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러한 비판은 시스템에 의한 인사를 원천적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으며, 사실의 근거 없이 악의적으로 정부인사를 왜곡·폄하하고 있다. 국내 주요 일간지인 문화일보와 동아일보의 사설을 반박한다.
1. 인사추천회의가 들러리로 전락해 시스템 인사가 무너졌다는 주장에 대해
역대정부의 고위직 인사는 일부 측근 중심의 비선에서 이루어짐으로써 정실인사 시비가 끊이지 않았으며 국민불신의 대상이 되었다. 참여정부는 이러한 불신에서 벗어나 고위직 인사를 보다 공정·투명하게 추진하기 위하여 비선라인이 아닌 시스템에 의하여 대통령의 인사권을 체계적으로 보좌하도록 제도화하였다.
우선 인사수석실을 설치하여 인사업무를 전문적으로 다루도록 하였으며, 삼고초려, 국가인재 DB 및 각종 경로를 통하여 후보자를 발굴하고 추천받고 있다. 이렇게 발굴·추천된 후보자는 인사수석실과 민정수석실의 심도 있는 평가와 검증, 인사추천회의의 밀도 있는 심의를 거쳐 2-3배수로 압축되어 인사권자인 대통령에게 추천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에 의한 인사에 대해 본질적인 오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에 의한 인사는 기본적으로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인사를 더욱 정밀하게 보좌하기 위해 있는 것이지 대통령의 인사권을 제한하거나 견제하기 위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즉 대통령이 고위직 인사를 하는 데 정확하고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보장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 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고유한 인사권을 시스템이 대신 행사하도록 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대통령이 자신의 고유권한을 포기한 무책임한 행위나 다름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 국정원장 인사에서 대통령의 의중이 인사추천회의에 전달되어 인사추천회의가 들러리로 전락하였다고 비판하는 것은 전혀 맞지 않는 것이다. 인사권자인 대통령은 인사과정에 언제든지 스스로 후보자를 제시하거나 인선방향을 지시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인사권 행사에서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다.
다만, 시스템에 의하여 인사를 한다는 것은 대통령이 제시한 후보에 대해서도 다른 후보들과 동등하게 평가하고 검증하여 인사추천회의에서 심의하고 그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대통령은 그것을 참고하여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은 사전 후보추천 또는 의견제시까지도 삼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번 국정원장 인사를 거론하며 시스템에 의한 인사가 무너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기인하거나 악의적인 트집잡기에 불과하다고 본다.
시스템에 의한 인사는 대통령을 대신하여 시스템이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인사를 시스템이 보좌하는 것이며, 최종 결정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하는 바이다.
2. 세 번이나 고사했음에도 불구하고 강권하여 내정하고 허수아비 후보를 끼워 넣어 복수추천을 가장한 무원칙한 인선이라는 비판에 대해
두 신문은 또 김승규 장관을 기용하려는 것이 호남 민심 추스르기의 일환으로 정치적 고려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지 김 장관이 국정원장에 적합한지에 대한 심층적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김승규 장관이 처음에는 본인의 건강 때문에 중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주저한 것은 사실이나 이를 고사하였다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본인이 숙고한 끝에 수락하여 후보자에 포함되고 내정된 인사를 강권 운운하는 것은 김 장관의 인격을 무시하는 발상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김 장관이 사전에 내정되어 두세 분이 들러리를 섰다고 비방하는 것도 맞지 않다. 김 장관이 처음부터 거명되지 아니한 것은 그 분이 마침 해외출장 중으로 본인의 의사를 타진할 수 없었기 때문이며, 귀국 직후 비서실장이 김 장관의 의사를 확인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주요한 정무직 인사의 경우 인사추천회의에 상정되는 후보들에게 본인의 의사를 사전에 확인하는 필수적인 과정에 불과한 것이다. 이것을 일부 언론이 보도하면서 사전 내정으로 과장 표현한 것이지 미리 내정된 뒤 절차가 진행되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아울러 참여정부의 고위직 인사는 적재적소가 최우선의 원칙이며 지역균형은 부차적인 고려요소임을 다시 한번 밝혀둔다. 국정원의 여러 상황과 개인적 능력 및 공사(公私) 생활의 평판 등을 고려할 때 김 장관이 국정원장에 적임자라고 판단하여 기용하려는 것이지 호남 출신이어서 기용하려는 것은 아니다.
청와대 인사추천회의에서는 그간의 국정원 개혁성과를 평가하고 현안과제는 무엇이며 어떤 분이 국정원장으로 임명되는 것이 바람직한지 수차례 논의와 검토를 거치며 후보자를 압축한 바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책임 있는 언론이 정부인사를 지역주의적인 관점에서 몰아가는 것은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주장은 결국 지역주의를 조장하고 특정지역에 상처를 주는 일임을 문화일보와 동아일보는 깊이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김 장관이 국정원장에 적임이 아니고 출신지역 때문에 내정되었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김 장관을 모독하는 일일뿐더러 과연 그렇다면 국정원장은 어떤 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인지 대안제시도 없이 비판을 위한 비판에 매달리는 행태에 연민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3. ‘코드에 집착’해 인재풀을 스스로 좁힌 ‘벽돌 바꿔 끼우기식 인사’라는 주장에 대해
코드에 집착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이해되지 않지만, 만약 국정운영 철학을 같이 하는 사람을 골라 쓴다는 것이라면 코드를 고려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국정운영 방향과 공약을 국민에게 제시하고 선출된 것이며 임기 중에 이를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 때문에 정부고위직 임명 때 국정운영에 대하여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을 선발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국정원장은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리로서 다른 자리에서 이미 역량을 검증받은 인물을 임명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할 수도 있는 것이며 참신함에만 집착하여 인사를 할 수 있는 자리는 더더욱 아니다. 언론사가 자사 편집국장을 사내 중견간부 중에서 기용하는 것도 ‘벽돌 바꿔 끼우기’식 인사라고 보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문화일보와 동아일보는 정부인사에 대하여 악의적인 변설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적재적소 원칙을 바탕으로 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인사가 정부요직에 임명되고 있는지 사실에 근거하여 비판하고 충고해주었으면 한다. 국민의식의 질적 변화에 비례할 만한 신문의 품위 향상이 이루어질 날도 머지않기를 기대해 본다.
권혁인 인사관리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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