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모바일 시대의 경쟁력, 스마트한 UX’

서울--(뉴스와이어)--IT 사용 환경의 중심은 더 이상 PC가 아니다.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모바일 기기를 항상 지니고 다니는 사람들이 급속도로 늘어났으며, 네트워크 및 기술의 발달로 모바일 기기는 PC에 버금갈 만큼 똑똑하고 빨라졌다. 그런데 오히려 혼란스럽다는 사용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스마트폰은 스마트한데 사용자가 스마트하지 못하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할 수 있는 것은 많다는데 다 누리지도 못하고 있으며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알지 못해 어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한 사람이 여러 대의 모바일 기기를 사용할 때는 더욱 혼란스럽다. 기기들끼리 연결도 되고 데이터 동기화도 가능하다고 하지만 이 역시 설치하고 조작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 많은 사람들이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들을 쉴새 없이 사용하다 보니 인터넷 상의 데이터가 폭증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IDC는 2011년 여름 기준, 지난 10년간 생성된 데이터보다 최근 2년간 생성된 데이터의 양이 훨씬 많다고 발표하였다. 이러한 데이터 폭증에는 SNS와 모바일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데이터가 너무 급격히 늘어나다 보니 사용자 자신이 원하는 것을 골라내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스스로 만들어내는 데이터조차 제대로 관리 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이렇듯 모바일 기기 확산과 사용 증대는 IT 사용 환경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사실 모바일 기기는 아직도 PC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열등하고 제약이 많은 기기이며 사용자들이 이상적으로 바라는 기능적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가야 할 길이 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은 벌써부터 이러한 Post-PC 시대의 피로를 느끼고 있다.

- 스마트하고 편리한 UX

모바일 환경은 PC 환경과 다르다. PC가 제공하던 대부분의 기능들을 모바일 기기도 제공할 수 있게 되었지만 화면이 작고 입력이 불편한 상황에서 그 모든 기능들을 그대로 전달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PC는 마우스와 키보드로 정교하고 빠른 입력이 가능하며, 큰 화면을 통해 다양한 정보와 옵션들을 나열해주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많은 정보를 보고 원하는 사항을 고를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입력은 물론 화면 출력도 제한적이다. 키보드 한 번 띄우면 화면 절반을 차지해버린다. 덕분에 아무리 PC에 버금 갈만큼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를 한 화면에 모두 보여줄 수 없다.

이렇게 태생적 한계를 지닌 모바일 기기에 PC에서 제공하던 기능을 그대로 옮기려는 노력은 사용자에게 더 많은 가치를 주기 이전에 혼란을 제공할 수 있다. 그래서 모바일 시대에는 PC 환경에서 제공되던 기능과 가치를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자에게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해줄 수 있는가가 경쟁력의 핵심이 된다. 단순 입출력 수준의 UI(User Interface)를 넘어서 사용자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면서 느끼는 총체적 경험인 UX(User Experience)를 편리하고 스마트하게 만들어주는 것, 즉 스마트 UX의 구현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대표적인 IT 기업들은 모바일 시대에 이렇게 스마트한 UX를 구현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제한적 화면, 불편한 조작 등 모바일 기기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인지하고 사용할 수 있는 사용 환경을 구축한다거나 여러 대의 모바일 기기 보유에 따른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동기화를 통해 경험을 연결해준다거나, 또는 방대한 데이터의 바다에 빠지지 않도록 사용자에게 특화된 개인화/맞춤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 직관적인 사용 환경

직관적이라는 것은 쉽고 명확하여 바로 이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바일에서는 이렇게 직관적인 사용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 중요한데, 그 이유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할 수 있는 기능은 많지만 기기 특성상 그것을 한꺼번에 보여주거나 실행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모바일 UX 전문가인 Nokia Research Lab.의 Rachel Hinman은 모바일 앱(Application)이 스스로의 기능을 사용자에게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앱의 스크린 샷을 찍었을 때 그 장면이 어떤 기능을 제공하는지 사용자가 분명히 파악할 수 있을 만큼 [speaks its power] 분명하게 디자인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직관적 사용환경 구축에 뛰어난 Apple의 경우도 자사의 제품은 물론 자사 제품에 실행되는 앱 또한 매우 높은 수준의 직관성을 갖추기를 요구한다. 이를 위해 Apple은 앱 개발자들에게 직관성을 강조하는 UX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이에 따를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매 화면마다 가장 중요한 주 기능에만 초점을 맞추고 사용자가 주 기능이 무엇인지를 단번에 알아차리도록 만들라고 한다. 모바일 기기는 PC와 다르므로 사용자가 PC와 같은 폴더나 파일 시스템을 마주해야 할 일이 없어야 하며, 앱 실행 단계는 사용자가 충분히 이해 가능한 논리적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실적인 요소를 추가하고 실제와 흡사한 그래픽을 제공함으로써 몰입도를 높이면 사용자가 더욱 쉽고 흥미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팁 등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기기의 다양한 센서를 활용하여 기기와 사용자가 소통하는 방식을 직관적으로 바꾸려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키보드와 터치를 단순히 대체하는 차원이 아니라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실행하기 위해 거쳐야 했던 많은 단계들을 대폭 축소시킴으로써 사용 환경을 심플하게 만들어주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Apple iOS에 새로 적용된 Siri나 Google Android 새 버전에서 선보인 Face Unlock, Android Beam과 같은 기능들이 새로운 입력방식으로 직관성을 부여한 대표적인 예시라 할 수 있다. 사용자가 키보드로 입력해야 할 명령들을 음성, 얼굴 인식이나 간단한 모션으로 간단하게 대체하게 해주는 것이다.

