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모바일 메신저, 새로운 플랫폼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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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2012-09-25 12:00
서울--(뉴스와이어)--최근 모바일 메신저는 게임 서비스를 시작으로 모바일 플랫폼으로서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는 기존의 OS플랫폼 기반하에 존재한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SNS 정보를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OS플랫폼보다 유리하고, 서비스 초기부터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페이스북과 같은 PC기반의 SNS 플랫폼에 비해 유리한 면이 있다.

스마트폰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ICT (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생태계가 PC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는 트렌드를 보이고 있다.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는 트렌드 변화는 PC에 특화된 기존 서비스 업체에게는 위기일 수 있지만, 새롭게 모바일에 특화된 서비스 역량을 지닌 업체에게는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자의 이용행태에 큰 비중을 차지한 모바일 메신저는 이러한 트렌드 변화를 기회로 삼아 성장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는 ‘모바일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문자 채팅뿐만 아니라, 사진/동영상 공유, 음성 및 영상통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 제공되는 모바일 메신저는 카카오의 ‘카카오톡’, NHN의 ‘라인’, SK플래닛의 ‘틱톡’ 등이 있으며, 해외의 경우 WhatsApp사의 ‘왓츠앱’, Nimbuzz사의 ‘님버즈’, 텐센트의 ‘웨이신’ 등이 이에 해당된다.

모바일 메신저의 사용 현황

모바일 메신저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전세계에 제공되고 있으며, 특히 한국,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에서 많은 이용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라인의 가입자가 스마트폰 사용자의 44%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의 경우 웨이신의 가입자가 스마트폰 사용자의 43%에 달한다.

모바일 메신저는 서비스가 제공된지 3년도 되지 않아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주요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런데 왜 특히 한국, 중국, 일본에서 짧은 기간 안에 모바일 메신저를 선호하게 되었을까? 세 나라의 주요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역사를 살펴보면 PC 영역에서 글로벌 서비스보다 사이월드, Qzone 등 로컬 서비스가 먼저 자리잡게 되어 페이스북, 트위터 등과 같은 글로벌 서비스의 확산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현재 한국, 일본, 중국의 페이스북 침투율을 살펴보면 20% 이하로 글로벌 평균대비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모바일 영역에서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모바일 메신저는 사용이 상대적으로 어렵고, 문화적 인식 차이가 있는 글로벌 서비스를 대신하여 쉽고 가볍게 즉각적인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요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자리잡게 되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글로벌 가입자를 보유한 카카오톡과 라인의 경우 6,000만명의 가입자 규모에 전세계 23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만, 가입자의 분포와 규모상으로 볼 때 아직 몇몇 나라에 특화된 서비스로 남아있다. 카카오톡의 경우 국내 가입자 수가 3,600만명을 넘어 전체 가입자의 64%가 국내에 편중되어 있고, 라인은 전체 가입자의 45%가 일본에 편중되어 있다. 다만, 라인은 일본을 포함하여 홍콩, 대만 등 동남아시아, 중동 지역에서 신규 가입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보다 글로벌 서비스의 모양세를 보이고 있다.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

최근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3,000만명을 넘었다. 즉 인구 5명 중 3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는 2년 9개월의 짧은 시간 안에 스마트폰 대중화를 맞이했다. 미국의 모바일 시장 분석업체인 Flurry가 최근에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 중국, 영국에 이어 4번째로 스마트폰 가입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15세~64세)의 76%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은 만큼 일반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의 전환은 둔화되어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의 증가 추세는 이제 성장기를 넘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이와 더불어 국내 모바일 메신저 가입자의 증가 추세 또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모바일 메신저는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기존 문자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하여 모바일 영역에서 킬러 서비스로 자리잡으며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모바일 메신저들은 1,000만명 이상의 국내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또한 하나 이상의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하고 있어 더 이상의 신규 가입자의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모바일 메신저는 이모티콘과 기프티쇼의 중개판매 및 광고 채널을 활용하여 다양한 수익 모델을 제시하고 있지만, 서비스 제공에 따른 뚜렷한 수익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서비스 사용자의 비중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로컬 영역에 머물러 있다는 한계 또한 존재한다. 모바일 메신저 업체들은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지금까지 지인과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많은 사용자를 확보했다면, 앞으로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기존 SNS 등 다른 서비스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플랫폼 구축 가능성과 기존 플랫폼 간의 경쟁 구도

