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국내 기업 배당지급 여력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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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2012-05-01 12:00
서울--(뉴스와이어)--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국내기업의 배당성향은 급격하게 하락했다. 2000년대 들어 국내 기업들의 배당성향은 완만하게 높아졌지만, 2000년 이전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배당을 지급하는 기업의 비중도 별로 늘어나지 않았다. 배당성향이 높은 기업의 비중은 줄고 배당성향이 낮은 기업의 비중은 늘어났다. 2000년대 후반 국내 기업의 수익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배당성향이 높아지지 못한 것은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현금흐름보다 투자에 더 많은 현금흐름을 지출하면서 배당으로 지급할 수 있는 현금흐름이 줄어든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요 국가 기업과 비교해도 국내 기업의 배당성향은 낮은 편이다. G7 국가의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우리나라 보다 2배 이상 높은 배당성향을 보였으며 글로벌 우량기업들도 대체로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이들 기업들은 영업이익으로 창출된 현금흐름 범위내에서 투자가 이루어져 배당을 위한 잉여현금이 확보되었지만 우리기업들의 경우 수익보다 많은 투자지출로 잉여현금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성장성이 높은 신흥국들도 대체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배당 성향은 낮았지만 잉여현금의 여유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적게나마 배당을 지급한 기업의 비중은 다른 나라에 비해 낮지 않았다. 우리나라 기업의 배당수익률은 낮지만 주가상승률까지 감안한 전체 투자수익률은 높았다. 투자를 통한 성장과 실적 개선으로 기업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배당에 대한 관심은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배당성향은 낮지만 시중금리 하락으로 배당을 통한 상대적인 수익성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고배당 기업에 대한 투자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금흐름이 부족할 때에 배당을 지급하는 것은 차입금으로 배당을 지급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각 기업의 상황에 적절한 배당정책이 필요하다. 배당정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하여 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투자자들의 배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배당은 기업의 이익 중에서 일부를 투자의 대가로 주주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주식투자에서 발생하는 이익에서 시세차익은 단기적인 주가 변동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지만 배당금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실물경제나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안정적인 수익에 대한 선호가 강해질수록 배당이 주식 투자의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중금리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일정 수준의 배당을 안정적으로 지급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상장기업의 배당 현황과 추세, 배당여력, 국가별 배당지급의 차이를 살펴보고 향후 국내 기업의 배당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찾아본다.

1. 국내 기업의 배당성향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배당성향 크게 하락

우리나라 기업들의 배당 추이를 살펴보면 80년대와 90년대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이다가 90년대 후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현저히 하락한 특징을 보인다. 1985~2011년 기간동안 상장기업(비금융)들의 연평균 배당성향(순이익에서 배당으로 지급된 부분, 중앙값 기준)을 보면 1980년대 후반(1895~1999년) 33.1%, 1990년대 전반(1990~1994년) 25.5%를 보이다가, 1990년대 후반(1995~1999년) 9.7%로 크게 떨어져 2000년대 전반(2000~2004년)에는 7.9%의 낮은 수준에 머무른다. 외환위기가 발생한 이후 상장기업이 배당 지급을 크게 줄였음을 알 수 있다.

배당성향 높아졌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

2000년대 후반 들어 배당성향은 상승했지만, 연평균 12.1%에 그치는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2000년대 들어 실적이 개선되면서 이익은 크게 증가했지만 배당성향이 낮아진 것은 기업들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늘어난 이익 중에서 배당 지급보다 내부에 유보하는 비중을 더 많이 늘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재무 전략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2000년대 후반에는 크게 늘어난 투자가 배당금 지급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기업의 이익 중에서 주주에게 배분되는 상대적인 비중이 감소한 것은 자기자본 대비 현금배당금 비율을 통해서도 파악된다. 상장기업의 자기자본 대비 현금배당금 비율은 1980년대 후반 2.9%에서 1990년대 전반 1.6%, 1990년대 후반 0.6%로 하락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조금 상승했으나 2011년 0.9%를 기록하는 등 1% 수준을 거의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기자본은 주주가 기업에 직접 투자한 자금과 이익 중에서 배분 받지 않고 기업 내부에 유보한 자금으로 구성된다. 자기자본은 기업에 대한 주주의 투자자금의 성격으로 볼 수 있다. 주주의 투자자금과 비교한 상대적인 배당 수준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배당을 많이 지급하는 기업의 비중 감소

