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은 총재, KEI/KES 포럼 강연

서울--(뉴스와이어)--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9월 22일(목) 미국 워싱턴 소재 한미경제연구소(Korea Economic Institute)*와 한국경제연구회(Korea Economic Society)**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포럼에서 ‘현 글로벌 금융상황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the Current State of the Global Financial System and Its Impact on Korea’s Economy)을 주제로 강연

* 한·미간 이해 및 경제협력 증진을 위해 1982년 미국 워싱턴에 설립된 비영리 교육/연구기구
** 워싱턴 지역내 한국과 미국의 정부기관 및 국제금융기구 등에 종사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제연구 모임

현 글로벌 금융상황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1.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과 결과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에 의해 발생

1990년대 중반 이후 물가가 안정된 가운데 장기간 견실한 성장을 지속하는 등 거시경제적 성과가 개선되면서(Great Moderation) 과도한 낙관주의(over-optimism)와 위험에 대한 과소평가(under-estimation) 경향

이를 배경으로 가계 및 금융기관의 레버리지 비율이 상승하고 자산시장에 버블이 발생하였으며 금융당국은 금융기관들의 혁신 및 위험투자 행위(risk-taking)를 적절히 감시·감독하는 데 실패

자본이 신흥시장국에서 선진국으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신흥시장국의 경상수지 흑자와 선진국의 적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글로벌 불균형을 야기

□ 한편 글로벌 금융위기는 다음과 같은 후유증을 남김

금융시장의 붕괴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세계경기 침체를 초래

선진국 가계와 금융부문이 디레버리징(deleveraging) 하는 과정에서 금융위기 수습과 경기부양의 역할을 맡은 정부의 재정수지 적자 및 국가부채 규모가 빠르게 상승

2.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현재 상황

(금융불안정의 재발)

글로벌 금융시장은 유럽 주변국의 국가채무 문제가 잠복해 있긴 했으나 최근까지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다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8.5일)이후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국채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등 불안정성이 재차 높아지는 모습

이러한 금융불안정 재연의 근저에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자리하고 있음

우선 미국경제가 지금까지의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

유로존에서는 성장모멘텀이 꺾이면서 주변국(euro periphery) 국가채무 위기가 이들 국가에 대한 익스포저(exposure)가 많은 중심국(core)으로 전이되는 양상이며 이로 인해 재정위기가 금융위기로 확대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

또한 유로지역 금융기관들의 자금조달 애로가 지속될 경우 신흥시장국으로 대거 유입되었던 글로벌 투자자금이 일시에 유출되면서 신흥시장국 경제에도 불안정을 초래할 가능성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주요 리스크 요인)

현재 글로벌 금융시스템 불안정 해소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주된 리스크 요인은 다음과 같음

선진국의 경우 국가부채의 지속가능성이 의문시되면서 공공부문도 민간부문과 함께 디레버리징을 해야 하는 상황이며 이는 단기적으로 경기회복의 장애로 작용

통화정책 면에서도 선진국은 정책금리가 이미 매우 낮은 수준에 있어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 여력이 전반적으로 취약한 상황

또한 국가부채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정치적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나 해결 방안을 둘러싸고 미국 및 유럽내 이견 지속

한편 신흥시장국은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진국을 대신하여 세계경제의 성장을 주도해야 하나 아직까지 해외의존도가 높은 데다 인플레이션 압력 및 국제자본 유입에 따른 자산시장 과열 등으로 확장적 정책의 여지가 크지 않은 상황

3. 한국경제에 대한 영향

글로벌 금융불안 및 선진국의 경기둔화가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에는 i) 해외수요, 즉 수출을 통한 실물 경로(real channel)와 ii) 우리나라와 해외 금융기관간 자산 및 부채 측면에서의 상호연관성 등을 통한 금융 경로(financial channel)가 있음

먼저 실물 경로 면에서는 우리나라 수출의 선진국에 대한 직·간접적인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금융 불안과 선진국의 성장세 둔화가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의 성장률도 상당 폭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

