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26일 ‘코리언의 트라우마와 치유’ 심포지엄 개최

- 서승 리츠메이칸대 석좌교수 초청 석학강연

서울--(뉴스와이어)--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단장 김성민 철학과 교수)은 인문한국(HK)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주제로 석학초청강연과 국내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 2012년 4월 26일(목)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크게 두 분야로 개최되는데, 오전에는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특임교수로 있는 서 승교수가 “나의 삶-동아시아의 평화를 향하여”를 주제로 특강을 펼칠 예정이다.

서교수는 일본 리츠메이칸대학의 코리안연구센터를 주도한 장본인으로, 인권문제와 동아시아의 평화, 국가폭력에 대한 실천적 학자로서 명망을 떨치고 있다. 이번 강연에서는 서교수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살아온 삶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일본의 과거청산이 아직까지 진행되지 않는 것에 대한 강력한 문제제기를 할 예정이다. 그리고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서 “당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는 한국전쟁 이후 이어져온 조선반도에서의 전쟁상태를 종결시키고 조선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실현해서, 일본 국내외에서의 다양한 과거의 국가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 문제 진상규명 · 권리회복을 함에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식민지지배는 인도에 반하는 범죄라는 명확한 국제적 합의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오후에 펼쳐질 학술심포지엄은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와 치유”를 주제로 네 가지 연구발표와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통일인문학연구단에서는 통일의 범주를 한반도에 거주하는 남북의 주민에 국한하지 않고 800만에 이르는 코리언 디아스포라의 통합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전지구적 코리언의 통합을 위해 ‘민족공통성’을 통합 주제로 설정하고, 이들의 민족정체성·역사적 트라우마·생활문화·분단 및 통일의식을 진단하는 연구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인은 물론이고 탈북자·재중조선족·재러고려인·재일조선인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고 이를 분석하고 해석한 자료를 발표하고 있다.

이번 학술심포지엄에서는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진단하고 치유 방안을 찾는 발표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제1발표는 김종군(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교수)의 “탈북자의 역사적 트라우마와 현재적 양상”에 대한 발표로, 이 발표에서는 북한주민을 조사대상으로 삼을 수 없는 실정에서 탈북자를 대상으로 삼아 북한주민들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진단할 예정이다.

탈북자들에게서는 여타 코리언과는 대비되는 특수한 트라우마 양상을 진단할 수 있는데, 북한에서 거주한 시기에는 식민트라우마가 강하게 작용하고, 탈북과정과 국내에 입국한 이후에는 분단트라우마가 현재적으로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탈북자의 분단트라우마는 탈북트라우마로 대체할 수 있는데, 이산트라우마·국가폭력트라우마·사회폭력트라우마로 세분화한다. 탈북자의 이산트라우마는 21세기의 새로운 이산가족을 양산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은밀한 귀향의 소망으로 표출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국가폭력트라우마는 탈북의 당위성을 인정받기 위해 북한 체제에 대한 고발과 비판의식을 강하게 드러내는 과정에서 자신의 과거를 부정해야 하는 상처로 남는다고 보고 있다. 또한 사회폭력트라우마는 남한사회 정착 과정에서 가해지는 남한주민들의 무시와 차별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진단한다. 아울러 이산트라우마는 40대 연령층에서, 국가폭력트라우마는 탈북자 전체에서, 사회폭력트라우마는 2006년 이전에 입국한 탈북자들에게서 비교적 강하게 드러난다고 진단한다. 그리고 탈북과정에서 필수적으로 겪어야하는 중국에서의 도피생활에서 기인한 특이한 현상으로 중국에 대한 반감이 극대화된 양상도 읽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승 석좌교수 소개

서승(67) 리츠메이칸(立命館)대 석좌 교수의 얼굴에는 질곡이나 형극 같은 수사로 형용할 수 없는 현대사의 고통이 화인(火印)으로 새겨져 있다. 재일동포 3세로 교토(京都)에서 태어난 그는 한일 국교정상화 반대 운동으로 재일동포 사회가 들끓던 1965년 대학에 입학했다. 일본의 68혁명인 전학공투위(전공투)가 불붙던 해 한국 유학 생활을 시작했고, 서울대 대학원 유학생 시절인 1971년 2월 동생 서준식씨와 이른바 ‘재일동포학원침투간첩단사건’ 주모자로 몰리며 국가보안법의 올가미에 걸려들어 19년 동안 옥살이를 했다. 스무 살 때 고국 땅을 처음 밟았고 당시 한일회담 반대 운동을 하고 있던 한국 대학생들을 보고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다. 우리말도 몰랐던 그는 재일동포의 정체성과 당시 남북현실에 대한 모순 등을 고민하게 됐고 우리 문화와 역사를 배우려 서울대에서 공부하던 차에 간첩으로 몰리게 된 것이다.