상장기업 중에서 배당을 지급하는 기업의 비중도 크게 높아지지 못하고 있다. 1980년대 후반 86.3%에 이르렀던 배당금을 지급하는 기업의 비중은 1990년대 후반 61.4%로 크게 낮아졌다. 2000년대 이후 다시 높아지기는 했지만, 2000년대 후반 평균 69.4%에 그치고 있다. 외환위기를 계기로 자기자본 조달의 대가로 배당금을 지급하는 기업의 비중이 크게 낮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실적이 약화된 2011년에도 배당지급 기업의 비중은 69.0%로 2010년의 72.9%에 비해 3.9%p 감소했다.

기업별 배당성향의 분포 변화를 살펴보면 1980년대 후반과 2000년대 간의 현저한 차이는 배당성향이 낮은(0~20%) 기업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반면 배당성향이 높은(40% 이상) 기업의 비중은 크게 감소한 것이다. 무배당 기업의 비중이 2000년대 전반 40.0%에서 2000년대 후반 30.7%로 감소하고 배당금을 지급한 기업의 비중이 늘었지만 배당성향이 높은 기업의 비중은 줄었다.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 상장기업은 배당 확대에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배당수익률 낮아도 배당 투자메리트는 크게 상승

전반적인 배당성향은 낮아졌지만 시중금리가 하락하면서 배당을 통한 상대적인 수익성은 오히려 높아졌다.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배당수익률(주당현금배당액/주가)은 1990년대 이후 1~2% 수준을 유지하면서 높아지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배당수익률은 1990년대 연평균 1.4%에서 2000년대 1.8%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2010년과 2011년에도 각각 1.1%, 1.5%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배당 투자의 메리트는 크게 높아졌다. 전반적인 시중금리 수준이 낮아지면서 시중금리와 배당수익률과의 격차가 줄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 배당수익률은 크게 변하지 않은 반면 시중금리는 크게 하락했다. 1990년대와 2000년대의 연평균 금리 수준을 살펴보면 회사채수익률(3년만기 AA-등급)이 14.6%에서 5.9%, 국고채수익률도 12.9%에서 5.0%로 크게 낮아졌다. 국고채수익률과 배당수익률 간의 차이가 1990년대 11.5%p에서 2000년대 3.2%p로 크게 줄었다. 1990년대 국채수익률의 10% 정도 수준에 불과했던 배당수익률이 2000년대 36.6%로 상승했고, 2011년에는 42.5%(배당수익률 1.5%, 국고채수익률 3.6% 기준)까지 높아졌다. 배당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전반적인 국내 상장기업의 배당수익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높은 배당수익률을 제공하는 주식들이 상당수 있다. 2012년 4월 18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배당수익률 분포를 보면 2% 이하 기업의 비중이 62.8%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4%대 4.8%, 5% 이상 8.0% 등 4% 이상의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종목의 비중도 12.8%를 차지하고 있다. 10개 종목 중에서 1개가 배당수익을 통해 시중금리(2012년 4월 18일 국고채수익률 3.49%, 회사채수익률 4.23%)와 유사하거나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국내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주식 투자자들의 배당 증가에 대한 요구가 커지지 않는 것은 주당 배당금 규모가 증가했고 배당의 상대적인 수익성 증가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1년 상장기업의 주당 배당금(액면가 500원 환산 중앙값 기준)은 44.6원을 기록했다. 이와 같은 주당배당금은 2010년의 48.3원에 비해서는 적지만, 2000년 이후 2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배당성향은 높아지지 않았지만 주당 배당금의 증가와 다른 대체 투자대상들의 수익성 하락으로 배당에 대한 투자자들의 상대적인 만족도는 과거에 비해 높아졌을 것으로 판단된다.

