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직장 내 무례함(Workplace Incivility), 구성원의 민감도 높아졌다’

뉴스 제공
LG경제연구원
2012-05-29 12:00
서울--(뉴스와이어)--구성원과 조직의 성과향상을 위해 최근 많은 기업들이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주변 동료의 무례한 언행으로 인해 직장생활에서 불쾌감을 경험하는 직장인들은 증가했다는 평가가 많다. 경영환경이 치열해지면서 경쟁·성과 중심의 조직 분위기로 인해 타인에 대한 배려보다는 자신의 생존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커졌고, 조직 내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면서 가치관의 차이 및 서로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무례함’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것을 그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직장 내 무례함(Workplace Incivility)을 사소한 감정 문제, 개인적 문제로 가볍게 볼 수만은 없는 이유는 직장 내 무례한 언행이 구성원의 성과, 만족, 창의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한 두 사람의 무례함이 조직 전체로 확산되어 조직 분위기를 저해하여 고객 만족 및 기업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직장 내 무례함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첫째, 상호존중과 배려를 기반으로 하는 조직문화를 지향한다는 메시지를 구성원들에게 명확히 전달해 주어야 한다. 둘째, 직장 내 무례함을 예방하는 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조지아 전력회사(Georgia Power), 시스코(Cisco) 등의 사내 워크샵과 무례함 예방 교육 프로그램을 예로 들 수 있다. 셋째, 이미 발생한 무례함에 대해서는 재발 방지를 위해 이를 적절히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절차나 창구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채용과 승진 과정에서부터 구성원들의 품성을 중시하여 우리 조직에서는 무례함이 용인되지 않는다는 확실한 시그널을 주는 것도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조직 문화를 구축해가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기업들의 주요 관심사 중의 하나는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드는 것이다. 매년 포춘(Fortune)誌가 발표하는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서 보듯이, 상사·동료 등과 즐겁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조직 분위기는 구성원 개인은 물론 조직의 성과향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구성원들이 상호 존중감과 배려심을 기반으로 직장생활을 영위한다는 것은 분명 건강한 조직을 이루어가는 토대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즐거운 직장에 대한 기업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실제 구성원들이 체감하는 ‘직장에서의 즐거움’은 그다지 크지 않은 듯 하다. 그 이유 중의 하나로서 주변 동료의 무례한 언행으로 인해 직장 생활에서의 불쾌감을 경험하는 구성원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최근의 몇몇 연구와 기사들은 직장 내에서 무례함의 심각성의 잘 보여주고 있다. 우선, 경영학자인 포라스(Porath)와 피어슨(Pearson)이 미국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무려 96%의 직장인들이 무례함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약 50%의 응답자는 일주일에 한번 이상 무례한 언행을 경험하고 있다는 점이며, 이는 1998년의 25%보다 약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미국의 웨버 쉔드윅 (Weber Shandwick)이라는 기관의 온라인 조사(2010)에 의하면, 응답자의 43%는 직장에서 무례함을 경험하고 있으며, 38%는 과거에 비해 무례함이 더욱 심각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느꼈다고 한다. 또한, 국내의 경우에서도 취업포털 사이트 커리어의 조사를 보면, 최악의 부하직원으로서 ‘위아래 없는 건방진 부하’가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무례함이 조직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최근 구성원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조직의 성과에까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서 ‘직장 내 무례함(Workplace Incivility)’이 주목을 받고 있다. 왜 요즘 들어 직장에서의 무례함에 더욱 주목해야 하는지, 어떠한 언행이 무례하다고 인식될 수 있는지, 그리고 무례함을 방지하기 위해 조직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본다.

Ⅰ. 직장 내 무례함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과거에 비해 즐거운 직장 구현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과 노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직장 내에서 무례한 언행은 감소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보면 조직 내에서 알게 모르게 무례한 언행이 더 이슈가 되고 있다. 그 이유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들 수 있을 것이다.

