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때는 조선 숙종 34년(1708년). 공납(貢納)제도의 대수술을 목적으로 광해군이 처음도입한 대동법(大同法)이 꼭 100년만인 이해에 황해도에 실시되면서 마침내 완성국면에 들어가게 된다.

대동법의 골자는 각 지방별로 조정에 바치는 공납품목을 쌀로 단일화하고 땅 보유면적을 과세기준으로 책정하자는 것. 기존의 특산물 공납제가 지주와 관리등 기득권층의 농간으로 인해 농민 수탈 도구로 변질되면서 민생이 피폐해지고 땅을 버리고 유랑하는 유민(流民)이 늘어나는 등의폐단이컸다. 때문에 대동법의 시행은 살인적인 공납에 시달리던 대다수 가난한 백성들의 부담을크게 덜어준 제도였던 반면 세부담을 교묘히피해 왔던 지주들에게는 일대 재앙과 같은조치였다.

역사비평가인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은 최근 저서‘한국사로 읽는성공한 개혁, 실패한 개혁’에서 대동법의 전면시행은 조선 중기 최대의 개혁성과이며 우리 역사에서 보기 드문 개혁진영의 승리라고서술하고있다.

최근 시중의 관심은 8월에 발표될 부동산종합정책의 방향에 모아지고 있다.정부여당의 정책역량이 총동원되어 부동산정책의 큰 그림이 새로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교부의 고위 주택정책 담당자들이 7월 1일자로 일제히 교체된 점도 예사롭지않은 대목이다.

지난 1970년대 강남개발이 시작된 이래 정부는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부동산 투기를 뿌리 뽑겠노라고 공언해 왔다.그러나 지난 30년 동안의 정부 투기억제정책은 결과적으로 총체적 실패에 봉착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말로는 투기근절을 외쳐 왔지만, 정부가 과연 그만한 의지와 전략을 갖고 정책을 꾸려왔는지 의구심을 갖는 국민들도 적지 않다. 아파트와 땅을 사면 돈번다는 투기공학은 날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공룡처럼 커진 투기세력들이 정부를 비웃고 정부정책을 시험하고 있다. 왜곡된 신화가 급기야 부메랑이 되어 정부를 공격하기에 이른 것이다.

조선중기 대동법의 도입과 확대시행과정에서 기득권층이 보인 반발은 격렬했다. 기득권 보호를 위한 갖가지 반대논리가난무하는 가운데, 제도 개혁의 본질을 비틀고 희석시키려는 사이비 대안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피를 뿌리는 사색당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중종대의 조광조와 선조대의 이이, 그리고 효종대의 김욱 등 개혁적지식인과 양심적인 관료들은 죽음을 불사하는 개혁의지로 부당한 기득권과 싸웠고,마침내 공납제도 개혁이라는 개혁과제는시대적 정당성을 획득하고 대동법이라는제도로 완성되었다. 개혁주체들이 얼마나치열한 문제의식과 전략적 사고로 문제의핵심에 접근하느냐에 개혁의 성패가 좌우되어 왔음을 말해주는 역사의 한 대목이다.

투기세력과의 사실상 마지막 진검 승부를 앞둔 정책당국자들이 300년전 조선중기 개혁 사대부들이 지녔던 기개와 시대정신, 그리고 불퇴전의 승부욕을 이어받을 수있을까. 투기세력과의 일전을 앞둔 정부를지켜보는 국민들의 심정이 더없이 착찹하기만 한 요즘이다.

LG경제연구원 조용수정책분석그룹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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