2. 국내 기업의 배당지급 여력

배당여력은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으로 평가

2000년대 후반 들어 배당을 지급하는 기업의 비중이 증가했지만 이익과 비교한 상대적인 배당 수준이 감소한 기업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은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여 결정된다. 기업의 이익이 증가한다고 무작정 배당을 늘릴 수는 없다. 투자자금이 필요하거나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배당보다는 사내 유보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전반적인 수익성이 개선된 2000년 들어 배당 확대에 소극적이 된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현금흐름의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배당은 기업의 이익을 원천으로 지급된다. 기업의 이익은 배당 이외에도 설비투자, 차입금 상환 등과 같은 다른 용도로도 사용된다. 즉 기업의 투자기회가 배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따라서 기업의 배당여력을 이익 규모만으로 파악하기보다는 현재의 재무건전성이나 향후 투자기회 등과 같은 다른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파악해야 한다.

이렇게 보면 배당여력은 기업이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현금흐름에서 투자에 사용하고 남은 현금흐름인 잉여현금흐름의 관점에서 파악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이 높은 투자기회가 있다면 우선 투자를 하고 남은 여유가 있으면 주주에게 배당하는 것이 전체적인 주주가치의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주주는 배당이 아닌 주가 상승을 통해서도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 증가가 배당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

잉여현금흐름의 측면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배당여력은 2000년대 후반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다. 1990년대 후반 매출액 대비 잉여현금흐름 비율은 연평균 -3.9%(1995~1997년 평균 -7.7%, 1998~1999년 평균 1.8%)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현금흐름보다 더 많은 현금흐름을 투자하는데 지출했다. 이는 투자를 위해서는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했음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배당을 지급하는 것은 외부 차입금을 주주에게 지급하는 결과가 된다.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1997년 이전에는 배당여력에 비해 배당을 많이 지급한 것으로 판단된다.

2000년대 초반 매출액 대비 잉여현금흐름 비율은 2.7%를 기록해 배당여력이 증가했다. 하지만 배당이 크게 늘지 않은 것은 배당 확대보다는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차입금을 상환하거나 불확실성에 대비해 내부에 유보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금흐름을 고려하는 재무의사결정이 자리잡으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2000년대 후반에는 투자가 늘면서 잉여현금흐름이 적자(연평균 매출액 대비 잉여현금흐름 비율 -0.%)로 돌아섰다. 전반적으로 배당여력이 줄어든 것이다. 이후에도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현금흐름이 투자활동에 지출한 현금흐름에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어 매출액 대비 잉여현금흐름 비율은 2010년 -0.6%, 2011년 -1.0%를 기록했다.

2000년대 후반 국내 기업의 수익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배당성향이 높아지지 못한 것은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현금흐름보다 투자에 더 많은 현금흐름을 지출하면서 배당으로 지급할 수 있는 현금흐름이 줄어든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 중반과 같이 현금흐름이 부족해도 자금을 차입하여 배당으로 지급하기보다는 잉여현금흐름의 범위 내에서 배당을 지급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전반적인 배당성향이 낮아진 것이다.

기업의 수익창출 능력이 시중금리 상회

만약 주주에게 배당을 지급하는 대신에 투자를 통해 높은 주주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면 이익을 기업 내부에 유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식가격은 배당에 비해 불안정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고 주가에 기업 실적이 제대로 반영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주주들이 다른 투자에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업이 벌어들일 수 있다면 주주들은 배당보다는 내부 유보를 통한 기업가치 상승을 통해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 유리하다.

국내 기업들의 주주가치 창출능력 수준은 낮아졌지만 시중금리가 하락하면서 내부유보를 통한 상대적인 수익성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가치 창출능력은 투자자산수익률(ROIC)로 측정했다. 국내 기업의 투자자산수익률(ROIC)은 1980년대 후반 18.1%, 1990년대 전반 12.7%, 1990년대 후반 10.1%, 2000년대 전반 8.2% 등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투하자산수익률은 상승하였지만 2000년대 후반 8.4%, 2010년 10.8%, 2011년 9.0% 등으로 1990년대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중금리도 크게 하락했다. 1990년대까지 10%를 넘었던 회사채수익률은 2011년에는 4.4%까지 하락했다. 시중금리가 하락하면서 1990년대 시중금리에 미치지 못했던 국내 기업들의 투하자산수익률이 2000년대 이후에는 시중금리를 상회했다. 2010년 투하자산수익률은 회사채수익률보다 6.2%p, 2011년에도 4.6%p 높았다.