1. 성과 압박, 생존 불안감의 증가 - ‘남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첫 번째 이유는 경쟁·성과 중심의 조직 분위기를 들 수 있다. 경영환경이 치열해 지면서 경쟁과 성과 위주의 경영이 확산되고 있는데, 이는 구성원들이 조직 생활에 있어서 주된 관심을 ‘나만의 일’ 또는 ‘나만의 성과’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반면,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람들과의 ‘관계’ 또는 ‘직장 매너’에는 상대적으로 덜 관심을 갖게 만들 수 있다. 예컨대, 업무 마감이 매우 촉박하거나, 매우 도전적 목표를 부여 받거나, 과제가 잘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자기의 성과와 업무만을 우선시 할 경우, 타인의 감정을 상하게 하거나 업무를 방해하는 등 민폐를 끼칠 수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다. 특히, 성과에 대한 불안감이 극도로 높은 경우,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생존(Survival)’을 가장 중요한 관심사로 인식하여, 타인에 대한 배려보다는 자기 자신의 생존만을 신경 쓰다가 정작 남에게는 무례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

작년(2011년) 미국의 일간지 ‘USA 투데이’에 실린 ‘직장에서 더 이상 매너남은 없다(At work, no more Mr. Nice guy)’라는 기사는 경쟁 중심의 조직 풍토가 직장 내의 무례함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기사는 앞서 언급한 웨버 쉔드윅의 ‘미국의 예의(Civility in America)’라는 조사를 인용하여, 직장인의 약 38%가 직장에서의 예의(매너)의 개념이 희미해진다고 느끼고 있다면서, 이처럼 직장 내에서 무례한 행동의 빈도가 늘어나는 이유로서 경기침체에 따른 노동 강도의 심화와 고용불안에 따라 자기 이익만을 우선시 하는 경향을 지적하고 있다.

2. 새로운 세대와의 공존 -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무례하다!’

두 번째로 새로운 세대와의 공존으로 인해 발생하는 서로 다른 가치관 또는 언행에 대한 이해의 부족을 들 수 있다. 요즘 기업들을 보면, 다양한 세대가 조직 내에 공존하게 되면서 구성원들의 가치관이나 언행이 다양화 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과거에는 접할 수 없던 상황들로 인해 혼란을 느끼는 경우들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Y 세대로 일컬어지는 신세대들이 보이는 자유분방한 언행이나 개인을 우선시 하는 언행은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다소 무례하게 비춰질 수도 있다. <트로피 키즈의 성장: 밀레니엄 세대가 노동시장을 흔들고 있다>의 저자인 로널드 알솝(Ronald Alsop)은 그가 인터뷰한 대학 교수나 회사의 매니저들로부터 밀레니엄 세대들의 퉁명스러운 문자나 이메일로 인해 당황했던 일화들을 쉽게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요즘의 기업들은 과거에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 관리라는 새로운 이슈에 직면해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세대의 다양성으로 인한 무례함의 인식 증가는 요즘 직장 생활 속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상사의 팀 단합을 위한 회식 제안 시에, 사소한 개인적 약속을 언급하면서 번번히 회식에 불참하는 것은 무례한 행동으로 여겨질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상사의 자리에 직접 와서 이야기 하지 않고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업무 내용을 전달하거나, 상사의 업무 지시가 불합리하다고 똑부러지게 말하는 것도 무례한 행동으로 비춰질 수 있다. 실제로 취업포털 사이트인 사람인이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2010년) 결과를 보면, 부하로부터 하극상을 당했던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약 30%였으며, 이들이 지목한 가장 많은 빈도의 하극상의 유형은 ‘말대꾸(약 42%)’인 것으로 나타났다.

3. 사소한 기분 문제가 아니다 - ‘직장 만족, 업무 성과, 창의성에 악영향’

