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노무현 대통령은 7일 보도·편집국장 간담회에서 남북관계와 관련, 상호 신뢰구축과 충돌 등 위험요소를 최대한 배제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 북핵문제의 직접 당사자로서 우리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남북대화, 서로 상대방 수준 맞추면 시간 걸려도 대화 풀려

노 대통령은 먼저 “상대방 수준에 맞추면 대화가 좀 풀리고 내 수준에 억지로 맞추려고 하면 잘 안 풀린다”면서 남북대화의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북쪽 수준을 인정하고 수용하면서 조금은 우회해 가더라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과적으로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대화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또 “단순 상호주의나 단순 균형의 관점에서 볼 때는 좀 부당하다 싶은 일이 있더라도 그렇게 우리가 대화를 해나가야만 포로 문제, 납북자 문제 등이 궁극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관계의 핵심전략에 대해서도 두 가지를 언급했다. “제일 중요한 핵심은 첫 번째가 신뢰 구축이고 두 번째는 충돌과 같은 불의의 위험요소를 최대한 배제하는 것”이다. 신뢰 구축과 관련, “당장 손해 보는 것 같더라도 신뢰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이라면 우리가 투자를 하자, 신뢰가 깨지는 것이면 지금 당장 성과처럼 보이더라도 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위험요소 배제에 관해서는 특히 “지금 남북관계에서 제일 위험한 것이 서해상의 충돌 가능성”이라며 “이것을 배제하는 것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노 대통령은 서해상의 평화구축에 높은 관심을 표명해왔다. 노 대통령은 지난 6월 6·25전쟁 55주년 참전용사 위로연, 7월 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전체회의에서 “남북 당국자회담을 통해 서해상의 평화구축에 합의하게 되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또 하나의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6월 23일 제15차 남북장관급 회담 북측 대표단을 접견했을 때도 군사적 충돌의 우려가 있는 서해상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장성급 군사회담 및 수산협력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이와 관련, 12일 폐막된 제10차 경제협력추진위에서 남북은 오는 25~27일 개성에서 수산협력실무협의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북핵문제 낙관적 전망 버린 적 없다

참여정부는 가깝게는 5월 8일 한·중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6자회담 당사국들을 대상으로 한 일련의 ‘북핵외교’를 전개했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김정일 위원장 면담을 계기로 남북대화가 재개됐다 지난 10일 북한은 6자회담 복귀 입장을 밝혔으며 이에 따라 정부는 제4차 6자회담을 앞두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6자회담 성과에 대해서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히면서 “그러나 6자회담이나 북한 핵 문제가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생각한 일은 없다”고 밝혔다. “시간이 걸리고 많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풀릴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한번도 버리지 않고 이 상황을 관리해 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북핵문제를 둘러싼 국제관계를 거론하며 “한국이 원하지 않는 상황은 북한이나 미국이라 할지라도 선택할 수 없다. 어떤 경우에도 북한은 핵을 선택할 수 없고 미국은 무력을 선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의 의지, 우리의 태도가 얼마만큼 그 점에 있어서 분명하냐라는 것이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북핵 문제 당사자로서 역할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6월 13일 6·15선언 5주년 축사를 통해 “이제 남북한이 북핵문제 해결의 중요한 당사자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그랬을 때 6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에도 더 좋은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맥락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정상회담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북핵문제를 풀고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데 전략적으로 유효하면 정상회담은 좋은 것이고 유효하지 않으면 정상회담 자체가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미국을 비롯한 주변 4강과의 관계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우리 내부에서 자기의 진로에 대한 확고한 지향과 입장이 있어야 하고 △이 입장은 분열을 극복하고 국민적 합의를 이루어 나갈 수 있는 것이어야 하며 △진로와 지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최소한의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그 가운데 “우리의 진로에 대한 합의를 제대로 이뤄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점”이라며 “그것만 극복되면 우리 스스로를 지켜나가는 정도의 힘은 충분히 관리해 나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미관계에 있어서도 “우리 안보는 1차적으로 한국이 자력으로 지켜나갈 수 있어야 한다”며 “작전통제권 환수 등 한국의 역할이 강화되고 더 균형적인 관계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입장은 동북아시아 전략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졌다.

동북아 통합의 질서 창조에 집중을

노 대통령은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또는 이념을 전제로 한 전선이 한반도를 가로질러가고 있다”고 표현하며 “이 전선이 존재하는 동안은 한국은 끊임없이 외부 다른 국가의 영향력이 행사될 수밖에 없는,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드는 지역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 전선을 해소시켜 나가는 방향으로 동북아시아의 전략에 우리가 집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동북아에서 EU와 같은 화해와 협력, 그리고 통합의 질서를 어떻게 창조해 나가느냐 이런 것이 우리의 원칙이고 또한 전략적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라크 파병에 대해 “이라크만을 위한 게 아니라 한미동맹이라는 특수관계 등의 총체적인 관리 차원에서 수용했지만 국민들의 명분과 정서가 있으니 실리적 관점에서는 파병하면서 전투에 가담하지 않고 명분을 전후복구에 맞췄다”고 설명했다.

철군, 감군 문제와 관련해서는 두 가지를 고려사항으로 들었다. 노 대통령은 “한미관계의 현실적 토대에서 파병한 것이므로 이를 고려할 것이고, 우리 군대가 아르빌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이제는 미국뿐 아니라 이라크와의 관계도 고려할 것”이라며 “우리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적절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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