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새로운 강자, 현대차
부제: 과거 농담거리였던 현대차가 이젠 전세계 자동차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아주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는 정몽구회장은 어떤 결함도 용인하지 않는다”(사진설명)
현대자동차 중역들이 정몽구회장의 승인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정몽구회장은 신형 쏘나타의 변속기 레버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현대차 엔지니어들이 쏘나타 기어시프트 밑에 플라스틱을 덧대어 커피 등 이물질로 인한 기어 고장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살펴보고 있다.
위의 문제는 간단한 것 처럼 보이지만, 어느 누구도 이를 간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특히, 정몽구회장은 더욱 그렇다. 정몽구회장은 조그만 일에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쓰는 철저한 성격이다.
변속기 레버를 다양한 각도에서 유심히 살펴본 정몽구회장은 “이 것으로 충분한 가?” 라고 묻고 플라스틱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결국 OK 하였지만 배석한 중역들에게 “제품에 영향을 주는 어떤 불량이 있어서도 안 된다”고 다시 한번 강조하였다.
정몽구회장은 지난 6년동안 ‘불량률 제로’라는 메시지를 현대차 임직원에게 강조해왔으며, 그 결과 현대차가 자동차업계 역사상 가장 놀라운 기적을 창출하게 되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현대차는 ‘저렴한 차’의 대명사로 불렸다. 서울의 도심만이 많은 수의 현대차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오늘날의 현대차는 스타일리쉬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이미 검증된 세단이나 SUV로 미국, 유럽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톱 브랜드의 경쟁사 모델들을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미국시장에서 쏘나타는 경쟁차량인 도요타의 캠리와 혼다 어코드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판매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419,000대를 판매하였으며, 이는 1998년 대비 360% 증가한 기록이다.
유럽시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지난해 판매가 21%나 증가하였으며, 인도 역시 시장점유율 17%를 기록하여 수입업체 중 1위를 차지하였고, 전체 자동차 메이커 중 인도기업인 마루티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의 이러한 성공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따른 현지에 적합한 차량을 적시에 제공하는데 있으며 특히 상트로의 높은 전고는 인도인들이 터번을 쓰고도 편히 운전할 수 있도록 제작되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가장 놀랄만한 결과는 현대차가 가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중국시장에서의 지난 1사분기의 판매실적이 중국내 자동차업체 중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하였다고 싱가폴의 오토아시아誌가 전했다.
사실 현대차의 매출액은 지난 5년전과 비교하여 20%나 증가하였다. 현대차는 1999년 이후 세계 주요자동차 업체 중 가장 빠른 성장을 이루고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USB의 로브 힌치리페(Rob Hinchliffe) 자동차전문 분석가는 “현대차의 이러한 고속성장은 타업체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으며, 심지어 도요타의 후지오 조(Fujio Cho)부회장 역시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며, “현대차가 매우 빠르게 추격하고 있음을 백미러를 통해 볼 수 있다”라고 자동차 컨퍼런스에서 말했다. 또한 “도요타를 제외하고는 현대차가 유일하게 품질과 가격면에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가고 있다”며 현대차를 인정하였다.
이러한 현대차의 성공비결에 대해 후지오 조 도요타부회장은 매우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현대차는 과거 도요타가 고민했던 문제점인 저가의 아시아 수입차의 이미지를 잘 극복하고 전세계 자동차메이커중 가장 인정받는 업체로 성장하였다.
