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이미지 커뮤니케이션으로 진화한다’

뉴스 제공
LG경제연구원
2012-06-19 12:00
서울--(뉴스와이어)--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이 100년 넘게 지속되어온 음성 중심 커뮤니케이션을 넘어서 진화의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카카오톡으로 대표되는 문자 커뮤니케이션의 부상은 변화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될 전망이다. 이미지 기술의 발전은 메시지 형식의 융합과 다양한 상황정보의 결합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 전망이다.

‘음성’에서 ‘문자’로

올해 3월, 미국의 PEW 리서치에서는 미국 청소년들 중 매일 음성 통화를 사용하는 비중이 2009년 38%에서 2011년 26%로 줄어들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반면, 문자 메시지를 매일 사용한다는 청소년의 비중은 2006년 27%에서 2009년 54%로 두 배 성장했고, 2011년에도 49%의 청소년이 매일 문자 메시지를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2011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청소년들이 한 달에 주고받는 문자 메시지가 3,700건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깨어있는 시간만 따져보면, 매 7~8분 마다 문자를 주고받는 셈이다. 이처럼 문자 메시지를 자주 주고받는 청소년일수록 음성 통화를 문자 메시지를 방해하는(Interruption) 귀찮은 것으로 인식한다고 한다.

음성 통화가 줄어들고, 문자 메시지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는 비단 청소년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Nielsen의 자료에 따르면, 18세~34세의 청년층의 음성 통화 사용량도 줄어드는 추세이고, 반대로 문자 메시지 이용 건수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음성 통화량이 유지되고 있는 중장년, 노년층에서도 문자 메시지 이용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여서 전체적으로 문자 메시지의 성장은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위 자료들은 스마트폰 보급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2010년과 2011년에 이루어진 설문조사를 토대로 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가 성장하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문자’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은 위 자료에 나타난 것 이상으로 ‘음성’ 커뮤니케이션을 넘어서고 있음에 분명하다.

그레이엄 벨이 전화를 발명한 1876년 이후 지금까지 음성 통화는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이었다. 1983년 최초의 핸드폰이 등장한 이후에도 음성 통화는 여전히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을 지킬 수 있었다. 이렇게 100년이 넘도록 지속되어온 음성 통화의 아성이 최근 들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음성 중심 커뮤니케이션이 문자 중심으로 이동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보고, 이를 통해 향후 커뮤니케이션의 발전 방향을 예상해보기로 하자.

‘문자’ 커뮤니케이션 부상의 원인

사람들이 지난 100년이 넘게 사용해온 음성 통화보다 문자 메시지를 선호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

스마트폰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보편화된 지금, 우리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손으로 일일이 전화번호를 수첩에 적어야 했던 불편함을 핸드폰이 해결해주었지만, 피처폰이 저장할 수 있는 연락처는 기껏해야 1~2백 개에 불과했다. 지금의 스마트폰 주소록은 사실상 저장 가능한 연락처 수에 제한이 없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도 수 백 명 이상의 ‘친구’들이 존재한다.

이들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서 사람들은 가장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음성 통화도 효율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일 대 일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한계를 벗어나기는 어렵다. 반면, 문자는 일 대 다수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보다 효율성이 높다.

● 비동기적 커뮤니케이션

음성 통화를 하면서 동시에 다른 일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음성 통화는 상대방과 내가 동시에 시간을 할애해야만 하는 ‘동기적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이다. 내가 대화 도중에 다른 일을 하느라 대화가 중단되거나, 대화의 질이 떨어진다면, 그것은 상대방의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되어 관계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반면, 문자 커뮤니케이션은 내가 필요할 때 상대방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상대방도 가능한 시간에 회신을 보내는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이므로 나와 상대방의 시간이 허비될 가능성을 낮출 수 있게 된다. 물론, 스마트폰의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의 경우에는 거의 동기적인 문자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지만, 음성 통화와 같은 수준의 집중도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 상황정보(Context)

음성 통화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대화 내용은 잊혀지기 마련이어서 이전 대화 내용을 기억해내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문자 메시지는 핸드폰에 저장되므로 과거에 이야기한 내용을 다시 훑어볼 수 있다.

