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수의대, 아름다운 이름 ‘유혜선 강의실’ 만들어
- 후배 장학금 남기고 떠난 수의학도 헌정 강의실 제막
사고로 딸을 잃은 부모는 ‘졸업 후 수의사가 돼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주겠다’던 딸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지난해 10월과 올 2월 두차례 딸의 모교인 건국대 수의과대학에 학생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1억3,000만원을 기탁했다. 수의학 예과 2년과 본과 4년을 거의 마친 딸이 졸업하면 미국 유학을 보내주기 위해 차곡차곡 모아온 학자금에다 사고 보상금까지 보탰다. 딸이 사용하던 전공서적과 도서도 모두 건국대 수의대에 기증했다.
건국대는 유족의 고귀한 뜻을 기려 올 2월 학위수여식에서 명예졸업장과 명예동문증서를 수여한데 이어 이날 유혜선 기념 세미나실을 오픈했다.
고 유혜선씨의 아버지 유한욱(56), 어머니 황명숙(52)씨가 건국대 수의과대학에 장학금을 기부한 것은 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다닌 딸이 “졸업하면 꼭 수의사가 돼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을 주겠다”던 소원을 이뤄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혜선씨는 졸업을 한 학기 남긴 지난해 8월, 미국 수의사 시험을 치른 뒤 친구들과 공중방역근무의로 일하는 친구들을 만나러 강원도 고성에 다녀오다가 차가 뒤집히는 사고를 당했다. 머리를 크게 다쳐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고 유혜선 학생은 건국대 수의대 6년 동안 학과 수석을 독차지할 정도로 우등생이었다. 최종 학기에 치르는 국내 수의사 국가고시에서 수석을 기대했을 정도였다. 2009년에는 1년 동안 미국 버지니아 공대 교환학생으로도 갔다 왔으며 사고 전 치런 미국 수의사시험에도 당당히 합격했다. 그동안 278학점이나 이수하면서 평균 평점이 4.38(4.5만점)점. 이수학점과 커리큘럼, 학사관리가 깐깐하기로 유명한 수의대에서 계절학기까지 포함하면 7년간 17학기를 다녔다. 학업 성적이 좋아 등록금 전액 감면 장학금을 받던 혜선씨는 부모에게 “더 힘들게 공부하는 친구도 많은데 내가 받아 미안하다”며 “수의사가 되면 후배들을 위해 꼭 장학금을 내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한다. 아버지 유씨는 “어릴 때부터 동물을 사랑하고, 마음 씀씀이가 예뻤던 딸”이라며 “후배들이 우리 딸이 못 이룬 멋진 수의사 꿈을 이뤄주고 딸의 발자취를 후배들이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건국대 수의과대학은 이 장학금을 ‘유혜선 장학기금’으로 이름 짓고 올해 2학기 첫 수혜자 4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건국대는 ‘학업 성적 뿐만 아니라 가정형편과 앞으로의 포부까지 고려해 선발해 달라’는 혜선씨의 뜻에 따라 수의학과 전공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재 ‘공모’를 통해 성적뿐만 아니라 경제적 여건, 앞으로의 학업과 사회기여 계획 등을 감안한 장학생 심사를 진행 중에 있다.
유혜선 장학기금을 운용하는 수의과대학 내리사랑장학회 회장 이상목 교수는 “유혜선 학생과 부모님의 뜻이 후학에도 전해질 수 있도록 앞으로 유혜선장학금의 수혜자 모임을 만들어 장학기금을 더욱 확충해나갈 예정”이라며 “또 내년부터는 장학생 수도 대폭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휘율 건국대 수의과대학장은 “오늘 강의실 네이밍 제막식을 통해 자랑스러운 딸을 잃은 큰 슬픔과 아픔을 딛고 후배 수의학도들을 위해 베풀어주신 큰 뜻이 후학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라며 “고 유혜선 학생과 부모님께서 베풀어 주신 따뜻한 정성으로 후배 학생들이 미래를 설계하고 사회의 대들보로 성장하는데 큰 도움과 용기가 될 것으로 확신 한다”고 말했다.
건국대학교 개요
독립운동의 맥동 속에서 태어난 당당한 민족사학 건국대학교는 1931년 상허 유석창 선생께서 의료제민(醫療濟民)의 기치 아래 민중병원을 창립한 이래, 성(誠) 신(信) 의(義) 교시를 바탕으로 ‘교육을 통한 나라 세우기’의 한 길을 걸어왔다.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서울캠퍼스와 충북 충주시 충원대로 GLOCAL(글로컬) 캠퍼스에 22개 단과대학과 대학원, 4개 전문대학원(건축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경영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 10개 특수대학원을 운영하며 교육과 연구, 봉사에 전념하고 있다. 건국대는 ‘미래를 위한 도약, 세계를 향한 비상’이란 캐치프레이즈 하에 새로운 비전인 ‘르네상스 건국 2031’을 수립, 2031년까지 세계 100대 대학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신지식 경제사회를 선도하는 글로벌 창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konkuk.ac.kr
연락처
건국대학교 홍보실
02-450-3131~2
이메일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