현재까지 주요 서비스 사업자들의 행보를 보면 모바일 메신저는 mVoIP, 사진 기반의 SNS 등의 서비스 제공을 통해 수익원 창출보다 기존 사용자의 서비스 이용률 제고에 우선을 두어 온 듯 하다. 그러나 모바일 메신저 업체가 계속해서 자체적으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개발하는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플랫폼화를 지향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모바일 메신저의 동향을 살펴볼 때, 이미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서비스 사용자를 확보했고, 글로벌 신규 가입자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기존 사용자들이 활동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플랫폼 구축을 위한 기본 조건은 갖췄다고 볼 수 있다. 게임과 패션 콘텐츠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고 음악, 도서, 영화, TV방송 등 다양한 콘텐츠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모바일 메신저가 플랫폼을 구축할 가능성은 높다고 볼 수 있다.

플랫폼은 ‘폭 넓고 상호의존적인 비즈니스 생태계를 위한 필수적인 기반 기술 또는 서비스(‘a foundation technology or service that is essential for a broader, interdependent ecosystem of business’)’, 판매자와 구매자가 만나는 장(場)’ 등으로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가 구축하려고 하는 플랫폼은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는 기기를 통해 콘텐츠를 중심으로 사용자와 콘텐츠 제공자가 서로 연결되어 안정적으로 상호의존적인 생태계를 형성하는 가상의 공간’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구축하여 사용자와 외부 판매자를 중개하고, 구글과 애플은 모바일 운영체제(OS)와 앱마켓을 제공하여 사용자와 콘텐츠 제공자를 연결해주고 있다. 즉 모바일 메신저가 플랫폼을 구축하려면 서비스 사용자와 콘텐츠 제공자가 함께 공존해야 한다.

모바일 메신저가 플랫폼을 구축하게 된다면 기존 플랫폼과의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이미 모바일 생태계에서 플랫폼을 구축하여 어느 정도의 사용자와 콘텐츠 제공자를 보유한 앱마켓과 SNS 우위를 앞세워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한 편으로는 사용자의 SNS 정보를 활용하여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기존 SNS 중 자체 앱센터를 보유한 페이스북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모바일 앱마켓 대비 경쟁 우위 요인

iOS와 안드로이드 등의 기존 앱마켓은 70만개 이상의 많은 앱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개별 사용자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아 사용자 입장에서 어떤 앱이 유용한지 분별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그래서 사용자들은 새로운 앱을 찾기보다 기존에 사용하던 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 IDG Global Solution에 따르면, 전세계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앱 개수가 7개 이하인 경우는 전체의 66%의 비중을 차지했다. 그리고 앱 분석 조사업체 Localytics에 따르면, 모바일 앱 중 자주 사용하는 앱 비중이 작년보다 소폭 증가해 사용자들의 앱 사용이 몇개의 앱에 집중되는 경향이 오히려 강해진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모바일 메신저는 많은 사용자 풀(pool)을 기반으로 한 SNS 정보를 보유하며 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앱마켓과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을 기대할 수 있다. 비슷한 성향을 지닌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사용 중인 콘텐츠를 쉽게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추천 문화가 형성되면 보다 신뢰도 높은 콘텐츠 정보를 통해 많은 콘텐츠 소비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모바일 메신저는 크로스 플랫폼(cross-platform)을 지원하기 때문에 기존 모바일 플랫폼에 비해 OS 제약 없이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이런 장점은 페이스북 등 기존 SNS들에게도 해당된다.