Siri는 음성인식에 의미분석 기능을 더해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거쳐야 했던 여러 단계를 음성 명령 한 문장으로 가능하게 한다. Face Unlock은 패턴을 그리거나 비밀번호를 눌러 입력해야 했던 과정을 카메라에 얼굴을 보여주기만 하면 되도록 단순화시켰다. Android Beam은 휴대폰 두 대를 나란히 맞댐으로써 데이터 전달이 가능하게 하였다.

이렇듯 모바일 사용자 환경에서는 전달하고자 하는 기능과 가치를 좀 더 쉽고 직관적으로 전달하려는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다.

- 경험의 동기화

기기간 연결이나 데이터 동기화를 제공하는 서비스들은 예전부터 많이 존재했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PC와 모바일 기기를 연결하여 사진과 동영상, 문서 등을 수동적으로 동기화 시켜야 했기 때문에 다수, 다종의 모바일 기기를 상시 이용하는 사용자 입장에서 이는 다소 불편한 방식이었다.

그런데 네트워크가 발달하고 클라우드가 활성화되면서 PC와 모바일 기기를 직접 연결하지 않고도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서비스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사용자가 특별히 조작하지 않아도 모바일 기기에서 발생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자동 동기화되는 서비스도 등장하였다.

또한 동기화되는 데이터의 종류도 단순 사진이나 문서를 넘어서 기기 사용 환경 구성 정보나 사용자 활동 정보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면서 경험하는 모든 것이 동기화되고 있는 것이다.

Apple의 iCloud는 기기에서 촬영한 사진이나 작성한 문서가 사용자가 보유한 다른 Apple 기기에도 똑같이 나타나도록 자동 동기화를 시켜 여러 기기 사이에서 분절된 사용자 경험을 연결시켜준다. Microsoft가 야심 차게 발표한 Windows 8도 언제 어디서, 어떤 기기를 사용하든 동일한 사용자에게는 같은 환경 구성을 제공하며, 별도의 접속이나 저장과정 없이도 작업 문서가 동기화되는 등 Window 사용 경험을 지속적으로 연결해준다.

기기 사용 환경 동기화뿐만 아니라 일상의 기록을 동기화하여 사용자 일상을 편리하게 해주는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Open Graph가 적용된 Facebook의 새 Timeline은 사용자의 일상을 Facebook에 쉽게 기록하고 이를 지인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는 기존에 존재하던 “Like” 버튼을 사용자의 모든 행동으로 확장시키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예를 들어, A라는 사용자가 음악 사이트에서 노래를 들으면 A의 Facebook에 그 노래를 들었다는 기록이 남겨진다. 그러면 A의 친구 B가 이 기록을 보고 클릭을 함으로써 A가 들었던 노래를 들어볼 수 있다. 음악 외에도 운동, 음식, 패션, 여행 등 사용자들이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을 같은 방식으로 기록될 수 있다. 버튼 하나만 누름으로써 일상의 모든 것이 기록되고 공유 가능하게 되는 소위 “One Click Life Logging”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런 서비스는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의 일상이 중요해지고 다양화되는 시대에 사용자의 수고를 덜어주고 경험을 동기화 해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 개인화/맞춤화

데이터가 폭증하는 빅 데이터 시대에 모바일 기기 사용자에게 개인화/맞춤화는 큰 의미를 가진다. 모바일 기기에서는 PC에서처럼 많은 정보들을 펼쳐두고 고르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자의 상황과 성향을 고려하여 적합한 콘텐츠를 골라 우선적으로 제공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모바일 기기는 매우 개인화된 기기로 사용자 개인 정보나 지리적 정보 획득이 용이해, 상황기반(Context-based) 개인화/맞춤화를 제공하기에 더욱 용이한 측면이 있다.

최근에는 위치, 빛, 소리 혹은 움직임 같은 상황 정보 외에도 사용자의 취향이나 관심사를 반영할 수 있는 서비스 사용 기록이나 소셜 정보를 기반으로 개인화/맞춤화를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Google이 제공했던 사용자의 이용 기록에 기반한 검색결과 맞춤화 서비스가 초보적인 맞춤화라면, 최근에는 사용자의 소셜 정보를 바탕으로 관심사를 파악하여 콘텐츠를 골라 보여주는 Yahoo의 Livestand, Facebook의 Instant Personalization과 같이 보다 고도화된 서비스들도 등장하고 있다. 지난 8월 CNN에 인수된 맞춤형 매거진 앱인 Zite의 경우, 소셜 정보뿐만 아니라 독서 습관 등을 근거로 이용자가 관심 가질만한 콘텐츠를 모으는 것은 물론, 편집 내용에 대한 사용자 피드백을 받아 더욱 정확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사용자 관심사를 학습해가는 매카니즘을 내재하여 매우 개인화된 잡지 형태로 서비스 되고 있다.

