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배드뱅크 이상 징후, 정부는 신용불량대책 종합 점검하라

정부가 2004년 신용불량자 대책 중 핵심이었던 배드뱅크(한마음금융) 프로그램이 심각한 징후를 보이고 있음. 8년 시한으로 운영될 배드뱅크 프로그램이 본격 가동된 지 6개월만에 참가자 절반이 연체 상태이고, 이중 3개월 이상 연체한 프로그램 상실자가 15%로 급증하고 있음.

이에 심상정의원은 ‘신용불량’ 용어 폐지에 안주하는 정부에게 배드뱅크 프로그램을 비롯하여 신용불량자 대책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민간조정방식이 아닌 공적 신용회복 지원 강화를 요구함. (현재 신용불량 용어는 법에서 사라졌지만, 현안 분석을 위해 불가피하게 신용불량 용어를 쓰게 됨을 양해 바람).

1. 배드뱅크, 시작부터 문제 많아 처음부터 환영받지 못했던 배드뱅크

배드뱅크는 총 연체액이 5천만원 미만이면서 6개월 이상 연체된 다중채무 신용불량자를 대상으로 기획된 프로그램. 배드뱅크는 다중채무자가 3% 원금을 선납하면, 소득능력을 심사하지 않고 최장 8년 동안 분할상환하는 조건으로 신용을 회복해 줌.

정부는 배드뱅크 신청을 3개월 연장하면서 6개월간(2004년 5~11월) 신청을 받았지만 신청자는 212,403명에 불과. 이는 5천만원 이하 다중채무 신용불량자 180만명 중 채권이 모두 배드뱅크에 속하여 배드뱅크 신청이 가능했던 80만명의 1/4에 불과.

신청이 저조했던 이유는, 대부분 노동시장에서 벗어나 있는 신용불량자에게 ‘소득심사’ 없는 배드뱅크 프로그램은 매력적일 수 있었으나 곧 원금을 분할상환해야 하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

신청은 하였으나 3% 선납금에 좌절

출범 당시 신청자 중 13.4%인 28,455명이 승인을 얻지 못하고 탈락하여 최종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은 183,948명. 바로 3%의 선납금 때문. 배드뱅크의 입장에서는 선납금이 신용불량자의 경제능력을 간접적으로 심사하는 수단일지 모르지만, 3만명에 가까운 신용불량자들이 단지 3%의 선납금을 마련하지 못해 최종승인에서 탈락해야 했음. 이미 소득능력이 거의 상실된 신용불량자에게 선납금은 무리한 요구였음.

올해 상환을 시작해야 하는 균등형 프로그램 참여자 159,722명

배드뱅크는 승인이후 바로 원금을 상환하는 균등형 방식과 상환을 1년 유예하는 방식(체증형, 혼합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신청자 86%인 182,783명이 균등형을 신청. 균등형의 경우 최종적으로 159,722명이 선납금 3%를 납부하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음. (체증형의 경우 3,686명 신청 2,977명 승인, 혼합형의 경우 25,934명 신청 21,249명 승인).

2. 6개월 가동 배드뱅크, 심각한 징후 보여

절반이 1회 이상 연체 상태, 향후 증가 예상

그러면 3% 선납금을 지불하고 균등형 배드뱅크에 참여한 신용불량자들은 순조로운 길을 걷고 있는가? 심상정의원이 배드뱅크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요구해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배드뱅크 프로그램이 본격 가동된지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심각한 징후가 엿보임.

지난 6개월 동안 배드뱅크 참여자 중 무려 50.7%인 80,933명이 1회 이상 연체 상태에 있음. 이 연체율은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지고 있고, 배드뱅크 참여자의 경제적 여건을 고려할 때 이후 상향될 것으로 예상됨.

