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나를 위한 전문가의 큐레이션 Subscription Comme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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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2012-06-25 12:00
서울--(뉴스와이어)--전문가의 큐레이션을 통해 선별된 제품들을 소비자에게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Subscription Commerce가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Subscription Commerce는 고객에게는 ‘나만을 위한’ 전문가의 선택을, 공급기업에게는 구체화 된 소비자의 취향 정보와 더 넓은 고객 저변 확대라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소비자 중심적 마케팅 대행이 향후 어떻게 빛을 발하며 발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ubscription Commerce란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다. 간단한 물건 하나를 사려고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봐도 정보가 너무 많아 혼란을 겪기도 한다. 이럴 때면 누군가 나타나서 ‘당신에게 적절한 것은 바로 이 제품이야!’ 하고 추천해주기를 바란다.

이런 니즈는 최근 IT 업계에서 불고 있는 큐레이션(Curation), 개인화/맞춤화 바람을 전자 상거래에까지 전파시키는 배경이 되었다. 콘텐츠 소비뿐만 아니라 물품 구입에 있어서도 믿을만한 사람의 조언이나 추천을 바탕으로 내 상황과 취향에 딱 맞는 맞춤화 소비를 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들을 위해 Subscription Commerce(이하 SubCom)라는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상거래가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말 그대로 정기 구독료를 지불하고 제품을 주기적으로 배송 받는 SubCom은 기존의 우유배달이나 신문배달과 같은 고전적인 구독 서비스로부터 한층 업그레이드 된 형태다. 나만을 위해 선별된 제품들이 담긴 상자를 정기적으로 집 앞까지 가져다 주는 방식으로 전문가의 큐레이션과 개인별 맞춤화가 가미된 서비스라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화장품, 구두를 시작으로 액세서리, 의류, 면도기, 식재료, 커피, 장난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많은 업체들이 생겨났고, 눈에 띄는 업체들은 이미 벤쳐 캐피탈들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으며 성장 중이다. 국내에서는 화장품을 시작으로 이제 막 다양한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큐레이션’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 등장

기업들은 상품 개발과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고객과 관련된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데에 심혈을 기울인다. 빅 데이터 분석기술을 통해 SNS와 같은 비정형 데이터에서 그 실마리를 찾으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SubCom은 최근 SNS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큐레이션 트렌드를 상거래에 접목시킨 모델이라는 측면에서 이목을 끈다.

예전에도 추천을 통해 매출을 증진시키려는 노력은 많이 있었다. 데이터 분석의 강자인 Amazon과 같은 온라인 쇼핑 업체들은 고객의 과거 구매이력을 분석하여 추천제품을 노출시키는 전략을 취해왔다. 하지만 SubCom은 단순히 소비자가 좋아할 가능성이 있는 제품을 나열하면서 선택하라고 숙제를 안겨주기 보다는 실제 구입 의사가 있는 품목에 한해 제품을 선별하여 손쉽게 구매까지 연결시켜줌으로써 제품 구입 과정에 더 깊게 침투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분석 시스템에 의한 추천보다는 지속적인 상호관계를 통해 내 취향을 잘 알만한 사람이 추천해준 제품에 더욱 신뢰와 애착을 느낀다는 점에서도 기존 모델과 차이가 존재한다.

‘구독자 - SubCom 업체 - 공급자’로 이뤄진 양면시장

SubCom은 그 특성에 따라 운영되는 형태가 상이하지만 일반적인 모습을 보면 중간자적 역할을 하는 SubCom 업체를 중심으로 SubCom을 구독하는 소비자인 구독자, 그리고 SubCom 업체에 물건을 제공하는 기업인 공급자(Supplier)가 참여하는 양면시장의 모습을 띈다.

SubCom은 구독자로부터 일정 구독료를 받고 상품 박스를 정기적으로 배송한다. 전달되는 박스 속 상품들은 구독자가 SubCom 가입 시 작성한 프로필을 기반으로 선별된 것들이다. 구독자는 상품을 사용한 후 SubCom 업체에 피드백을 남기기도 하고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반품하거나 구독을 중단할 수도 있다.

SubCom은 구독자에게 전달하는 상품을 공급자로부터 제공받는다. 보통은 공급자에게 합당한 대금을 지불하고 제품을 확보하지만, 샘플을 위주로 하는 SubCom의 경우 마케팅 대행이라는 명목 하에 공급자로부터 무료로 물품을 제공 받기도 한다. 제품을 무료로 혹은 저렴한 가격으로 받아오는 경우 SubCom은 이에 대한 대가로 공급자에게 제품에 대한 소비자 피드백 데이터를 제공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 이러한 소비자 피드백 데이터를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얻기도 하지만, SubCom의 주 수익원은 구독자와 공급자 사이를 중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로 볼 수 있다. SubCom은 이 중개 과정에 큐레이션이라는 플러스 알파를 제공함으로써 단순히 중개역할만 하는 것에 비해 수익을 향상시킨다. 이는 SubCom의 주 고객층이 ‘가격’보다는 ‘특별한 노력이나 시간 투자 없이도 누군가 나를 위해 꽤 괜찮은 제품을 골라 내 집 앞까지 가져다 준다’는 것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SubCom은 이런 구독자와의 긴밀한 관계 구축을 통해 이탈을 방지하고 장기적인 거래를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지켜나간다.

