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중국 대형 LCD 공장이 달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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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2012-09-25 12:00
서울--(뉴스와이어)--7세대 이상의 대형 LCD 공장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증설과 성공적인 양산으로 LCD 공급 과잉이 더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향후 세계 경제 전망이 불투명하고 TV를 넘어서는 새로운 제품군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 과잉의 터널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LCD 산업 성장의 견인 요인

중국의 LCD 산업을 이야기 할 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의 하나는 ‘왜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기업들이 조 단위의 투자를 지속적으로 할까?’ 이다. 산업 경쟁 논리 만으로 볼 때에 중국 LCD 업체들이 한국 및 대만 업체 대비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여 계속 적자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생존하고 있고 투자도 계속한 점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것도 TV를 비롯한 대부분의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든 현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어려운 재정 상황에서도 중국 대형 LCD 공장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배경에는 High Technology 산업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 산업을 향후 지속적인 경제 성장의 모멘텀으로 삼으려고 하는 중국 정부의 전략 방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은 LCD 산업을 잘 정착시켜 고용창출과 전후방 연관 산업을 육성한 후 LCD뿐 만 아니라 미래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을 깔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경제 논리가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BOE는 2010년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LCD 업계 10위 수준의 규모이고 다년 간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베이징에 2011년 말 완공 목표로 8세대 LCD 대형 공장을 짓기로 결정하였다. 당시 발표 기준으로 약 480억 위안이라는 막대한 금액이 투자가 되었는데 여기에 중국 정부가 유상증자 형태로 지분 참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내 장치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은 LCD 산업 뿐 만 아니라 솔라셀(Solar Cell) 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 내 솔라셀 산업을 육성하기 위하여 업체들을 대상으로 저리로 융자를 받을 수 있게 해 준다든지, 세제 혜택을 주는 등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육성 정책이 지속될 것인가는 의문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현재까지는 이러한 논리가 현실로 작동하여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8세대 공장 가동, 큰 어려움 없을 것으로 예측

대형 LCD 공장 투자 관련하여 막대한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 이미 건설되어 운영 중이거나 추가 건설이 확정 또는 검토 중에 있다. BOE는 2011년 10월 베이징에 8세대 1기 공장을 운영 중에 있고, 합비에 8세대 2기 라인 건설이 확정 되었다고 한다. 또한 베이징에 8세대 혹은 10세대 공장과 함께 오르도스에 LTPS(Low-Temperature Poly-Silicon) 등의 신공정을 포함하는 6세대 공장을 건설하는 것을 검토 중에 있다.

여기에 BOE와 함께 대표적인 중국 업체인 CSOT는 선전에 8세대 공장을 건설하여 운영 중에 있다고 한다.

이 중 BOE의 성공적인 운영은 인상적이다. 7월 기준으로 9만장/월(투입되는 유리 기준)의 Full Capa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2012년 말 기준으로 장비 증설을 통해 12만장/월 수준의 생산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현재 32인치 TV와 20인치 대 모니터의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제품 생산에 있어서 수율도 회사 내부 기준으로 안정적이라는 평이다. 이러한 결과로 기존의 매 분기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 2012년 3분기에는 수 백억원 대의 흑자로 전환이 예상된다고 한다.

CSOT는 구리 배선 등의 어려운 기술을 공정에 적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중저가 제품 중심으로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 시간 문제일 것이라는 예상을 조심스럽게 내어 놓고 있다.

그렇다면 기존 세대에서 역량을 차곡차곡 쌓아 오지 않았던 중국 업체들이 8세대 대형 공장을 빠른 시간 안에 가동하고 운영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 대해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대만 업체와 한국 업체 등으로부터 중국 업체로 유입된 기술 인력을 그 원인으로 이야기 한다. 중국 업체들은 기존 세대, 혹은 7세대 이상의 LCD 공장에 대한 경험을 지닌 엔지니어들을 스카우트 하여 이들로 하여금 초기에 대형 LCD 공장을 가동하게 하고 운영하게 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렇게 외부로부터 유입된 인력들이 있기 때문에 현재 운영 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 조차도 조만간 안정적인 공정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한 것이다.

