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HR의 관점이 바뀌고 있다’

서울--(뉴스와이어)--구성원들의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조직 운영 방식, 고객보다 구성원이 우선이라는 철학 등 기존과 다른 관행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는 단지 일시적 유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HR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하는 듯 하다. 최근 HR의 시선이 ‘자원으로서의 인간’보다 ‘인간 그 자체’에 맞추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The business of business is people).”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s)의 전 CEO인 허브 켈러허(Herb Kelleher)의 말이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이러한 철학을 기반으로 자사의 공유 가치를 ‘LUV(사랑)’로 설정하고 회사가 우선 구성원을 배려하고 존경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조직을 운영하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러나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경영 철학과 사례는 소위 ‘그 기업이나 가능한 일’로 인식되며 그저 ‘흥미롭고 괴짜 같은 경영 방식’으로 여겨질 뿐이었다. 그런데 이런 괴짜스러운 경영 방식을 도입한 기업은 사우스웨스트 항공에 그치지 않고 점점 더 늘고 있다. ‘구성원은 일에서 의미를 찾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창립자의 철학에 따라 직원들의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고어(Gore)나 직급과 위계질서가 없고 구성원 스스로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결정하는 세계 최대 토마토 가공 회사 모닝스타(Morning Star) 등이 그 예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로자베쓰 모스 캔터(Rosabeth Moss Kanter) 교수는 위대한 기업(Great Company)들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구성원들을 신뢰하고 관계에 의존하며 규칙이나 구조에 의해 통제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고 했다. 이처럼 기존 조직 운영 관행과는 다른 방식으로 경영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으며 이는 일시적 유행이나 ‘그 기업에서나 가능한’ 독특한 경영 방식을 넘어서는 듯 하다.

런던 비즈니스 스쿨의 줄리안 버킨쇼(Julian Birkinshaw) 교수는 ‘앞으로 비즈니스 모델 뿐 아니라 기업을 구성하는 사람과 이들을 관리하는 경영 모델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즉 HR의 제도나 추구하는 가치, 방법들에 있어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러한 HR의 변화 움직임이 왜 일어나는지, HR 패러다임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최근 HR의 흐름을 살펴본다.

HR 패러다임, 왜 변하는가?

새로운 경영 방식 또는 기존과 다른 조직 운영 방식을 도입/적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사람들의 가치관이 변하고 있고, 이와 함께 기업 성공 조건이 변하는 등 HR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경영 모델 및 성공의 조건이 바뀌고 있다.

저명한 조직 이론가인 에드 롤러(Ed lawler)와 동료들은 최근 저서 ‘Management Asset’을 통해 경영의 제 3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근대 경영의 1단계는 관료주의와 대량 생산 기술의 시기로 명령과 통제의 조직이 유효한 시기였고 2단계는 높은 관여의 시기로 구성원들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인적자원의 관리가 강조되는 시기였다면 이제 3단계는 높은 불확실성의 시대로 환경에 보다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역량 확보가 중요해지는 시기라는 것이다. 최근 경영 환경을 보면 불확실성이나 복잡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예측하지 못했던 경쟁자가 나타나고, 기술이나 시장 트렌드의 변화는 매우 빨라지고 있다.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은 과거의 자신들의 성공 방식을 스스로 끊임없이 깨면서 지속적으로 창의적이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성원들의 생각의 힘이 중요하고, 지위를 막론하고 조직 내 곳곳에서 창의적 아이디어가 살아 숨쉬어야 한다. 소수의 리더만으로는 고객이나 시장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거나 경쟁사가 생각하지 못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거와 같이 리더가 모든 결정을 내리고 구성원들은 그저 묵묵히 따르는 기존 조직 운영 방식 또는 일하는 방식으로는 성과 창출에 한계가 있다.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주인처럼 자발적으로 일하도록 하는 것,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서로 결합되는 것 등이 중요해지면서 자연스레 일하는 방식, 조직 문화, 리더십 등 HR도 진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새로운 가치관이 확산되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른 사람의 가치관이나 생각의 변화도 HR의 변화를 이끄는 주요 원인이다. 실제로 1970년대 후반부터 2010년까지의 사람들의 가치관 변화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과거에 비해 오늘날의 사람들은 개인주의와 탈권위주의가 강해졌고 풍요로운 삶을 지향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현 2030세대의 젊은 인재들이 갖는 주요 가치관의 특징을 살펴보면 기성세대들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일단, 2030세대의 젊은 구성원들은 오랜 시간 성실하게 일하는 것보다 얼마나 똑똑하고 스마트한 아이디어를 내느냐가 중요하다고 여긴다. 또한 스스로가 일이 의미 있고 합리적이라고 생각되어야 움직이는 경향도 강하다. ‘좋고 싫은 것이 어디있어? 상사가 시키면 무조건 해야지’라는 말에 별다른 거부감없이 일해 왔던 4050 기성 세대와는 그 사고 방식이 크게 다르다. 4050 기성 세대들은 ‘선진국이 8시간 일할 때 우리는 12시간 일하며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생각이 강해 적게 일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제 종전의 가치관만으로 젊은 구성원들에게 리더십을 발휘하거나 일하는 방식을 강요하려고 하면 오히려 갈등만 깊어질 수 있다. ‘내가 윗사람이야’라는 가부장적 권위, ‘시키는대로 해’라는 일방적 지시는 성과를 높이거나 2030세대로부터 공감을 얻어내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새로운 가치관의 확산을 고려하여 리더십이나 일하는 방식 등에 대한 패러다임 재정립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HR 패러다임의 4가지 주요 변화