이처럼 지난 대화를 통해 훑어보고 상황정보를 파악하는 것은 새로운 대화와 네트워킹을 이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더욱이 스마트폰은 문자 메시지 저장 용량 제한도 없거니와, 메시지 대상별로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어서 상황정보 파악이 더욱 용이하다.

● 직관적 이해

직관성은 장황한 설명 없이도 뜻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음성 통화에서는 내 기분이 어떤지 설명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문자 메시지에서는 이모티콘(Emoticon)을 사용해서 간단히 표현하고, 이해할 수 있다. 이모티콘 외에도 소위 텍스티콘(Texticon)이라는 것도 있어서 자판만을 이용해서 이모티콘의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문자’ 다음은 ‘이미지’

음성 통화가 커뮤니케이션의 중심 자리를 문자에 내주면서 문자 이후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아마도 문자를 넘어서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형태는 위에서 말한 네 가지 속성 - 효율성, 비동기성, 상황정보, 직관성 - 을 가장 잘 만족시키는 것이 될 것이다.

‘이미지(Image)’는 직관적 이해가 가능하고, 상황정보를 함께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 네 가지 속성을 가장 잘 만족시키는 커뮤니케이션 형태이다. 여기에 찍고 보는 ‘재미’까지 더한다는 점에서 문자를 위협할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되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다양한 기술이 결합되면서 이미지를 단순한 사진에서 커뮤니케이션 수준으로 발전시켜나가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 이미지와 다양한 메시지 형식의 융합

‘百聞 不如一見’이라는 말처럼, 이미지는 직관성에 강점을 갖는 커뮤니케이션 형식이다. 이미지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큰 장점은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모두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커뮤니케이션이 메시지를 보내는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미지는 메시지를 받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형식이다.

이미지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해서 최근에 출시되고 있는 스마트폰들에서 주목해야 할 변화는 ‘펜 필기’ 기능이다. 과거의 스타일러스 펜은 정압식 터치 화면에서 단순한 입력 도구 수준에 불과했지만, 최근의 펜 필기 기능은 이미지와 문자 커뮤니케이션의 융합을 구현하는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전에는 문자 메시지를 작성한 후에 별도의 이미지를 보조적으로 첨부했었다면, 이제는 원하는 이미지 위에 펜으로 직접 메시지를 작성하고 전송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써 문자와 이미지를 하나의 융합 메시지로 구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그렇다면, 이미지와 문자 이외에 어떤 메시지 형식의 융합이 가능할까?

해리포터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예언자 신문을 기억할 것이다. 신문에 실린 사진이 반복적으로 움직이며 동영상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이 인상적인데, 이런 이미지와 동영상의 융합도 현재의 기술로 구현할 수 있다.

‘시네마그래프(Cinemagraph)’는 이미지의 특정 부분만 움직이는 GIF 파일을 만드는 기술이다. 미국의 사진작가인 제이미 벡(Jamie Beck)과 웹 디자이너인 케빈 버그(Kevin Burg)가 함께 개발한 기술로, 동영상 혹은 연속 촬영된 사진 중 일부분을 추출하여 GIF 파일로 합성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최근 ‘플릭셀(Flixel)’이라는 아이폰 어플리케이션이 출시되었는데, 2초 정도의 동영상을 촬영한 후에 애니메이션 효과를 주고 싶은 부분은 손으로 문질러주는 간단한 조작으로 시네마그래프 사진을 만들 수 있다.

이처럼 사용자가 직접, 손쉽게 이미지와 문자, 동영상, 음성 등을 융합시킬 수 있게 해주는 기술적 발전은 사용자들에게 매력적인 멀티미디어 경험을 전달하는 것으로도 가치가 있지만, 보다 재미있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보다 큰 잠재력이 있다고 하겠다.