물론 모바일 메신저에서 제공하는 앱마켓의 이용 빈도가 높아진다고 해서 이것이 기존 모바일 앱마켓을 위협하거나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다. 모바일 메신저 업체의 서비스 플랫폼이 iOS, 안드로이드 등 OS 플랫폼에 종속된 한계성을 당분간 벗어나긴 어렵다. 결국 모바일 메신저는 플랫폼으로서 정착된다 하더라도 당분간은 서브 플랫폼으로서 기존 OS의 앱마켓과 공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스북 대비 경쟁 우위 요인

페이스북은 전세계에서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여 SNS 영역에서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전세계 인터넷 사이트의 방문횟수를 조회 분석하는 트래픽 조사기관 알렉사(Alexa)가 올해 6월 기준 Google Trends for Websites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SNS가 제공되고 있는 137개국 중 126개국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모바일 메신저가 페이스북 침투율이 낮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가입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페이스북과 보이지 않는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페이스북은 PC에서 SNS 시장을 지배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모바일에 진출하여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 페이스북이 자체 앱센터를 세계 시장에 출시하고, 사진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Instagram’과 모바일 북마킹 서비스 업체 ‘Spool’ 등 여러 모바일 관련 업체를 M&A하면서 모바일 역량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에 해당된다. 페이스북이 SNS 정보를 활용하여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은 모바일 메신저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양자간 직접적인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모바일 메신저가 페이스북 대비 모바일 영역에서 보유하고 있는 경쟁 우위 요인은 무엇일까?

첫째, 모바일 메신저는 서비스 초기부터 모바일 사용환경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모바일 사용자에게 익숙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그리고 모바일 영역에서의 경쟁에만 집중할 수 있어 서비스 확장 또한 별도의 제약 없이 빠르고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기기 별로 선호하는 서비스가 다르다. PC 사용자는 한 공간에 머물며 비교적 큰 화면에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포털 서비스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모바일 기기 사용자는 이동이 가능하지만 비교적 작은 화면에서 간편하고 단순하게 구성된 서비스를 선호한다.

페이스북은 모바일 사용환경에 최적화된 구현 방식을 두고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다. 과거 많은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다양한 앱의 연결, 넓은 화면에 최적화된 타임라인과 프로필 라인 등 PC에 최적화된 환경에서 쉽게 글을 쓰거나 사진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모바일 환경에서는 PC에서 제공했던 기능이 모바일의 작은 화면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지게 되었다. 그렇다고 페이스북이 가볍고 단순한 구성으로 모바일의 속성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기존 페이스북 사용자가 가지고 있던 사용환경에 대한 인식과 일치하지 않아 혼란에 빠지게 되는 딜레마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 모바일 버전은 PC에서 자주 사용하는 아이콘을 화면 상단에 배치하였지만, PC에서 제공되는 기능 배치와 다르고, 화면 상단에 배치하지 못한 기능을 메뉴에 넣어 찾아가는 경로가 복잡하다는 점에서 직관성이 떨어지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아직 모바일 영역에서 제대로 자리잡은 서비스가 없다는 점은 모바일 메신저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모바일 메신저는 서비스 기획 단계부터 모바일 사용환경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여 사용자 가운데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서비스라는 인식이 형성되었고,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모바일 메신저의 모바일 사용환경에 최적화된 구현 방식에 대한 고민은 사용자의 인증에서부터 발견할 수 있다. 모바일 메신저의 가입 방식은 사용자 인증 및 친구 추가가 사용자의 휴대폰 번호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어 이메일 주소를 아이디로 사용하는 페이스북 등 기존 SNS 대비 모바일 사용환경에 최적화되어 있다.

둘째, 메신저 대상이 지인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기존 SNS 대비 사생활 노출에 대한 부담이 적다.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활용하기 때문에 관계의 긴밀성도 높일 수 있다. 모바일 메신저는 기존 SNS에 비해 사용자 간의 관계가 지인 위주로 한정되어있어 사생활 노출에 대한 부담은 적은 편이다. 최근 많은 SNS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개방성을 중시하여 등장하였지만, 서비스 사용에 따른 관계의 피로가 높아지고 사생활 노출 위험이 높다는 인식이 형성되어 다소 폐쇄적인 서비스를 선호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인맥의 범위를 150명으로 제한하는 ‘Path’, 커플을 대상으로 출시 반년 만에 1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Between’, 지인을 그룹별로 초대해 별도의 공간에서 지인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NHN의 ‘Band’ 등 모바일 메신저 외에 한정된 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모바일 메신저에게 위기 요인일 수 있지만, 지인과의 관계가 개방성에서 폐쇄성으로 옮겨지는 관점에서 볼 때 오히려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우선 서비스 사용자가 1:1 실시간 대화가 가능하며, 대화를 나누고 싶은 상대를 선택하여 소통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은 관계의 긴밀성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긴밀성은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에 최적화된 콘텐츠 공유를 통해 더 높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카카오톡에 연계된 소셜 게임 ‘애니팡’의 경우 가까운 친구는 물론 연락이 뜸한 지인과 게임을 할 수 있는 하트를 주고 받음으로써 쉽고, 부담 없이 서로의 안부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그룹채팅에 의한 다자간 대화 또한 가능하여 사용자가 메시지 공유의 정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아직까지 모바일 환경에서 관계의 정도를 조절하여 메시지를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가 많지 않다는 점은 모바일 메신저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관심사가 비슷한 사용자 간 그룹채팅을 활용하여 커뮤니티 형성이 쉽다는 점은 콘텐츠 관련 정보 공유의 기회를 자유롭게 가질 수 있다는 이점을 제공해준다.

