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혁신 성과 높이려면, R&D 포트폴리오 제대로 관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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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2012-08-14 12:00
서울--(뉴스와이어)--Catch-up 기술을 넘어 미래를 선도할 혁신 기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단기 성과에 대한 압박 또한 어느 때보다 높다. 한정된 자원을 어떤 과제에 투자할 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R&D 포트폴리오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2011년 미국 산업연구원(Industrial Research Institute)의 조사에서 R&D 리더들을 잠 못 이루게 하는 Top 3 문제 중 하나로 ‘단기 과제와 장기 과제 간 균형 잡기’가 꼽혔다. 경쟁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R&D 과제 중 단기 과제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제품 개발 관련 연구기관인 PDMA(Product Development and Management Association)의 조사 결과를 보자. 전체 R&D 과제 중 개량 개선 제품 개발을 위한 단기 과제 비중이 1990년에서 2004년 사이 1.5배가 됐다. 반면, 도전적인 혁신 과제 비중은 동일 기간에 반 정도로 줄었다. 이렇게 단기 과제의 비중이 높아지는 현상은 미래 혁신 씨앗에 대한 투자 부족으로 이어져, 저조한 혁신 성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단기 과제에 휘둘리기 쉬운 상황일수록, R&D 포트폴리오 관리가 중요하다. R&D 포트폴리오 관리란 기업 전체적인 관점에서 전략에 맞게 과제 분류별로 균형 잡힌 예산 투입을 계획하고, 이에 맞게 과제를 선정하고 조정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가계 살림에 비유하면, 여유 자금을 안정형 투자와 수익형 투자로 적절히 나누고, 각 투자 성격에 맞게 우선 순위 높은 투자처를 선택하는 과정과 같다. 가정에서는 이를 통해 수익과 리스크 간 균형을 이루고, 주택 마련 등 미래 계획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기업 역시 R&D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상이한 성격의 과제 간 균형을 잡고, 혁신 전략 목표 달성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된다.

국내 기업의 포트폴리오 관리 수준은 아직 미흡

국내 기업의 R&D 포트폴리오 관리 수준은 어떠한가? 국내에 R&D 포트폴리오 개념이 소개된 것은 20여 년 전이다. 하지만 포트폴리오 관리가 체계적으로 정착된 기업을 찾아 보기는 힘들다. 국내 기업의 경우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한 큰 그림이 없는 상태에서, R&D 리더가 임의로 과제를 선정하거나 자원을 배분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과제가 산발적으로 난립해 정작 중요한 전략 과제들에 필요한 자원이 부족해 지거나, 결과가 확실시 되는 단기 대응 과제 중심으로 진행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기업에서 R&D 포트폴리오 관리가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Fast Follower 전략으로 성장한 국내 기업의 경우, ‘어떤 과제를 수행할 지’ 고민할 필요가 적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 잡아야 하는 선진 기술이 명확했고, 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개발할 지’가 가장 큰 숙제였다. 하지만, 향후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도 추격(Catch-up) 기술뿐만 아니라 혁신의 발판이 될 선행 기술을 준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정해진 R&D 자원을 단기 개발 과제와 미래 혁신 개발 과제에 어떻게 적절히 배분해야 할까? 균형이 깨지는 순간 단기 경쟁에서 뒤쳐져 재무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도 있고, 미래 패러다임 변화에 준비하지 못해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 이제 국내 기업들도 한정된 자원을 ‘어떤 과제에 투자할 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때다.

R&D 포트폴리오 관리, 어떻게 해야 하나?

신제품 개발 관련 전문가인 쿠퍼 박사(R. G. Cooper)는 포트폴리오 관리를 일찍부터 도입한 미국 기업 105개 기업을 대상으로 신제품 고성과 집단과 저성과 집단을 나누고, 두 집단의 성과 차이를 가져온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했다. 이 분석 결과와 P&G, 코닝 등의 사례를 참고하여, 국내 기업에게 도움이 될 만한 포인트를 포트폴리오 전략 수립-과제 평가 및 선정-포트폴리오 조정 단계별로 짚어보고자 한다.

과제 성격에 따라 예산(Bucket) 분리

포트폴리오 전략 수립 단계는 사업 전략/기술 전략을 토대로 어떤 부류의 R&D 과제에 어느 정도 자원을 배분할 지 계획하는 단계이다.

