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내수가 활기를 띠거나 수출이 잘 되어야 한다. 이 가운데 수출은 세계경기에 달려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정책의지와 별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이른바 외생성을 띤다. 결국 현 상황에서 경기 대책과 관련해서는 내수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의 문제로 귀착된다.

최근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점 가운데 두드러진 것이 소득의 양극화 현상이다. 하위 20%층의 소득 대비 상위 20%층 소득이 지난해 4/4분기 7.6배에서 올해 1/4분기 8.2배로 늘어날 정도로 소득 양극화는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문제는 소득 양극화가 사회의 불안정성을 높일 뿐 아니라 소비 부진을 초래해 경기 회복을 지연시킨다는 점이다.

고소득층의 소비성향이 저소득층의 소비성향보다 낮기 때문이다. 예컨대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연간 소득이 각각 300조원과 200조원이라 하고 평균소비성향이 각각 0.6과 0.9라 하자. 이듬해 소득양극화에 따라 부유층의 소득이 340조원으로 증가한 반면 저소득층의 소득이 170조원으로 줄어든다면 전체 소득은 500조원에서 510조원으로 10조 원 늘어나지만 소비는 360조원에서 357조원으로 오히려3조 원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경기를 살리는 한 가지 방법은 양극화 문제를 치유하는 것이다. 그러나 부의 원천으로서 지식과 정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상황에서 소득 양극화는 간단히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소득 양극화의 치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동시에 고소득층의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여건 마련이 시급한 과제가 될 것이다.

먼저, 고소득층이 고급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는 것에 대해 보다 전향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 과거 우리 사회에서는 위화감이라는 잣대로 고소득층의 소비행위를 매도하고 때로는 부도덕한 것으로 간주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의 축적 과정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겠지만, 부 축적의 결과물인 소비행위에 대해 위화감이라는 감정적인 기준이 강조되는 일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고소득층의 취향에 맞는 고급상품과 서비스 공급을 늘려야 한다. 현재 소득 양극화에 비해 소비의 양극화는 상대적으로 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소득이 10배 차이난다고 해서 사용하는 소비재의 질적 측면, 나아가 가격에서 10배의 차이가 나는 일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의 평준화는 특히 교육, 의료 등 서비스 부문에서 두드러진다. 따라서 기존 서비스의 질 저하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가운데 의료나 관광·레저 등과 관련된 고급서비스 공급을 통해 고소득층의 건전한 소비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신규수요를 창출하는 효과 뿐 아니라 해외에서의 수요를 국내수요로 전환하는 효과도 나타내게 될 것이다.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내수회복 부진으로 경기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 기존 시장의 활성화를 모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구매력 있는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새로운 시장을 키우는 것도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는 수요부문이 대내외 여건변화에 크게 휘둘리지 않도록 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안정적인 기반을 다지는 부수효과도 가져다줄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그룹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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