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1일부터 1,000명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도입된 주40시간 근무제에 대해서는 각종 논란이 제기된 바 있지만 지금까지 큰 혼란 없이 우리 사회에 확산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주5일 문화가 점진적으로 확산되면서 중소기업의 경우에도 선행적으로 토요 휴무를시작하는 데도 나타나고 있다. 1,000명 이상의 사업장에 이어 300명 이상 사업장등에서 주40시간제가 도입되면 우리나라는 본격적인주5일 근무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주40시간제 적용대상 확대
통계청이 지난 5월에 발표한‘2004년 생활시간조사 결과(제2회)’에 따르면 주5일만 근무하는 취업자의 비율은 2004년에 14.8%에 달해 지난 1999년 조사 시점의5.2%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임금근로자의 경우 주5일제 실시 비율이 18.5%로 1999년6.0%에 비해 12.5% 포인트나 상승했다. 또한 격주 토요휴무를 포함하면 2004년 주5일 취업자의 비중은24.4%, 주5일 임금근로자 비중은 31.3%에 달한다.주40시간 근무제의 도입에 힘입어 사실상 취업자의 1/4 정도가 격주 이상의 토요 휴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추세를 감안할 경우 주40시간 근무제가 300명 이상으로 확대 적용되면 주5일 근로자가 더욱 확대될 것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종업원 수 300~999명의 사업장은 1,670개에 달하며, 이 중 491개 업체는 이미 주5일근무제를 실시 중이다. 작년부터 주40시간제가 적용된1,000명 이상의 사업장 609개 중 589개가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1,000명 이상 사업장의 주5일제 적용 비중은 96.7%에 달하는 셈이다. 주40시간 근무제는 평일의 근로시간 단축으로 대응할 수도 있으며, 사실 주5일 근무가 어려운 사업장의경우도 있기 때문에 1,000명 이상 대기업 사업장에서도주5일 근무제 비율이 100%가 안 되는 것이다. 300명 이상 999명 수준의 사업장의 경우 대기업에비해 주5일 근무가 어려운 사업장이 보다 많을 것이나대상 사업장 수가 많아지는 효과는 무시 못 할 것이다. 그리고 300~999명 사업장의 총종업원 수도 102만명(통계청 2003년 기준)에 달해 1,000명 이상 대기업의77만명보다도 많다. 작년의 경우와 같이 주5일제를 선행적으로 도입하려는 기업들의 대응 추세도 감안하면내년에 주40시간제를 도입해야 할 종업원 수 100~299명의 사업장 중에서도 주5일제를 앞당겨서 실시하는 기업이 나올 것이다. 이와 함께 각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공무원이 주5일제를 전면 실시하게 됨으로써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주5일 관련 지출 완만하게 확대
전반적인 주5일제의 확산 추세와 주40시간 근무제 대상사업장의 확대를 고려하면 주5일제 확대의 파급효과는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이러한 주5일제의 확산으로 어떤 변화가 올 것인가? 주40시간제 도입 이후과거 1년간의 가계 소비 지출의 변화를 보면 그 동안의소비 불황에도 불구하고 주5일제 관련 소비는 건실한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교양·오락, 잡비(용돈), 외식비 등의 주5일 관련가계지출은 주5일제 도입 이후 월간 평균으로 약 2만원,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미미한 증가세는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며, 같은기간의 전체 가계소비지출의 증가율 4.4%보다도 낮은수준이다. 다만, 그동안의 소비불황 속에서도 선택적인소비 항목인 주5일 관련 지출이 건실한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은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주5일 관련 지출에는 필수 지출과 구별하기 어려운 레저용 의류, 교제 및 오락용 통신비용, 여행용 교통비 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때문에 다소 과소평가 되어 있을 수도 있다. 한편, 교양·오락 지출의 내역을 보면 교양·오락 관련 서비스 지출의 비중이 주5일제 시행이후 확대된 반면 서적 및 인쇄물에 대한 지출 비중은하락하였다. 전반적으로 야외에서 레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주5일 근무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근로자 가계의 교양·오락 서비스에 대한 지출 비중은 짧은 기간에도 1% 포인트나 상승했다. 주5일 근무 비중이 낮은 비근로자 가계의 경우도 교양·오락 서비스에 대한 지출 비중이 미미하나마확대되고 있다. 주5일 근무제가 아닌 가계의 경우도 전반적인 주5일 문화의 확산에 따라서 소비행동이 변하고있는 것으로 보인다.한편 외식비의 경우 최근 음식업계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가계의 지출은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 5일 트렌드에 대응하여 오락적인 요소를 제공할 수 있는 음식점의 경우 호조를 보인 반면 특색이 없는 음식점은 구조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반적으로 주5일 문화가 확산되면서 직장인들이 술자리를 자제하고 가족과 함께 지내기 때문에 도심지역의음식점에서 주택가의 음식점으로 수요가 전환되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레저도 양극화 경향
주5일제 시행에 따라서 금요일 저녁에 출발하여 월요일아침에 돌아오는 주말여행 상품도 인기를 끌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주5일제 도입이후(2004. 3/4~2005.1/4 평균)의 일반 해외여행지출(국제수지 기준)은 주5일 이전(2003.3/4~2004. 1/4 평균)에 비해 17.2%나 증가하였다. 30만원대의 저가격 주말 여행상품도 나와 있어서 해외여행은 젊은 직장인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잡코리아(jobkorea.co.kr)가 실시한 조사(직장인470명)에 따르면 올 여름 휴가 때 해외여행을 하겠다는응답자의 비율이 21.1%에 달했다. 미혼자의 경우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비율이 기혼자의 두 배에 달했으며, 여성의 경우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비율이 남성의 3배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본과 같이 미혼 직장 여성들이 독신시대에 해외여행을 즐기는 패턴이 정착되기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장년층의 경우도 골프 관광을 목적으로한 단기 해외여행을 즐기는 패턴이 확산되고 있다. 골프의 경우 만성적으로 수요 초과 상태에 있으며, 골프장비즈니스는 주5일제 효과도 있어서 계속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콘도, 스키, 스파, 골프 등의 리조트 건설프로젝트도 활기를 띠고 있다. 