효과적인 자원 배분을 위해서는 과제 성격별로 별도의 주머니를 만드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루 24시간 중 운동, 공부 등 자기계발을 위한 시간을 따로 떼어놓지 않으면 평생 자기계발은 시작도 못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R&D 예산을 하나의 주머니로 보고 관리하다 보면, 당장 시급하고 결과가 확실한 과제 중심으로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방지하고 사업 전략/기술 전략에 맞는 균형 잡힌 자원 배분을 위해 과제 성격별로 예산을 분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제 성격 구분은 혁신 정도(개량 개선/New to business/New to world), 개발 소요 기간(단기/중기/장기), 목표 시장(기존 시장/새로운 시장) 등 다양하다. 이 중 전략적으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분리해서 운영하지 않으면 한 쪽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큰 기준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형별 예산 비중은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모든 기업에게 적용 가능한 포트폴리오 구성의 황금비율 같은 것은 없다. 기업의 전략 목표, 리스크 관리 전략 등을 감안해 각 기업에 맞게 유형별 예산 비중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선도 기업을 목표로 하고, 혁신 과제가 실패하더라도 이를 감당할 수 있는 탄탄한 재무 여건을 갖추고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혁신 과제에 대한 투입을 높게 가져갈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CEB (Corporate Executive Board)의 조사 결과를 보자. 선도 전략을 선택한 기업의 경우 혁신 기술 개발에 R&D 자원의 23%를 투입한 반면, Fast Follower 전략을 취한 기업의 경우 그 비율이 9%로 상대적으로 낮다. 선도 전략을 선택한 기업의 경우, 혁신 과제의 높은 실패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해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혁신 과제에 많은 자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P&G의 경우 추후 7~10년 간 성장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유지형/변화형/파괴형 혁신 타입 조합을 구성한다. 각 혁신 타입별로 상이한 재무 성과와 리스크를 감안해, 중장기 성장 목표의 달성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선택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유리 기업인 코닝(Corning) 사의 경우 R&D 과제를 사업화까지 소요되는 기간과 사업 영역을 기준으로 1~3년(기존 사업), 2~4년(인접 사업), 5~10년(신사업)으로 나누고, 각각 60%, 25%, 15%의 자원을 배분하고 있다. 기존 기술을 기반으로 인접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함으로써 리스크를 낮추고, 성과는 높이려는 코닝의 전략이 반영된 포트폴리오 구성이다. 이와 같이 기업의 전략 목표, 리스크 관리 전략 등에 따라 유형별 예산 비중은 달라질 수 있다.

인사이트 강화를 위한 충분한 사전 검토

혁신 포트폴리오 전략을 세웠다면, 그에 맞는 적절한 후보 과제를 선별해야 한다.

최근 기술과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R&D 리더의 인사이트 문제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 굴러 들어온 기회를 놓쳐 버린 리더들의 이야기가 우화처럼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잘못된 기술 선택이 리더들의 인사이트 문제인지, 인사이트의 토대가 되는 정보의 부족 때문인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수많은 혁신 아이디어들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충분히 가능성을 검토해 보기도 전에 휴지 조각으로 버려진다. 하지만,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도 자신의 머리 속에 있는 인사이트만 믿고 투자 결정을 하지 않는다. 매년 700편 가량의 연례 보고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읽는 등 심도 있는 정보 수집/분석을 통해 우량 투자 대상을 선별한다.

마찬가지로, 불확실성이 큰 아이디어 단계의 R&D 과제의 경우, 전략적 방향성에만 맞으면, 사전 검토를 통해 기술적/사업적 가치와 리스크를 구체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물론, 사전 검토를 통해 기술적/사업적 리스크를 없앨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떤 기술적 장애물이 예상되는지? 어떤 대체 기술이 나타날 수 있는지? 어떤 산업 환경 요인이 시장 형성을 지체시킬 수 있는지? 등 위험 요소를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불확실성을 줄이고, 그에 맞는 대비를 할 수 있다.

쿠퍼 박사가 예로 든 한 기업의 경우, R&D 예산의 일부를 ‘Seed Corn(종자용 옥수수) Money’로 책정해 놓고, 초기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활동을 지원하는 데 사용한다고 한다. 종자용 옥수수를 충분히 살펴봐야 양질의 종자를 선별할 수 있듯이, 혁신 아이디어 또한 충분한 검토가 뒷받침 되어야 진가를 판단할 수 있다.

