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소비자 성명서, “유비쿼터스 감시사회의 도래를 우려한다”
1. 정부는 이미 최근 몇 년간 “인터넷주소 사용자정보 검색서비스(Whois) 고도화사업”을 추진하면서 인터넷주소(IP주소) 사용자정보를 국가가 관리하는 통합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는 작업을 해왔으며 거의 구축완료단계에 있다. 정부는 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하여 인터넷접속서비스제공업체(ISP)들이 직접 지역단위 IP주소할당기구인 APNIC으로부터 IP주소를 할당받고 IP주소 할당정책 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을 법률로 제한함으로써 국내 모든 인터넷접속서비스제공업체가 오직 한국인터넷진흥원(NIDA)을 통해서만 IP주소를 할당받도록 하였다. 이로써 인터넷이용자가 인터넷을 통해서 수행하는 거의 모든 행위(사이트접속, 게시판 글쓰기 등)를 로그기록 확인 등을 통해 범위를 좁혀 추적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가능해 졌으며, 향후 IPv6 주소체계가 도입되고 홈네트워킹 사업 등이 정착될 경우 개별 가정에서 사용하는 개별 가전기기의 작동여부까지 모니터할 수 있는 감시환경이 구축되었다. 우리는 정부가 검찰, 경찰청 등과 함께 협의하여 구축한 이 시스템이 남용되어 개개인의 인터넷 사용내용을 추적하는 데 활용되는 등 통신비밀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위험성은 없는지 시스템 구축내역과 이용절차 및 용도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생활보호를 위한 제도적인 보완장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2. IT839정책의 하나로 추진중인 RFID 사업과 관련하여 최근 정부는 RFID에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지침을 발표하였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계획에 따르면 RFID는 무선리더기와 유무선인터넷을 통해 태그정보조회 시스템에 연결되며 RFID가 USN(Ubiquitous Sensor Network)으로 연결되어 작동하는 환경을 구축하게 된다. 우리는 이러한 환경에서 RFID에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허용하게 되면 사실상 개개인의 위치 및 이동과정에 대한 추적 조회를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또다른 감시환경으로 남용될 위험이 있다고 본다. 따라서 우리는 RFID의 경우 일반적인 본인 동의에 의해 개인정보를 기록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되며 특별히 예외적으로 제한된 범위의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에 한해서만 본인동의를 전제로 개인정보와 연계시키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또한 우리가 그간 누차 지적해 왔듯이 RFID 기술이 미칠 수 있는 사회적 악영향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위하여 과학기술부가 과학기술기본법에 따라 (과학기술기본법 제14조 1항 - 정부는 새로운 과학기술의 발전이 경제ㆍ사회ㆍ문화ㆍ윤리ㆍ환경 등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평가하고 그 결과를 정책에 반영하여야 한다) 이 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전에 시급히 기술영향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표하며 영향평가 결과에 의거하여 관련 부처 및 기관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이미 작년에 전자태그의 부착사실 표시, 전자태그의 제거 옵션을 의무적으로 허용하고 제거방법을 표시, 전자태그 리더기가 설치된 장소를 표시할 것을 골자로 하는 내용으로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4조에 의거하여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자태그에 대한 표시광고의 고시를 제정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따라서 우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시급히 정보통신부와 협의하여 이에 대한 고시를 제정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정보통신부는 공정위의 고시제정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등 적극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
3. 전세계에서 유일한 주민등록제의 덕택으로 우리의 인터넷 공간은 이미 세계에서 유례없이 실명제가 보편화 되어 있다. 일부 포털업체나 개인 홈페이지이외에는 이미 거의 대부분의 인터넷 공간은 회원가입제를 통해 주민등록번호 등록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온라인쇼핑몰의 경우 거의 예외없이 주민등록번호 등록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러한 실정에서 정부가 또다시 실명제 도입을 거론하는 것은 지금도 실명제를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포털이나 인터넷언론 등에까지 실명제를 법적으로 강제하려는 것이 아닌지 우려한다.우리는 일반적인 표현행위에 대하여 그 행위의 주체가 실명을 사용할 것인지의 여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이므로 이를 국가가 법으로 제한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고 제한해서도 안된다고 본다. 오히려 정부는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환경에서 개개인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하여 익명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匿名權)를 보장하고 이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에 앞장서야 한다고 본다.우리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작년에 인터넷 언론 선거게시판 실명제안에 대하여 밝힌 것처럼 “인터넷이라는 매체는 개인의 표현의 자유 확대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정치의 공론의 장에서 유권자가 토론과 설득의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보다 확장된 공간을 허용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권리 실현에도 기여하고 있으므로, 국가는 규제나 검열 대신 이러한 기본권의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한다.
2005년 7월 8일
(사)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공동대표 박명희 양지원 이덕승 이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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