현재는 중저가 제품, 빠른 시간 내 시장 주류 제품군 진입할 듯

중국 8세대 공장을 빠르게 가동되고 제품 생산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당분간 예상되는 생산 제품 군들은 대부분은 중저가 제품이다. 앞으로 중국 업체들은 제품 개발력과 그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공정 능력 측면에서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어느 수준까지 확보할 수 있는가 라는 점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 상황을 정리해 보면 중국 업체들은 대형 LCD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모니터, 소형 TV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상황으로 파악된다. 여기에는 중국 TV 세트 업체라는 자국 고객 기반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산업 전문가들은 중국 업체들이 시장 주류 제품에 대한 공정능력과 제품 개발력을 빠른 시간 안에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현재의 저가 소형 TV 개발, 생산 수준에서 벗어나서 몇 년 안에 중대형, 120Hz 등의 제품 군에까지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이러한 결론을 조심스럽게 예상하는 배경으로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한국, 대만, 일본으로부터의 개발, 공정 엔지니어가 중국 업체로 유입된 점을 들 수 있다. 현재의 시장 주류 TV 제품까지 이미 개발해 본 역량을 가지고 있고 이것을 생산까지 해본 엔지니어들이 이미 중국 업체들 내에는 많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역량이 제품으로 연결되는 데에는 일정 시간이 걸릴 뿐이라는 것이다.

BOE, CSOT 업체와 같은 경우 올해에도 3D/LED/120Hz 등의 사양을 갖춘 40인치 이상의 제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의 중국 업체 움직임을 생각해 볼 때에, 수 년 안에 시장 주류 제품군에 대한 역량을 확보하여 염가형이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TV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중국업체들이 Oxide, LTPS와 같은 TFT(Thin Film Transistor) Backplane 기술이나 OLED 디스플레이 기술에 대한 실질적인 역량을 확보하는 데에는 다소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업체들도 이들 기술에 대한 투자를 전면에 내세워서 사업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그 이면에는 중국 정부의 투자 승인을 받기 위한 의도가 짙다는 평가가 많다. 현재 대형 LCD 공장이 이미 충분히 건설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더 이상의 동일한 기술 수준의 대형 LCD 공장보다는 OLED 등의 진보된 기술이 적용된 공정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려고 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신 기술이 적용된 공장 투자를 해야 할 상황이다.

Oxide나 OLED 기술들은 현재 한국이나 일본의 선진 업체들도 양산 구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업체들이 이러한 신 기술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오랜 R&D 역량을 확보해 놓았던지 아니면 대형 LCD 기술을 확보한 경우처럼 기존 업체들로부터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이 두 부분 모두 단기간 내에는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중국 업체들이 신 기술 역량을 확보하는 것도 결국은 시간 문제일 수는 있지만 최근의 대형 LCD 역량 확보에 걸린 시간보다는 더 오랜 시간이 예상된다.

2005~6년 LCD 공급과잉 상황과 유사

현재의 양상을 보면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업체들이라는 주요한 Player가 LCD 업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면서 기존의 한국-대만-일본 LCD 업체들이라는 경쟁자 구도에 변화를 주고 있다. 참여하는 형태도 대형 LCD 공장이라는, 시장의 변화를 가능케 하는 무기를 가지고 등장하고 있다.

최근 10년 내의 디스플레이 역사를 살펴볼 때에 현재의 상황과 유사한 사례를 찾아 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2005~6년에 있었던 LCD 패널 공급 과잉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시 5~8세대 LCD 공장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한국 업체가 선두를 유지한 가운데 대만 업체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게 되었다. 한국 업체들뿐 만 아니라 대만 업체들이 투자한 공장 규모가 당시에 요구되는 수요 물량을 초과하게 되었고 이 현상은 시장에서의 극심한 패널 판가 하락으로 이어져 LCD 업계 전반에 어려움을 초래한 경우이다.

