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통일이 해외동포 삶 윤택하게 할 것”
이날 학술심포지엄에서는 지난 2010년 9월부터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이 러시아 연해주-사할린과 중국 연변, 일본의 도쿄-오사카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해외동포들과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근거로 ‘민족정체성’과 ‘분단-통일의식조사’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고 국내외 연구자들이 이에 대해 토론했다. 제1부 ‘코리언의 민족정체성 조사-연구’와 제2부 ‘코리언의 분단의식과 통일한반도의 미래가치’라는 섹션으로 진행됐다.
제1부에서는 ‘재러 고려인의 민족정체성과 민족적 자긍심’(박민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연구원)과 ‘재일 조선인의 민족정체성과 경계인’(김익현,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그리고 ‘탈북자 정체성의 이해와 민족의 평등한 유대’(이병수,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교수)가 발표됐다. 2부에서는 ‘재러 고려인의 분단의식과 상호신뢰성의 회복’(박영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교수)와 ‘재일조선인의 분단의식과 동북아의 평화’(박종성,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원)이 발표하며 마지막으로 ‘탈북자들의 분단의식과 통합적 가치’(김종곤,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원)가 발표됐다.
1부 민족정체성에 대한 분석은 인지적 정체성, 신체적 정체성, 정서적 정체성으로 구분하여 이뤄졌다. ‘재러 고려인의 민족정체성과 민족적 자긍심’(박민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연구원)에서는 “고려인의 인지적 정체성이 한반도에 사는 사람과는 ‘같지만 다른’ 독특한 ‘고려인 정체성’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이것은 전승된 기억 속에 잊혀진 한(조선)반도가 아닌 구체적인 실감으로서 한(조선)반도를 경험한 고려인들이 한(조선)민족 및 한(조선)반도와의 연결고리에서 만들어낸 독특한 정체성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고려인의 신체적 정체성에는 ‘언어’와 같이 그들의 이주 경험 속에서 전승될 수 없었던 요소가 아닌, 변용되고 전승시킬 수 있었던 ‘혈연’과 ‘문화’가 가장 커다란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그들의 민족정체성은 나름의 영역에서 여전히 유지, 전승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이 논문은 “고려인의 정서적 정체성이 다른 코리언 디아스포라와 마찬가지로 ‘다름’의 정서로부터 출발하는데, 이 다름의 정서는 서로 배척하고 충돌하는 정서가 아니라 서로 평등한 입장에서 상호인정을 요구하는 능동적인 정서”라며 “고려인의 정서적 정체성의 특징은 강한 민족적 자긍심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한(조선)민족과의 연결고리에서 발생한 민족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자부심이 추가되는 형태로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논문, ‘재일 조선인의 민족정체성과 경계인’(김익현,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은 종래의 재일조선인 연구가 ‘조국에 대한 친밀감의 정도’, ‘타민족과의 결혼에 대한 생각’, ‘한글의 사용여부’, ‘한국과 일본이 경기를 한다면 어디를 응원하겠는가’ 등등의 물음을 통해 얼마나 동질성을 유지하고 있는가에 따라 민족정체성의 유지와 해체를 판단해왔다고 비판하면서 중요한 것은 유지냐 해체냐가 아니라 변용이라고 주장했다. 즉 그들이 거주국 일본의 차별과 배제의 정책 및 일본문화에의 동화에 저항하고 적응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민족정체성의 변용시키고 재일조선인들만의 독특한 민족정체성을 형성해 왔고 형성해 나가고 있는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재일조선인은 인지적 정체성에서부터 매우 약한 일본에 대한 국가정체성과 매우 강한 ‘한반도 지향의 민족정체성’으로 요약될 수 있다. 하지만 아울러 이 논문은 이런 재일조선인의 민족정체성이 남과 북 어느 한쪽으로 수렴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반도’라는 과거적이면서 앞으로 통일되어야 할 미래로서 한반도에 대한 정체성이라는 점을 밝히고 있다.
셋째 논문, ‘탈북자 정체성의 이해와 민족의 평등한 유대’(이병수,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교수)는 우선, 국내 탈북자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그들의 정체성이 체험적· 신체적· 정서적 차원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실증적으로 해명했다. 이 논문은 탈북자의 정체성은 한국사회 입국 후 남의 정치경제 체제에 대한 적응 및 동화 정도를 기준으로 이해될 수 없다고 하면서 탈북자의 정체성은 한국사회에 살기 전에 이미 북 체제를 체험했고 또 제3국에서 불법체류자로서 신변불안을 체험하면서 형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유랑의 체험과 한국사회의 거주체험 과정에서 귀속감의 성격은 혈연적이고 체제적 요인이 약화되고 생활문화적 요인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런 점에서 이 논문은 탈북자 정체성의 핵심이 국가정체성이 아니라 민족정체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나아가 이 논문은 탈북자 정체성의 다양한 분화가 같은 민족이라는 긍정적인 정서와 같은 민족에게서 받는 차별과 편견이라는 부정적 정서 두 요인의 결합정도에 달려 있음을 밝히고 있다. 남 주민들과의 교섭과정에서 민족적 동포애가 결여된 개인주의적 태도, 그리고 같은 민족을 차별하는 남 주민의 태도를 지속적으로 경험하면서 탈북자의 정서는 분열된다. 이러한 정서적 분열은 탈북자 정체성의 다양한 분화를 야기하지만, 이는 병리적 현상이라기보다 자신의 정체성을 역동적으로 재구성하려는 인정투쟁의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이 논문은 탈북자의 인정투쟁은 한(조선)민족 내부의 위계를 부정하고 평등한 유대를 위해서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민족 공통성을 미래기획적으로 형성하는 데 의미 있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부 분단-통일의식에 대한 분석은 통일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분단의 책임과 분단 극복의 정책적 방향, 통일한반도의 미래적 상, 통일한반도가 지향해야 할 가치와 남과 북이 서로 배워야 할 가치, 통일의 전망과 분단 극복에 주는 의미라는 틀 속에서 이루어졌다.
