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시장으로의 신규 진입 높은 성장률에 가려진 단면도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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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2012-10-14 12:10
서울--(뉴스와이어)--성장하는 시장은 매력적이다. 하지만, 신규 시장 진입을 통해 신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기업들은 이 ‘성장의 의미’를 보다 깊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 ‘높은 성장 수치’가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해당 시장에 들어가면 기업이 실제로 그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선행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성장하는 시장은 절호의 기회다?

새로운 성장의 축을 설계하는 기업들은 신사업을 고려하고, 신사업을 꿈꾸는 기업들은 매력적인 시장을 찾는다. 신성장 동력을 찾는 이들에게 가장 어필하는 매력은 ‘뚜렷하게 성장하고 있는’ 특성이다. 때문에, 아직 업계에 이렇다 할 Main Player가 없어 진입 시 높은 성장성을 보장받는 Blue Ocean과, 이미 경쟁 구도가 어느 정도 재편되어 있더라도 높은 수익성을 보이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은 의욕에 찬 기업들의 구미를 당긴다.

그러나, 성장하는 시장에 진입한 기업들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는 종종 발생한다. 예를 들어, 신재생 에너지의 경우 오래 전부터 차세대 먹거리로 기대를 받아 왔으나, 국내 대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든 태양광 발전 사업에서는 현재까지 뚜렷한 성공 사례가 없다.1

산업이 기업의 성장을 운명 짓지 않는다는 의견은 기업 내부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학자들에게서 지지를 받아왔다. 아무리 성장하는 시장에 진입한다고 하더라도 기업의 핵심 역량을 제대로 확립, 활용하지 않으면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업의 성패는 기업의 내부 환경과 산업 환경에 모두 영향을 받는다는 측면에서, 현업에서도 시장의 매력도와 기업 역량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해 왔다.

하지만, 기업의 내부 역량이 업계 선도자로 포지셔닝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성장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경우도 여전히 존재한다. 21세기를 이끌어갈 이동통신 기술로 각광을 받았던 와이브로가 그 대표적 예이다. 와이브로는 IT 강국으로 일컬어진 대한민국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통신과 전자에서 국내시장 1위를 차지한 기업들이 개발을 완성하고 사업화를 시도한 기술이지만, 현재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뚜렷한 역량 없이 동반 성장의 기대를 안고 새로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지만, 관련 산업에 핵심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또한 안심할 수는 없다. 기존 사업과 비슷한 Category에 속한 업계라고 판단되더라도, 새롭게 성장하는 시장의 생태계는 또 다른 모습으로 진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기업들은 ‘성장하는 시장’이 사실은 해당 기업들에게는 ‘성장하지 않는 시장’일 수 있음을 의심해 보고 ‘성장하는 시장’에 대한 해석 및 접근 방식에 있어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높은 성장률’에 가려진 시장의 단면

- 예상치 못한 성장 패턴(Unexpected Growth Curve)

시장 전반이 종국적으로 그 규모가 커지더라도 시장이 성장하는 패턴은 기업이 예상한 경로를 벗어날 수 있다. 시장의 성장 속도가 상당 시간 완만하다가 급격한 성장을 보인다거나 성장 곡선 내에 캐즘(Chasm)이 존재하는 경우(<그림 1> 참조), 시장이 성숙되기까지 예상보다 더 많은 투자와 인내가 요구된다. 그리고 많은 경우, 계획한 시일 내에 성장 모멘텀을 얻지 못한 기업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진입을 시도했던 시장에서 퇴출된다.