- 고객 확보와 유지의 선순환

스마트 UX는 기업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기업은 스마트 UX를 이용하여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전환 장벽을 쌓을 수도 있고, 더 나은 서비스 개발을 위한 정보의 원천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스마트하고 편리한 UX는 더 많은 사용자 정보가 기업 서버를 거치고 축적되게 한다. 동기화를 위해 서버를 거치는 데이터는 물론이고, 개인화/맞춤화 제공을 위해 학습된 사용자에 대한 정보도 기업 서버에 축적된다. 사용자를 더 편하게 만들어주는 직관적 사용환경도 마찬가지다. 사용자가 Siri에게 던지는 질문은 Apple 서버로 전달되고 분석된다. 사진이나 문서처럼 사용자가 소장하기 위해 동기화하는 데이터 외에도 부지불식간에 수 많은 사용자 관련 정보들이 기업 서버에 쌓여가고 있는 셈이다.

데이터는 축적 될수록 전환비용이 높아져 옮기기 어려워진다. 특히 맞춤화 서비스 제공을 위해 축적된 사용자 정보는 자신에 대한 정보임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직접 저장하거나 이전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서비스로 이전한 후 서비스와 사용자가 서로를 새로이 학습해야 하는 비용까지 생각해보면 전환 비용은 더욱 커지게 된다. 이는 결국 사용자 고착화로 연결되어 마치 PC 중심 시대에 오랜 시간 동안 Windows가 사실상의 표준이 되었던 것처럼, 사용자들이 다른 서비스로 선뜻 이동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될 수 있다.

기업 서버에 저장되는 사용자 정보는 더 나은 서비스 개발에 활용되어 고객을 유인하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어떤 기기보다도 개인화된 기기인 모바일 기기로부터 발생하는 정보는 맞춤화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양질의 정보다. 대부분의 사용자가 입력 UI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각종 서비스에서 자동 로그인 기능을 이용하는데, 이런 사용 행태가 태블릿, 스마트 TV 등 다른 기기에서도 지속될 경우 기업 서버에는 사용자의 전반적인 일상에 대한 더욱 구조화된 사용 정보가 쌓이게 된다. 기업은 이렇게 확보된 정보를 분석해서 정확도 높은 개인화/맞춤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스스로 가렵다고 말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미리 알고 긁어줄 수 있게 될 것이다.

스마트 UX를 이용한 경쟁은 가장 광범위한 UX를 아우르는 플랫폼 업체들로부터 이미 시작되고 있다. 플랫폼 업체들은 새로운 버전을 발표할 때마다 사용자 경험의 차별화를 강화하는 요소들을 더해나가고 있다. 특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및 온라인 서비스까지 다양하게 제공하는 Apple이나 Google과 같은 큰 규모의 플랫폼 업체들은 다른 업체들이 흉내내기 조차 힘든 거대한 범위의 사용자 환경을 만들어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이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지 못하도록 가두고자 한다. 플랫폼 단계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개별 서비스나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로 스마트 UX의 제공은 경쟁사 대비 고객을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며, 이를 주도하는 기업들의 시장 독점이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모바일 시대 열어주는 연결의 다리

아무리 좋은 최첨단의 기능을 제공한다 할지라도 이를 혼란스럽게 전달하면 사용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없다. 애플 전 부사장이었던 Donald Norman교수는 IT 기업의 경쟁력은 인간의 체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모바일 기기는 다른 IT 기기보다도 사용자와 가깝다. 그만큼 고객 가치를 전달하는 방법에 따라 체감의 정도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 모바일 중심으로 IT 환경이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많은 사용자들의 체감 가치를 증진시켜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스마트한 UX라 할 수 있다.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사용하는 가운데 경험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주고 서비스를 개인화시켜 준다면 모바일 기기 사용에 따른 피로가 감소하고 고객 가치 체감이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 UX는 이렇듯 체감적인 고객 가치를 극대화시킴으로써 기업이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은 물론, 사용자에 대한 연속적이고 구조적인 정보의 축적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더 탄탄한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여 사용자를 고착화시키는 힘이 될 수도 있다.

Morgan Stanley에 따르면 2014년 정도가 되면 데스크탑 PC를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용자 수보다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용자 수가 많아질 것이라고 한다. 머지 않아 많은 서비스가 PC가 아닌 모바일 기기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가 시작되는 초기 과정부터 사용자들에게 스마트 UX라는 연결의 다리를 놓아주기 위해 고심해야 할 것이다. [강현지 선임연구원]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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