현대차는 $4,995라는 싼 가격의 엑셀을 가지고 1986년도에 최초로 미국에 진출하였다. 이때 미국소비자들은 저가의 현대차에 매료되어 많은 판매를 기록하였지만, 곳 저가차량에 대한 문제점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엑셀은 많은 품질문제가 발생하였으며 수시로 부품을 교체해 주어야 했다. 판매는 하향곡선을 그었고 현대차는 미국인들의 농담의 대상이 되었다. 1998년, 데이빗 레터맨(David Letterman)의 한밤의 토크쇼에서 “세상에서 가장 안좋은 상황 10가지 중 8번째로 “현대차를 타는일”이다”라고 소개한적이 있으며 “이때의 현대차 품질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라고 현대차 마케팅 담당이사는 말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도요타와 같이 이러한 소비자들의 편견을 철저하고도 지속적인 품질개선으로 바꾸어 놓기 시작하였으며, 올 4월엔 미 컨슈머리포트지가 현대차의 쏘나타를 가장 신뢰할만한차로 선정한 바 있다. 또한 미 제이디 파워사 주관으로 실시한 2005년 초기품질지수에서 현대차가 비럭셔리브랜드중에서 혼다를 제치고 3위를 차지하였다. 이는 6년전 초기품질에서 가장 나쁜 차량으로 평가받았을 때와 비교했을 때 엄청난 품질향상 결과인 것이다. 미 제이디파워사의 챈스 파커(Chance Parker)전무는 인터뷰에서 “현대차의 이러한 빠른 성장은 정말 놀랍다.”며,“또한 이러한 짧은 기간내의 품질향상은 제이디 파워사 설립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라며 현대차의 고속성장을 설명하였다. “현대차는 이전에는 없었던 품질마인드를 받아들였다”고 덧붙여 설명하였다.
현대차의 급부상의 주역은 바로 1998년에 회장으로 취임한 정몽구 회장이다. 비록 그의 부친인 고 정주영 회장이 1967년에 현대자동차를 설립하기는 했으나 그 당시 상황은 정회장이 무임 승차하듯 회사를 물려받기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정회장이 회장에 취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 경제는 아시아에 불어 닥친 외환 위기의 직격탄을 맞았으며 종업원의 25%를 감원할 정도로 어려웠다. 또한 설상가상으로 현대는 98년에 라이벌이었던 기아 자동차를 합병하게 된다.
정몽구회장은 제철, 강관, 정공, 그리고 자동차써비스 등 자동차관련 분야에서 주로 많은 경험을 쌓았다.
정몽구회장이 현대 자동차를 세계 5위의 자동차 회사로 변모시키겠다고 공언했을 때 외부의 반응은 신중했다. 한국의 여타 대기업처럼 현대 역시 위계질서를 중시하고 변화에 둔감했기 때문이다. 간부들은 독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였고, 타 부서와 협력할 줄 몰랐다. “문제가 발생하면 각각의 부서는 서로를 비난하기에 바빴다.”라고 연구소의 이현순부사장은 지적했다.
그러나 정몽구회장은 조용히 혁신을 시도하고 있었다. 사원들로부터 창업가의 후손으로서 존경받던 정회장은 발빠르게 정보를 취합하여 본인 의지를 조직에 접목할 수 있었다. 수 년간의 현대자동차써비스 경영을 통해 그는 품질 문제가 회사의 가장 큰 문제라고 결론 내렸다. 현대차 품질본부 서병기 사장은 5년 전에 정몽구회장이 갑자기 그의 집무실을 방문해서는, “품질은 우리 생존의 핵심이다. 우리는 얼마의 비용이 들던 간에 품질을 확보해야 한다.” 라고 외쳤다고 그 당시를 회상한다.
정몽구회장의 계시는 단호하였으나 그것이 일선 현장 직원들에게까지 전달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오랜 관습은 차를 빨리 그리고 값싸게 만드는 것에 있었기 때문이다. 품질개발을 총괄하는 서병기사장 조차도 “내가 현대에 처음에 왔을 때, 품질을 그렇게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지 않았었다.”라고 인정한다.
그러나 정몽구회장은 무결점 자동차 제조를 지상과제로 만들었다. 부서간의 장벽을 허물기 위해 정몽구회장은 공동 위원회를 만들어 디자이너, 연구원, 생산 현장 관리자들을 팀체제로 일하게 하여, 이를 통해 새로운 모델의 설계를 검토하고, 발생 가능한 문제들을 사전에 해결하도록 하였다. 한 달에 두 번 정도 정몽구회장은 현대, 기아 중역들을 서울 본사로 불러들여 자동차의 내구성 문제에 대해서 논의하고 또한 자동차를 회의실로 직접 가져와 차를 들어 올려 직접 점검한다.
