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해외 봉사활동이 글로벌 리더 양성한다고?”

- 일부 국가 기관과 지방정부 해외 봉사, 세금 탕진하고 생색내기 바뻐

- 각본처럼 획일적인 프로그램보다 단체별로 다양한 방법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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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투데이
2012-08-31 09:40
비엔티안 라오스--(뉴스와이어)--우기에 접어든 8월의 라오스는 형형색색 단체 조끼를 입은 한국 봉사단체들의 모임 장소가 되어버린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바뀐 최초의 국가, ‘마 떼 까올리(한국에서 온)’들로 넘쳐나기 때문이다.

이들 손에는 봉사활동을 광고하듯 큼지막한 현수막과 MADE IN KOREA 로 무장한 각종 학용품과 옷가지 등 라오스에 줄 선물로 가득하다. 이는 라오스에 오는 봉사단원 전체의 이야기가 아니다. 소리 소문없이 조용히 봉사에 전념하는 단체들도 있다.

최근 들어서면서 라오스를 찾는 봉사단원들이 부쩍 늘었다. 특히 현 정부가 들어서고 원조 공여국이 되면서 우후죽순처럼 해외 봉사단들이 생겨났다. 방학기간을 이용해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여의 일정으로 라오스에 오는 단체들은 여름에만 10여 팀이 넘는다. 인원으로는 수백 명에 달한다.

주 라오스 대사관에 따르면 올 여름 라오스로 봉사활동을 오겠다고 통보하고 라오스의 개황과 유의할 점, 대사관의 업무 등의 설명을 듣기위해 대사관을 방문한 단체는 4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물론 모든 단체들이 재외공관에 신고하고 봉사활동을 해야 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대사관은, 워낙 많은 단체들이 몰려오기 때문에 안전사고와 신속한 처리를 위해서 기본적인 사항만 알려줘도 업무처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생소한 라오스 봉사활동이 부쩍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을 안내하는 라오스 A 코디네이터는 “아프리카 오지보다는 가깝고 비용면에서 절약된다는 점과 인근에서 덜 알려져 있다는 것이 라오스를 찾는 이유인 것 같다”며 “이는 굳이 먼 오지로 가지 않아도 환경이 비슷하다는 것, 또 도시와 가까운 봉사활동 지역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라고 말했다.

라오스에 상주하는 기자로서는 봉사단체들의 활동을 여러 번 취재한 경험이 있다. 처음에는 그 먼 한국에서 라오스에 봉사하겠다며 땀 흘리는 학생들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면서도 대견해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애써 손들고 화이팅을 외치는 표정들은 애교로 보였다.

어떤 단체는 봉사활동 한답시고 단원들 행동 하나하나를 기록하는 담당을 별도로 두고, 돈 많은 국가기관이나 기업은 국내 언론사 기자나 작가를 대동하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띈다. 생색내기다.

또 봉사활동을 프로그램은 미리 배포한 것처럼 어찌 그리도 똑같은 것을 되풀이 하는지 의아할 때가 있다.

곰 세 마리를 부르고 바람개비 만들며 찰흙놀이 하는 봉사는 라오스 어린이들이 다 외우고 있다. 여기에 건물외벽 페인트칠하기, 태권도시범과 한식체험, 사물놀이 등 기자가 예상한 범주를 결코 벗어나는 법이 없다. 사진만 한 장 촬영하면 지난 기사에 대입해도 별 무리가 없을 정도다.

또 현지 언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단체도 있지만 어떤 봉사단은 라오스 대학생을 투입해 영어로 수업을 진행한다. 난데없이 몰려온 한국 사람들로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수업이 될 리가 없다.

정신을 무장하지 않은 단원은 수업은 뒷전이고 “나 라오스에서 봉사활동 중이야”라는 인증사진 찍어 한국으로 보내느라 정신이 없다. 인솔자도 흔적을 남겨야한다는 부담감으로 정신없기는 마찬가지다. 현지 어린이들은 알아먹기 힘든 수업보다는 과자와 학용품만 잘 챙기면 그만이다.

라오스 국립대 언어전문 과정을 다녔던 B씨는 황당한 경험을 털어놓았다.

한국의 봉사단체가 태권도 시범을 한다기에 라오스 친구에게 자랑하듯 보여주겠다고 행사장을 찾아갔다. 그러나 어설프고 성의없는 태권도시범을 보면서 그 친구는 “저 정도의 실력이라면 라오스에 셀 수 없이 많다”며 “지금 학교 옆 체육관에 가서 보는 편이 낫겠다”라고 핀잔을 주었다고 한다. 그 한국인은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8월에 접어들면 한국은 학생들은 해외봉사활동을 떠나기에 바쁘다. 보통은 2~3개월 전부터 단원을 선발한다. 최근에는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봉사단과 기업후원 봉사단 등 급격히 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글로벌인재양성이라는 기치 아래 대학생들과 청소년들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에는 해외봉사활동 경험이 취업 이력에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경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른바 ‘스펙’쌓기다. 봉사단활동비 전액을 지원하는 어느 기업후원 봉사단은 경쟁률이 200:1에 육박할 정도라고 했다.

그러나 봉사활동에 임하는 자세와 준비한 프로그램이 점점 변질되어간다는 느낌이다.

이는 곧 자질 문제로까지 이어진다. 봉사단원이 초등학교에서 몰래 흡연하다 적발되고, 활동지를 무단이탈해 개인행동을 하는 등 관광객으로 착각할 정도다. 또 어떤 인솔자는 벌건 대낮에 마사지를 받으러 가고, 단원들과 술판을 벌이는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여기에 통역에게 지불해야 할 비용을 일부 잘라먹는 ‘반띵’정신이 투철한 인솔자도 보인다. 단원들에게 한식을 쏘겠다며 싸구려 밥 먹이고 빈 영수증 서너 장 챙겨가는 알뜰한(?) 사람도 있다. 추한 모습이다.

어느 국가기관은 우물을 파주면서 단장에 부단장, 단원에 홍보전문, 현지 코디네이터까지 대동해 며칠씩 체류한다. 2~3개월 걸린 준공식에는 마을 사람들보다 한국에서 온 공무원들이 더 많아 보일 정도다.

달랑 우물 한두 개에 파이프 연결하고 마치 세상을 구한 듯 목에 힘주는 모습은 자랑스럽기 보다는 오히려 안쓰러워 보인다. 이들이 과감(?)하게 지출하는 돈은 국민의 세금이다. 사회 NGO단체들이 어디서 어떻게 갹출해서 오는지는 알바가 아니다. 그러나 국가기관의 봉사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국에서 봉사단이 밀려드는 8월의 라오스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방학이다. 현지 학교는 봉사단이 온다는 소식에 방학기간에도 아이들을 학교로 보낸다. 한국에서 오는 언니·오빠들과 놀아주면 먹을 것을 주고 학용품도 주기 때문이다.

이제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하고, 그들과 함께 호흡하며, 그들의 문화를 배워가는 포용력이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 마음에서 우러나지 않는 몇몇 그릇된 사람들로, 진심으로 다가서는 단원까지 매도당하면 곤란하다. 해외봉사활동은 인원이 많아야 내용이 충실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자세가 더욱 중요해 보인다. 진정한 봉사활동으로 거듭 태어나길 기원한다.

*이 자료는 라오스 등 아세안 지역 현지소식 및 각종 사업과 관련된 정보를 한국에 알리기 아세안투데이가 코리아뉴스와이어를 통하여 발표하는 보도자료 형식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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