대만 업체들은 적극적인 Fast Follower전략을 통해 한국 업체들을 벤치마킹 하면서 공장 투자를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 빠른 시간 안에 Market Share를 확대해 나갔고 한국업체들은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공급 과잉 터널 과거보다 길어질 듯

현재 진행 중인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 상황과 위에서 언급한 과거의 투자 상황을 비교해 보았을 때 의미 있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먼저 집어 보고 가야 할 것은 중국 대형 LCD 공장이 성공적으로 운영되었을 경우에 예상되는 추가 물량이다. 이미 건설이 되어 운영되고 있거나 건설이 확정된 공장에 의해 예상되는 2014년 말 기준 Capa는 유리 투입 기준으로 약 30~40만장/월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8세대 급의 유리 한 장에 32인치 TV가 18개 생산이 가능하므로 이를 반영하여 계산하면 2014년 말 또는 2015년 초 기준으로 32인치 TV 환산 시 약 6~8천 만대/년 생산이 예상이 된다. 2011년 전 세계 TV 수요량이 2억 5백만 대/년 수준이고, 전 세계 TV의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대형 LCD 공장에 의해 생산되는 추가 물량은 업계에 부담되는 수준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볼 때에 새로운 수요 창출에 대한 희망은 크게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의 대형 공장이 큰 차질 없이 운영되어 공급 물량이 확대된다면 업계에서의 LCD 패널 판가 급락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현재에도 LCD 업체들은 판가 하락에 의한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서 판가가 더 떨어지게 된다면 채산성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과거 2006년에 이루어졌던 공급 과잉 상황은 5~8세대 공장, 다시 말해 TV 제품을 생산을 위해서 투자된 물량에 의해 빚어졌다. 모니터 제품 군에서 LCD가 어느 정도 CRT를 대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에는 LCD TV가 CRT TV를 대체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바꾸어 말하면 투자 당시에는 공급 과잉 상황으로 인해 어려움이 있기는 했지만 그 난관의 터널을 잠시 버티고 지나가기만 한다면 LCD TV 제품이라는 새로운 장미 빛 시장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2008~9년에 공급 과잉 현상의 대부분이 해소가 되었다. 하지만 현재의 시장 상황을 보면 이미 CRT TV를 대체하는 LCD TV 수요는 어느 정도 포화된 상황이다. 그리고 향후 대면적이 요구되는 또 다른 제품 군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여기에 덧붙여 과거에는 LCD 패널이 공급 과잉 상황이기는 했지만 세계 경제 상황은 현재의 세계 경제 상황과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어렵지는 않았다. 현재와 같이 유럽 경제 상황이 어렵지도 않았고 중국의 경제 성장이 세계 경제를 견인하고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의 세계 경제는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많은 시장 전망 기관들은 향후 세계 경제 성장률을 낮게 보고 있다. 유럽 및 미국 경제 상황이 어려워졌고 최근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하였던 중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 속도도 꺾이고 있는 국면이다. 신규 물량에 대한 새로운 Application이 뚜렷이 보이지 않고, 경제 상황이 급속히 좋아지지 않은 상황이다. 과거 공급 과잉 상황이 단기간에 해소되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오랫동안 유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차세대 기술의 빠른 정착에서 차별화 해야

중국 LCD 업체라는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고 공격적인 LCD 공장 투자가 이루어지면서 향후 LCD 산업에서는 많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 시장은 이미 CRT TV에서 LCD TV로 많은 부분 전환이 이루어 졌기 때문에 앞으로 LCD 수요는 주로 중국, 인도 등의 신흥국 시장에서 발생할 것인만큼 이들 시장에 대한 집중이 필요한 시기로 판단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흥국 시장의 구매력에 맞춘 제품 군 개발이 필수일 것이다. 현지 고객들이 반드시 원하는 사양을 그대로 유지한 채 필수가 아닌 사양은 과감히 없애서 혁신적으로 낮은 가격의 TV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국업체와의 차별화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의 빠른 정착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상황을 바탕으로 고려해 볼 때 차기 디스플레이의 주류라고 여겨지는 OLED 디스플레이 기술을 중국 LCD 기업들이 확보하기까지는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된다. 기존에 기술력을 확보한 업체들은 경쟁이 상대적으로 치열하지 않은 프리미엄 OLED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며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LG경제연구원 이성근 책임연구원]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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