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숱하게 지적되고 논란이 되어온 업무추진비 공개여부의 쟁점은 총액과 건수가 아니라 그 구체적인 쓰임새의 공개여부였다. 건수와 금액만 공개하는 것은 단순히 대통령의 업무추진비가 얼마냐하는 국민들의 호기심을 총족시킬지는 몰라도 정보공개의 의미를 퇴색시킬 뿐만 아니라 정보공개법의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다. 청와대가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자 한다면 대통령의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낱낱이 공개하여 어디에 쓰였는지, 적법하게 쓰였는지 여부를 국민들이 판단하게 해 예산집행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갖도록 해야 한다. 이왕 할거면 제대로 해야 한다. 이것이 국민들로 하여금 국정수행에 불필요한 오해와 문제를 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한편 대통령의 업무추진비 공개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법률적 의무임을 분명히 한다. 비록 대통령은 업무추진비의 사전공개를 명시한 총리훈령의 적용대상은 아니라 할지라도 개정정보공개법의 적용대상에서마저 예외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2004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개정 정보공개법은 정보공개의 범위와 주기 시기 및 방법 등을 미리 정해 이를 정기적으로 공개하도록 의무화 하고 있고 이같은 공표대상 정보에 사실상 업무추진비가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헌법기관과 여타의 행정부처 장관은 이미 업무추진비를 공개하고 있다. 이런 점에 비춰본다면 이번 공개방침은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이미 공개해야 할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법률적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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