그렇다면 HR 패러다임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 것일까? 최근의 아티클이나 학자들의 주장 등을 통해 볼 때, 눈에 띄게 드러나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변화 1 : 인간에 대한 가정의 변화

HR 패러다임의 가장 큰 변화는 사람에 대한 기본 가정이 바뀌고 있다는 데 있다. 진화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는 ‘이기적 유전자’라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이기적 본성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경제학에서 역시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의 개념을 소개하며 인간은 근저에 이기심을 가진 인간이라는 관점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관점은 경영학에도 적용되었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테일러(Taylor)의 경영 방식, 즉 수직적 조직 운영, 하루 8시간 노동, 성과급제 등은 기본적으로 인간은 이기적 존재이며 성과 창출을 위한 자원(Resource)으로 인식한 데 기인하고 있다. 즉 구성원들은 천성적으로 일하기 싫어하고 게으름을 피울 기회만 찾기 때문에 회사의 이익을 위해 일하도록 하려면 감시하고 통제하며 명령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심리학, 사회학, 진화생물학 등 여러 학문 분야에서 기존 인간에 대한 가정을 뒤집는 새로운 내용들이 제기되고 있다. 인간은 기존 가정들과 달리 이타적 본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구성원들은 스스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와 협력을 통해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여러 사람들이 다음 여행객들을 위해 상세한 여행 정보를 올려주는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 등이 인간의 이타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하겠다. 또한 고객들이 ‘마이 스타벅스 아이디어(My Starbucks Idea)’라는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스타벅스를 더 멋진 장소로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자발적으로 내며 공유하는 사례에서도 인간의 이타적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사실 이러한 내용은 이미 약 50년 전에 더글러스 맥그리거(Douglas McGregor)에 의해 소개되었다. 그는 ‘인간은 열심히 일하려는 본성을 갖고 있으므로 목표를 공유하면 구성원들이 스스로 성과 창출을 위해 노력한다’면서 인간의 본성에 대한 기존의 가설과 반대되는 Y이론을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수십년간 빛을 못보다가 최근 기업 성공 요인으로 창의, 구성원 협업, 몰입 등이 강조되면서 Y이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로자베쓰 모스 캔터(Rosabeth Moss Kanter) 교수 역시 2011년 HBR 논문을 통해 ‘구성원들은 월급이나 갈망하는 게으름뱅이(Paycheck-Hungry Shirkers)도 아니고 높은 성과를 강요당하는 로봇도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이제는 구성원들이 스스로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통합할 수 있는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인간을 수단이나 자원의 관점, 또는 관리의 대상으로 보기보다 주체적이고 자율적이며 이타적 존재로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변화 2 : 제도보다는 내적 요인으로 사람을 움직여야…

사람에 대한 가정이 변하다보니, 사람의 동기부여나 행동 유발 방법에 대해서도 외적 형태의 제도 설계 및 운영에서 최근 내적 형태의 감정이나 집단의 문화 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구성원들이 기업 목표를 달성하도록 움직이게 하기 위해 인센티브 등의 보상과 처벌 제도 등을 만들어 운영하는데 주력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더 열심히 일하도록 만들기 위해 성과 기반의 보상(Pay for Performance) 제도를 설계하여 고성과자에게는 더 많은 금전 보상을 인센티브로 주었고, 저성과자에게는 위협과 불안감으로 더 높은 성과를 내도록 독려한 것이었다.

