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호랑이와 아무르호랑이는 같은 핏줄

- 일본, 미국 박물관에 100년 넘게 보존되어 있던 한국산 호랑이 뼈에서 유전자 추출, 분석 성공

- 아무르호랑이(시베리아호랑이)와 한국호랑이는 한 혈통이며 같은 아종임이 밝혀져

- 야생 한국호랑이 복원을 위해 극동러시아의 아무르호랑이 보전에 더 많은 관심 기울여야

2012-02-07 12:00
서울--(뉴스와이어)--서울대학교 야생동물유전자원은행(대표 이항 교수) 연구진은 사라진 한민족 상징 동물, 한국호랑이의 정체성을 규명하기 위한 유전자 연구에 매진해 왔다. 이를 위해 20세기 초, 해외에 반출된 한국호랑이 표본을 좇아 지난 수 년 간 전 세계의 자연사박물관을 추적·조사해 왔다. 마침내 연구진은 100여 년 전, 한국에서 포획되어 반출된 호랑이 두개골과 뼈 표본을 일본, 미국의 자연사박물관에서 찾아내었고, 이 표본들에서 유전자를 추출·분석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제적 연구자 협력망을 통해 이루어진 쾌거였다.

한국호랑이 표본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현존하는 6가지 호랑이 아종 유전자와 비교·분석한 결과, 한국호랑이 시료 3점에서 추출한 유전자 염기서열이 현재 극동러시아에 살고 있는 아무르호랑이(=시베리아호랑이) 유전자 염기서열과 완전히 같음을 확인하였다. 즉, 일본 동경 국립과학박물관에서 찾아낸 호랑이 시료 1점과 미국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에서 찾은 호랑이 시료 2점은 아무르호랑이 유전자 염기서열과 100% 일치하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한국호랑이와 아무르호랑이는 유전적 계통이 같으며, 따라서 이 둘은 별개의 독립된 아종이 아니고 하나의 동일한 아종으로 취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를 주도한 이항 교수는“아무르호랑이와 한국호랑이가 하나의 혈통이라는 것은 한국인에게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것은 한국호랑이가 멸종되지 않았고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현재 극동러시아 연해주 야생 서식지에 약 400마리 정도의 아무르호랑이가 살아남아 있는데, 이 호랑이들이 남의 호랑이가 아니라 우리 호랑이라는 말”이라고 하였다.

수 년 간 동북아시아 생태계 연결 방안을 연구해 온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전성우 박사는 이번 연구성과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 “극동러시아에 살아있는 야생 호랑이 개체군 보전에 성공하면 이들이 번성하게 된다. 그리고 러시아·중국·북한 사이에 호랑이 이동이 가능한 생태통로가 만들어진다면, 아무르호랑이가 그 서식영역을 확장해서 백두산으로 되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하고, “그렇게 되면 통일 후 한반도에는 한국호랑이가 다시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전 박사는 “따라서 한국호랑이의 미래는 극동러시아의 야생 아무르호랑이 개체군 보전을 위해 지금 우리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극동러시아의 아무르호랑이는 현재 약 400마리 정도 개체가 남아 있지만 개발로 인한 삼림과 서식지 감소, 먹이동물과 호랑이 밀렵, 산불 등 요인으로 인해 그 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어 전세계의 야생동물 보호단체와 러시아 연구자들이 이들을 살리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참고자료: 한국범보전기금 홈페이지 http://www.koreantiger.co.kr/ )

□ 연구진 소개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야생동물유전자원은행 이항 교수팀
- 실험 설계와 분석, 시료 수집, 논문작성 등 연구 총괄

일본 동경 국립과학박물관 카와다 교수팀
- 일본 내 한국산 호랑이 표본 탐색, 문헌 조사, 유전자 추출

미국 국립암연구소 오브라이언 교수팀
- 미국 내 한국산 호랑이 표본 탐색, 문헌 조사, 유전자 추출

□ 연구 지원 기관

사단법인 한국범보전기금 http://www.koreantiger.co.kr/
- 사)한국범보전기금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극동러시아 아무르호랑이 보전을 후원하고 있으며, 한국호랑이와 한국표범 보전·복원을 위한 교육 및 학술연구 활동을 하고 있는 민간기구이다.

□ 문의처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야생동물유전자원은행 이무영, 현지연 연구원 전화 02-888-2744, 880-1240, 전자우편 lmy78@snu.ac.kr
이항 교수 전화 02-880-1274, 전자우편 hanglee@snu.ac.kr

□ 참고(*)
모계로 유전되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는 동일 종내 유전적 변이률이 높아 집단의 진화관계를 분석할 때 주로 사용되며, 인류 조상의 아프리카 기원설 등의 연구에 사용되고 있다.

한국야생동물유전자원은행 개요
한국야생동물유전자원은행은 야생동물자원을 효과적으로 보전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연구기관이다. 사단법인 천연기념물동물유전자원은행은 문화재청에 등록된 한국야생동물유전자원은행의 법인 명칭이다. 야생동물유전자원은행은 다음 4가지 사업에 중점을 둔다. 1)야생동물(포유류, 조류 및 양서‧파충류)의 혈액, 조직, 분변, DNA, 기생체 등 야생동물 연구에 필요한 생물 시료를 체계적으로 수집, 보존, DB화 한다. 2)수집한 연구소재와 관련정보를 연구자에게 제공하여 야생동물 질병, 계통진화 및 분류, 보전유전학, 보전생물학, 기초생물학, 생명공학, 비교의학 연구를 촉진시킨다. 3)야생동물 보전을 위한 유전학, 보전의학, 보전생물학 연구, 학술 및 교육활동을 수행한다. 4)유전자원 확보에 필수적인 천연기념물 동물 및 야생동물의 구조, 치료, 재활, 관리, 질병연구 및 관련 교육과 지원 사업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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