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철도공사, 조폐공사 등 공기업 사장 임명과 국가보훈처 차관, 환경부장관 등의 임명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보은인사, 낙선자 챙기기와 같은 비판이 일고 있다. 이같은 비판이 지나치게 일부분만 강조된 측면이 없진 않지만, 최근 이루어진 인사는 전체적으로 직무에 적절한 인사였는지 의문이다. 청와대 심지어 대통령까지 나서서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낙선자를 배려한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은 공직을 경력관리나 낙선자를 배려하는 자리로 여기지 않았다면 분명 잘못된 것이다. 정치인 등도 공기업 사장에 갈 수 있지만 이는 해당 직무에 충실하고 능력이 있는 경우에 정당성을 갖는 것이지 정치적 고려로 할 일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 인사는 부적절한 것이다.
낙선한 정치인이 공직을 맡아서는 안된다는 것은 아니다. 공기업 사장이 반드시 내부승진에 의해야 한다거나 자격요건에 있어 전문성만이 강조되어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 인사가 정치인들의 경력관리 혹은 선거전략의 일환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노 대통령은 ‘영남에 지지가 없어서 선거 때 인물이 없다는 소리를 듣게 되고, 이러다 보니 자꾸 국회의원 중심으로 정치가 이뤄지고 이런 악순환 때문에 지역구도가 더욱 굳어진다’고 말한다. 이는 다른 말로 이들을 임명한 이유가 영남지역의 인물을 키워내, 차기 선거에 출마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영남권의 지지를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이번 인사가 선거전략 차원에서 이뤄졌음을 노골화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공직이 다른 자리로 옮겨가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서는 공직이 희생되거나, 원칙과 절차가 유보될 수도 있으며, 이로 인한 국민의 피해까지도 감수할 수 있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대통령에게 인사권을 부여한다고 해서 무한정의 권한까지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각료, 나아가 이번 인사논란의 시발이 되었던 공기업 사장은 모두 국민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공직자들이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임명권 행사는 국민의 신뢰와 지지속에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임명권자의 책무임에도, 이를 위한 청와대의 노력은 찾아볼 수 없다. 정권출범 초기 시스템에 의한 투명인사를 강조하고, 다면평가, 공모제 등을 강조하던 것에 비춰 이에 대한 기대감을 가졌음에도 정작 그 결과는 과거정부와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리고 김정복 국가보훈처차장 임명에 있어 박정복씨 와의 사돈관계를 청와대가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해명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할 수 없는 것이다. 한편 노 대통령은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고 인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인재를 모으고, 그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적극적으로 자기능력을 발휘할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전적으로 정부와 인사권자의 몫이다.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사람이 없다’라고 푸념하는 건 권한을 포기하지 않는 한 있을 수 없는 발언이다.
결국 논란이 빚어지거나 국민적 비판이 커지는 것은 이번 인사가 낙하산이라거나, 보은이라거나, 낙선자 챙기기와 같은 외형적 결과 때문만은 아니다. 임명권자로서 장관이나 공기업 사장에 어떤 사람이 가장 적절한 것인지에 원칙은 보이지 않고 다음 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고려만 보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인사권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인사의 전권을 위임받은 것은 아니다. 장관과 공기업 사장 등 고위직 공직자의 인사는 국민의 동의가 필요하고 국민이 납득하지 못한다면 최소한 설득의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인사는 이조차도 찾아보기 힘들다.
※ 이 자료는 인터넷참여연대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http://peoplepower21.org
웹사이트: http://peoplepower21.org
연락처
맑은사회만들기본부 담당:이재명 (직통전화)723-5302 (전자우편) 이메일 보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