급증하는 배드뱅크 프로그램 상실자수

더욱 심각한 것은 3개월 이상 연체하여 ‘기한의 이익을 상실한’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

기한이익 상실자 수는 처음 추계한 지난 2월 11,715명에 달했고 매달 증가하여 5월 24,190명에 이른 상황. 이는 참여자의 15.1%에 해당되는 데, 상실자수 역시 이후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음.

3개월 이상 연체한 상실자는 과거 ‘신용불량자’에 해당되기 때문에 사실상 배드뱅크 프로그램에서 다시 신용불량으로 빠진 사람을 의미. 현재 배드뱅크는 상실자의 어려운 여건을 고려해 본격적인 추심에 나서지 않고 상실자가 프로그램에 복귀할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다시 기한의 이익을 얻은 ‘부활자’는 전체 상실자의 2~3%에 불과.

배드뱅크의 8년 프로그램, 과연 종착역까지 갈 수 있는가?

결국 6개월만에 연체자가 절반을 넘고 상실자수도 급증하고 있음. 이 숫자는 배드뱅크 프로그램의 특성 상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 총 8년 동안 가동될 배드뱅크 프로그램이 원래 의도했던 목표를 달성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임.

3. 생계형 신용불량자 의무 상환 재검토돼야

생계형 신용불량자에게 도덕적 해이 제기할 수 없어

생계형 신용불량자의 대부분은 정부의 잘못된 신용카드 정책에 따른 희생자이며, 연체에 이르기까지 돌려막기 등으로 이미 상당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상황. 이들에게 도덕적 해이를 제기할 수 없음.
생계형 신용불량자에게 의무 상환 프로그램은 실효성 없어

생계형 신용불량자는 이미 노동시장에서 온전한 일자리를 얻기에 어려운 여건에 처해 있으며, 향후 일자리를 얻는데도 시간이 필요함. 따라서 이들에게 의무적 분할상환을 전제로 도입된 배드뱅크는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움.

청년실업자, 자영자 대상 신용회복 프로그램 역시 재검토돼야

2005년 3월 재경부가 발표한 ‘생계형 신용불량자’ 대책에서도 동일한 문제 발생할 수 있음.

소득능력과 무관하게 6월~2년 이후 원금을 상환해야 하는 청년층 신용불량자(약 10만명)나 간이과세자(15.3만명)를 대상으로 한 정부 대책 역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

4. 공적 신용회복만이 해답이다

공적 신용회복 지원만이 신용불량 문제 해결할 수 있어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신용불량자’ 문제는 용어를 폐지한다고 사라지는 것은 아님. 정부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서민 연체자를 근본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

제안 1: 연체자 전국 정보 공개해야

지난 4월 28일 신용불량 용어가 법에서 사라졌지만 이와 무관하게 정부는 연체자 정보를 종합관리하고 공개해야 함. 지금도 과거 신용불량 범주(30만원 3개월)와 거의 동일한 ‘50만원 이상 3개월’ 연체정보는 은행연합회에 집중돼 있음. 정부는 연체자 총수를 공개하고 이를 근거로 신용정보가 취약한 서민들의 지원방안을 실질적으로 모색해야 함.

제안 2: 생계형 신용불량자 대책, 의무 상환이 아니라 원금 감면

사실상 소득능력이 취약한 생계형 연체자에게 분할상환을 강제하는 프로그램은 효과를 거두기 어려움. 이에 벌써 상실자가 발생하고 있는 배드뱅크, 지난 3월 발표한 청년실업, 자영자 신용불량자 대책을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함. 생계형 신용불량자의 경우 원금을 감면하는 획기적인 공적 지원방안이 필요.

제안 3: 개인파산, 개인회생 활성화해야

사실상 파산상태에 놓여 있는 서민들이 법적으로 허용된 파산절차를 이용하지 못하고 계속 고금리의 악순환에서 고통을 받는 일을 시급히 막아야 함. 개인파산, 개인회생 등 국가가 주관하는 공적지원제도를 활성화하고 이를 위한 인프라를 신속히 확장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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