길을 걷는 후안무치의 행태로 일관하고 있으며, 시민운동의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초심을 헌신짝 버리듯이 하고는 보수정당의 품안으로 당당히 걸어들어갔다. 가장 순수했던 노동운동 또한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만 열정적인 나머지 자신 내부의 개혁에는 소홀해 숱한 문제들을 낳고 있다.

이제 6월항쟁의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볼 때가 왔다. ‘호헌철폐, 직선제 개헌’을 외쳤던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염원을 현재에 맞게 해석해야 한다. 지금 ‘경제대국 대한민국’에서는 사회적 양극화와 빈곤의 문제가 새삼스레 불거지고 있다. 차별이 극에 달해 있다. 사회적 양극화와 차별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이 땅에 진정한 민주주의 실현은 요원하다.

사회적 양극화와 차별은 친자본적 사회구조에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 자본의 이윤을 향한 탐식증은 필연적으로 사회적 양극화와 차별의 문제, 즉 부의 소수로의 집중을 낳기때문이다. 그러하기에 사회적 양극화와 차별의 문제를 극복하는 길은 자본에 반대하는 운동으로부터 나올 수 밖에 없다. 자본에 반대하는 반자본주의 운동이야 말로 사회적 양극화와 차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진정한 민주주의의 완성을 향한 길이다. 그것이 6월항쟁의 정신을 올바로 계승하는 것이다.

사회당은 반자본주의 운동의 선두에서 진정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끝까지 싸워 나갈 것이다.

2005년 6월 10일
사회당 대변인 이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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