그렇다면 SubCom이 구독자나 공급자에게 제공하는 가치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SubCom, 고객을 돕다

1. 여유없는 소비자의 선택 돕기

SubCom은 구독자가 시간과 돈을 허비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SubCom은 기본적으로 정보 수집이나 제품 구입 절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 사람들을 상대로 이들이 구미에 맞는 제품을 손쉽게 획득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퍼스널 쇼퍼(Personal Shopper) 역할을 한다. 물건을 구입해 집 앞까지 배송해주는 것은 물론 최신 트렌드나 제품 정보를 찾기 위해 매체를 뒤적거리는 수고도 대신해준다. 소모적 생필품의 제품 구입 타이밍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게끔 제 때 제 때 물건을 보내주기도 한다.

ShoeDazzle은 시간 여유가 없는 여성 직장인들을 위해 미리 파악한 고객의 취향과 최신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구두를 정기적으로 추천, 배달해준다. 기본적인 필수 아이템의 구입 조차 귀찮은 남성들에게 Manpacks는 사이즈에 맞춘 속옷과 양말을, One Dollar Shave Club은 면도기를 제공한다. 화장품에 관심은 많지만 수 많은 종류들을 직접 찾아보고 구입하여 사용해보기에는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부족한 화장품 애호가들을 위해서 Birchbox는 매달 4-5개의 미니어처 화장품과 샘플을 보내준다. 다양한 제품 테스트 기회를 제공하여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기 위해 겪는 시행착오와 금전적 출혈을 줄여주는 셈이다.

2. ‘나만을 위한 선물’ 효과

SubCom은 구독자에게 제품을 전달하는 과정 전반을 즐거운 고객 경험으로 만든다. 구독자는 어떤 제품이 들어있을지 모르는 상태로 박스를 풀어보며 설레임을 느낀다. 특히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매달 새로운 제품을 접해보고 좋은 제품을 발견하는 것은 귀찮게만 여겨지던 일상적 구매 패턴을 소소한 재미로 바꿔준다.

Craft Coffee는 매달 커피 전문가가 고른 3 종류의 원두를 상세한 설명이 적힌 카드와 함께 전달한다. 구독자는 자신이 구입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커피를 잘 아는 지인이 선물한 커피를 받아보는 기분으로 맛과 향을 궁금해하며 커피를 내려 마시게 된다.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닌 나만을 위한 패키지를 받아본다는 점에서도 구독자는 이를 흥미로운 경험으로 인식하게 된다. 미니어처 화장품 SubCom인 Luxe Box는 상자 포장에 “Made for 구독자의 이름”을 새겨 넣음으로써 개인적이고 세심한 케어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3. 상호작용을 통해 진화하는 맞춤화

하지만 무엇보다도 SubCom이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다져나가는 데에 큰 공헌을 하는 것은 바로 반복적 상호작용을 통한 맞춤화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SubCom은 구독자에게 가입 시 간략한 프로필과 취향 정보를 작성하도록 요구한다. 이를 바탕으로 SubCom은 맞춤 박스를 구성하여 전달하며 피드백을 반영하여 구독자에 관해 파악된 취향 정보(Curation Factor)를 조정하기도 한다.

어린이 옷 SubCom인 Wittlebee는 아이의 성장 발달에 따라 지속적으로 치수를 조정하면서 옷을 보내준다. 남성 의류 SubCom인 Trunk Club의 고객은 담당 매니저에게 카메라로 직접 옷장을 보여줄 수도 있고, E-mail과 메신저를 통해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도 있다. 구독자는 매달 옷이 든 박스를 전달받게 되고 이 중 마음에 드는 것은 선택하고 나머지는 돌려보낼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축적된 정보는 구독자의 취향을 더욱 정확히 파악 가능하게 하며, SubCom은 구독자가 돌려보낼 것이 없을 정도로 만족할만한 박스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누적된 고객 취향에 대한 데이터는 향후 고객이 SubCom을 떠날 수 없는 중요한 고착화(Lock-In) 요소로 작용하게 되며, 고객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공고히 하기 위한 바탕이 된다.

SubCom, 공급자를 돕다.

그렇다면 SubCom은 공급자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까? 쉽게 말해 일종의 마케팅 대행으로 볼 수 있다.

1. 고객 기반 확대

공급자는 SubCom과의 협력을 통해 더 많은 타겟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다. SubCom의 제품 추천은 공급자가 직접 취하는 프로모션에 비해 거부감이 적은데다가 구독자가 실제로 제품 구입의사가 있는 소비자이기 때문에 훨씬 수용적인 태도를 취하기 때문이다.