그는 보안사의 모진 고문과 사건 조작에 저항하기 위해 수사 과정에서 기름 난로에 몸을 던졌다. 천신만고 끝에 목숨을 건졌지만 전신 화상을 입었다. 모진 고문과 화상을 입은 그의 사진은 당시 군사독재의 인권 상황을 세계에 고발하는 상징이었다. 한국 정부의 폭압성을 상징하는 자국으로 세계인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출옥 후 학자로서 비교인권법을 강의하며 평화운동에 참여해왔으며 1998년부터 일본 리츠메이칸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그가 출소 후에 쓴 ‘옥중 19년’이라는 책은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이후(1999년)에야 한국에서 출간됐다.

그가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초청으로 방한, 26일 건국대에서 석학강연을 갖는다. 고국을 찾은 서 교수는 “일본에서는 그동안 한류도 있었고, 이른바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하는 한국에 대해서는 상당히 관용적인 면을 보이면서, ‘조선’이라고 이름 붙는(반드시 총련 지지자만은 아닌데), 혹은 민족교육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조선학교’에 대해서는 아주 가혹하게 대하고 있다”면서 “분단, 반공 시대가 지나고 민족화해의 시대에 접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것들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일본의 태도에 대해 그는 “사실 식민지 지배의식이 그대로 드러나는 현상”이라며 “조선인 차별이라는 것은 한국 사람과 무관한 것이 아니다. 우리 민족 전체에 대한 소위 멸시와 차별의식이 나타나는 것인데, 우리 동포의 다른 부분에 대한 억압과 차별은 우리 민족 전체에 대한 문제라고 인식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본래 농촌경제학을 전공했지만 감옥 생활을 하면서 국가 폭력의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동아시아의 인권과 평화 문제에 집중하게 됐다. 인권의 보편성이 동아시아의 사회·역사적 맥락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식민주의 경험이 동아시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밝히는 것이 연구의 주제였다. 그는 인권을 국가 폭력에 대한 대항권으로 해석한다. 그런 인권이 심각하게 위해 받는 경우가 식민 지배나 전쟁, 또는 제노사이드(민간인 학살)처럼 개인이 국가 폭력에 노출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인권 문제를 푸는 대전제는 평화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일본은 자신들에게 순응해 흡수되려는 사람에겐 관대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철저히 배제하는 사회”라며 “재일동포가 일본 사회 속에 무조건 융화하라고 강조하면 일본 사회가 져야 할 식민주의의 책임 또한 재일동포가 함께 져야 하는 모순이 생기는 만큼 이른바 다문화 공생론에 가려 있는 억압과 차별의 구조를 직시해야 할 필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한다.

남북문제에 대해 그는 “현 정부 들어서 남북 문제를 너무 입구론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 같다.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화할 수 없다는 자세로는 100년이 가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난 우선 대화부터 하면서 해결점을 찾는 출구론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강자일수록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현 정부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특히 재일동포에 대해서 닫혀 있다. 중국 동포, 중앙아시아 동포도 받아들이면서 한국 국적을 갖지 않은 일본의 동포는 입국조차 못하게 막고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그는 “본인들의 의사와 관계 없이 한 민족의 운명을 송두리째 강제로 결정한다는 점에서 식민제도는 노예제 못지 않은 반인륜적 범죄”라며 “아직 세계에 남아 있는 인종차별과 제노사이드의 근원에는 문명과 야만을 구별하는 식민주의의 잔재가 있다” 말했다.

건국대학교 개요
독립운동의 맥동 속에서 태어난 당당한 민족사학 건국대학교는 1931년 상허 유석창 선생께서 의료제민(醫療濟民)의 기치 아래 민중병원을 창립한 이래, 성(誠) 신(信) 의(義) 교시를 바탕으로 ‘교육을 통한 나라 세우기’의 한 길을 걸어왔다.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서울캠퍼스와 충북 충주시 충원대로 GLOCAL(글로컬) 캠퍼스에 22개 단과대학과 대학원, 4개 전문대학원(건축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경영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 10개 특수대학원을 운영하며 교육과 연구, 봉사에 전념하고 있다. 건국대는 ‘미래를 위한 도약, 세계를 향한 비상’이란 캐치프레이즈 하에 새로운 비전인 ‘르네상스 건국 2031’을 수립, 2031년까지 세계 100대 대학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신지식 경제사회를 선도하는 글로벌 창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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