외부충격 등으로 인해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경우, 기초적인 주주가치 창출이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시중금리가 크게 하락하면서 기업이 투자를 통하여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배당을 하는 것보다 기업이나 주주에게 더 유리해지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비록 절대적인 주주가치 창출능력이 높아진 것은 아니지만 내부유보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 가능성이 높아진 것에서 국내 기업의 배당이 감소한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3. 배당성향의 국제비교와 글로벌 우량기업의 특징

배당여력 낮은 것은 기업투자에 비해 낮은 영업수익력이 원인

G20에 포함된 다른 나라 기업들과 비교한 국내 기업의 배당성향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의 2005~2011년 동안 배당성향은 22.4%로 전체 국가의 47.7%(이하 지표는 중앙값 기준)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기업의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 주는 방법으로는 현금배당뿐만 아니라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법도 있다. 자사주 매입도 넓은 의미의 배당으로 볼 경우에 국내 기업의 배당성향은 31.9%로 G20국가 평균 55.1%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 현금배당을 지급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서 높았다. 국내 기업의 2005~2011년 동안 현금배당을 지급한 기업의 평균 비중은 67.9%로 전체 평균 39.2%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국내 기업의 이익 중에서 배당으로 지급되는 비중은 작지만 다른 나라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배당을 지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높지 못한 것은 앞에도 살펴 보았지만 낮은 수익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6.2%, 3.3%로 전체 국가 12.0%, 6.9% 등에 비해 절반 정도에 그쳤다. 수익성이 낮아 영업활동의 현금흐름 창출능력도 낮았고, 투자활동에 지출되는 현금흐름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내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현금흐름 비율은 7.7%로 투자현금흐름 비율 8.9%에 미치지 못했다. 국내 기업들이 투자활동에 지출하는 상대적인 규모는 개도국 기업(12.6%)들에 비해 낮고, 선진국 기업(8.2%)들에 비해서는 소폭 높다. 반면 영업활동에서 창출되는 상대적인 현금흐름 규모는 선진국(12.1%)은 물론 개도국(13.4%) 기업들이 비해서도 상당히 낮은 수준에 그친다. 다른 나라 기업과 비교할 경우 투자측면보다는 영업활동의 낮은 현금흐름 창출능력이 배당지급을 더 크게 제약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벌어들인 현금흐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현금흐름을 투자활동에 지출함에 따라 배당으로 주주에게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은 높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신에 투자를 통한 실적 개선과 높은 주가 상승으로 주주들은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2005~2011년은 미국의 금융위기와 유럽의 재정위기 등으로 전세계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 시기이다. 단기간의 성과만으로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2005~2011년 동안 국내 기업들은 배당지급보다는 투자를 통한 성장과 실적 개선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기업들은 이익 배분 방법으로 자사주 매입도 적극 활용

전반적으로 선진국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개도국 기업들에 비해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대비 영업현금흐름 비율은 선진국 기업(12.1%)들과 개도국 기업(13.4%)들 간에 차이가 크지 않았다. 반면 매출액 대비 투자 현금흐름 비율은 선진국이 8.2%인데 비해 개도국은 12.6%로 투자활동에 지출하는 현금흐름에는 차이가 컸다. 개도국 기업들이 그만큼 투자활동이 왕성하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개도국 기업들은 배당에 지급할 여유가 크지 못했다.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 방식에 있어서도 국가별로 차이가 있었다. 전반적으로 선진국 기업들은 배당뿐만 아니라 자사주 매입을 통해서도 이익의 상당 부분을 주주에게 돌려 주고 있었다. 특히 미국 기업들은 이익을 돌려 주는 방법으로 자사주 매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2011년 동안 미국 기업들은 벌어들인 이익의 대부분(배당성향 100.4%)을 주주에게 돌려주었다. 미국 기업의 이익 중에서 38%는 현금배당, 62%는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에게 배분되어 자사주 매입이 훨씬 많았다. 개도국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현금배당의 형태로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 주고 있었다.