고소득층이나 안정된 직장을 가진 중산층과 달리비정규직 문제나 청년실업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젊은층의 레저수요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젊은층의 레저 및 소비 주도성이미약하기 때문에 주5일제 시행이후에도 교양·오락 지출의 증가세가 미미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젊은 층의 경우도 컴퓨터 게임 등 가상공간에서의 오락과 함께 인라인 스케이트 등 일상적인 스포츠 레저 활동을 늘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주5일 관련 산업 중 유통업 우세주5일제 실시에 따른 가계의 레저 관련 지출의 확대에 힘입어 관련 산업에도 긍정적인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홈쇼핑이나 백화점 등 유통업체에서는 등산 등 아웃도어 관련 매출이 신장세를 보이고있으며, 인라인스케이트나 등산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기업들의 실적도 호전되고 있다.레저나 자기계발 활동이 늘어나면서 주5일제에도불구하고 가사노동 시간을 줄이려는 경향도 있기 때문에 가사 대행성 서비스 지출도 확대되고 있다. 사실, 가계의 가사 서비스 지출은 주5일제 도입 이전에 비해27%나 증가하였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음식점뿐만 아니라 각 유통업체들도 테이크아웃 음식 서비스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스타벅스 등 각종 테이크아웃 비즈니스가 등장하는 한편 홈쇼핑업계에서 제공하는 김치 등의 각종 음식 배달 서비스는 맞벌이부부뿐만 아니라 많은 한국인 가정에서 이용되고 있다.여행 업계의 경우도 주5일제와 함께 원화 강세에도힘입어 호조를 보이고 있다. 다만, 국내 항공사의 경우저가격 주말여행 상품들이 외국항공사를 이용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그 만큼 주5일 혜택의 효과가 절감되고있다. 한편, 영화산업이나 디지털 컨텐츠의 경우 소비자들의 야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관련 기업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편이다. 전반적으로 주5일 관련 수혜 산업의 주가는 주5일 근무제 도입 이전보다도 높고 종합주가지수를 상회하고 있지만 업종별로는 차이가 있다. 레저 및 오락산업 자체보다 유통업이나 레저용품, 여행업 등이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관련 산업 활성화의 계기
앞으로 주5일제가 확대 실시되면 작년 이후의 주5일 트렌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유통업이 강세를 보이는 현상이 지속되는 한편 주5일 근무자의 확대에 힘입어서 등산이나 인라인스케이트, 자전거등 레저 용품 시장도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주5일 근로자와 비주5일 근로자의 토요일 여가 활동을 비교하면 분명한차이가 있다. 특히 미디어 사용, 취미 및 그 이외 여가등에서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이와 같은 차이를 고려하면 앞으로 주5일제의 확대 로 야외활동과 함께 TV 등의 미디어 사용 시간이 전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TV 등의 경우 작년 이후주5일제의 긍정적인 영향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할수는 없지만 디지털 카메라나 휴대용 게임기, 다기능 휴대폰 등은 상대적으로 주5일 관련 수요의 혜택을 보고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기업으로서는 휴대용 혹은 차량용 멀티미디어 기기의 오락 기능 고급화와 함께 PC나TV 등에서도 새로운 엔터테이먼트 기능을 개발하면서앞으로 늘어나게 될 주5일 근무제 관련 수요에 대응할필요성이 높아질 것이다. 자기계발이나 관람 및 문화 관련 활동의 경우 주5일 근무제의 효과가 크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앞으로 주5일 근로자가 확대되면 관련 시장이 어느 정도 확대될 여지는 있을 것이다. 또한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이나 공무원에게도 주5일제가 확산되기 때문에 여가 관련 시장의 양극화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 관련 시장의 경우 고가격의 대형 공연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 반해 중소형 공연물이 부진을 면치 못했던 현상도다소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레저 양극화의완화 현상은 여행 등의 야외 레저 활동 분야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여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국내 주말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여행 상품의개발이 보다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다. 주5일 근무제 관련 뉴비즈니스의 개발도 활발해질것으로 보인다. 관광이나 여가 관련 상품권 판매가 증가하는 가운데 레저나 자기계발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벤처형 비즈니스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레저 인프라의 중장기적 강화 필요
이상과 같이 주5일 근무제의 확대 실시로 다양한 분야에서 레저 관련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소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은 분명하다. 다만, 이러한 주5일 근무제의 긍정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내 레저 인프라를 중장기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 마땅히 갈 만한 데가 없어서주5일 근무제 관련 수요가 해외로 빠져 나가는 일을 계속 방치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레저 인프라가 개선되어야 국내관광객과함께 해외관광객 유치도 가능하며, 인구감소가 우려되는 과소지역 경제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경제의 성숙화와 함께 우리나라의 개인 자산규모가 확대되는 데에 맞추어서 레저와 함께 자산이득을 기대할 수 있는 레저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들의 관심도 높아질 것이다. 이러한 수요가 무차별적인 부동산투기 압력으로 빠지지 않고 건전하고 적절한 투자처를찾도록 유도하면서 레저 인프라 기반을 정비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주 5일 근무제의 확대 실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소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이지평 경제연구그룹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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