위계질서가 엄격하고 구성원의 맹목적 충성이 강조되던 과거에는 상사나 동료가 다소 무례한 행동을 하더라도,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겪을 수 있는 사소한 문제로 인식되었다. 즉, ‘기분 나쁘지만, 그냥 넘어 갈 수 있는 문제’, 또는 ‘당사자들끼리 잘 풀어야 할 문제’로 여겨져 왔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소한 듯 보이는 무례한 언행은 기분의 문제를 떠나 구성원의 직장에 대한 만족감이나 일의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들이 발표되면서, 기업들의 무례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예컨대, 앞서 언급한 경영학자 피어슨과 포라스가 약 3천여 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무례함을 경험한 직장인의 상당수는 조직에 대한 애착 감소, 업무 성과 하락, 무례함의 충격으로 인한 업무 집중도 저하 등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무례함의 부정적 영향은 과거에 비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요즘과 같은 창의성이 중시되는 환경에서 조직 내 무례함은 구성원의 창의적 업무 성과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무례함을 관리해야 할 필요성은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경영학자 포라스와 에레즈(Erez)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회의 중에 무례한 말을 들은 집단(예: 이봐, 멍청한 거야? 빨리 좀 말해 봐; 당신이 한 말이 실제 기업에서 적용되겠어?)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제안 빈도가 약 40% 낮았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연구자들은 창의적 아이디어는 긍정적 감정을 경험하고 정신을 창의적 업무에 집중할 수 있을 때에 많이 나올 수 있는데, 무례한 언행은 부정적 감정을 일으키고 일에 대한 집중력을 저하시켜, 정작 창의적 아이디어를 고민하는 데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게 만든다고 설명하고 있다.

4. 무례함도 확산 된다 - ‘적대적 조직 분위기 형성, 조직 성과에 부정적’

조직문화가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한 두 사람의 무례함이 조직 전체로 확산되어 조직의 문화, 분위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직장 내 무례함을 사소한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예컨대, 무례한 일을 당한 구성원은 상대방에게 무례한 언행으로 되갚아 주거나, 화풀이를 위해 본의 아니게 제 3자에게 무례한 언행을 보일 수 있다. 이러한 무례함의 악순환은 결국 조직 전체적으로 서로를 적대시 하는 조직 분위기를 야기시킬 수 있다. 버클리(Berkeley) 대학의 앤더슨(Anderson) 교수와 노스웨스턴(Northwestern)대학의 톰슨(Thompson) 교수는 그들의 연구를 통해서 착한 성향을 가진 부하라 하더라도, 공격적이고 나쁜 성향의 상사와 오랫동안 일을 할 경우, 그러한 상사의 모습을 닮아간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무례함이 학습되고 모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조직 전체적으로 무례함이 팽배해 있을 경우, 자칫 고객 만족에나 기업 이미지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하나의 상품 그 자체만이 아니라 서비스의 질, 매장에서의 경험 등 종합적인 항목들을 토대로 구매를 결정하고 있다. 무례함을 경험한 구성원은 자신이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고객 응대를 소홀히 할 수 있는데, 이는 고객만족에 치명적이라고 볼 수 있다. 예컨대, 앞서 언급한 웨버 쉔드윅의 조사에 의하면 종업원에게 무례한 대우를 받을 경우, 해당 제품을 재구매하지 않으며 (69%), 지인에게 해당 제품을 추천하지 않는 등 (58%) 전반적인 고객 만족이 낮아졌다고 한다. 2010년 경영학자 포라스, 맥시니(Macinnis), 폭스(Folkes)가 연구한 결과에서도, 고객이 직원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무례한 언행을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그 회사에서 일하는 다른 직원들과 그 회사 전체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구성원 사이의 무례함이 조직 내부적인 문제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Ⅱ. 직장 내 무례함으로 인식될 수 있는 언행들

직장 내의 무례함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구체적으로 어떠한 언행들이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부족한 무례한 언행으로 인식되는지부터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누가 봐도 명백히 무례한 행동들 외에도 알게 모르게 이루어지지만, 당하는 사람은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언행들을 유형화 해보면 다음과 같다.

1. 회의에서의 무례함 - 딴짓 하기

일반적으로 회의에서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이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회의 석상에서 딴짓하는 행동으로 인해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는 경우가 많이 있다. 예컨대, 발언자가 진중하게 의견을 이야기하는 도중에, ▲핸드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문자를 주고 받는 행동, ▲왠지 모르지만 종종 팔짱을 끼고 찌푸리는 얼굴 표정을 짓는 행동, ▲발언자를 힐끗 곁눈질로 보면서 옆 자리의 동료와 소곤거리는 행동 등을 들 수 있다. 물론 앞서의 행동에 대해 ‘긴급한 문자였다’, ‘잠시 사적으로 안 좋은 일이 생각났었다’, ‘발표 잘한다고 옆 사람에게 이야기 했다’는 식으로 나름의 이유를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발언자의 입장에서는 ‘내 발표가 혹시 잘못 되었나?’, ‘내 험담을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등의 불안감을 느껴 자신감을 갖고 발언하지 못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회의 자체를 불쾌한 감정을 초래하는 자리로 인식할 수 있다.