* 우리나라 수출중 선진국(미국 및 EU)과 중국의 비중(2010년)은 각각 23.3%와 25.9%이며 중국의 수출중 선진국 비중은 33%를 차지
** IMF는 최근 세계경제 전망(World Economic Outlook, 2011.9)에서 우리나라의 2011년도 성장률 전망을 지난 4월 전망에 비해 0.5%p(4.5%→4%) 하향 조정

금융 측면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영향을 보면 주식시장에 대한 충격이 가장 컸으나 이는 전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며 외환 및 채권시장은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다소간 변동을 보이고는 있으나 과거 리만사태에 비해서는 변동폭이 상당히 제한적

국채 수익률은 자본유출에 따른 상승압력에도 불구하고 국제 채권시장에서 안전하고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서 한국채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대체로 안정된 모습

환율은 미국 신용등급 하락시에는 거의 변화하지 않다가 9월 들어 유로지역 재정 문제 심화로 상승추세에 있으나 리만사태시에 비해서는 변동폭이 제한적

국채 위험(Sovereign risk)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도 최근 상승하기는 하였으나 그 폭이 작고 신흥국 평균에 비해서도 낮은 상황이며, 외채의 만기연장율도 100% 이상에 달하는 등 큰 위험 징후는 없는 상황

다만 유로지역 은행들의 투자손실 규모가 확대되고 자금조달 사정이 크게 악화되어 국내 투자자금을 대규모로 회수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불안해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음

그러나 한국경제는 경제 펀더멘털이 튼튼하고 2008년에 비해 위기 대응력이 높아진 상황

수출기업의 국제경쟁력이 높고, GDP대비 국가부채 수준이 33.4%(2010년)에 불과해 재정상황이 선진국에 비해 양호

금융기관들의 자본구조가 대체로 건실한 데다 외채구조도 글로벌 위기 발생 당시에 비해 크게 개선되었고 단기외채 대비 외환보유 비율도 상승*

* 현재 단기외채 비중은 36%로 2008.3분기의 52%에 비해 크게 개선되었고 단기외채 대비 외환보유고 비율도 200% 이상에 달함

4. 한국경제의 과제

이상과 같은 글로벌 금융불안에 대응하여 우리경제가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로서 가계부채 문제의 연착륙과 금융안정 시스템의 확충을 들 수 있겠음

현재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규모는 가처분소득 대비 132%(2010년말)로 서브프라임 위기가 발생했던 미국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점진적인 규모 축소가 필요한 상황

중장기적으로는 가계부채 규모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나 단기적으로는 과도한 부채 조정이 부채의 소비평활화 기능(consumption smoothing)을 저해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

이를 위해 가계부채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가운데 금리정상화를 통해 가계부채 규모가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조정되도록 유도하는 한편물가안정과 고용확대를 도모함으로써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을 제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안정을 위한 제도 확충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

작년부터 자본유출입과 관련된 일련의 거시건전성 조치들이 도입되어 왔으며* 최근에는 한국은행법 개정(8.31)을 통해 한국은행이 금융안정 체제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되었음

* 외국환 은행에 대한 선물환 포지션 한도 설정(2010.10월 시행), 은행에 대한 건전성부담금 제도 도입(2011.8월 시행) 등

5. 결론

최근 다시 고조되고 있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은 선진국의 실물경제, 정치적 상황, 정책 여력 등에 비추어 쉽게 해결하기 어려울 전망

그간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은 글로벌 금융 불안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여 왔으나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시장불안이 심화되는 것을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

그러나 한국경제는 펀더멘털이 튼튼하고 외채구조도 개선되었으며 외환보유액도 충분한 만큼 금융위기가 심화되더라도 2008년의 글로벌 위기 때보다는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

한국은행은 최근 한국은행법 개정을 통해 명시적으로 금융안정에 대한 책무를 부여받은 만큼 앞으로 우리나라의 금융안정을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갈 것임

웹사이트: http://www.bok.or.kr

연락처

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02) 759-5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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