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선정 `2005년 4월, 추천방송·유감방송'

<2005년 4월의 추천방송 ①>

◇ MBC <떨리는 가슴> 2화 ‘기쁨’ 편
- 방송날짜 : 2005년 4월 9일~10일 저녁 7시 55분
- 연출 고동선, 극본 정형수
※ 1화 ‘사랑’(연출 오경훈, 극본 김인영), 3화 ‘슬픔’(연출 신현창, 극본 박정화), 4화 ‘바람’(연출 이윤정, 극본 홍진아), 5화 ‘외출’(연출 김진만, 극본 이경희), 6화 ‘행복’(연출 박성수, 극본 인정옥)

성적소수자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

4월2일에서 5월8일까지 6주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떨리는 가슴>은 매주 다른 6명의 PD와 작가가 2부작씩 제작한 옴니버스 드라마로 참신한 형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소재 역시 이혼녀(1화 ‘사랑’), 트랜스젠더(2화 ‘기쁨’), 어린이(3화 ‘슬픔’), 유부남 (4화 ‘희망’), 유부녀(5화 ‘외출’), 노인(6화 ‘행복’)의 사랑과 삶 등을 따뜻하고 인간적인 시선으로 잘 표현해냈다. 아울러 6개의 개별적인 이야기가 가족 간의 사랑과 화해라는 커다란 틀에서 하나의 드라마로 완성되었다는 점도 평가할만 하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방송모니터위원회는 MBC <떨리는 가슴>의 새로운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특히 성적소수자(트랜스젠더)에 대한 편견을 성찰하는데 도움을 준 2화 ‘기쁨’편을 2005년 4월 ‘이 달의 추천방송’으로 선정했다.

트랜스젠더에 대한 편견을 돌아보게 하다

<떨리는 가슴> 2화 ‘기쁨’은 집을 나가 소식이 없던 창완(김창완 분)의 ‘남동생’ 창호가 ‘여동생’ 혜정(하리수 분)으로 변해 돌아오면서 겪는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해를 다뤘다. 드라마는 트랜스젠더가 보통 사람들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는 존재임에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겪게되는 차별과 갈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특히 <떨리는 가슴>은 그 동안 방송이 트랜스젠더에 대해 보여온 ‘동정’이나 ‘혐오’와 같은 양극단의 시각에서 탈피해 일반인들이 실제 가지고 있는 트랜스젠더에 대한 다양한 인식을 그려내 공감을 얻었다. 이는 시청자들이 트랜스젠더에 대한 여러 인식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도왔고, 나아가 성적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혜정을 이해하지만 여성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종옥, 이해하고 여성으로 받아주는 두나, 가족이기 때문에 무조건 감싸 안아주는 창완모(정혜선 분), 혜정을 혐오하는 창완과 스포츠센터 사장, 트랜스젠더를 성적 호기심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창완의 직장 동료, 트랜스젠더를 호기심의 대상으로 여기는 종옥모(김수미 분) 등의 다양한 시각이 등장했다. 이러한 설정은 ‘트랜스젠더’라는 익숙하지 않은 소재를 시청자들이 거부감없이 접하고 생각해볼 수 있게 했다. 특히 혜정을 여성으로 받아들였다고 생각한 두나마저도 정작 혜정과 한 침대에서 자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장면 등을 통해 우리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트랜스젠더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되돌아보게 했다. 뿐만 아니라 트랜스젠더를 같은 인간으로 느끼게 해주는 생활 속의 다양한 에피소드는 극의 현실감을 높였다. 예를 들어 어머니의 건강문제로 창완이 동생 혜정과 통화중에 “내려간 김에 창호 니가 (어머니를) 모시고와! 아 입에 안 붙는걸 어떡하냐, 너 안 미워해 … 그럼 이름을 좀 입에 붙게 고치던지, 창순이 창자 이렇게…”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은 트랜스젠더 동생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던 창완이 혜정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현실감 있게 보여주었다.

