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중국 위안화 절상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언제 어느 만큼 절상될 것인가, 중국경제와 세계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특히 중국사업 비중이 높은 우리 기업들로서는 위안화 절상 문제가 큰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위안화 절상 이후 중국사업이 얼마나 큰 영향을 받게 될지, 또 좀 더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중국 사업을 어떻게 전개해야할지 차분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위안화 절상 폭은 제한적

우선, 위안화 절상 시기와 폭에 대해서는 전망기관이나 연구자마다 의견이 크게 엇갈린다. 조만간 절상된다는 설도 있지만 내년 말이 되어도 여전히 불변이라는 의견도 있다.또 10% 가량 절상된다는 전망도 있지만 5% 이하일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이런 여러 가지 전망 중에서 어느 것이 옳은지 분명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위안화 환율은 외환시장에서 경제적 메커니즘에 의해 결정된다기보다는 중국 정부가 정치적으로 결정하는 정책변수라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다시 말해서 위안화 환율은 경제논리보다는 최고지도자들의 주관적인 정치적 의견에 의해 결정될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위안화 환율 전망이 이처럼 불확실하긴 하지만, 다만 한 가지만은 거의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즉 위안화 가치가 1980년대 중후반 일본 엔화의 경우(3년간 약 100% 절상)처럼 대폭 절상될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절상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는 기관들도 절상 폭은 대체로 10% 내외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언뜻 생각하기에10%라면 상당히 큰 폭 같지만, 최근 수년간 대부분 국가의 통화가치 변동 폭이 적어도 10%에서많게는 수십 %에 이르렀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정도의 변동은 제한적인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여러 전망기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향후 위안화 환율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에 중국이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하면서 연간2~3% 수준의 점진적인 절상을 허용하는 것이다.둘째는 한 번에 10% 가까이 절상한 다음, 그 후로는 역시 관리변동환율제 하에서 상하로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이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셋째는절상 시기를 2007년 이후로 미루는 것이다. 어떤시나리오에서든 2010년까지 위안화의 절상 폭이현재 대비 10~15% 수준을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부분 기관들의 전망이다.

현지법인에 대한 영향 업종별로 엇갈려

위안화가 절상될 때 우리 기업들 가운데서 가장큰 영향을 받는 것은 중국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 현지법인에 대한 영향은우선 환노출(foreign exchange exposure)의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환노출은 영업과 재무구조의 두 측면에서살펴볼 수 있다.영업 측면에서는 위안화가 절상되면 동일 수출금액의 위안화 환산액이 줄어드는대신, 원자재 및 부품 수입비용의 위안화 환산액도 줄어든다.마찬가지로재무구조 측면에서는 달러 표시 자산과 부채의위안화 환산액이 함께 줄어든다. 다시 말해서 중국 현지법인 중 수출 기업은 손실을 보게 되지만, 수입을 많이 하는 기업과 달러 표시 부채가많은 기업은 이익을 보게 된다는 뜻이다. 수출입은행이 중국 진출 한국기업 중 자산 1천만 달러 이상 법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경영현황 자료를 이용하면, 위안화 절상시 손익 영향을 분석해볼 수 있다. 여기서는 엄밀하지는 않으나 간단한 분석을 위해 수출과 수입, 그리고 해외차입금이라는 세 개 항목만을 대상으로 업종별로환노출 구조를 정리해 위안화 10% 절상시 손익영향을 분석해 보았다. 분석 결과, 수출 비중이 높은 편인 전기·전자와 가죽·신발 등은 대체로 손실을 보는 반면,수입을 많이 하거나 해외 차입금이 많은 비금속광물, 1차금속, 기계장비, 섬유제품, 고무·플라스틱 등은 이익을 보는 것으로 나타난다(<표 2>참조). 그밖에 자동차, 화학, 사무기계 등은 (+)와(-) 효과가 서로 상쇄되거나 또는 달러 기준 영업규모와 차입금이 적어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 제조업 전체, 그리고 한국기업전체로 보면, (-) 효과보다는 (+) 효과가 조금 더 큰 것으로 나타난다.

이상의 분석 결과는 2003 회계연도의 환노출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지난 2년간 중국 현지법인들이 부채를 달러 표시로 전환하는 등 위안화 절상에 대비해 온 것을 고려할 때, 지금은 이보다 (+)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 손실을 보는 업종의 경우에도 손실 규모가 그리 크지않은 것으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볼 때위안화 절상시 중국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을것으로 판단된다. 환노출 외에 위안화 절상의 영향으로는 중국 내수경기의 둔화 가능성을 지적할 수 있다. 위안화 절상으로수출이 불리해지고 그 결과가 경제 전체에 파급되면서 내수경기까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 경우 현지진출 기업 중 내수판매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매출 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위안화 절상폭이 제한적인 데다, 내수경기가 뚜렷이 둔화될 경우 중국정부가 현재의 긴축조치를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위안화 절상에 따른 내수경기 둔화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주요 전망기관들도 향후 중국의 성장세가 소폭 둔화되는 데 그치면서 무난히연착륙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근에 경기과열이 상당히 심각했기 때문에 위안화 절상으로 열기를 식혀주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한국 본사에의 영향은 원화 동반 절상여부에 달려