회의에서의 무례함은 상사와 부하간의 관계에서 특히 많이 발생하곤 한다. 예컨대, ▲회의를 소집해 놓고 아무런 공지 없이 30-40분씩 항상 늦게 나타나는 행동, ▲발언하는 도중에 먼저 일어나 자리를 떠 버리는 행동, ▲회의 도중 뜬금없는 하는 행동(예: 골프 스윙 연습) 등이 해당된다. 이러한 상사의 무례한 행동은 구성원에게 자신이 존중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또한 이런 무례한 행동이 지속될 경우, 구성원은 ‘어차피 의견을 말해도, 상사가 딴짓할 텐데’, ‘내 말을 듣기는 하는 걸까’, ‘또 중간에 나가는 것 아니야?’ 등과 같은 불안감에 휩싸여 아예 발언을 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2. 시간과 관련한 무례함 - 업무시간 뺏기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동료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문제는 상대방이 현재 처한 시간적 상황을 물어보거나 고려하지 않은 채, 자리에 찾아와서 소소한 이야기를 오랫동안 늘어놓는 것은 다소 무례한 행동으로 비춰질 수 있다. 즉, 상대방이 지금 대화할 시간적 여유가 있는지, 긴급한 일은 없는지 등을 먼저 확인하기보다는 ▲‘내가 지금 당장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있으니, 당신이 시간 좀 내’, ▲‘지금 일이 집중이 잘 안 되는데, 잠시 대화하며 리프레쉬 할까?’, ▲‘내가 지금 특별히 바쁜 일은 없는 데 이런 저런 이야기나 할까?’ 등과 같은 식으로 대화를 요청하는 것은 불쾌감을 심어줄 수 있다. 특히, 상사가 위와 같은 식으로 시간 내기를 요청할 경우, 분명히 바쁘게 처리할 업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 상사가 뭔가 특별히 중요한 말을 할 수 있거나, 때론 ‘당신만 바쁜가? 나도 바쁜데 어렵게 짬 내는 거야!’라는 핀잔을 들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귀중한 업무 시간을 빼앗길 경우, 근무시간 동안에 일에 집중하지 못하여 불필요한 야근을 하거나, 시간을 빼앗는 상사나 동료를 회피하는 데에 신경을 쓰는 등 업무의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3. 사적 물건·공간에서의 무례함 - 타인의 물건·영역 침범하기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사무용품, 서적, 책 등을 가까운 동료에게 빌리곤 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적절한 예의를 지키지 못함으로써 무례한 행동을 범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당사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전화(또는 쪽지 등)로 미리 이야기 하지 않은 채, ▲동료가 가장 아끼는 필기도구를 가져가 쓰기, ▲동료의 자리에 있는 간식을 상습적으로 가져가기, ▲돌려달라고 요청할 때까지 마치 자신의 물건인양 활용하기 등과 같은 행동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무례함은 비단 사적 물건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공간적인 측면에서도 ▲동료 자리에 불쑥 들어와서 책상 위에 있는 자료를 ‘뭐해?’라며 마구 들춰보기, ▲동료의 자리 주변을 이유 없이 서성거리다가 지나가기 등과 같이 동료의 사무 공간을 침범하는 것도 무례한 행동으로 비춰질 수 있다.

물론 한국처럼, 정(精)이 중시하는 사회에서 ‘네 것 내 것’을 엄격히 따지는 사람이 오히려 ‘별것도 아닌데 유난 떨거나 예민한 사람’으로 취급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만의 정체성이나 영역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 요즘 구성원들은 사적인 물건 및 공간에서의 무례한 행동을 경험할 경우 상당한 심적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그 결과 상대방과의 업무 관련한 정보의 공유까지도 꺼려하거나, 상대방을 회피하는 데에 신경 쓰느라 정작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등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4. 개인사 관련한 무례함 - 확인되지 않은 사실 퍼트리기