● 이미지와 상황정보의 결합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상황정보(Context)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보이고, 이미지는 피사체와 배경 등 다양한 상황정보를 함께 전달함으로써 직관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최근에는 이미지에 다양한 상황정보를 추가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보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고 있다.

스마트폰에 다양한 센서가 탑재되면서 이미지의 상황정보가 보다 다양한 형태로 확대되고 있다. 사진을 촬영한 시간과 GPS 위치정보가 포함되어서 여행기록을 손쉽게 정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이미 일반적인 기능이 되었다. 향후에는 정확한 실내 위치 정보, 날씨, 온도 등이 함께 기록되어 이미지가 전달하는 메시지가 보다 다양해질 전망이다.

이러한 부가적인 센서 정보 외에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상황정보는 사진 프레임 바깥에 있는 정보들이다. 라이트로(Lytro)의 다초점 이미지, 타마고(Tamaggo)의 360° 이미지, 스칼라도(Scalado)의 멀티 앵글(Multi-angle) 이미지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기존 사진은 한 번 찍으면 프레임에 포함된 것 이상의 정보를 줄 수 없었다. 하지만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사진 기술들은 사진 프레임 외부의 정보를 사용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사진 정보를 맞춤화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라이트로 카메라는 촬영 후에도 원하는 곳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기존 사진이라면 뿌연 배경에 지나지 않았겠지만, 라이트로 카메라를 활용해서 배경에 초점을 맞추면 새로운 이미지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기존 이미지에서는 알 수 없었던 새로운 정보를 얻게 되는 셈이다.

타마고 카메라는 볼록한 어안렌즈를 이용해 360° 이미지를 한번에 촬영함으로써 전후 좌우의 다양한 상황정보를 한 장의 사진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스칼라도 멀티 앵글은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어플리케이션으로, 피사체 앞쪽 180°를 스캔하듯 촬영하면 이를 하나의 3D 사진으로 합성한다. 사진을 볼 때는 스마트폰 화면을 좌우로 기울여서 피사체의 좌우 측면을 볼 수 있다. 따라서 3D 카메라나 3D 디스플레이 없이도 입체적인 이미지를 볼 수 있게 해준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상황정보는 이미지 인식에 기반한 추가 정보들이다. 사진에 있는 사람과 사물을 인식해서 각각의 정보를 추가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사진에 있는 사람을 인식해서 그 사람의 주소록 정보나 소셜 네트워크 정보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페이스북의 인수설이 나오고 있는 페이스닷컴(Face.com)이 출시한 ‘클릭(Klik)’이 사진 속 얼굴을 인식하는 대표적인 어플리케이션이다. 이런 이미지 인식 기술이 사물에 적용될 경우에는 광고나 전자 상거래에도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커뮤니케이션의 변화는 소비자의 선택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은 음성에서 문자로 큰 변화를 거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변화의 끝이라기보다는 더 큰 변화의 시작이 될 전망이다. 이미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메시지 형식이 융합되고, 상황정보가 결합되는 커뮤니케이션이 새롭게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커뮤니케이션이 모바일 산업의 핵심 가치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의 변화는 예상하기 어려운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수 십 년간 모바일 사업을 해온 이동통신 사업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는 카카오톡의 성장도 음성에서 문자로 커뮤니케이션이 변화한 결과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변화를 결정짓는 힘은 다름아닌 소비자에게 있다. 소비자가 선택하고 선호하는 방식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형태이기 때문이다. 통신 사업자, 단말 제조업체, 어플리케이션 개발업체 등 각자가 준비하고 있는 제품과 서비스가 커뮤니케이션의 진화 방향과 일치하는 지,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할 때이다. [LG경제연구원 배은준 책임연구원]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 http://www.lgeri.com

연락처

LG경제연구원
배은준 책임연구원
3777-0564
이메일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