글로벌 우량기업 이익의 상당 부분 배당으로 주주에게 지급

글로벌 우량기업들은 이익의 상당 부분을 주주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기준 Forbes Global 2000에 포함된 비금융 기업 중에서 순위 상위 100개 기업의 배당성향(현금배당 기준)은 36.8%에 그쳤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까지 포함하면 배당성향은 60.2%로 높아진다.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 주는 방법으로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적절하게 동시에 활용함을 알 수 있다.

글로벌 우량기업들 중에서 현금배당을 지급한 기업의 비중은 90%가 넘는다. 최근 애플이 배당을 지급하기로 결정하여 화제가 되었다. 그 동안 애플은 엄청난 이익을 벌어들였음에도 현금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익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배당여력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지급하지 않았던 애플과 같은 기업은 글로벌 기업들 중에서 매우 예외적인 경우이다.

글로벌 우량기업들은 투자에 지출(매출액 대비 투자현금흐름 비율 12.0%)하는 현금흐름도 많지만,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이는 현금흐름(매출액 대비 영업현금흐름 비율 16.2%)이 많아 배당여력(매출액 대비 잉여현금흐름 비율 4.2%)이 매우 높다. 잉여현금흐름의 50% 정도를 배당으로 지급해 지나치게 많은 현금흐름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적절하게 억제하고 있었다.

4. 맺음말

배당에 대한 관심 증가할 듯

아직까지 국내 기업의 배당성향은 낮지만 앞으로 배당성향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2000년대 들어 과거 국내 기업의 배당성향이 낮았던 것은 투자에 필요한 자금수요에 기인하는 측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국내 성장률이 낮아짐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도 점차 둔화되면서 배당여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배당에 대한 관심은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상장기업의 배당 지급 수준이나 배당을 통한 수익률은 높지 못하지만 다른 투자와 비교한 상대적인 배당의 수익률은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고배당 기업에 대한 투자수요는 늘어날 것이다. 배당의 안정성도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에 따른 일정한 수익에 대한 수요 증가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배당을 지급하는 주식에 대한 투자수요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정한 현금흐름을 계속 지급해야 하는 연금이나 보험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제공하는 주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개인들의 자산은 부동산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다.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안정적인 배당을 지급하는 우량기업들이 늘어난다면 개인들의 자산운용이 부동산에서 금융자산으로 전환하는데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배당을 결정할 때에는 다양한 요인을 고려할 필요

투자자의 배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과거에 비해 배당지급 규모나 방법을 결정하는 배당정책의 중요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기업의 경영성과나 자금사정, 투자계획을 감안하지 않고 무턱대고 배당을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좋은 투자기회가 있지만 현금흐름이 부족할 경우에는 배당을 줄여서라도 투자를 하는 것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좋은 투자기회가 없을 경우 주주에게 배당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배당정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모든 기업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배당정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경영환경 변화와 기업의 상황에 맞는 배당정책을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배당정책은 기업의 장기적인 전략과 연계되어 기업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배당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주주를 위해 단기적인 실적이나 현금흐름의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잉여현금흐름의 예측 범위에서 일정한 배당을 지급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기업의 상황에 적합하면서 안정적인 배당 지급은 장기투자를 유도하여 주식의 수요기반을 확충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금리가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배당을 지급하는 기업에 투자할 경우 투자자들은 배당을 통해 높은 수익성은 물론 안정성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배당정책의 다양화도 필요하다. 예를 들면 여유자금이 많을 경우 선진국 기업과 같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유지하면서 주가를 높일 수 있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배당은 기업의 현금흐름과 자금사정, 재무구조, 투자계획 등과 같은 내부요인과 경쟁기업의 배당 수준, 주주들의 배당에 대한 선호도와 특성, 기업 이미지, 경제상황 등과 같은 외부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기업들의 배당성향은 낮지만 배당지급 기업의 비중은 높다. 배당여력이 크지 않지만 소액이나마 배당하는 기업이 많음을 의미한다. 현금흐름이 부족할 때에 배당을 지급하는 것은 차입금으로 배당을 지급하는 결과가 된다. 각자 기업의 상황에 적절한 배당정책이 필요하다. 전반적으로 국내기업의 낮은 배당여력의 근본적인 원인이 낮은 수익성에 있는 만큼 무엇보다도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긴요해 보인다.[LG경제연구원 이한득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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