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회장 朴容晟)가 30일 발표한 ‘국내제품 시험검사결과의 국제공인현황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제품의 유해성과 기능의 적정성 등을 평가하는 기관이 국내에 1,400개에 달하지만 국제적으로 공인을 받을 수 있는 검사기관은 기술표준원의 KOLAS 시스템에 등록된 466개에 불과하며, 나머지 934개의 시험검사결과는 국제적으로 인정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 KOLAS: 한국시험기관인정기구(Korea Laboratory Accreditation Scheme) 약칭. 이 기구에 등록된 검사기관의 검사성적서는 국제협약에 의해 공인됨.
대한상의는 이 때문에 기업들은 국내 기관으로부터 적합성 검사필을 받고서도 제품의 안정성에 대한 국제공인마크를 달 수 없어 제품 수출을 위해 국제공인기관의 시험검사를 다시 거쳐야 하는 이중부담을 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소비자들에게도 국내용과 수출용 제품이 다를 수 있다는 의혹을 유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국내 대기업을 통해 로컬수출(용어설명 참조)하는 부품 중소기업의 경우에도 최근 대기업들로부터의 국제공인마크 획득요구가 빈발하고 있어 애로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PCB(인쇄회로기판) 제조업체인 A사의 경우 제품의 유해물질 포함여부에 대해 국내외 주요 수요처들이 해외기관의 시험성적서를 요구하고 있고 시험성적서의 유효기간도 짧아 1~2년마다 시험검사를 받는데 따른 부담이 크다고 호소했다.
A사 관계자는 “최근 국내 시험기관들도 관련 장비를 갖춰 국제적으로 공인된 시험검사를 하는데 문제가 없다”면서 “정부가 기업이 한 번의 검사만으로 국제공인마크까지 획득할 수 있도록 국가간 상호인정협정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이와 관련해 최근 시험검사에 KOLAS 시스템을 도입한 GSM(유럽형) 휴대폰의 경우처럼 연간 180억 원가량의 비용을 절감한 예가 있지만 아직도 상당수 제품들은 1개월 이내에 수백만원이면 가능한 국내검사와 별도로 수개월에 걸쳐 수천만원씩 소요되는 해외검사를 추가로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국내 KOLAS는 물론 FDA 등 해외기관에서 국제공인을 받는 경우에도 국내기준에 의한 검사를 다시 받아야 하는 등의 제도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KOLAS 인정결과를 개별법령에서 수용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현재 제품의 시험검사와 관련한 법령은 11개 부처 42개에 달하지만 이중 17개만 국제기준인 기술표준원의 KOLAS 시험검사 결과를 인정하고 있고, 환경부, 정통부 등의 9개 부처 25개 법령에서는 고유기능과 전문성 등의 이유로 KOLAS 시험검사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대한상의는 국가 검사시스템을 KOLAS로 단일화하는 일은 단순히 기업의 비용부담을 줄이는 차원에 그치지 않고 신제품을 해외기관에서 검사받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술의 해외유출 문제를 막기 위해서라도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환경부 등 일부 부처에서 KOLAS 시스템과 별개의 인정제도를 도입하려 하고 있지만 이는 ‘1국가 1인정제도’를 통해 규제의 최소화와 국가인정시스템의 효율화를 꾀하고 있는 세계적 추세에 역행할 뿐아니라 부처별로 중복운영 중인 시험검사제도를 KOLAS로 단일화 하도록 결정한 지난 2001년 말의 규제개혁위원회 결정에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관세장벽이 약화되고 제품의 유해성과 기능성 검사기준이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대두되는 추세”라면서 “국제적으로 공인되고 효율적인 제품검사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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