제도적 현실 묘사 부족은 아쉬워

다만 트랜스젠더들이 삶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사회제도적 차별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현재 트랜스젠더의 호적정정 및 개명신청은 2002년 하리수의 첫 호적정정 이후 몇 명의 트랜스젠더가 성공하긴 했지만, 아직도 법관의 재량에 따라 결정되고 기각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떨리는 가슴>에서는 혜정이 가족를 동의를 받아 호적정정을 하려는 과정에서 가족과 갈등하고 동사무소에서 ‘임의분가’를 신청하는 장면이 등장함에도 트랜스젠더들이 겪는 차별이 섬세하게 묘사되지는 못했다. 또 호적 때문에 많은 트랜스젠더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혜정이 창완의 소개로 쉽게 헬스클럽에 재취업하는 것으로 해결돼 현실과 동떨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이러한 몇 가지 아쉬움에도 <떨리는 가슴>이 보인 성적소수자에 대한 평등한 시선은 우리 사회의 편견과 차별의식을 개선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방송위원회방송심의에관한규정’ 제21조 ‘인권침해의 제한’ 조항은 “방송은 심신장애인 또는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사람들을 다룰 때에는 특히 인권이 최대한 보호되도록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2항), “방송은 정신적·신체적 차이를 조롱의 대상으로 취급하여서는 아니 되며, 부정적이거나 열등한 대상으로 다루어서는 아니 된다”(3항)고 명시하고 있다. 이제 <떨리는 가슴>처럼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인 트랜스젠더 등 성적소수자를 ‘평등’한 시선으로 그려내는 프로그램이 제작되어 방송이 우리 사회의 인권의식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정리 김언경 회원)

<2005년 4월 추천방송 ②>
◇ EBS <지금도 마로니에는>
- 방송날짜 : 2005년 1월 22일~5월 8일(매주 토·일) 밤 10시 50분
- 연출 이창용, 극본 정하연

EBS의 지평 넓힌 ‘지금도 마로니에는’

EBS ‘문화사 시리즈’ 제3편 <지금도 마로니에는>은 드라마 형식을 통해 1960년대 문학, 대중음악, 영화, 연극, 미술계에서 시대정신을 이끌었던 젊은이들을 주인공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사’를 재미있으면서도 충실하게 담아냈다. 이에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방송모니터위원회는 EBS 문화사 시리즈 제3편 <지금도 마로니에는>을 2005년 4월, ‘이 달의 추천 방송’으로 선정했다.

<지금도 마로니에는>은 시인 김지하와 소설가 김승옥, 6·3세대 학생운동가 김중태 3인을 중심으로 60년대 당시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이 추구했던 작품세계와 함께 시대와 사회에 대한 그들의 고뇌를 그렸다. 이 과정에서 실존 인물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와 더불어 당대의 사회정치적 맥락 속에서 각 인물들이 겪는 갈등과 이를 예술적 감수성으로 승화시켜내는 과정을 설득력있게 보여줬다. 역사적 사실 전달과 드라마적인 재미와 감동을 추구하는 팩션(fact + fiction=faction)의 묘미를 살린 것으로 평가할만하다. 주인공들은 5·16 군사 쿠데타, 한미행정협정체결 요구 시위, 6·3 한일회담 반대시위, ‘동백림’ 사건 등이 벌어지는 엄혹한 정치상황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저항하며 시대정신을 구현한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현재의 우리가 누리는 문화적 자산과 민주화의 열매가 어떤 토대 위에서 이뤄졌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또한 60년대 문화사 속에 당시 문화 예술인뿐 아니라 기층민중의 삶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는 점도 이 드라마의 장점으로 꼽을만하다.

한편, EBS ‘문화사 시리즈’는 해방 후 산업화 과정에서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채 잊혀진 우리의 대중문화사를 정리하고 기록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지금도 마로니에는>에서도 이미자, 패티김, 신중현, 신상옥, 임권택 등 60년대를 풍미한 대중문화 예술인들의 활동모습과 애환을 함께 다뤄 시청자들이 당시의 대중문화를 역사적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현재 EBS는 문화사시리즈 <제4편-100인의 증언, 7 80년대 문화를 말한다>를 방송중이다. 다큐멘터리와 드라마,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 기획시리즈 역시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도 마로니에는>의 경우 종영 후에 시청자들의 자발적인 오프라인 모임도 있었다고 한다. 프로그램의 충실한 내용과 EBS의 신선한 기획이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것이다.

‘문화사 시리즈’는 교육방송 EBS의 역할을 더욱 넓혀준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EBS에 격려를 보내며, 이 같은 노력이 지상파 전체로 확대되길 기대한다. (정리 김언경·김동찬 회원)

<2005년 4월 추천방송 ③>
◇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8인의 사형수와 푸른 눈의 투사들’
- 방송날짜 : 2005년 4월 3일(일요일) 밤 11시 30분
- 연출 김환균

인혁당 진실, ‘이제는’에 그쳐서는 안 된다

지난 4월 9일은 이른바 ‘인혁당 재건위’사건(이하 ‘인혁당 사건’) 관련자들이 억울한 죽음을 맞은 지 30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인혁당 사건’은 유신시기 고문에 의한 대표적인 조작 사건으로 인혁당 관련 8명의 사형수들은 무자비한 고문 끝에 처형되었다.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지난 4월 3일, 인혁당 사건 30주기를 앞두고 인혁당 사건의 진상을 알리고 재조명하여 ‘인혁당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발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8인의 사형수와 푸른 눈의 투사들’을 2005년 4월, ‘이 달의 추천방송’으로 선정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8인의 사형수와 푸른 눈의 투사들’(이하 <이제는>)편에서 인혁당 관련자 구명운동에 앞장섰던 외국인들의 시각에서 인혁당 사건을 재조명했다. <이제는>은 70년대 한국에 거주하고 있던 50여명의 외국인으로 구성된 ‘월요모임’(Monday Night Group)이 벌인 인혁당 관련자 구명활동을 통해 당시 박정희 정권이 국내언론의 침묵과 독재정권에 대한 미국의 묵인 속에 인혁당 사건을 권력유지에 이용했다고 증언했다.