위안화 절상이 한국 본사에 미치는 영향과관련해서는 원화의 동반 절상 여부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우선, 위안화가 절상될때 세계시장에서 중국과 경합하는 품목의 경우우리 기업의 수출은 유리해진다. 그러나 원화가동반 절상된다면 이 같은 이점은 사라져 버린다. 다음으로, 대중국 수출의 경우에는 수출품목이 중국 내수용 제품인가, 아니면 중국이 수출품의 원재료로 쓰기 위해 수입하는 원자재나 부품인가를 구별해서 생각해야 한다. 수출용 원자재나 부품이라면,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의 제3국 수출이 불리해지면서 우리 기업의 대중국 수출도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아울러 원화까지 동반 절상되면 (-) 영향은 더 커진다. 반면, 중국 내수용 품목은 일단 중국의구매력이 커지면서 대중국 수출이 유리해지지만, 동시에 중국 내수경기가 둔화되는데 따른 부정적인 영향도 받을 수 있어 (+)와 (-) 효과가 공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 (+) 효과는 직접적인 효과이고 (-) 효과는 간접적인 효과이므로 (+) 효과가 더클 가능성이 높다.위안화 절상이 중국경제에 대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여러 기관의 분석에서도대체로 중국의 수입은 증가할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하지만 여기서도 역시 원화가 동반절상될 때에는 그 나마의 (+) 효과도 없어질 수있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전반적으로 재정리해보면, 원화가 동반 절상되지 않을 때에는 우리 기업의 대세계 수출과중국 내수시장용 수출은 다소 유리해지고, 수출용 원자재나 부품의 대중국 수출은 불리해진다는결론을 얻을 수 있다. 우리 기업의 중국 관련 사업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여러가지 사업을 동시에 하는 대기업의 경우에는 이런 여러 효과가 서로 상쇄되어 기업 전체로는 큰영향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중국에서 물건을 수입해 오는 업체의경우에는 수입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지만, 원화가 동반 절상되면 이런 어려움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수출경쟁력에는 큰 타격 없어

이번에는 좀 더 장기적인 시각에서 위안화 절상이 우리 기업들의 중국사업에 대해 갖는 시사점을 살펴보자. 중국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인들이갖는 의문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중국을 수출기지로 이용하고 있는 경우위안화 절상 추세가 계속돼 중국의 수출경쟁력이떨어지게 되면, 중국사업을 접어야 하지 않나 하는 걱정이다. 둘째는 중국 내수시장에 팔기 위해수출하거나 또는 현지생산하고 있는 경우 위안화절상으로 중국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큰 타격을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셋째는 역시 중국 내수용으로 현지 생산하는 기업의 경우 위안화 절상으로 수입품 가격이 싸지면서 현지법인의 영업환경이 악화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우선, 첫 번째와 세 번째 걱정과 관련해서는위안화만 나 홀로 절상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상기할 필요가 있다. 주요 경쟁국가의 통화도 함께 절상된다면, 중국의 수출경쟁력은 떨어지지않으며, 또 수입품 가격도 싸지지 않을 수 있다. 현재의 위안화 절상 압력이 생겨난 기본적 원인자체가 글로벌 달러 약세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위안화와 다른 나라의 통화는 동반 절상 추세를보일 가능성이 높다.아시아 주변국의 통화는 최근 3년간 달러에 대해 크게 절상되었지만, 그 이전 시기에는 크게 절하되어 있었기 때문에 다시과거 수준을 회복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위안화 외의 다른 통화도 추가로 절상 압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중국정부는 위안화를 절상할 경우 수출이 큰 타격을받지 않도록 수출시 부가가치세 환급률 인상 등보완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다. 또한, 환율이 수출경쟁력을 결정하는 가장중요한 요인은 아니라는 점도 중요하다. 과거 달러 강세에 따라 위안화가 다른 경쟁국가의 통화에 대해 크게 절상됐던 시기에도 중국의 수출은안정적으로 증가했다. 수출경쟁력은 환율보다는오히려 생산성 증가추세, 부품 조달여건, 물류여건, 정부 정책 등 다른 요인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그리고 이러한 면에서 여전히 중국은 다른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가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비해 매년 십수배 내지 수십배나 더 많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중국경제의 장기적인 성장 전망 밝아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의 성장세가 꺾이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대체로 기우에 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환율의 변동은 단기적으로는 경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나 장기적인 성장세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게 정설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환율은 경제여건을 결정하는 독립변수가 아니라, 도리어 여러 실물 경제여건에의해 결정되는 종속변수라고 할 수 있다. 장기적인 성장세를 결정하는 기본적 요인들로는 저축률과 투자율의 수준, 교육여건, 혁신과경쟁 시스템 등을 들 수 있다.이런 면에서 중국은 아주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거나, 또는 점진적인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일시적으로는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지 몰라도장기적으로는 건실한 성장세가 이어지리라는 것이 중국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여기서특히 중요한 것은 중국의 성장속도가 적어도 당분간은 다른 개발도상국에 비해 더 빠를 것이라는 점이다. 요즘 들어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외투자의 다변화필요성이 자주 거론되고 있지만, 중국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우리 기업의 해외사업 대상지로서가장 유망한 지역으로 남아 있을 것이 틀림없다.

결론적으로 위안화 절상은 단기적으로는각 기업의 중국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중국사업 전략의 근본적수정을 요구할 만큼 심각한 사안은 아닌 것으로보인다. 중국사업 전략은 위안화 환율보다는 각기업 해당 제품의 세계시장 및 중국 내수시장의성장 전망과 경쟁 여건, 그리고 부품조달, 인력확보 등 실물적 조건에 따라 수립하는 것이 타당할것이다.

LG경제연구원 김석진 경제연구그룹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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