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 죽음, 사회의 무관심과 구조적 모순 때문

2005-06-22 18:20
서울--(뉴스와이어)--충북 진천군 진천읍에서 지난 5일 성폭행 후 살해 암매장된 故최은희(13)양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방과 후 빈곤 아동을 돌보는 지역아동센터에 다녔다.

최양은 세 살 때 어머니가 가출, 모성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며 아버지가 있지만 18세의 어린 나이에 아버지가 되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거의 가정을 돌보지 않았고 결국 병들고 늙은 할아버지가 최양과 연년생 동생을 보살피는 형편이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자란 최양은 영양상태는 물론 정서, 인지, 사회성 발달이 부족했다고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은 전했다.

최양은 지난 99년부터 지역아동센터를 다니기 시작했다. 최양은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영양을 공급받고 교육 및 보호를 제공받았다. 그래서 이번 사건 발생 후 가족 보다도 가장 애통해하는 사람은 해당 지역아동센터(진천)의 선생님들과 전국의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이다. 특히 진천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은 최양의 가정 사정을 짐작해 사건을 미리 막지 못한 점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최양의 가정 형편을 감안, 각별한 보호와 관심을 쏟았다. 그러나 현재의 지역아동센터는 이용시설로 저녁 급식 이후에는 아동을 가정으로 돌려보내야하는 한계를 지니기 때문에 한정된 시간 이후의 아동 안전은 지켜 줄 수 없었던 것이다.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문화활동이나 상담을 통해 많은 사랑과 관심을 주었지만 귀가 후에는 어떻게 책임을 질 수 없는 현행 지역아동센터가 지닌 한계로 인해 아이를 도와주는데 많은 제약이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관계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연쇄 살인범에 의한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닌 “소외되고 학대받는 아동들에 대한 가족과 사회의 관심과 사랑이 부족한 결과”이며, “힘없는 아동을 지켜주지 못한 이 사회가 가진 구조적 모순”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진천지역아동센터는 사체가 수습된 지난 14일 지역아동센터에 최양의 빈소를 설치하고 장례와 추모식, 16일 오전 10시에는 “은희를 위한 영결예배” 주관했다. 오는 22일에는 최양을 위한 “하늘정원 만들어 주기”행사를 개최해 최양의 유골을 진천지역아동센터 정원에 안장할 계획이다. 현재 싸이월드에는 최양의 추모홈피가 마련되어 많은 이들이 최양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나누고 있다.

또 청주지역 시민연대에 속한 28개 단체와 전국지역아동센터공부방협의회(전지공협) 등이 연대해 이와 유사한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한 범사회적인 연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우선 6월 25일~29일 사이에는 청주지역에서 추모 촛불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전지공협도 전국의 지역아동센터에 정확한 사건정황을 알리고 전국 회원기관들과 함께 향후 대책을 수립키로 했다. 전지공협은 우선 20일부터 전 회원기관 관계자들이 최양을 추모하고 사회적 무관심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 추모 리본을 달기로 했다. 전지공협 홈페이지(jckh.org)와 추모홈피(nate.cyworld.com/eh_lovingu)에서도 보도자료를 볼 수 있습니다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개요
사단법인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온프렌즈)는 2003년 3월 지역사회 안에서 보호와 양육을 필요로 하는 아동에게 통합교육 및 복지활동을 제공한다. 전국의 비영리 지역아동센터들이 더 나은 아동의 발달과 권리의 보장을 위해 기관간의 정보교류와 연대활동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설립된 협의회로 2006년 보건복지부로부터 법인인가를 받았다. 전국 16개 시도지부와 2,000여 지역아동센터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단체이다.

웹사이트: http://www.kaccc.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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