방송은 또 당시 인혁당 사건 조작의혹을 최초로 외부에 알린 조지 오글 목사와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앞장섰던 제임스 시노트 신부가 박정희 정권의 강제추방으로 한국땅을 떠난 이후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벌인 진상규명 노력을 재조명했다. 이들의 끈질긴 진상규명 노력은 30년이 지나도록 이 사건의 진실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지난 2003년 9월, 2기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인혁당 사건을 중앙정보부의 고문과 증거조작, 공판조서 허위 작성, 진술조서 변조, 위법한 재판 등에 의해 ‘조작된 사건’으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유가족들에 대한 피해보상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5월 3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진실규명 범위에 해당하는 사건이라도 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은 사건은 제외한다”는 조항 때문에 이미 확정판결이 선고된 ‘인혁당 사건’의 경우 진실이 제대로 밝혀질지 의문인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인혁당 관련자들이 고문에서 사형에 이르기까지 당했던 피해사실을 정확히 진상규명하는 것은 물론, ‘누가’ ‘왜’ 고문조작을 했는지 가해자를 철저하게 밝히는 일이 이뤄져야 한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가 인혁당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켰다면, 이제 우리 사회가 ‘인혁당 사건’의 실체를 완전하게 규명할 수 있도록 다른 방송들도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대한다.(정리 김동찬 회원)

<2005년 4월 유감방송①>
◇ SBS <김용만 신동엽의 즐겨찾기>
- 방송날짜 : 매주 화요일 밤 11시 5분
- 연출 박재용·김재혁, 진행 김용만·신동엽

즐겨찾고 싶지 않은 SBS ‘즐겨찾기’

SBS <김용만 신동엽의 즐겨찾기>는 초기 ‘온 가족이 공감할 수 있는 쇼’를 표방하며 ‘연예인 사생활 위주의 신변잡기’를 지양하려는 노력을 엿보였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1년 가까이 지난 지금 <김용만 신동엽의 즐겨찾기>는 작위적인 몰래카메라와 매회 거듭되는 ‘연예인 사담(私談)장’화, 자사 프로그램 홍보 등으로 가족 시청자들이 ‘즐겨찾기’ 어려운 프로그램이 되고 있다. 이에 본회는 SBS <김용만 신동엽의 즐겨찾기>를 2005년 4월, ‘이 달의 유감방송’으로 선정했다.

<김용만 신동엽의 즐겨찾기>(이하 <즐겨찾기>)의 주요 코너인 ‘스타 실험카메라’는 당황스러운 상황을 만들어놓고 연예인이 여기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몰래카메라로 보여주는 형식이다. 이런 몰래카메라는 이미 방송에서 수 차례 제작해 온 것으로, 특히 몇 년 전 방송됐던 SBS의 ‘스타, 이런 모습 처음이야’와 판박이며, 상황설정은 더욱 억지스러워졌다.

지난 4월 26일 방송된 ‘데프콘’ 편은 가수 데프콘이 현상 수배범과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수배범에게 사인을 해주며 급기야 몸싸움 끝에 검거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또 4월 12일 방송된 ‘이기찬’ 편은 가수 이기찬을 개그맨 박경림의 가짜애인 노릇을 하게 만들어 강도높은 애정행위를 하도록 유도했다.

몰래카메라는 처음 방송에 등장한 이후 끊임없이 논란을 빚어왔다. 대중들의 ‘관음증’을 자극하고, 엿보기 당하는 연예인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아 한때 방송사들이 제작을 자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SBS가 끊임없이 몰래카메라 형식의 프로그램을 시도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연예인들의 신변잡기 중심의 ‘토크’도 문제다. <즐겨찾기>는 진행자와 출연 연예인 사이에 오가는 질문과 답변이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질문과 대답 중에 시청자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거의 없다. 제시되는 질문이 출연 연예인들의 지극히 사적인 대답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4월 5일 방영분에서 제시된 ‘나는 밖에서만 스타일 뿐, 안에서는 완전 찬밥(?)신세!!’ 라는 주제는 연예인의 사생활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질문이었다. 4월 12일 등장한 ‘연예인들이 하는 뻔~한 거짓말’,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방송의 추억’이라는 주제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런 질문들은 결국 ‘기획사의 단속으로 혼자 밤을 지내는 여자연예인의 사연’, ‘미모의 쇼핑 호스트 여자친구 공개’, ‘음식값을 깎으려고 사인해 준 사연’, ‘휴대폰 위치추적까지 하는 스토커 남자친구 이야기’ 등 출연 연예인의 사적인 ‘잡담’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즐겨찾기>에서는 시청자들이 함께 생각하고 출연진의 대화에 공감할 수 있는 ‘토크주제’를 찾아볼 수 없어 시청자들을 소외시켰다는 지적도 받았다.