플랫폼으로 정착되려면

모바일 영역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서비스 업체가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업체 간 상호의존적인 관계 구축이 전제되어야 한다. 현재 모바일 메신저는 Open API가 구축되어 콘텐츠 제공자가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지만, 많은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면서도 제공할 콘텐츠의 양이 적은 비대칭 구조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

비교적 빠르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한 카카오톡은 50~60명의 웹툰 작가가 이모티콘 세트를 제공하고, 200여개의 업체가 광고 플랫폼인 플러스 친구에 등록되어 있다. 최근에 출시된 ‘게임하기’에는 12개 게임업체를 통해 15개의 게임을 제공받고 있다. NHN 라인은 PC 포털 업체로서 오랜 콘텐츠 유통 경험을 기반으로 올해 6월에 자체 앱마켓인 ‘N스토어’를 오픈했다. NHN은 ‘N스토어’를 통해 사용자에게 앱, 도서, 음악, 영화, TV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 라인과 연계하여 N스토어를 자체 앱마켓으로 활용할 가능성 또한 높아 카카오톡보다 콘텐츠를 유통하기 좋은 여건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모바일 메신저가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콘텐츠 제공자의 수수료 부담 최소화

첫째, 모바일 메신저는 콘텐츠 제공자가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야 한다. 모바일 메신저가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는 콘텐츠 제공자와의 제휴를 통해 많은 콘텐츠가 유통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결국 콘텐츠 제공자가 지불하게 될 수수료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애플, 구글의 모바일 OS내 앱마켓에서는 거래 시 내부 결제(In App Purchase)만 인정하고 있으며, 수수료로 30%를 지불하여 수익의 70%를 콘텐츠 제공자가 취득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콘텐츠가 유통될 경우에도 애플과 구글에 30%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며, 콘텐츠 유통을 중개한 모바일 메신저에 별도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럴 경우 모바일 메신저가 자체 앱마켓을 보유하여 자체적으로 제공하거나 2~3년 후 HTML5 방식의 모바일 웹앱이 활성화되기 전까지 기존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지불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모바일 메신저 업체 또한 중개 수수료로 수익의 30%를 요구하는 것을 가정할 경우 콘텐츠 제공자는 총 수수료로 수익의 51%를 지불하게 되어 종전보다 더 적은 수익을 가져가게 된다. 콘텐츠 제공자가 중개 수수료로 수익의 절반 이상을 지불하면서 참여하는 것은 모바일 메신저가 구축하게 될 플랫폼에 참여하는데 큰 부담이 될 것이다.

모바일 OS 사업자에게 지불하게 될 수수료는 서비스 업체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지만 서비스 업체가 자체 앱마켓을 구축한다면 모바일 OS 업체에 지불하게 될 수수료를 최소화할 수 있다. 애플의 iOS에 등록되어 있는 앱의 경우 외부 플랫폼을 통한 앱 배포가 불가능하여 서비스 업체가 자체 앱마켓을 보유하고 있어도 앱을 검색하고 추천 받는 서비스 제공만 가능하다. 반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등록되어 있는 앱을 자체 앱마켓에서 제공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비스 업체와 콘텐츠 제공자는 수수료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물론 구글이 애플처럼 외부 플랫폼을 통한 앱 배포가 불가능하게 정책을 변경할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그러나 서비스 업체가 앱마켓 구축으로 부담해야 할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서비스 업체는 앱마켓를 운영하기 위한 앱 안내 및 다운로드 트래픽을 감당할 규모가 큰 수십 대의 서버를 IDC에 넣어 관리해야 한다. 서버를 관리하는 인력 비용 또한 추가되어 서비스 업체가 앱마켓 구축에 많은 비용의 투자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자체 앱마켓 도입 대안을 놓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메신저에 최적화된 킬러콘텐츠 개발