예상치 못한 성장 곡선을 만나 발생하는 시장 진입 실패는 주로 이렇다 할 First Mover가 없는 시장, 소위 Blue Ocean이라 기대되는 영역에서 발생한다. 세상에 없던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려는 개척 정신은 그만큼 높은 Risk를 동반한다. 구매를 촉발하기 시작하는 기술 및 서비스 수준에 달성하기 위해서 장기간 투자가 필요하다거나, 단독 성장이 아니라 생태계가 동반으로 성장해야 하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E-book은 긴 투자 기간을 거쳐 2000년대 말에 급성장한 케이스 중 하나이다. 무거운 종이책을 대체할 기기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는 20년 넘게 지속되어 왔다. 존재하는, 하지만 충족되지 않은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1991년 소니는 ‘북맨’, NEC는 ‘디지털북’을 출시했고, 1998년 누보 미디어는 ‘로켓E북’을 시장에 내놓았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기기 자체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 않았고, 컨텐츠 표준화 미비로 업체에 따라 포맷이 상이할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이나 유선 통신을 통한 컨텐츠 구입만 가능하여 불편함이 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E-book에 대한 투자 및 시장 지체가 장기전에 돌입하던 2007년, 아마존에서 출시한 Kindle은 큰 성공을 거두며 아마존의 신성장 동력이 되었다. 차별화된 단말기, 풍부한 컨텐츠, 무선 통신의 삼박자를 갖추며 등장한 Kindle은 사용을 주저했던 소비자의 불안감을 한번에 제거하며, 단시간에 E-book 시장의 파이를 확장,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세간의 이목을 끌었지만 오랜 시간 성장의 모멘텀을 얻지 못하고 있는 제품들도 많다. 2001년, 스쿠터와는 또 다른 혁신적 이동기기로 출시된 Segway는 시장에 소개되기 1년 전부터 언론에 노출되며 판매 직후 일주일에 10,000대가 판매될 것이라 기대되었다. 하지만, 출시 5개월 동안 6,000대, 5년 동안 24,000대가 팔리는 결과를 낳았을 뿐이다.3 기존에는 없던 편리함을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가격이 매우 비쌌고, 인도 운행을 허용하는 법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도 Segway가 판매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소비자 기반은 확보되지 못한 상황이다.

- 그들만의 성장 (Designated Growth)

높은 시장 성장률은 산업의 성격상 특정 기업들에게만 해당되는 숫자일 수 있다. 지속적으로 산업 평균을 상회하는 성장성 및 수익성을 보이는 시장이지만 기존 Player들의 파워가 막강하여 신규 진입자들에게 성장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이에 포함된다. 워낙 기존 Player들의 시장 진출 시기가 신규 진입자들에 비해 한참 앞서서 이미 업계 Game의 Rule을 짜놓은 터라 Follower들이 따라가기에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것이다. 한편, 아직 선도자라 부를 만한 기업이 시장에 없음에도 불구, 해당 시장의 지역적 및 문화적 성격이 분명하여 특정한 생산, 유통 및 판매 채널을 확보하지 않는 한 뚜렷한 성장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신규 진입하기 앞서 해당 시장을 이해하지 않으면 성장 곡선과는 전혀 상관 없는 영역에서 사업을 하다가 실패로 끝나곤 한다.

제약 산업의 Global Leading Player들은 모두 수백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사업 시작의 원년을 Pfizer는 1849년, Novartis는 1758년, GlaxoSmithKline은 1715년, Merck는 1668년으로 잡는다. 이들 모두 오랜 시간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에 앞서가고 있으며, R&D 투자 비중이 높아야 하는 산업 특성상 Blockbuster 약품, 주요 특허 등을 일정 정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Player들의 평균 영업 이익율이 20% 남짓으로 고령화와 더불어 꾸준히 성장하는 제약업계는 신사업을 고려하는 기업들에게는 분명 매력적인 시장이다. 하지만, 이미 갖추고 있는 Cash Cow 원천을 기반으로 하여 장기간 투자가 지속되어야 하는 업계 특성상 후발 주자들이 경쟁을 하며 살아남기는 쉽지 않았다. 2000년대 국내 대기업들이 직접 혹은 계열사를 통해 제약 산업에 진출하였지만 업계 Top 5 진입에 실패한 사례는 이를 뒷받침한다. 이들은, 상당한 투자가 장기간 이루어지는 제약산업에서 수익 없이 계획 이상의 자본 투입을 지속하는데 주저했고, 기존 제약업체들이 닦아 놓은 의사와 약사로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역적, 문화적 특성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때에도 특정 형태의 기업들만이 성장 사이클을 확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동북 아시아 지역, 한국, 중국, 일본의 경우 문화적 특성에 따라 상대적으로 자국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일본 휴대폰 시장의 갈라파고스 섬 형태의 성장, 글로벌 제품에 비하여 질적인 우수성이 입증되어 있지 않음에도 중국에서는 중국 기업의 전자 제품들이 높은 시장 점유율을 달성하고 있다는 점 등이 이를 보여준다. 베트남이나 중국과 같은 국가에서는 정부 및 Local 네트워크 확보 유무가 사업의 성패를 결정한다. 좋은 품질의 제품을 뛰어난 마케팅 기법으로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을지라도, 까다로운 인/허가 심사를 수월하게 통과하지 못하면 타이밍을 놓치고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어려워진다. 즉, 아무리 신흥국의 시장 성장률이 높다고 하더라도, 그 지역적 특성에 해당 기업의 생산 및 판매 방식이 어울리지 않는다면 성장 궤도에 오르기는 만만치 않다.

