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자랜드배는 국수전, 기성전 등에 이어지는 라이벌 전이라는 것과 동시에 국내 타이틀의 세력 판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일전. 이 9단은 왕위, KBS바둑왕, GS칼텍스 세 개 타이틀 보유자이며, 최 9단은 국수와 천원 두개의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다.
이창호9단의 최철한 9단과의 상대 전적은 최철한9단이 10승 8패로 앞서고 있었으며, 세 번 만난 번기 승부(국수전 2회, 기성전 1회)에서 최9단이 모두 승리한 바 있다. 그러나 전자랜드배 왕중왕전은 국수전이나 기성전과는 다른 속기전. 속기전에서는 이창호 9단이 최 9단을 상대로 3전 전승(바둑왕전 2회, 한국바둑리그 1회)을 거두고 있던 상황. 승부는 박빙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흑번을 잡은 이창호 9단은 초반 좌변에서 실리를 취하려는 백을 상대로 적극적인 행마를 펼치며 좌하귀에서 중앙에 이르는 거대한 벽으로 응수, 실리를 쌓았다. 백은 상변에 집을 만들며 중반전을 도모해갔고, 좌변일대에 세력을 쌓으며 흑이 응수해 누가 그리 이롭다 할 만한 상황은 아닌 듯 했다.
하지만 이세돌9단, 루이 9단, 장주주 9단, 윤성현 9단, 김영삼 7단 등이 모여있던 검토실에서는 이창호 9단이 좋아하는 모양으로 바둑이 진행된다며 이 9단의 승리에 무게를 실었다.
바둑이 종반에 들어갈 무렵, 좌상귀 일대를 뚫고 들어간 흑이 미세하게 나마 앞서기 시작하면서 패싸움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끝내기의 달인’ 이 9단은 끝내기가 시작되자 미세한 차이를 조금씩 늘리며 앞서가더니, 이미 승부는 결정지어졌다는 듯 우상귀와 우하귀의 패를 양보하면서도 반 집으로 승리, ‘신산이란 이런 것이다!’를 보여줬다.
한 편, 후지쯔배에서 이세돌 9단에게 우승을 내주고, 대국 하루 전 귀국한 최철한 9단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일본과 서울을 오가는 강행군 속에서 컨디션이 안 좋은 듯 시종일관 표정이 어두웠다. 대국 후 검토실에서 동료 기사들과 함께 복기를 하던 중에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완패야, 한번도 내가 유리한 적이 없었어.”라고 말했다. 지난 김주호 6단과의 준결승전 승리 후 이창호 사범님과 결승에서 만나고 싶다고 한 적이 있었나 싶은 얼굴.
새로운 왕중왕을 가리는 국내 최대 규모 타이틀 기전 <제2기 전자랜드배 왕중왕전> 결승은 3번기로 치러지며, 오는 11일 결승 2국이, 12일 3국이 치러진다.
<제2기 전자랜드배 왕중왕전>은 바둑TV, 한국경제신문, 사이버오로가 공동주최하고, 전자랜드가 후원하며 우승상금은 4천만원, 준우승은 1천 5백만원이다.
바둑TV에서는 국내 타이틀 세력 판도를 결정 지을 <제2기 전자랜드배 왕중왕전> 결승 2, 3국을 11,12일 저녁 8시 생방송으로 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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