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일류(日流), 화류(和流), 그리고 신한류가 나아갈 길

7월 13일(수) 밤 10시 30분

중국과 아시아를 넘어서 사막의 땅 중동, 지구 반대편 중남미까지 그 열풍의 여세를 몰아가는 한류! 그러나 이미 세대의 흐름에 따라 아시아의 문화흐름을 주도해 온 열풍들은, 변화무쌍한 문화수요자들의 입맛에 따라 그 평가를 달리해 왔다.

연예산업 이외의 한류를 이어갈 특별한 대안이 없는 이 시점. 그렇다면 앞으로 지속 가능한 ‘신한류’로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대안은 무엇일까?

소재의 다양성 꾀하지 못한 홍콩영화의 몰락

80년대 아시아의 극장가를 장악했던 홍콩영화 열풍 화류(和流). 홍콩 영화의 인기는 홍콩 배우들의 방한러시로 이어졌고, 영화를 필두로 음악, 패션 등 홍콩의 대중 문화가 우리 문화 전반을 휩쓰는 계기가 되었다. 열풍을 뒷받침하듯 지난 1993년엔 홍콩에선 무려 242편의 영화가 제작돼 홍콩영화의 최전성기를 구가했다. 당시 흥행수입만 10억 홍콩달러, 미화로 1억2천800만 달러에 달했을 정도다.

2005년 현재. 1년 평균 200여편 이상의 영화가 제작되던 아시아의 헐리우드, 홍콩 영화산업의 현주소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해 홍콩에서 제작된 영화 편수는 총 64편! 4천8백만 달러의 흥행수입은 역대 최악의 수준에 이르렀다.

그래서인지 다산을 자랑하던 홍콩영화의 제작편수는 2000년 150편에서 2001년 130편, 2002년 88편, 2003년 79편, 004년 64편으로 급감했고, 흥행수입도 수 년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불과 15년 전만 해도, 아시아 영화계를 평정하고,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 영화를 다 보기에도 부족했던 열풍의 시간들. 그러나, 영화팬들의 구미를 당기지 못하는 소재의 단일성과 성공한 영화의 스타일을 너도나도 따라하는 벌떼식 제작환경은 홍콩영화의 명맥을 소리없이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홍콩의 문화산업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홍콩 영화의 침체는 전반적으로 다른 산업의 활력까지 함께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대중문화 열풍을 산업으로 이끌어내지 못한 일본

아시아 대중문화의 선두역할을 해온 일류(日流)는 그 중심이 특정 대중 스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이른바 ‘일본풍’이라 일컬어지며 아시아 전반에 걸쳐 불었던 일류(日流)의 시작은, 60년대 드라마에서부터다. 일본드라마의 인기는 60년대 당시, 경제성장기에 있었던 일본에 대한 동경의 하나로 시작되었다. 드라마로 시작된 일류는 그 독창성으로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는 ‘애니메이션’에서 정점을 이루었는데, 이미 70년대 이후로 국내에는 매니아층을 양성시킬 만큼 그 뿌리가 깊다. 하지만, 이렇게 아시아 속으로 광범위하게 퍼진 일류는, 수준높은 문화콘텐츠와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홍콩영화의 화류처럼 거센 붐을 일으키지 않았다는 것이 또 하나의 특징인데, 그 이유는 바로 일본 안에 있었다.

대중문화 열풍을 자국의 산업역군으로 이끌어 낼 의지가 없었던 일본. 게다가 일본은 동남아시아 여러나라들과 역사적으로 청산되지 못한 국민감정이 문화 교류를 가로막는 장벽이 되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우리나라와의 관계다. 우리가 일본 대중문화 개방화 정책을 공식적으로 펼친 것은 불과 7년 전이다. 당시 국내 최초로 개봉된 일본영화 ‘하나비’는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만큼의 좋은 성적을 낳지는 못했다. 하나비의 흥행성적은 서울 관객 4만명에 그쳤다. 이러한 흥행참패는 이후 일본영화의 수입편수마저 줄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아시아 전반에 걸쳐 다양한 콘텐츠로 잠식하듯 소리없이 뿌리 내린 일류. 그러나 자국의 노력부재와 역사적 장벽으로 말미암아 그 생명력을 오래 유지하지 못한 것이다.

지속가능한 ‘신한류’를 위해 우리가 대비해야 할 것은?

그렇다면 아시아 전반에 걸쳐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일류’(日流)와 ‘화류’(和流). 그들의 흥망성쇠에 비추어 본다면, 우리 한류가 가진 한계점은 과연 무엇일까?

한류바람이 일기 시작한지 어언 5년. 중국, 일본, 아시아를 넘어서 한류는 이제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거센 열풍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한류의 실체에 대해 여러가지 위기점과 한계점을 주장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가요’와 ‘드라마’로 시작된 우리 한류의 소재에 있어서 새로운 콘텐츠 개발이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데, 이미 초기에 드라마로 한류붐이 일었던 일본에서는 한국 드라마의 비슷한 소재와 뻔한 스토리에 싫증을 느끼는 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연예산업 이외의 한류를 이어갈 특별한 대안이 없는 이 시점. 그렇다면 앞으로 지속 가능한 ‘신한류’로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대안은 무엇일까?

중국에서 한류 열풍이 가장 거센 도시로 손꼽히는 홍콩에선 최근 ‘한류 아이템’으로 현지화를 노리는 새로운 형식의 드라마가 제작되고 있다. 다름아닌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한류 드라마, ‘7월의 아침’이 제작되고 있었다. 낯익은 얼굴 우리 배우 차인표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드라마는 중국현지에서 만들고 중국 현지 방송사에서 방영되는 중국드라마다. 단순히 수출만 하던 한류 드라마 산업에서 벗어나, 이제는 한국자본과 한국의 소프트웨어로 현지에서 제작, 판매하는 방식! 국내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는 ‘한류 상품’인 것이다.

현지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한류스타가 나오는 드라마, 그 이유 하나만으로로 현지에선 이슈거리인데다가, 중국드라마의 형태를 띄고 있는 이 한류 드라마가 일본, 또는 한국에 판매되고 배급될 수 있다는 현지의 높은 기대감 때문에 더욱 우호적인 반응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것은 우리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속속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는 ‘made in china’ 한류 드라마. 공동제작을 통해 한국의 노하우를 배우겠다는 이들을 통해 우리는 현지에 진출해 ‘한류 산업의 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만드는 길을 모색하게 되는 것이다.

한류의 지속성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가격 경쟁력 열세에서 언제 밀려날지 모를 대기업, 업종의 한계와 한류의 활용방법을 찾지 못해 애태우는 중소기업. 이제부터 시작이다. 경제가치 창출을 이끌어내는 ‘산업한류’로의 도약은 이제 우리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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