과제 성격에 맞춰 상이한 잣대 적용

다음으로, 사전 검토로 수집된 정보를 토대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후보 과제를 선정해야 한다.

선정 기준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방법은 NPV (순현재가치, Net Present Value)와 같은 재무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재무적인 기준을 일괄적으로 적용할 경우, 성과가 확실시 되는 단기 과제 중심으로 과제가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장기 선행 과제의 경우 NPV를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가 적어 NPV 산출 결과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을 토대로 과제를 선정해야 할까? 과제 성격별로 과제 선정을 위한 판단 기준이나 기준의 가중치를 다르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단기 사업화 과제의 경우 NPV와 같은 사업 성과 기여도 등을 중요하게 반영하는 반면, 선행 기술 개발 과제의 경우 전략적 적합성, 시장 매력도, 개발 성공 가능성 등을 간단하게 점수 형태로 평가할 수 있다. 쿠퍼 박사의 조사에서는, 신제품 저성과 기업의 경우 주로 재무 성과를 기준으로 과제를 선정한 반면, 신제품 고성과 기업의 경우 재무 성과뿐만 아니라 전략적 적합성 등 다양한 기준을 과제 성격에 맞게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P&G 역시 모든 과제를 똑같은 기준으로 줄 세우지 않는다. 과제 성격에 따라 NPV를 계산해 보거나, 정성적인 기준으로 판단하는 등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하고 있다. 육상 단거리 선수와 장거리 선수를 선발하는 기준이 다르듯이, 과제 성격에 맞는 선정 기준 정립이 필요하다.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과제 조정

후보 과제를 최종 확정하기 전에 전체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과제들이 목적(가치 극대화, 프로젝트 간 균형, 전략 연계성)에 맞게 적절하게 구성되었는지 점검해야 한다. 혁신 과제 파이프라인이 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잘 구성되었는지, 과제 성격별 자원 배분이 계획대로 되었는지, 기존 사업 및 신사업의 전략적 방향에 맞게 자원이 투입되었는지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검토해 봐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점검 결과를 토대로 실제 과제를 조정하고 확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쿠퍼 박사에 의하면, 신제품 저성과 집단의 경우 고성과 집단에 비해 포트폴리오 분석 결과를 과제의 승인/탈락 의사결정에 활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공표된 전략을 경영층이 실행하지 않는 순간, 전략은 선언적 구호로 전락하게 된다. 전략에 맞게 실제로 자원을 배분하는 행동을 보여 주어야, 내부 구성원들이 경영층의 전략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고, 전략 방향에 동참하게 된다.

포트폴리오 관리의 조직 내 체화

포트폴리오 관리가 일회성 분석으로 끝나지 않고 조직에 체화되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우선, 포트폴리오 관리를 정기 프로세스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쿠퍼 박사에 의하면, 신제품 고성과 기업의 경우 포트폴리오 관리의 프로세스와 기준이 구축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세스와 기준은 내부 구성원 간의 약속이자 규칙이다. 이를 통해 R&D 인력은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놓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또한 본인의 아이디어가 누구에 의해, 어떤 과정을 통해, 무슨 기준으로 승인/탈락되었는지를 투명하게 알 수 있어 심사 결과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지게 된다.

