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웅진패스원 로스쿨 언어논리 연구소 LEET Weekly Focus 추리논증- ‘달인’이 웃긴 이유
LEET Weekly Focus 추리논증 006.
“16년 동안 순우리말만 사용하신, 토익 김병만 선생님을 모시고…”
단순한 소개인데도 불구하고 이미 ‘빵’ 터졌다. <개그콘서트>의 간판 코너 중 하나였던 <달인>이 생각보다 많이 떴다. 처음 생양파나, 청양고추 퍼먹기 등 자학 개그 논란을 불러일으킬 때만해도 오래갈 코너는 아니라고 봤는데, 어느새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으며, “해 봤어요? 안 해 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라는 유행어까지 만들어 내었다.
도대체 왜 <달인>은 웃긴 걸까?
여기에는 코미디, 개그의 보편 원리가 자리하고 있다. 도대체 왜 사람은 웃게 되는 것일까? 그러니까 유머의 원천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굳이 이 지면에서 잘난 체하며,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이어지는 유머에 대한 역사적 연구를 소개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그런 연구자들이 결과적으로 도달한 결론만 알면 될 것 같다. 한 마디로 의외성이다. 돌아가는 상황으로 짐작할만한 일들, 예측한 일들이 보기 좋게 빗나갈 때 웃음이 유발된다는 것이다.
우리말만 사용해서 달인이 된 사람의 호가 토익이라는 달인의 웃음 코드는 결국 철저하게 이런 의외성에 기초하고 있다. ‘달인’으로 선정되어 TV에 소개되는 사람이, 사실은 알고 보니 엉뚱한 사람이더라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만 더 생각해보자. 의외성이 웃음의 원천이라는 말은 ‘의외’라는 것에 모두 공감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의외라는 것은 모든 사람이 다 비슷하게 생각했을 때, 어떤 행동을 모두 다 의외라고 인정하는 것이지, 과반수의 사람들이 의외가 아니라고 본다면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통할 수 있는 개그 코드는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웃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사람이 공감하고 동의하는 어떤 얘기나 명제들을 정확히 아는 것이 아닐까?
바로 이런 부분을 우리는 ‘전제’라고 말한다. 굳이 증명하거나 얘기하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고 공감하는 진술이나 생각들. 워낙에 모두 하는 생각이니까 굳이 써 놓지 않더라도 통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전제는 생략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일 맛있으니까 먹어봐.”라고 말하는 데에는 ‘맛있는 과일은 모두 좋아한다.’, ‘맛있는 과일은 모두 먹고 싶어한다.’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런데 이 전제는 자신의 주장을 다른 사람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해야 하는 논증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설득력의 원천은 이 전제라는 부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건드려 주느냐에 달려 잇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령 “이 과일 맛있으니까 먹어봐.”라는 주장에 대해, 만약 맛있는 과일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그 사람에게 ‘이 과일이 맛있으니까’ 먹으라는 말이 과연 설득력이 있을까?
논거는 상대방과 내가 공감하는 전제 하에서 설득력을 가진다. 만약 전제가 서로 다르다면 아무리 논거가 그럴듯해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단적인 예를 하나만 들어보자. 오후 3시까지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그런데 상대방이 10분 정도 늦게 나왔다. 화가 나서 따진다. “아니 3시에 약속을 해 놓고 3시 10분에 나오면 어떻게 합니까?” 하지만 상대방은 여유 있게 말한다. “제 시계는 지금 정확히 3시인데요.” 이럴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3시라는 약속은 확실한데, 서로의 시계가 가르키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 누구 시계가 맞네, 틀리네를 가지고 따져야 할 것이다. 가령 위성시계라든가, 핸드폰 시계 같은 것을 기준으로 하면 된다.
그런데 만약 이 상대방이 여유 있게 이렇게 말했다고 쳐보자. “약속이란 원래 깨라고 있는 것 아닙니까. 저는 16년 동안 약속을 해 온 위약 김병만입니다.” 그렇게 나오면 10분 늦었네 아니네, 누구 시계가 맞네, 아니네를 따질 이유가 전혀 없다. 어쨌건 시계를 따지는 사람은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전제에 공감을 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따지게 된 것인데, 이런 전제 자체를 무시한다면 아무리 논거의 정당함을 주장해 봤자 소용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논증에서 전제를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 전제를 정확히 파악해야지, 정확한 논거를 들이밀어 설득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 또한 상대방과 내가 서로 평행한 주장을 하고 있다면 주로 전제가 어긋나서 그럴 가능성이 많으므로, 이런 경우에는 아무리 토론을 해야 결론이 나지 않는다. 먼저 전제부터 맞춰야 한다는 생산적인 토론 포인트를 찾을 수 있다. 다음 연재에 구체적으로 전제를 찾는 요령에 대해 배워보자. [이시한 웅진패스원 로스쿨 추리논증 대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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