- 파편화된 시장 (Smaller Pie)

성장 곡선에 편승하는 방법을 터득했더라도, 워낙 총 시장 규모가 작아 시장에 진입한 기업이 기대하는 만큼의 성장을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 성장률이 높더라도 총 달성 가능한 파이 자체의 크기가 작아 충분한 수익이 나오지 않거나 큰 파이로 예측했던 시장이 실상 파편화된 경우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여 수익성을 확보하는 대기업이 신규 진입한 사업에서 Critical Mass를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 이에 속한다. 비록 시장 자체는 성장하더라도 충분한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해 높은 성장률 자체가 큰 의미를 남기지 못할 수 있다.

인간 수명 연장, 건강에 대한 관심의 지속적 증가와 함께 의료 진단 기기 시장은 최근까지 높은 성장률과 성장 잠재력을 보여왔다. 하지만, 의료 진단 기기 시장을 자세히 보면 하위로 잘게 세분화된 시장의 모습을 갖추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의료 진단 기기 시장은 크게 영상 진단 기기 시장과 체외 진단 기기 시장(In Vitro Diagnostics, IVD)으로 나뉘는데, 이 두 시장의 주요 Player들은 상이하며 서로 핵심 역량이 다르다. 진입 장벽이 높은 영상 기기 시장을 논의에서 차치하고, 체외 진단 기기만 보더라도 크게 8개의 시장으로 나뉜다. 글로벌 체외 진단 기기 시장은 2014년까지 연평균 5.4%로 성장하여 약 55조 원 시장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며, 성장의 주요 축인 Point of Care Testing (POCT)의 총 시장 규모는 2014년에 약 7조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는 또 여러 기술을 필요로 하는 다수의 세분 시장으로 나뉜다. 만약 5개의 세분 시장으로 나누어지고 그 중 하나에서 20%의 점유율을 갖는다고 해도 매출은 2,800억 원에 그친다.

의료 관련 산업의 특성상 각 하위 Category는 전문화가 깊이 진행된 반면 구매자는 병/의원 및 검진 센터, 보건소 등에 한정되어 있다. 이는 Segment 세분화가 세밀하여 전문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Customized 제품은 만들어야 하는 한편, 충분한 규모의 고객층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까지 국내 시장의 경우 의료 기기 개발이 주로 중소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것도 실제 접근 가능한 시장의 파편화된 성격 때문으로 보인다. 즉, 산업 본래의 성격상 큰 규모의 기업보다는 작은 규모의 기업에게 유리하게 Game이 진행될 수도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성장 시장에서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내려면

성장하는 시장은 매력적이다. 그러나, 시장의 성장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 산업이 전반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더라도 ‘주요한’ 성장의 시점은 예상보다 늦게 도래할 수 있으며, 혹여 예상 기간 내에 성장을 하더라도 일부 특정 기업만 해당되는 성장이 될 수도 있다. 나아가, 예상 기간 내에 신규 진입 기업이 성장 곡선에 합류하는 행운을 얻었더라도, 실상 성장 후 그 총 파이가 크지 않아, 기업의 신 성장 엔진이라기보다는 또 다른 잔가지로 자리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기업은 성장하는 시장으로의 신규 진입이, 해당 기업에게 신 성장 동력으로서 선순환 고리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신중히 고려하고, ‘시장을 제대로 해석하는’ 단계별 접근이 필요하다.

- 제품이 아닌 ‘수익’ 관점의 접근

우선, 기업들이 성장하는 시장을 대함에 있어 ‘우리 기업이 진입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시장인가’에 대한 자문에 답변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때 주로 고려할 사항은 ‘투자 회수 기간’이다.

실상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시점에서 ‘투자 회수 기간’을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 시점에서 ‘투자 회수 기간’을 고려한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 제공 시점이 아닌 현금 흐름 예측을 통해, 수익성을 동반한 성장에 대해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신 사업을 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신 사업을 통해서 추가적 수익을 얻는 것이 실질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염두 에 둘 수 있다. 수익성을 고려한 성장을 예측하는 흐름 속에서 기업이 예상하는 해당 시장의 예상 총 파이 크기 역시 도출 가능하다.

