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최근 특허청이 직무발명 보상제도를 정비하기 위해 입법예고한 발명진흥법 개정안이 ‘일본식 민간 자율 보상제 도입’과 ‘간주된 자유발명 개념의 삭제’로 과학기술계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인연합은 이미 지난 성명(‘05. 6.10)과 보도자료(’05. 6.15)를 통해 관련된 의견들을 상세히 밝힌 바 있다. 6월 17일 열리는 ‘발명진흥법 개정 공청회’(오후2시, 한국지식센터 19층)에서도 개정안의 문제점을 적극 강조할 계획이다.

이중 간주된 자유발명 개념이 삭제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더 깊이 다루어 본다. 현행법상 직무발명으로서 사용자에게 발명의 완성을 신고했으나 사용자가 4개월 이내에 특허 출원하지 않은 발명은 자유발명으로 보게 되며 발명자가 출원하면 사용자는 발명자의 동의 없이는 통상실시권(특허를 비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질 수 없다. 즉, 현행법상 사용자가 출원하지 않은 발명의 온전한 권리는 발명자에게 돌아가며, 발명자의 호의가 있을 경우 비독점적 사용만이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입법예고된 개정안의 경우 이러한 ‘자유발명으로 간주하는 규정’을 아예 빼 버렸으며 사용자가 승계한 직무발명에 대해 특허 출원을 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 권한도 사용자 측으로 넘겨 버렸다. 또, 사용자가 승계하지 않는 경우에도 발명자의 자유발명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직무발명의 성격을 유지하므로 발명자가 자신의 비용을 들여 특허를 출원하더라도 자유발명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특히, 이 경우 사용자가 발명자의 동의 없이도 무상의 통상실시권을 갖게 된다.
개정안은 발명자의 권익을 현행법에 비해 퇴보시킨 안임에 분명하다. 특히 이러한 개정 방향은 민간기업보다 공공부문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점을 야기한다. 예로서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관련 기술 특허를 들어 알아본다.

현행법 체제에서는 대학이 특허출원한 경우 특허권은 대학 소유(정확히는 산학협력단)이며 이를 외부 기업에 매각하거나 사용권 계약을 통해 사업화하고, 이때 발생한 수익을 발명자인 황교수팀과 배분하도록 되어 있다. 만약 대학이 특허 출원 및 관리 비용이 부족하거나 실무 지원 인력이 미비하여 4개월 내에 출원하지 않으면 황교수의 발명은 자유발명으로 간주되어 자체 비용을 들여 특허출원할 수 있으며, 대학당국은 황교수의 동의 없이는 통상실시권을 가질 수 없다. 황교수팀이 기업과 사용권 계약을 체결하여 사업화하면 그 수익 전액이 황교수팀의 소유이며 연구진은 발명에 대한 보상을 충분히 받게 된다.

현행법에서는 대학이 출원하지 않은 경우 자유발명의 지위를 가질 수 있으나, 개정안에서는 대학이 출원하지 않아도 일단 승계하기로 결정했다면 황교수팀에서 출원할 수 있는 권리(출원권)이 전혀 없다. 최악의 경우 황교수 발명이 특허출원되지 않고 사장될 수도 있는 것이다. 만약 대학에서 승계하지 않기로 결정했거나, 승계여부를 통지해야 하는 기간을 넘겨 의사표시를 하지 않는다면 황교수팀은 자체 비용을 들여 특허를 출원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자유발명이 아니며 대학은 여전히 황교수팀의 동의를 얻을 필요가 없는 무상의 통상실시권을 갖는다. 따라서 기업에 사용권 계약을 체결하고자 할 때 기업측으로서는 이 기술이 크게 성공할 경우 대학이 스스로 사업화에 나설 우려도 있고, 권리 관계가 명확치 않기 때문에 사용권 계약에 주저하게 된다.

황우석 교수팀의 기술과 같은 가치있는 기술에 어떻게 대학이 특허출원을 하지 않거나 발명을 승계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는 반문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이같은 우려는 절대 기우가 아니다. 작년 12월 27일부터 수일간 계속된 언론 보도에서도 볼 수 있듯이, 황우석 교수는 국제특허 출원 비용 6억원을 마련할 길이 없어서 애를 태웠다. 원칙적으로 직무발명인 황교수 발명에 대한 특허는 대학의 소유이기 때문에 서울대학교에서 특허출원 비용을 대야 한다. 그러나 서울대는 예산상의 이유로 난색을 표명했고, 결국 민간 기업인의 후원으로 특허출원 비용이 해결되었다. 이는 전형적인 ‘사용자가 출원하지 않아 자유발명으로 간주된’ 경우에 해당한다. 이 사태가 있은 뒤 정부에서는 부랴부랴 황우석 교수 지적재산권 전담반을 발족시켰으나 이는 직무발명 관련 법률을 무시한 편법적 조치로 다른 대학 교수들의 직무발명과 형평성 문제까지 야기하고 있다. 개정안에 의하면 이렇게 출원된 특허에 대해서도 특허 출원 비용을 한푼도 내지 않은 서울대가 황교수의 동의조차 필요없는 무상의 통상실시권을 갖도록 되어 있어 특허 사용권 계약에 장해가 될 뿐 아니라 권리관계를 복잡하게 꼬아 놓게 되는 것이다. 이는 황우석 교수와 그 연구팀이 값진 발명을 이루어 내고도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다.

발명자의 권익 손상과 파생하는 여러 모순에도 불구하고 특허청은 본 연합의 합당한 지적에 대해 ‘사용자와 발명자의 이익 조화’ 운운하며 변명과 합리화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에 대해 통탄을 금할 길 없다. 사용자와 발명자의 이익을 진정 조화시키는 방법은 지나치게 사용자측에 치우친 현실을 발명자에게 친화적인 정책으로 보완하는 것 뿐임을 재차 강조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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