첫째 논문 ‘재러 고려인의 분단의식과 상호신뢰성의 회복’(박영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교수)은 극동지역 재러 고려인들이 은 ‘남과 북의 통일이 해외 동포들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에 대해 88.7%가 ‘그렇다’고 답변함으로써 통일을 자신들의 삶과 직접적으로 관련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제 식민지 지배의 극복이라는 관점에서 ‘남북 분단의 극복과 통일’을 사고하고 있으며 통일이 한(조선)민족의 발전과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공존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통일의 장애물을 ‘조선’과 ‘미국’에서 찾으며 분단의 책임을 한(조선)반도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찾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대북봉쇄정책’을 취해서는 안되며 오히려 중장기적 관점에서 ‘상호 신뢰성 회복’과 ‘남북 공동 번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지금부터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 완화’와 ‘경제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므로 이 논문은 재러 고려인들의 분단-통일의식조사에서 드러난 실천적 교훈으로, ‘주변국과의 협력-공존하면서도 남북 간의 우애를 회복하고 인권을 실천하는 나라’라는 비전과 ‘경제적으로 풍요로우면서도 모두가 평등하게 잘 사는 나라’라고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재러 고려인들이 제안하고 있듯이 남쪽은 ‘잘 산다고 다른 사람들을 멸시하는 태도’를, 북쪽은 ‘폐쇄적이고 경제적으로 낙후한 나라’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남쪽은 북으로부터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이나 민족적 동포애와 같은 민족적 가치를 배우고 북은 남으로부터 보다 개방적이면서도 국제적 환경을 고려한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외교를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둘째 논문 ‘재일조선인의 분단의식과 동북아의 평화’(박종성,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원)는 재일조선인이 역사적으로 분단이 일제 식민지의 잔재이며 우리 민족에게 남긴 상처라고 인식하고, 분단이 우리 민족의 발전에 저해 요소가 된다는 점에서 민족의 발전을 위해 통일을 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하면서 남북통일이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존에 직결된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재일조선인은 통일의 장애 요인과 분단 지속의 원인에 대하여, 국제 열강이라는 외부적 요인으로 미국과 내부적 요인으로 북한을 들고 있으며 이 양자를 거의 비슷한 관점에서 고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 논문은 재일조선인이 분단극복을 위해서는 남북 간 군사적 대결의 긴장완화와 더불어 남북 간 민간 교류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이룩하는데 남북이 반드시 해야 할 것으로 상호 신뢰성 회복, 군비축소와 같은 평화정착 노력이라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이 논문은 재일조선인이 통일된 한반도가 추구해야 가장 중요한 가치로 경제적인 문제 보다는 인권, 자유, 주체성이라는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고 하면서 재일조선은 정치 군사적 대국의 건설보다는 해외 동포들과의 연대 강화와 더불어 주변국과의 협력-공존을 통해서 문화 선진국의 건설을 통일한반도의 미래적 가치로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셋째 논문 ‘탈북자들의 분단의식과 통합적 가치’(김종곤,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원)는 탈북자들의 분단-통일 의식이 가진 가장 큰 특징으로 남과 북에 대한 양가적 평가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자유로운 남의 체제에 대해 비교우위적인 평가를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겪는 차별, 소외로 인해 정서적으로는 남에 대해 이질감을 느끼고 있는 반면 북의 체제에 대해서는 상당한 반감을 보이지만, 고향으로서의 북에 대한 정서적 지향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 논문은 이들이 분단의 지속원인과 책임을 한국에 비해 북에 많이 돌리지만 한편으로는 남북 상호간의 신뢰성 회복을 통한 교류가 꼭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이 논문은 통일한반도의 건설을 위해서는 는 이런 남북이 가진 부정적 가치들을 극복하고 긍정적 가치들을 통합한 형태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국대학교 개요
독립운동의 맥동 속에서 태어난 당당한 민족사학 건국대학교는 1931년 상허 유석창 선생께서 의료제민(醫療濟民)의 기치 아래 민중병원을 창립한 이래, 성(誠) 신(信) 의(義) 교시를 바탕으로 ‘교육을 통한 나라 세우기’의 한 길을 걸어왔다.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서울캠퍼스와 충북 충주시 충원대로 GLOCAL(글로컬) 캠퍼스에 22개 단과대학과 대학원, 4개 전문대학원(건축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경영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 10개 특수대학원을 운영하며 교육과 연구, 봉사에 전념하고 있다. 건국대는 ‘미래를 위한 도약, 세계를 향한 비상’이란 캐치프레이즈 하에 새로운 비전인 ‘르네상스 건국 2031’을 수립, 2031년까지 세계 100대 대학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신지식 경제사회를 선도하는 글로벌 창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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