단, 회수 기간 및 시장의 예상 총 규모를 예측하는 단계에서 기업 내부자 의견뿐만 아니라 외부자의 의견을 함께 참고하는 것이 이 단계의 핵심이다. 신규 진입시 시장을 예측하는데 있어, 앞으로의 시장이 불확실하다는 것을 전제로, 기업 내부자의 의견이나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를 위주로 참조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향후 시장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더욱 신규 시장을 들어가는 데 있어서 향후 시장 동향 및 전망과 관련하여 업계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 볼 필요가 있다. 국내외 외부 현업 전문가의 의견을 함께 고려하며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의 Spectrum 범위를 설정하면서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여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러한 다각도 분석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신규 시장에 대한 검토는 신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경영진의 의욕에 맞추어 성급히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 동태적 경쟁 분석

‘총 파이 규모 예상, 회수 기간 측정’을 통해 성장하는 산업이 진입할만한 가치가 있는 시장이라고 판단된다면, ‘과연 우리 기업이 바로 그 성장 곡선을 탈 수 있을지’를 가늠해 보아야 한다. 이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해당 산업에서 최근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Player들의 동태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주요 Player들의 평균적인 기업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이들이 해당 시장에서 매출을 올리는데 공통적으로 갖추고 있는 자산은 무엇인지, 장애물은 없는지에 대한 파악이 신중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각 기업들이 시도하는 Business Model의 성패는 그 산업에서 다른 Player들의 Business Model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느냐에 달렸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해당 산업에 먼저 진입한 기업들과 함께, 혹은 이들을 추월하여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다.

만약, 시장이 아직 형성되어가고 있는 시점이라 업계 경쟁자 동향 분석이 어려울 경우, 과거 유사사례를 살펴보며 Reference Check을 할 수도 있다. 한 두 가지가 아니라 풍부한 과거의 사례를 통해 추정의 과소 평가와 과대평가를 최대한 막아내도록 한다.

- 진입 장벽 구축

성장하는 시장이 기업에게 진입의 가치가 있는 시장이며, 성장 곡선에도 합류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면, 추가적으로 지속 성장 가능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신규 진입 기업이 시장에 안착한 이후에도 의도한 성장을 꾸준히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 고려하는 것이다.

신규 진입자가 성장 시장에서 무사히 기반을 닦는 것은, 아직 해당 시장에 진입하지 않은 다른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시그널로 비춰진다. ‘저 기업이 성공했으니 나도 성공할 수 있다’라는 희망을 심어주며 초기에는 예상하지 않은 수의 많은 기업이 해당 산업으로 진출할 수 있다. 시장 진입 시에는 고려하지 않았던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경우에는 기업이 달성하기로 마음먹은 성장이 예기치 않게 분화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진입 장벽 구축이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시장에 아예 늦게 진입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때문에, 비록 먼 훗날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을지라도, 기업은 해당 시장의 관련 신기술 동향은 어떤지, 대체제의 등장은 수월할지, 진입 Barrier는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사항도 Tapping할 필요가 있다. 성장 시장으로의 진출이, 기업의 전략적 방향성에 어떻게 부합하며 모멘텀을 이어갈 것인지를 기업 전체의 성장과 연계하여 생각하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성장하는 시장은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신규 시장 진입을 통해 신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기업들은 이 ‘성장’에 대한 보다 신중한 고려를 할 필요가 있다. ‘높은 성장 수치’는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해당 시장에 들어가면 정말 그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선행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미래 시장이 어떤 형식으로 변할지는 누구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이 같은 분석은 과도한 걱정으로 비추어질 가능성이 있다. 투자비용이 적게 들고 시장 변화가 빠르게 이루어져서 ‘속도 전쟁’이 중요한 시장에서는 빠른 의사결정이 어떤 전략보다 최우선시 될 수 있다. 그러나, 초기 투자비용이 막대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돌이키기 어려운 경우라면 돌다리도 두드려보는 접근이 필요하다. 선행 분석이 효율성이 떨어지는 작업이 될지언정, 꼼꼼한 분석의 결과로 도출된 최선과 최악의 시나리오가 향후 진입한 시장에서 사업을 하면서 부딪힐 문제에 대한 대비를 하는데 지침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지침을 위한 투자는, 대비 없이 사업 단계에서 처음으로 맞닥뜨리며 발생하는 비효율 및 손실 규모에 견주었을 때에 비해 훨씬 적을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은 성장하는 시장이 신규 진입자로 하여금 성장하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는지 유심히 관찰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의지를 가지고 신규 사업에 진입하되, 장애물을 미리 예상해보고 대응 방안을 생각해 둠으로써 성공 플랜을 더욱 탄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이은복 연구원]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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