또한, 정몽구회장은 현대자동차 68,000여명의 전직원에게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든 회의에서 제안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었다. 지난해 아산공장의 품질관리부의 유승렬사원은 조립된 차량의 안쪽에 위치하여 체결상태가 잘 보이지 않는 볼트와 브래킷등을 쉽게 볼 수 있도록 전면 상단에 거울을 설치하여 업무 효율성을 높인 적이 있다. 품질부서의 많은 인원들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었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하다가, 어느날 아침 유승렬사원이 목욕탕에 비친 자신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아이디어를 얻어 작업 상단부에 거울을 설치, 쉽게 해결하였다.
단기적으로는, 정회장의 품질에 대한 열정은 상당한 대가를 치루어야 한다. 작년 신형쏘나타 출시를 앞두고 사소한 결점으로 인해 2개월 가량 쏘나타 출시를 연기한 적이있다. 2003년도에는 기아 아만티의 기어박스에서 나오는 소음으로 문제가 되었을 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라인을 2달간 멈추어야 했다. 이때 남양연구소의 이현순부사장은 정몽구 회장에게 “라인을 2달가량 멈추게 되면 손실이 매우 클것이다”라고 말하자 정몽구회장은 “품질때문이라면 상관없다”라고 대답한 적이 있다.
물론 품질이 전부는 아니다. 정몽구회장은 품질뿐만아니라 기술, 스타일, R&D부문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연구개발비 역시 1999년도에 비해 110% 증가한 16억불을 투자하였다. 또한 2억$를 투자한 캘리포니아 기술연구소, 미시간 디자인 연구소, 유럽기술연구소, 6천만$를 투자한 LA 주행시험장 등이 있다.
한국의 남양연구소 역시 최근에 가상 3차원 설계가 가능한 새로운 건물을 신축하였다. 정몽구회장은 최근 이현순부사장의 집무실을 방문하여 “연구에 필요한 충분한 돈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이부사장은 이에 즉시 답하지 않았다. 이때 정몽구회장은 다시 “수억달러를 연구비로 줄 수 있으니 연구개발에 최선을 다해 달라”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과거 등돌렸던 고객들을 다시 사로잡기 위해 혁신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었다. 현대차는 1999년, 추락한 품질의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그 당시 업계 최고인 10년 10만마일 보증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형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타 업체들이 비싼 옵션으로 제공하는 기능들을 기본사양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미국 시장에서 판매될 2006년형 쏘나타에는 다른 대부분의 경쟁업체들은 4개만 제공하는 에어백을 6개 장착하고, 6채널 CD, MP3 플레이어 그리고, ABS 시스템 등을 포함하여 2만불 이하의 가격으로 제공한다.