프로세스 운영을 위해 포트폴리오 관리를 주관할 부서와 담당자 또한 필요하다. 이 때, R&D 기획부서가 주관 부서 역할을 하되, 사업 부문의 의견을 수렴하는 프로세스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사업 부문은 R&D 부문이 판단하기 어려운 기술의 사업적 가치, 사업 전략과의 적합성 측면에서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과제 승인 시 유관 부서 모두가 참여해 철저한 검증을 거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R&D 부문뿐만 아니라 관련 사업 부문 인력이 모여 치열하게 아이디어의 가치와 리스크를 토론함으로써 양질의 과제를 선별하려 노력한다. 코닝 사 또한 ‘Corporate Technology Council’과 ‘Growth Execution Council’ 회의체를 통해 CTO 뿐만 아니라 사업개발팀 리더나, CEO가 모여 차세대 포트폴리오를 논의하고 있다. 이와 같이 고객과 시장에 가까이 있는 사업 부문 인력은 기술을 시장으로 연결시켜주는 다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효과적인 포트폴리오 관리를 위해 프로젝트 단위로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는 R&D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포트폴리오를 분석할 때 과제 분류, 시장 규모 및 성장성, 리스크 요인, 필요 연구 기간/인력/투자 등 다양한 정성/정량 데이터를 사용한다. 이러한 데이터를 토대로 과제별로 기술적/사업적 가치와 리스크를 예측하고,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적절한 자원 배분 방안을 모색한다. 그러나, 상당 수 국내 기업의 경우 프로젝트 단위의 데이터 관리 시스템이 아직 구축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포트폴리오 분석을 위해 수많은 과제에 대해 일일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취합해야 한다. 그렇게 데이터를 취합해도, 일관된 기준으로 정리된 데이터가 아니어서 신뢰성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P&G의 경우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과 포트폴리오 최적화 툴을 과제 선별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각 과제별 재무 성과와 필요 인력 및 자금을 예측한다. 이렇게 풍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예측은 인사이트를 강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시도에 대해 구성원의 공감대 형성해야

지금까지 혁신 성과 창출을 위한 R&D 포트폴리오 관리 포인트들을 정리해 보았다. 각 사에 맞는 포트폴리오 구성, 과제 평가 기준, 프로세스 등은 1~2년 해 본다고 해서 정답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첫 술에 배부를 리 없다는 말이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데이터 축적을 통해 각 사에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새로운 방법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내부 구성원이 혼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는 심해지면, ‘또 헛수고 하네. 잘 되겠어? 이번에도 저러다 말겠지.’ 식의 냉소주의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구성원의 이러한 태도 속에서는 포트폴리오 관리가 제대로 자리잡기 힘들다. 구성원들이 기업의 포트폴리오 전략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좋은 과제를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선정된 과제에 대한 연구개발에 몰두해야 탄탄한 포트폴리오가 구성되고, 높은 혁신 성과가 창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부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상대적으로 자존감이 높고, 변화에 보수적인 R&D 인력의 성향을 고려하여, 포트폴리오 관리의 취지와 계획을 충분히 공유할 필요가 있다. P&G 역시 내부에 혁신 포트폴리오 계획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면서, 세 가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첫째, 전략 방향을 명확하게 공유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구호에 그친 전략보다 자원 배분 계획으로 구체화된 혁신 포트폴리오가 구성원들에게 전략을 이해시키는 데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둘째, 다른 성격의 과제들은 서로 다른 방법으로 관리될 것이라는 기대를 심어준다. 셋째, 리스크가 적은 성격의 과제들이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리스크가 큰 과제의 경우 과감한 시도를 해도 된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다. 구성원의 공감을 얻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시도가 반드시 실행으로 연결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혁신 과제에 일정 비율의 자원을 투입하기로 전략을 세웠다면, 아무도 해 보지 않은 도전적인 과제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로 계속 돌다리만 두드려 보라고 하면, 내부 구성원은 경영층의 혁신 포트폴리오 전략을 신뢰하지 않게 된다. 이와 같이 내부 구성원의 이해와 공감을 이끌어내려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R&D 포트폴리오 관리가 기획 부서의 일회성 분석이 아닌, 전체 구성원의 사고방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제대로 된 전략 방향성이 전제 되어야

마지막으로 유념할 점은 포트폴리오 관리 자체가 혁신 성과를 담보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포트폴리오 관리는 전략을 실행으로 옮기기 위한 수단이다. 포트폴리오 관리를 체계적으로 추진하려 해도 기업의 전략적 방향이 명확하지 않으면 어떤 영역에 자원 투입의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지 판단하기 어려워, 결국 수많은 작은 과제가 산발적으로 존재하는 결과를 불러오게 된다. 따라서 포트폴리오 관리를 시작하기 전에 기업의 사업 전략 및 기술 전략이 명확한지, 그리고 적절한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양궁에 비유하자면, 정확한 과녁 방향(전략)과 과녁을 향한 적절한 힘의 집중(포트폴리오 관리)이 모두 뒷받침되어야 명중(혁신 성과)을 할 수 있다.[LG경제연구원 최경운 책임연구원]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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