한 집단 내에 있다 보면, 업무 이외에 구성원 개개인의 개인사에 대한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거론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유난히 남의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즉, 자극적이고 관심이 집중될만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해서 다른 사람들의 흥미를 끌어내기 위해, 온갖 가십거리를 반복적으로 말하고 다니는 사람들은 무례하다고 인식될 수 있다. 예컨대, ▲‘저 분은 요즘 부부 사이가 안 좋아서 별거 중인 것 같더라고요’, ▲‘저 집 아이들이 공부를 잘 못한다나 봐요. 그래서 요즘 심기가 안 좋던데……’, ▲‘저 두 사람은 워낙 친해서, 밖에서도 따로 만나더라고요’ 등과 같이 개인사를 들추거나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부풀리는 말을 퍼트리는 행동을 들 수 있다. 애초에 남을 곤경에 처하게 만들려고 이야기 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감추고 싶은 이야기이거나 사실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소문으로 퍼트리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는 무례한 행동일 수 있다.

5. 외모와 관련한 무례함 - 겉모습 지적·비하하기

상대방의 외모와 관련한 발언으로 불쾌감을 주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어제 머리 했나 봐? 그 머리는 좀 안 어울리는데?’, ▲‘그런 스타일의 옷 좋아하나 봐? 난 별로던데’, ▲‘요즘 체중이 너무 늘어나는 거 아니야? 관리 좀 해야겠다’ 등과 같은 말이다. 외모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은 더 나은 헤어스타일과 옷을 추천해 주고 싶었거나 건강에 더 신경 쓰라는 등 상대방에 대한 애정과 관심 때문에 말한 것이며, 폄하할 의도는 없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외모에 대한 언급은 상대방의 개인적 취향, 기호, 사생활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다소 무례한 행위일 수 있다. 특히, 외모에 대한 언급은 상대방의 기분이 매우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칭찬도 조롱으로 들릴 수 있으며, 그 대상이 여성인 경우에는 성희롱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이렇듯, 외모에 대한 지적을 받을 경우, 구성원은 하루 종일 기분이 안 좋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등 불쾌한 감정으로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수치심과 무력감을 느껴 대인관계를 회피하는 등 직장생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6. 사이버에서의 무례함 - 이메일 매너 무시하기

요즘은 업무의 상당 부분이 이메일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사이버 공간에서의 예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서 불쾌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매우 어려운 업무상 부탁(예: 장시간의 시간을 투입해야 할 수 있을 정도의 일)을 매우 간단하게 이메일상의 몇 글자로 부탁하기, ▲힘들게 처리하여 답장을 보냈으나, 확인만 한 후 감사의 이메일을 보내지 않기, ▲긴급한 회신을 요청하였으나, 수신을 하고도 답장 안 하기, ▲불쾌한 농담을 적거나 부적절한 사진 첨부하기, ▲수신자와는 크게 관련이 없는 내용임에도, 항상 메일에 참조로 포함시키기, ▲꼭 해당 이메일을 받아야 할 사람을 제외하고 메일 보내기 등이 해당된다. 특히, 이메일과 같은 사이버상에서는 상대방이 글을 쓰는 어조나 표정 등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대면접촉 상황에서 보다 더욱 큰 당혹감이나 불쾌감을 경험할 수 있다.

Ⅲ. 직장 내 무례함 예방을 위한 방안은?

구성원 상호간의 존중과 배려를 기반으로 한 건강한 조직 분위기 속에서 구성원들의 만족과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직장에서의 무례함을 단순히 구성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작은 갈등으로 인식해서는 곤란하다. 이제는 기업들이 직장에서의 무례한 행동의 유형 및 그 파급효과를 구성원들이 명확히 인지하도록 하는 한편, 예방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1. 기대가 행동을 이끈다 - 상호존중과 배려의 원칙 확립

우선적으로 조직이 직장에서 구성원들간의 상호존중과 배려를 기반으로 하는 조직문화 또는 조직분위기를 지향한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해 주어야 한다. 즉, 조직에서 ‘우리 회사의 구성원들은 상호존중하고 배려하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확고한 기대 수준을 요구할 때, 그에 기반하여 구성원들의 행동도 자연스럽게 발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하기 좋은 직장의 핵심 키워드 - 존중과 배려