SBS의 <즐겨찾기>는 최근 일부 코너를 변경했다. 하지만 문제로 지적받고 있는 ‘실험카메라’ 코너나 연예인 신변잡기식 ‘토크’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SBS가 보다 참신하고 질 높은 연예오락프로그램 제작에 힘써주기를 바란다.(정리 안소연 회원)

<2005년 4월 유감방송②>
◇ SBS <실제상황 토요일> ‘리얼로망스 연애편지’
- 방송날짜 : 매주 토요일 오후 5시 50분
- 연출 공희철·박승민, 진행 강호동

‘짝짓기’ 프로그램 베끼기, 이젠 그만

SBS <실제상황 토요일> ‘리얼로망스 연애편지’가 봄 개편을 맞아 ‘시즌2’라는 이름으로 선을 보였다. 본회는 이미 2004년 10월 ‘리얼로망스 연애편지’가 기존 짝짓기 프로그램의 재구성 일뿐이라며 ‘유감 방송’으로 선정한 바 있다. 그러나 봄개편에서 바뀐 프로그램도 기존 짝짓기 프로그램의 고질적 문제인 ‘선정성’, ‘스타중심주의’, ‘외모지상주의’ 등이 반복되었다. 이에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SBS <실제상황 토요일> ‘리얼로망스 연애편지’를 2005년 4월 ‘이 달의 유감방송’으로 선정했다.

‘리얼로망스 연애편지’(이하 ‘연애편지’)는 틀에 박힌 진행방식에서 벗어나겠다던 개편 전 기획 의도와 달리 MBC <강호동의 천생연분>·<두근두근 서바이벌>, KBS <장미의 전쟁> 등 기존 짝짓기 프로그램의 형식과 내용을 그대로 답습했다.

‘출연자들의 자기소개→댄스경연→남녀 체력과시 게임→커플결정→퍼펙트맨·퍼팩트 레이디 선정’순으로 구성된 ‘연애편지’는 기존 짝짓기 프로그램과 별다른 차별성을 찾아볼 수 없었다. 또 진행자마저 이전에 다른 방송사에서 유사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강호동씨가 맡고, 출연자들도 비슷비슷하며 이들이 보여주는 삼각관계 등의 에피소드는 이미 식상한 것들이다.

가학성도 문제다. 개편 전부터 가학적 벌칙에 대한 지적이 있었음에도 ‘연애편지’의 게임 형식과 벌칙은 변화된 것이 없었다. 4월 30일 방송분에서 선택받지 못한 출연자들은 낙오자 취급을 받으며 ‘마이너리그’로 가게 되고 거기서 ‘정신차려 이 친구야’라는 게임을 했다. 선택받지 못한 것이 죄라도 되는양 취급받으며 ‘땅콩 때리기’, ‘자튕기기’, ‘고무줄 튕기기’ 등의 벌칙을 받는다. 벌칙을 받고 아파하는 출연자들을 통해 시청자의 웃음을 유발하려는 오락프로의 ‘가학성’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음에도 짝짓기 프로그램에서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출연자들을 외모로 평가해 ‘폭탄’역할을 지정하고, 이들을 다른 진행자나 출연진들이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는 악습도 반복되었다. 지난 4월 23일 방송분에서는 여성출연자들의 외모에 대해 남성 출연자들이 보이는 반응을 비추면서 ‘싱글벙글’, ‘만족’, ‘떨떠름’, ‘시큰둥’이라는 자막을 넣어 외모를 기준으로 웃음을 유발시키려 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사랑’이란 말이 남발되는 것도 지적됐다. 진행자가 “진심으로 사랑하십니까?”라는 질문을 계속적으로 던지고, 출연자들은 커플 선정이나 벌칙 때문에 다른 출연자들에게 “정말, 완전, 진짜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남발했다. 진실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사랑’이라는 말의 반복은 말장난으로만 비춰졌다.

짝짓기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의 시청률을 보장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에 기존의 짝짓기 프로그램을 그대로 베끼는 것은 시청자들을 실망시킬 뿐이다.(정리 이나영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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