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유럽 위기와 외환보유고 점검’
(외환시장의 상황)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에는 미국 내 금융기관의 디폴트로 인해 시장의 불안이 시작되었다. 그 결과 외화가 급격하게 유출되어 외환보유고는 2008년 3월말 2,642억 달러에서 11월말 2,005억 달러까지 급감하였다. 또한 원/달러 환율은 2008년 연초 936.9원에서 2009년 3월 2일 1,570.3원(일간 기준 최대치)까지 상승하여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가 무려 40%나 절하되었다.
(환율 급등의 원인) 이러한 환율 급등에는 외국인증권투자 자금의 유출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은행의 외화차입금 상환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2008년 하반기에 300억 달러가 유출되었다. 또한 국내은행과 외은 지점의 외화차입금은 2008년 3/4분기말 1,462억 달러에서 2009년 1/4분기말 910억 달러로 급감하며 외화 유출을 가속화시켰다.
(적정 외환보유고 논쟁) 2008년 하반기에 급격한 외화 유출로 외환보유고가 급감하는 모습을 보이자 당시 적정 외환보유고에 대한 논쟁이 발생기도 하였다. 당시의 대체적 평가는 경상 및 자본 수지의 대규모 동반 적자가 발생하지 않는 한, 이를 가지고 유동성 위기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었다. 다만 이제 와서 보면 당시의 외환보유고 수준이 국가 디폴트를 방어하기에는 충분하였으나 환율 급상승에 대한 효과적인 개입이나 시장의 심리적 안정을 유도할 만큼 충분하지는 못했다는 판단이다.
(금융기관 단기 외화차입금 요인) 2011년 6월말 현재 금융기관(예금취급기관)의 단기외화차입금은 1,151억 달러로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인 2008년 9월말 1,462억 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 감독 당국의 지속적인 은행 외환 건전성 강화조치가 이루어진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요인) 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중 약 30% 내외가 유럽계 자금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유럽계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2010년 3.5조원 순매수에서 2011년 1~7월중 6.2조원 순매도로 전환되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유럽의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에 위기가 닥칠 경우 유럽계 자금이 급격하게 이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외환유동성 위기 가능성과 환율 방향성에 대한 판단) 2011년 8월말 현재 외환보유고는 3,122억 달러로 경상 및 자본 부문의 적정 외환보유고 규모인 2,848억 달러보다 많은 수준이다. 그러나 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의 20%가 유출된다는 외국인포트폴리오 투자 측면에서의 유출 경로까지 고려하면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즉, 현 보유고 수준이 디폴트를 방어할 수 있을지 모르나, 단기 급등할 우려가 있는 외환 시장 안정을 도모하기에는 역부족으로 판단된다.
외환 시장의 불안 심리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첫째, 정부 차원에서 시장의 심리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강력한 시그널을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외환 관련 정책이나 정보의 투명성을 높여 시장 심리를 안정화시켜 달러화 사재기 같은 투기적 가수요의 발생을 막는 데에 주력해야 한다. 다만 외환보유고를 낭비하고 외국계 자금의 이탈을 가속화할 우려가 있는 직접적인 시장 개입보다 정책 담당자들의 구두 개입 등을 이용한 시장 심리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
둘째, 통화 스왑 확대 등을 통해 선제적인 외환보유고 확충에 주력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우리나라 금융당국이 주요국들과의 통화스왑을 체결하여 시장의 안정에 큰 도움이 되었던 점을 상기하여 주요 경화들과의 통화 스왑을 확대함으로써 외환 유동성 위기시 안전장치를 확보해야 한다.
셋째, 현재 가장 큰 불안 요인인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의 급격한 유출 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그 위험성은 낮아졌으나 국내은행들의 단기 외화 차입금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감독에 주력해야 한다. 특히 가장 큰 불안 요인인 외국인 증권자금의 급격한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다양한 인센티브 정책을 통해 장기투자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
넷째, 위기 상황시 시장 안정화를 위한 컨틴전시 플랜의 실행 능력 및 실효성 점검에 주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외환 시장에 긴급 상황 발생시 필요 경상 및 자본 거래를 위한 송금이나 환전은 지속하되, 해외여행 경비, 부동산 구입용 송금수요 등 긴급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한도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주 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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