일하기 좋은 직장을 지향하는 회사들의 공통점 중의 하나는 회사의 경영이념 또는 핵심가치에 ‘존중’, ‘배려’라는 문구가 명확히 표현되어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은 ‘고객을 대할 때 요구되는 관심, 존중, 배려있는 행동은 구성원 사이에서도 지켜져야 한다’, 스타벅스(Starbucks)는 ‘우리는 구성원에게 최고의 근무 환경을 제공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든다’, 보잉(Boeing)은 ‘구성원 간 상호 존중해야 한다’, 포시즌호텔(Four Seasons Hotel)은 ‘남들이 나를 대우해주길 원하는 것처럼 상대방을 대우해 줘야 한다’라는 원칙과 이념을 명문화하고 있다. 이러한 경영원칙과 이념은 구성원들이 무례함이 아닌 상호존중과 배려에 기반한 행동을 하는 것이 조직 내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게 만드는 기준점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2. 직장 매너 배워야 한다 - 직장 내 무례함 예방 교육

직장 내의 무례한 행동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연 무엇이 무례한 행동으로 비춰질 수 있는가’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교육이 필수적이다. 무례한 언행의 유형은 회사의 고유한 문화나 구성원의 특성 등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우리 회사에서 구성원들은 과연 어떠한 행동들을 무례한 행동으로 인식하는가를 명확히 규명하는 작업부터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또한, 구성원들이 직장에서의 상사간·동료간 예절(에티켓) 및 매너를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직 차원의 교육을 시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워크샵을 통한 무례한 행동 유형의 도출과 교육 - 조지아 전력회사

미국 아틀란타에 소재한 조지아 전력회사(George Power)는 직원 규모가 약 9천 여명 정도 되는 회사로서, 구성원들이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지낼 수 있는 문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서 동사는 워크샵을 통해 구성원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일에 대한 몰입을 저하시키는 무례한 행동 10가지를 도출하였다. 예를 들어, 특정한 구성원 따돌리기, 공식적·비공식적 회의에서 제외 시키기, 중요한 정보 은닉하기, 위협적인 몸짓 하기, 조롱하는 언행 하기 등이 해당된다. 이는 구성원들이 인식하는 회사 내에서의 무례한 행동이 구성원의 성과와 만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명확히 알려주기 위함이라고 한다. 또한 조지아 파워는 관리자를 8시간의 1일 교육과정에 참석시키면서, 조직 내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무례한 행동에 대한 4편의 동영상을 시청하고, 그 후에는 무례한 행동을 예방하거나 부하와의 마찰을 해소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스킬, 갈등 관리 스킬 등을 교육 시키고 있다.

직장 내 무례함 예방 교육 - 시스코

직장 내 예절과 관련한 공식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시스코(Cisco)를 들 수 있다. 시스코는 무례함을 방지하기 위한 ‘글로벌 직장 예절 프로그램(Global Workplace Civility Program)’이라는 교육을 통해, 구성원들이 조직의 분위기를 헤치는 행동이 무엇인가를 명확히 인식하게 하며, 특히 상사들을 대상으로 직장 내에서 예의의 범주에 위배되는 다양한 이슈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에 대해 교육을 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무례한 행동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관리자 및 인사전문가들에게 배포하고, 상사들이 사례연구, 그룹토의, 코칭, 역할극 등을 통해 직장에서의 예의를 학습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고 있다. 특히, 시스코는 직장에서 무례한 행동이 발생했을 때에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담긴 자습용 교재(Self-study playbook)를 관리자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웹 센터를 통해서도 무례한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한 체크 리스트, 법률 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3. 일선 현장의 피드백 경청 - 무례한 경험의 공론화 및 고충 처리

무례한 행동을 경험함으로써 불쾌함이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경우, 이를 적절하게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 절차나 창구를 마련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상당수의 구성원들은 무례한 언행으로 인해 불쾌감을 경험한다고 하더라도, 그냥 참고 지나가거나 마음 속으로만 전전긍긍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조직 차원에서 무례함이 어떻게 발생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무례함 경험의 공유 및 재발 방지 활동 - 스타벅스

스타벅스(Starbucks)는 경영이념 중 하나로 ‘일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구성원들을 존중하고 배려한다’를 내세울 정도로 상호간의 존중과 배려의 조직문화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수백 여명의 새로운 직원이 입사하는 등 인력의 유입이 급속도로 늘어나서 조직 규모가 커지는 점을 감안할 때, 예의를 중시하는 조직문화를 유지하는 것이 스타벅스로서는 매우 중요한 과제였다. 스타벅스는 미션 리뷰(Mission Review)라는 세션을 통해서 직장 내 무례함을 방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구성원들은 이 세션을 통해 익명으로 자신들이 경험한 무례한 언행이나 직장에서의 예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으며, 그 자리에서 공론화된 사항들은 구성원들에게 피드백 되면서 무례한 행동의 재발 방지에 활용되고 있다.