SubCom은 공급자가 직접 접근하지 못했던 소비자에게까지 제품을 전달 가능하게 함으로써 공급자의 고객 기반을 넓혀주는 효과도 있다. 충분히 적극적으로 정보를 탐색하거나 쇼핑에 나서지 않고 숨어있는 소비자들에게 적합한 공급자의 제품을 추천해 주기도 하고, 유통 범위가 한정적인 공급자와 닿기 어려웠던 소비자를 연결시켜주기도 한다.

특히 화장품과 같이 구전 효과가 강하고 구독자의 관여도가 높은 제품의 경우 2차적인 광고 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 박스를 받고 새로운 제품을 테스트 해보는 것 자체를 즐거운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구독자가 박스 개봉 후기를 블로깅하거나 유튜브에 올리는 등 적극적인 구전 활동을 보이기 때문이다.

2. 반복적 구매로 인한 매출 지속

SubCom이 대개 반복적 구매가 일어나는 품목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감안할 때 구독자의 만족은 결과적으로 공급자의 매출 지속으로 연결될 수 있다. 제품에 만족할 경우 구독자가 개별적으로 동일 제품을 재구매할 수도 있고, 그 제품에 대해 SubCom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향후 동일 브랜드의 다른 제품들을 소개받을 수도 있다. 이렇듯 SubCom은 만족도가 높을 만한 고객과 공급자를 연결시켜 줌으로써 공급자의 고객 평균 LTV(Life Time Value)를 높이는 효과를 발생시킨다.

수 많은 브랜드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산업에서 구독을 통해 고객을 잡는 것은 안정적 매출 발생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구독을 통해 발생하는 지속적 매출로 향후 수요예측이 용이해지는 장점도 있다.

3. 구체화된 소비자 반응 파악

SubCom은 다른 유통경로보다 소비자 반응 트래킹이 용이하다. 설문이나 인터뷰를 통해 제품에 대한 고객 반응을 꾸준히 조사하기 때문이다. SubCom 업체는 구독 중단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객 만족도를 조사하며 구독자 역시 추후 자신이 더 만족할만한 제품을 제공받기 위해 SubCom 업체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드백하는 경향이 있다. 일부 SubCom의 경우 피드백을 제공한 고객에게 구독료 납부에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하여 이를 독려하기도 한다.

이렇게 수집된 고객 피드백은 SubCom 업체와 구독자 양측이 모두 인센티브를 갖고 주고 받은 의견이기 때문에 다른 유통경로에서 얻는 것보다 구체적이다. 특히 구독자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온 SubCom 업체는 구독자가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에 대해 제공한 피드백도 함께 갖고 있어 더욱 입체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진정성이 느껴지는 신뢰관계 구축이 관건

Birchbox의 창업자 Hayley Barna와 Katia Beauchamp은 화장품 매장에서 일하며 최고의 화장품에 대해 조언해주던 Mollie라는 친구로부터 영감을 받아 ‘누구에게나 Mollie 같은 친구가 필요하다.’ 는 생각에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SubCom의 등장은 광고에 휘둘리기 보다는 누군가의 진심 어리고 믿을만한 조언으로 도움을 받고 싶은 소비자의 니즈에서 촉발되었다. 따라서 SubCom의 성공은 고객과 진정한 신뢰를 구축하는 데서 출발한다.

여기에는 첫째로 SubCom 업체가 객관적인 입장에서 양질의 제품을 확보하고 선별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공급자 측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며 홍보 성격에 치우쳐 제품을 소개 한다면 구독자들을 떠나보낼 수 밖에 없다. 두 번째로는 제대로 된 고객 분석을 통해 만족도 높은 맞춤화 박스를 제공해야 한다. 지불한 가격만큼 만족할만한 제품을 전달받지 못한다면 구독자는 구독을 중단하게 될 것이다. 고객 분석을 통한 맞춤화는 SubCom의 가장 중요한 경쟁요소이기도 하다. 고도의 정교한 데이터 분석이 아니더라도 유니크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눈썰미로 고객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만 있다면 그로써 충분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진입 장벽이 낮아 유사 서비스가 생겨나기 쉬운 SubCom의 시장에서 고객의 구미에 가장 잘 맞는 박스를 제공하는 업체만이 결국 승자로 남게 될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 선 마케팅 대행의 시작

SubCom은 기업 입장에서 매출 신장을 돕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 같이 서서 개인의 선택을 돕기 위한 마케팅 대행이라는 점에서도 신선하다. 기존의 대형 온라인 유통 업체들도 SubCom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구매 의사가 있는 고객에게 집중하여 지속적인 신뢰관계를 만들고 소비자 편에서 제품을 선별해 제공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고객과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여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아직 시작 단계인 SubCom이 기업과 고객 사이의 새로운 중개자로서 의미 있는 위치에 확실히 자리 잡을 수 있을지, 한 때의 Fad로 끝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큐레이션 트렌드를 바탕으로 시작된 이러한 소비자 중심적 마케팅 대행이 앞으로 어떻게 빛을 발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LG경제연구원 강현지 선임연구원]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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