그런데 세계적인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Daniel H. Pink)는 그의 최근 저서 ‘Drive’를 통해 당근과 채찍 기반의 동기부여 방법은 성과 감소, 창의성 말살, 선행 감소, 중독성 유발 등 7가지의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리고 이제는 제도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스스로 행동하게끔 하는 내적 동기부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제도보다 사람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들의 마음이나 감정을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증가하고 있다.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 교수는 몰입(Flow)의 개념을 소개하면서 인간은 여가 시간보다 업무 중에 몰입을 경험하는 경향이 많고, 업무를 즐길 수 있는 무아지경의 상태가 되었을 때 더 높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단순 반복적 업무는 줄어들고 매번 새롭게 고민해야 하는 창의적 업무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통제하기보다는 자율성을 부여하고 지시하기보다는 자발적 참여를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구성원들의 감정의 중요성에 대한 강조도 늘고 있다. 일례로 로자베쓰 모스 캔터 교수는 그녀의 저서 ‘Confidence’를 통해 구성원들의 감정은 결근율, 노력의 강도,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며, 이런 감정은 전염성이 강하여 조직 분위기나 주위 구성원들의 성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 컨설팅 기업의 CEO인 토니 슈워츠(Tony Schwartz) 역시 그의 저서 ‘무엇이 우리의 성과를 방해하는가’에서 구성원 감정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토니 슈워츠에 따르면, 지금까지 기업은 구성원들의 에너지 양을 늘리는데 급급했다. 그런데 에너지의 질 즉 감정을 고려하지 않은 나머지 구성원들이 생존 모드 또는 탈진 모드에 쉽게 빠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생존 또는 탈진 모드에 있는 구성원들은 에너지 양과 관계 없이 감정이 모두 부정적이다. 즉, 구성원들의 에너지 양도 중요하지만, 에너지가 긍정적이어야 비로소 활기차고 열정적이며 적극적으로 일하고 그때의 성과는 감정이 부정적이면서 에너지가 많은 생존 모드와는 확연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앞으로 기업이 주목해야 할 부분은 구성원들의 에너지의 질 즉 감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최근 많은 기업들이 구성원들의 정신 건강, 스트레스 관리, 긍정적 정서 확산 등에 주목하며 이러한 조직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도 일맥상통한다.

변화 3 : 조직 운영 방식의 다양화

과거에는 구성원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도록 하기 위해 그 많은 사람들이 마치 하나처럼 움직여야 했다. 특히 구성원들을 관리하는 것이 HR의 주된 관심사였기 때문에 최대한 효율적이고 획일적이며 체계적으로 움직임으로써 안정적인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해야 했다. 이를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구성원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보는 것이었다. 따라서 구성원들을 모두 모아 놓고 동일 내용에 대해 집합 교육을 시키거나, 사업이나 개인 특성에 대한 고려 없이 리더들을 하나의 리더십 모델에 맞춰 모두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를 했다. 튀는 인재는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비슷한 사고 방식과 역량 수준을 가진 인재를 채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조직 운영 방식들은 점점 개인화되고 다양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점점 복잡해지거나 자율화되고 있다. 특히 구성원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HR이 구성원들의 니즈를 수용하고 유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리더십 개발의 경우, 모든 리더마다 동일한 교육을 집합적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리더들이 자신의 성향, 자신이 맡은 사업이 처한 상황, 그리고 개인적 고민에 맞춰 리더십 코칭을 제공 받는 것이 그 예이다. 구성원들의 경력 관리 체계도 과거에 일원화되던 것에서 나아가 이제는 다중 경력 관리 방식(Dual Ladder, Multiple Ladder)이 도입되고 있다. 일본의 일부 소규모 기업들은 구성원들이 직무와 근무 시간을 정할 수 있는 경력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즉, 사업 역량이 뛰어나고 힘들게 일하지만 경영층으로 빨리 성장할 수 있는 경력 코스(Fast Track)를 밟을 것인지, 보상 수준이 높아지진 않지만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거나 특정 직무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경력 코스(Slow Track)를 밟을 것인지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더하여 앞으로는 외부 인재들과의 협업이나 스마트워크(Smart Work) 기반의 일하는 방식도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언제 어디서나 접속되어 있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무실에서 일하지 않는 구성원들이 생기는 등 구성원들의 자율성이 더욱 증가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조직 운영 방식은 더더욱 다양화되고 복잡해질 수밖에 없을 듯 하다.