몇몇 대형 경쟁사들이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현대차는 해외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잡았다. GM은 최근 비용 상승과 영업 부진으로 인해 1분기 최악의 실적 예상치를 내놓아 투자자들을 경악하게 했고, 이와 더불어 Ford는 05년도 실적 전망을 다시 낮추었다. 정몽구회장은 때를 놓치지 않고 계속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현대차의 제품라인을 기존의 소형차 위주에서 더 많은 이익이 남는 대형차 고부가가치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작년 10월, 현대는 미국에 소형 suv인 투싼을 공개한 바 있으며, 올 연말에는 새로운 최고급 세단인 아제라를 미국시장에 투입 시킨다. 앞으로 현대차는 향후 미니밴, 대형 suv, 하이브리드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세계 주요 시장 공략에 집중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 생산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현대차는 2007년까지 완공할 계획으로 남부 인도 Madras에 6억불을 투자하여 인도에 제2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그리고, 지난달엔 첫번째 미국공장을 완공하였다. 12억불을 투자한 앨라배마 몽고메리 공장은 올해 15만대의 쏘나타를 생산하게 되며, 내년에는 현대의 대표적인 suv 차량인 싼타페를 생산할 계획이다. 최첨단 설비를 갖춘 현대차의 가장 현대적인 앨라배마 공장은 최신의 용접 및 도장 로봇으로 가득차 있다. 부품들은 전기 센서에 의해 유도되는 무인 차량에 실려 옮겨진다. 정몽구회장은 “앨라배마 공장은 세계 자동차 산업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한 확고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최근 눈부신 성공에도 불구하고, 아직 세계 시장에서의 현대차 위치는 확고 부동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특히, 새로운 모델을 투입하고, 새롭게 공장이 가동되는 앞으로 몇 달간은 높은 품질을 유지하기 어려운 시간이 될 것이다. 제이디 파워사의 파커(Parker)는 “현대차는 아직 숲속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점점 줄어들고 있는 마진도 또 다른 문제점이다. 현대차는 동급의 도요타나 혼다의 모델보다 10-15% 정도 싼 값으로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높아지는 인건비와 계속되는 달러 약세에 속에서 계속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높아진 가격에도 고객들이 차를 구입하도록 설득해야만 한다. 작년, 현대차는 판매가 10%가까이 늘어난 데 반하여 이익은 겨우 2%정도 상승하는데 그쳤다. 레함 브로스(Leham Bros.)사의 자동차 애널리스트인 구자용은 “현대차가 가격 결정력을 갖기 위해서는 앞으로 몇 년이 더 걸릴 것 이며, 앞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하고 가격을 올리기 위해서는 좋은 품질의 차를 연속적으로 제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만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현대차의 성장은 그야말로 이제 시작이다. 비록 현대차가 최근 눈부신 성과를 나타내고 있지만, 아직은 세계적으로 3백3십만대(자회사인 기아차를 포함)를 판매하는 세계 7위의 업체일 뿐이다. 그러나, 정몽구회장은 원대한 야망을 갖고 있다. “우리는 앞으로 현대차를 강력한 경쟁자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라고 정몽구회장은 자신있게 말했다.
앞으로 현대차의 경쟁업체들은 어떤 업체가 자신의 뒤를 쫓고 있는지 뒤를 돌아볼 때 마다, 앞서 정몽구회장이 말한 내용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편안한 드라이브>
“이제 우리는 타메이커의 눈치를 더 이상 보지 않는다.”라고 로버트 코스마이 미주법인 사장은 말했다. 현대차의 품질이 향상됨에 따라 1998년 이후 현대차의 미국 판매는 4배이상 늘었으나 코스마이 사장은 이제는 현대차가 미국고객들에게 고급이미지로 각인되기를 원한다. 신형 쏘나타 및 베르나를 비롯한 7개의 신차종을 미국시장에 투입하여 판매를 대폭 확대할 예정인 현대차는 닛산 맥시마, 토요타 아발론과 경쟁하는 신형 그랜져를 투입하여 고급차 시장 공략에도 나설 예정이다.
현대차의 장점은 경쟁력있는 가격으로 우수한 차를 만드는 것이다. 싼타페보다 4천불 싼 투싼은 실내공간이나 편의성에서 매우 뛰어나다. 다른 동급 경쟁차종보다 실내인테리어를 너무 지나치게 치장하지는 않았지만 4명의 성인 및 짐을 싣고도 엔진 소음이 전혀 없다. 완벽하리 만큼 실용적인 차다.
현대자동차 개요
현대자동차는 국내 최초로 독자 모델 포니를 개발하며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세계 200여 개국에 자동차를 수출하고 글로벌 생산기지를 건설해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 세계 최초 양산형 수소차를 출시하고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론칭해 시장을 확대하는 한편, 선도적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기술을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hyunda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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