무례함 고충 처리 - 펩시

펩시(Pepsi)는 ‘동료에 대한 허위 사실 유포(비방하기)’, ‘언어 폭력’, ‘비하하는 듯한 언행’ 등을 직장에서의 비신사적 행동으로 규정하고 있다. 펩시는 위에서 언급한 무례한 언행을 경험한 구성원이 본사의 인사부서에 직접적으로 상담을 요청할 수 있는 핫라인(Hotline)을 운영하고 있다. 무례 경험에 대한 상담이 접수되면, 인사부서는 법률부서에 즉각 이러한 사실을 알리며, 법률부서의 해석 및 판단을 고려하여 무례한 행동을 한 사람은 별도의 상담을 받거나, 교육을 보내거나, 심한 경우에는 해고되기도 한다.

4. 때로는 원천봉쇄가 답이다 - ‘무례한 직원을 위한 자리는 없다’는 시그널

무례함에 대한 교육이나 고충 해소 뿐만 아니라 때로는 좀 더 단호하게 우리 조직에서 ‘무례함은 용인되지 않는다’는 시그널을 구성원들에게 강력하게 제공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채용 및 승진에의 반영 - 사우스웨스트 항공, 바클레이즈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사람을 채용할 때, 품성을 매우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번은 사우스웨스트 항공사가 조종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지원자 중 한 명이 어느 한 채용 담당자에게 매우 무례한 행동을 한 경우가 있었다. 이에 대해 창업자인 허브 켈러허(Herb Kelleher)는 “당신은 우리의 직원을 그런 식으로 무례하게 대우해서는 안 되며, 부하를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은 우리가 원하는 리더가 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지체 없이 채용하지 않기로 했다. 글로벌 금융서비스 기업인 바클레이즈(Barclyas)는 신임 임원 등 관리자를 임용할 때, 무엇보다 구성원들과 잘 어울리는 품성을 중요시하고, 동료를 따돌리거나 소외시키는 관리자는 가차없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거나 해고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승진 심사 과정에서는 30명 가량의 임원들이 전자 투표 방식을 통해서 한 명 한 명의 후보에 대해 승진 여부에 대한 투표권을 행사하는데, 아무리 실력이 우수한 사람일지라도 품성에 결함이 있을 경우에는 임원에 오르지 못한다고 한다. 바클레이즈의 CEO 밥 다이아몬드(Bob Diamond)는 “이상한 사람은 좀 지켜보면 알 수 있다. 이런 사람을 조직에 계속 둘 경우 언젠가 그 사람으로 인해 조직이 해를 입게 된다”고 말한다.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조직의 리더가 되지 않도록 사전에 막겠다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요즘의 조직은 매우 합리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외형적으로 일하는 환경도 많이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보면, 직장 내에서 무례한 언행으로 인해 불쾌함이나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구성원들은 증가하고 있는 듯 하다. 갈수록 치열해 지는 경쟁적 위기 속에서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보다는 개인의 성과와 이익만을 우선시 하거나, 다양한 세대·가치 속에서 서로 다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일 수 있다. ‘직장 환경은 갈수록 개선되고 있으나, 구성원들이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려는 욕구는 더욱 커지고 타인에 대한 관용은 줄어든다’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존슨(Johnson) 교수의 지적이 와 닿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즐겁고 건강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상호 존중과 배려를 기반으로 한 직장 예절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구성원들은 과연 내가 하는 행동이 상대방에게 대한 무례한 행동은 아닌지부터 반추해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조직은 직장 내의 무례함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원지현 연구원, 최병현 연구위원]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 http://www.lgeri.com

연락처

LG경제연구원
원지현 연구원
3777-0646
이메일 보내기

최병현 연구위원
3777-0464
이메일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