변화 4 : Leadership? Un-Leadership!

과거의 리더십은 위계적인 조직하에서 리더들이 포지션을 기반으로 권력을 행사하여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거나 타인을 이끌어야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심지어 좋은 리더십은 높은 성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여겨져 성과 결과 자체가 좋으면 성과를 내는 과정은 크게 개의치 않기도 하였다. 그런데 최근 리더십의 연구들은 그 내용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런던 비즈니스 스쿨 교수인 개리 하멜(Gary Hamel)은 최근 HBR에 ‘조직 내 관리자(Manager)를 모두 해고하자’는 다소 파격적 제목의 글을 실었다. 하멜에 따르면 관리자는 관리자를 관리하는 상위 관리자를 또 양산하기 때문에 조직 내 많은 비용을 들게 하고, 의사결정을 지연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군주와 같이 군림하기 때문에 그 어느 누구도 잘못된 의사결정을 막을 수 없고 직급이 낮은 사람들의 권한도 뺏을 수 있어 직원들이 마음껏 꿈꾸고 상상하고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한한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모닝스타(Morning Star)에는 조직 내 관리자가 없다. 대신 모든 직원이 스스로 리더처럼 행동한다. 자신의 업무와 미션(Mission)을 정하고 업무를 성공시키기 위한 계획, 실행, 인력배분 등을 동료들과 자율적으로 조율하고 있다.

조직이 점점 수평화되고, 업무가 복잡해지고, 구성원들의 창의적 역량이 중요해지면서 이제는 사람들을 군림하거나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하는 능력이 리더십의 핵심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어 고어는 ‘많은 사람들이 따르는 사람이 곧 리더’라며 CEO도 직원들의 투표 결과를 참고하여 결정하고 있다. 직원들 모두 스스로 생각할 수 있고, 자기 분야에서 각자가 전문가이기 때문에 이들을 통합하고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리더라는 의미에서다. 또한 수평적 통합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리더십의 역량으로 사람됨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스캇 스눅(Scott Snook) 교수는 ‘진정성 리더십(Authentic Leadership)’의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 즉, 리더가 남에게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남을 이끄는 영웅이 되려고 하기보다는, 자아를 성찰하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공유함으로써 다른 사람들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과거에는 남을 이끄는 사람이 리더였다면 이제는 사람들이 모이는 사람이 리더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모여서 협업하고 서로의 생각을 발전시키고 진심으로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 바로 앞으로 필요한 리더십이다. 리더십 전문가인 닐스 플레깅(Niels Pflaging)은 이를 ‘언리더십(Un-leadership)’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과거의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는 리더십’이 앞으로 필요한 리더십이라는 뜻이다. 물론 리더십은 상황이나 개인의 스타일에 따라 다르지만, 분명한 것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지 않고, 나 중심적으로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려고 한다면 앞으로는 과거와 달리 효과적인 리더십 발휘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사람 중심 시각을 가져야…

지금까지 HR의 큰 변화 내용을 4가지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그런데 이러한 패러다임의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결국 ‘사람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경영 환경은 짙은 안개 속에서 점점 더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인데, HR은 점점 사람이나 감성 등으로 다가가는 모습이다. 무언가 상반되는 듯 보이지만 분명한 것은 이제는 사람을 간과해서는 치열한 전투 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이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인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는 최근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 에너지, 그린 등 다소 물질적인 접근을 하고 있는데 한가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고 지적했다. 바로 구성원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펴면서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노력한다 해도 구성원들의 인건비를 축소하고 근로 시간을 늘이며 작업장의 안전이나 자사 구성원들의 건강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한 성장은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다. 본 고에서 언급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모든 기업에 적용되지는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경영자나 HR을 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변화의 의미를 인지할 필요가 있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구호에서 그치지 말고 진정으로 구성원들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LG경제연구원 박지원 책임연구원]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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