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경상대학교(총장 조무제) 식물생화학연구실 임채오(林采旿·43) 교수는 지난 2000년 세계 최초로 배추 유전자 칩을 완성한 저력을 바탕으로 환경스트레스에 강한 작물 생산을 위한 연구를 수행중이다. 여기에는 올해로 끝나는 국가지정연구실사업(과기부)과 바이오그린21사업(농진청)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
식물생화학연구실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작물 가운데 하나인 '배추'를 대상으로 환경스트레스 생체방어 관련 유전자들을 분리하고 그들의 기능을 규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즉 고온, 저온, 가뭄, 홍수, 고염, 중금속오염, 토양오염 등 환경 스트레스를 방어하는데 관여하는 배추의 유전자를 밝혀내는 것이다.
배추는 우리나라에서 연간 240만t 가량 생산되고 있으며 생산 규모는 연간 100억원을 넘는다. 이에 따른 김치산업도 시장규모가 100억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이 연구실의 최대 장점은 1992년부터 배추를 대상으로 cDNA 프로젝트를 수행해 옴으로써 다량의 배추 유전자와 EST(발현유전자조각)를 확보하고 있으며 축적된 유전자 자원을 사용하여 다양한 DNA 칩을 제작할 수 있는 기반이 확보돼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임 교수를 비롯해 박사 후 연구원(1명)과 대학원생(박사과정 3명, 석사과정 3명)들의 빈틈없는 팀워크가 멀지 않은 장래에 중국의 모래사막에 'Made In GSNU가 찍힌' 배추를 재배하는 날을 앞당기는 구실을 하고 있다.
경상대학교 식물생화학연구실의 연구내용은 간단히 말하면 네 단계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애기장대·배추 DNA칩을 제작하고 유전자의 집단적 발현양상을 분석한다. 두번째 유전자 발현 분석을 통해 획득한 생물학적 정보를 D/B화한다. 세번째 유전자 발현 분석을 통해 획득한 생체방어 관련 유전자의 기능을 모델식물을 통해 규명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모델식물을 통해 규명한 유전자 기능정보를 작물의 분자육종에 적용하여 환경스트레스 저항성 우량형질의 형질전환 식물을 개발한다.
임 교수가 배추 유전자 연구를 시작한 것은 경상대학교 생화학과 박사 1호인 그가 대학원을 다니던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무려 14년째 계속되고 있는 연구 결과, 임 교수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내로라하는 배추유전자 연구의 1인자가 되어 있다.
"우리 연구실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관리하는 GenBank(국제유전자D/B기구)에 배추 유전자 1만여 개를 등록해 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우리가 획득한 배추 유전자는 5만여 개에 달합니다."
실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배추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임채오 교수팀은 배추에 관한 한 확실한 국제적 인지도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100% 우리 기술로 배추 유전자 칩을 완성해 지금은 제3버전에 해당하는 'BrEST-10K'(배추 유전자 1만개를 집적한 칩이라는 뜻)을 완성한 임 교수는 "김치를 수입해 먹는 게 현실이지만 고품질 배추의 종자는 우리가 개발해야 한다"는 것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
온도 스트레스에 대한 배추의 유전자 칩 분석을 연구한 양경애(33) 박사 후 연구원은 벌써 6년째 임 교수의 연구를 돕고 있다. "양경애 연구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유전자 칩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임 교수는 자신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1주일에 나흘을 연구실에서 밤샘을 하면서도 '평생 연구하는 게 꿈'이라는 홍준기(30) 박사과정 연구원도 임 교수에게는 든든한 동지이다.
여기에다 고온스트레스에 대한 애기장대의 유전자 발현을 연구하고 있는 임찬주 (박사과정), 베트남에서 유학 온 니구앤 두옹 나(중금속처리에 대한 배추 유전자의 발현 분석 연구, 박사과정) 연구원도 경상대학교의 식물생화학연구실을 이끌어가고 있는 핵심 인물들이다.
양경애 연구원은 "교수님과 같이 연구하는 게 재밌다.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연구가 재미있다"면서 "배추 유전자와 관련해서는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이 우리의 양식이요 즐거움이다"라며 웃었다.
베트남과 중국에서 유학 온 연구원들로 인해 의사전달이 잘 안돼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가끔 생겨나지만 식물생화학연구실에는 배추 유전자 칩을 세계 최초로, 지금까지 유일하게 완성했다는 긍지와 모래사막에 배추를 심는 날을 위한 끈기가 넘쳐나고 있다.
임 교수는 "우리나라가 분자생물학적이거나 육종학적으로 배추연구의 종주국임을 세계에 보여주는 데 경상대학교의 식물생화학연구실이 있다"고 강조하고 "연구실에서 나오는 기초연구 성과를 농업에 응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량·종자 전쟁의 시대인 21세기. 경상대학교의 식물생화학연구실에서 만들어 낸 내재해성 배추나 유채가 중국의 사막, 시베리아 벌판 한가운데 끝없이 심어져 있는 환상적인 장면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날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유전자 칩이란
유전자 발현 검출용 소자 (素子). 유전자가 어떻게 발현되고 있는가를 대규모로 검 토하기 위한 생명공학 기술이다. 유전자 칩은 1㎤ 정도의 기판위에 수천에서 수만 종류의 DNA를 배치함으로써 만들어진다. 생명에 대한 신비를 풀기 위해 지금까지 1-2개의 유전자를 대상으로 연구해 왔으나, 유전자 칩을 사용하여 생명현상에 관련 된 총체적 유전자 집단을 분리하고, 연구할 수 있게 되었다.
▲식물생화학연구실 연구원
①연구책임자 임채오(전공 : 식물생화학)
②박사 후 연구원 양경애(온도스트레스에 대한 배추의 유전자 칩 분석)
③박사과정(3명)
홍준기(Cysteine proteinase inhibitor 의 생화학적 특성과 기능분석)
임찬주(고온스트레스에 대한 애기장대의 유전자 칩 분석)
니구앤 두옹 나(중금속처리에 의한 배추 유전자의 발현분석)
④석사과정(3명)
황정은(고온스트레스 관련 식물 전사조절인자, DREB2C의 기능분석)
진환(DREB2C 유전자의 발현조절)
원혜정(Phytohormone처리에 의한 배추 유전자의 발현 분석)
웹사이트: http://www.g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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