둘째, 모바일 메신저 업체와 콘텐츠 제공자가 상호 협력하여 메신저와 연동이 적합한 킬러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 모바일 메신저의 경우 많은 사용자와 관계 정보를 보유하여 어느 정도 콘텐츠 유통 채널로서의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수익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많은 콘텐츠 제공자의 참여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콘텐츠 제공자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빠르게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외에 사용자 간 콘텐츠 추천을 통해 ‘페이스북-Zynga의 소셜게임’, ‘아마존-eBook’ 등과 같이 각각의 플랫폼에 적합한 킬러콘텐츠를 보유하게 된다면,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는 높아지게 된다. 서비스 플랫폼의 킬러콘텐츠 보유는 뚜렷한 수익원 확보를 넘어 플랫폼으로서의 가치와 신뢰를 높이며, 해외 진출에 따른 신규 가입자 확보할 수 있는 원천이 될 수 있다.

최근 모바일 메신저가 선보인 게임과의 연동은 게임이 킬러콘텐츠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올해 NHN의 라인은 ‘라인 버즐’을, 카카오는 ‘애니팡’외 14개의 게임을 크로스 플랫폼 지원하에 선보였다. 두 달이 지난 시점에서 ‘라인 버즐’은 900만 누적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카카오에서 제공되는 게임들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최고 매출 앱 순위 5위 안에 3개의 게임을 올렸고, 애플 앱스토어에서 또한 상위권을 차지했다. 또 선데이토즈의 ‘애니팡’은 서비스 출시 후 꾸준하게 최고 매출 앱 1위를 지키며 월 매출 5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모바일 메신저가 뚜렷한 수익모델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으로의 성장

셋째, 모바일 메신저는 한국을 비롯한 특정 지역의 로컬 플랫폼에서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해야 한다. 모바일 메신저가 서비스를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고, 정해진 데이터 내에서 무료로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어 경제적 부담을 낮춰준 점은 글로벌 사용자의 선호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해당 언어 제공과 각국의 문화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모바일 메신저가 글로벌 플랫폼이 되기 위한 과제 중 하나다. 텍스트 위주가 아닌 게임, 미디어 등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경우 이전보다 글로벌 진출이 용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업체의 해외 진출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NHN 라인의 경우 경쟁사보다 먼저 현지에 법인을 세우고, 빠른 시간 안에 서비스를 출시한 결과 일본시장 선점을 시작으로 홍콩, 대만 등으로 확산되어 해외 가입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SK플래닛 틱톡은 경쟁사 대비 빠른 속도와 10~20대 고객층에서의 우위를 앞세워 미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며, 카카오톡의 경우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국내 게임을 앞세워 중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과거에 모바일 메신저 가입자가 스마트폰 보급과 비례하여 증가했다는 점에서 스마트폰 보급과 페이스북 침투율이 낮은 중동 및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 진출을 통해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는 방법이 효율적일 수 있을 것이다. 모바일 메신저 업체가 스마트폰 제조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모바일 메신저를 기본 앱으로 탑재하여 해외로 진출하는 대안 또한 고려해 볼 수 있다.

모바일 메신저는 안정적인 사용자 확보와 서비스 사용자들의 활발한 서비스 이용으로 플랫폼 구축을 위한 토대는 마련해 가고 있다. 앞으로 모바일 메신저에 남겨진 과제는 많은 콘텐츠 제공자의 참여를 통해 서비스에 적합한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고 사용자 저변을 확대함으로써 플랫폼의 선순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것이 모바일 메신저가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모습일 것이다.[LG경제연구원 조성완 연구원]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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