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까지 치료하는 정성과 사랑…건국대병원 ‘민들레캠프’
건국대학교병원 성형외과 엄기일 교수님과 구순구개열 환자와 보호자들의 모임인 민들레회에서는 1995년도 제 1회 민들레 캠프를 시작으로 매년 캠프를 열고 있다. 지난 6월2~3일 1박 2일간 경기도 가평의 한 펜션에서 열린 제17회 민들레 캠프에는 구순구개열 환자와 보호자, 민들레회 회원 가족들과 병원 의료진, 외래, 수술실 및 병동 간호사 등 100여 명이 함께했다. 올해로 17년째인 민들레 캠프에, 때마침 성형외과 특성화 선택 실습을 돌던 중 학생신분으로 참가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워낙 아이들을 좋아하던 터라 캠프에 참가하는 것이 기대되고 설레었지만, 무엇보다 뜻 깊었던 것은 이 캠프가 갖는 의미 때문이었다. 구순구개열 환자와 가족들간의 정보 교환, 친목도모, 걱정과 고민의 상담 등의 목적 외에도 사회적 편견에 맞서 아이들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격려해준다는 교수님의 취지에 감동받지 않을 수 없었다. 단순히 환자의 얼굴 모습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까지 치료해 주시려는 정성과 사랑은 내가 꿈꾸는 의사상과 많이 닮아있었다. 그 덕분일까, 나에게 구김살 하나 없이 해맑고 다정하게 다가오는 아이들을 보면서 민들레회와 민들레캠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캠프의 시작은 민들레 가족 소개와 특강으로 시작됐다. 쑥스럽기도 했지만 의료진의 권유로 앞에 나가 자기소개를 하고 나서 따뜻한 박수를 받고 나니 민들레 가족의 일원이 된 느낌과 함께 민들레회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특강에서는 해외 구순구개열학회에서 발표된 최신 연구흐름과 치료 동향이 소개됐고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의 의료수준과 치료 후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회생활 등에 관한 친절한 안내도 이어졌다. 엄 교수님은 “민들레캠프의 주인공은 바로 어린이 여러분”이라며 “맘껏 뛰어놀면서 건강하고 자유롭게 성장하기 바란다”며 따뜻한 말씀과 함께 참석한 환자와 가족들에게 용기를 심어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어서 운동장에 나가 아이들과 에어로켓을 만들어 날리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로켓 만들기에 열심이었고, 완성된 로켓을 날리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거워했다. 매년 열리는 행사여서 그런지, 사람들은 가족들끼리 나들이 나왔을 때처럼 서먹함이 없이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아이들이 이런 시간을 통해 정서적 안정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캠프가 가진 장점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만드는 것을 도와주는 수준이었지만 어느새 나도 아이들과 함께 뛰놀며 땀 나는 줄도 모르고 로켓을 멀리 날려 보내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로켓 방향을 나에게 맞춰 쏘아 보내는 장난끼 많은 아이, 경쟁심에 불타 나보다 높이 로켓을 쏘려고 하는 아이, 언니, 언니 부르며 도와달라는 아이들 모두와 함께 어울려 놀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어느새 아이들은 더워졌는지 물풍선과 물총으로 편을 갈라 물싸움을 하고 있었다.
캠핑에서 빠질 수 없는 바비큐 파티에서는 맛있게 구운 고기와 소시지를 맛있게 먹는 아이들을 보면서 더 흥이 났다. 이어진 레크리에이션 시간에서는 조를 나눠서 간단한 게임을 하며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을 때쯤, 간호사 선생님들과 전공의 선생님들의 장기자랑이 시작됐다. 다들 병원 일로 바빴을 텐데 언제 다 준비를 했을까 싶을 정도로 화려한 공연을 보여주었다. 간호사 선생님들의 전문적인 춤 솜씨를 보며 놀랐고, 전공의 선생님들의 재치 있는 차력 공연은 보기만 해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민들레 캠프가 올해로 벌써 17회를 맞는 것도 이렇게 노력하는 병원 선생님들의 역할이 한 몫 했을 것이다. 아이들과 부모님들도 모두 즐겁게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초여름의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은 캠프파이어와 오색의 화려한 불꽃놀이에 아이들과 가족들은 한마음이 돼 소중한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었다.
다음날 체육대회에서는 청팀, 백팀으로 나눠 공 던져 바구니 넣기, 발판 뒤집기 등 팀끼리 단합을 유도할 수 있는 게임이 펼쳐졌다. 특히 공던지기 게임은 양팀이 공을 상대편 바구니에 넣는 게임이었는데 키가 작은 아이들은 아빠 어깨에 올라타 공을 넣는 등 가족과 팀이 한마음이 되는 모습에 흐뭇했다. OX퀴즈를 통해 체육대회 MVP를 뽑고, 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들에게 기념품을 나눠주며 아이들의 사기를 북돋아주는 캠프는 막을 내렸다.
학기 공부 중 특성화 선택 실습을 돌며 우연히 참여하게 된 캠프였지만 의사를 꿈꾸는 나에게는 가장 소중한 기억 중 하나로 남을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지낸 1박 2일이 더없이 즐거웠고, 병실에서부터 사회에 나와서까지, 그리고 치료의 처음에서부터 성장하기까지 환자와 가족을 생각하고 그들에게 위로와 희망, 정성과 사랑을 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해 준 시간이었다. 민들레캠프처럼 구순구개열 아이들을 위한 배려와 노력이 모여 아이들이 모두 자신감 있고 올바른 아이로 성장해 나가기를 기원해 본다.
건국대학교 개요
독립운동의 맥동 속에서 태어난 당당한 민족사학 건국대학교는 1931년 상허 유석창 선생께서 의료제민(醫療濟民)의 기치 아래 민중병원을 창립한 이래, 성(誠) 신(信) 의(義) 교시를 바탕으로 ‘교육을 통한 나라 세우기’의 한 길을 걸어왔다.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서울캠퍼스와 충북 충주시 충원대로 GLOCAL(글로컬) 캠퍼스에 22개 단과대학과 대학원, 4개 전문대학원(건축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경영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 10개 특수대학원을 운영하며 교육과 연구, 봉사에 전념하고 있다. 건국대는 ‘미래를 위한 도약, 세계를 향한 비상’이란 캐치프레이즈 하에 새로운 비전인 ‘르네상스 건국 2031’을 수립, 2031년까지 세계 100대 대학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신지식 경제사회를 선도하는 글로벌 창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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