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빅 데이터에 대한 기대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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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2012-10-16 12:00
서울--(뉴스와이어)--현재 빅 데이터는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주목 받는 이슈 중 하나이다. 빅 데이터가 불확실한 경제 환경 및 치열한 경쟁 국면에 놓여 있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전략적 우위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빅 데이터에 높은 관심과 열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빅 데이터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과거 많은 기업들의 다양한 엔터프라이즈 IT에 대한 투자가 예상보다 높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듯이, 빅 데이터 역시 한 시대의 거품에 불과할 것이라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 빅 데이터를 위한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이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높아질수록 빅 데이터의 전략적 가치에 대한 논란 또한 계속될 것이다.

빅 데이터는 중장기적으로 기업 경영 전반에 걸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빅 데이터의 확산은 개별기업을 넘어 국가 경제 및 사회 전반적으로 획기적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현재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단시일 내 빅 데이터의 투자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란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빅 데이터가 가져올 수 있는 기회와 위험을 균형적으로 바라보고 비즈니스 각 분야의 목적에 맞는 차별화된 데이터 활용 전략부터 차근차근 고민하되, 데이터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IT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함으로써 빅 데이터 시대의 성장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Ⅰ. 글로벌 경제의 화두, 빅 데이터

빅 데이터에 대한 뜨거운 관심

2012년 현재 빅 데이터는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주목 받는 이슈 중 하나가 되었다. 사실 빅 데이터의 본질 자체는 그리 새로운 것이 아니다. IT 시스템의 보급과 함께 이미 R&D 분야 및 제조, 금융 등 여러 산업에서는 수많은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을 통하여 의미 있는 정보를 추출하고 이를 통하여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그러나 산업과 IT의 융합이 다방면에 걸쳐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디지털 데이터의 산출 속도는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였고, 첨단 기술의 발전에 따라 IT 시스템의 성능 또한 지속적으로 향상되었다. 따라서 이전의 제한적인 데이터 활용에서 벗어나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하게 수집하고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정보를 획득하고 이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전략 수립 및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되었다. 따라서 그간 학계에서조차 생소하였던 빅 데이터라는 단어가 글로벌 사회 및 경제적으로 큰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IT 시장 조사 기관인 Gartner는 빅 데이터를 2012년의 10대 전략 기술 분야 중 하나로 선정하였고, 세계 경제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다보스 포럼(Davos Forum)은 빅 데이터 관련 세션을 4개나 개최할 정도로 큰 관심을 보였다. 영국의 경제 비즈니스 연구센터(Centre for Economic and Business Research)는 향후 5년 간 빅 데이터 관련 비즈니스가 자국에 2천 억 파운드 이상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하였으며, 최근 미국 백악관 직속의 과학기술정책실(Office of Science and Technology Policy)은 국립과학재단, 국방부 등 6개 연방정부기관과 함께 ‘Big Data Research and Development Initiative’ 을 통하여 빅 데이터의 연구 및 활용 전략 수립에 2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발표하였다.

빅 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 오르면서 관련 기술 기업들에 대한 투자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기업인 스플렁크(Splunk)는 기업 공개(IPO)를 통하여 2억 3천만 달러라는 거액을 모을 수 있었으며, 글로벌 벤처 투자 기관인 엑셀 파트너스(Accel Partners)는 빅 데이터 기술 관련 신생 기업들에 투자하기 위하여 1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도 하였다. 또한 Dell, SAP, HP등 많은 IT 대기업들도 빅 데이터 분야의 비즈니스를 강화하기 위하여 지속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여러 기술 기업들을 앞다투어 인수합병(M&A)하고 있다.

왜 기업은 빅 데이터에 열광하는가?

첫째. 새로운 유형의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쏟아지면서 이전에 미처 발견하지 못하였던 가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증가하였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빠른 성장, 그리고 Internet of thing으로 대표되는 센서 등 다양한 첨단 IT 기기의 활용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통해 생성되는 데이터 역시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IT 시장 조사 기관인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는 2011년 새롭게 생성된 데이터는 1.8 제타 바이트(Zeta Bytes)를 넘어섰고 특히 데이터의 양은 향후 2년마다 2배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하였다.

또한 음성과 문자, 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비정형 데이터(Unstructured data)가 디지털화를 통하여 가공 및 유통이 자유롭게 이루어지면서 모바일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 다양한 매체를 바탕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비정형 데이터를 통하여 고객의 숨겨진 욕구와 기호를 빠르게 파악하고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큰 주목을 받게 되었다. 실제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소셜 네트워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고객의 다양한 목소리 및 의견을 분석함으로써 다양한 문제점을 신속하게 개선하고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를 발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둘째. 오늘날 경제 및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의 심화는 빅 데이터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정치, 사회, 경제 등 여러 측면에서 글로벌화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수많은 변수들이 복잡하게 연관되면서 기존의 방법으로는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이른바 팻 테일(Fat-tail) 위험의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 최고의 군사력을 자랑하던 미국은 갑작스럽게 9.11 테러를 맞이하였으며,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리먼 브라더스와 베어스턴스 등 대마불사의 투자은행들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빅 데이터는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불확실성의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돌파구로 새롭게 주목 받게 되었다. 생산과 구매, 마케팅 등 다양한 경영 활동을 통하여 수집되는 데이터를 신속하게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최적의 전략을 선택함으로써 직관적인 주먹구구식 의사결정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막대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IT 매거진 Wired의 편집장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은 축적된 수많은 데이터간의 연관성을 분석함으로써 정형화된 이론적 모델 없이도 더욱 정확하게 새로운 현상을 파악하고 그 안에 내재된 원리들을 알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하기도 하였다.

셋째. 여러 산업을 막론하고 기업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차별화된 전략을 창출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도 빅 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날이 갈수록 경쟁 구도가 한층 복잡하게 전개되고 여러 사업 간 영역 파괴 현상이 심화되면서 지속적인 수익 창출 및 원가 절감을 위한 기업의 노력은 서로 유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 기업의 새로운 시도가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면 뒤이어 수많은 경쟁자들의 추격이 거세게 이어지면서 선도 기업의 경쟁 우위는 빠르게 사라지고 있으며, 제품 및 서비스의 수명 주기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은 이러한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핵심 원천으로서의 데이터의 가치를 주목하게 되었고, 따라서 방대한 데이터의 관찰 및 분석을 통하여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고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게 되었다. 컨설팅 기업 맥킨지(McKinsey)는 빅 데이터에 기반한 경영 전략이 경쟁자가 미처 주목하지 못한 새로운 마이크로 마켓을 발견하는 등 기업의 성과를 증진시키고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구글과 IBM, 아마존 등 기존의 IT 대기업뿐만이 아니라 월마트와 ZARA 등 다양한 기업들이 방대한 데이터 분석과 활용을 통하여 경쟁 기업보다 높은 성과를 창출하게 된 사례가 소개되면서 전세계적으로 빅 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Ⅱ.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빅 데이터

빅 데이터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들

그러나 한편으로는 현재의 빅 데이터 열풍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 또한 적지 않다. 아직까지 빅 데이터의 구체적인 개념과 활용 전략조차 일관되게 정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 빅 데이터를 위한 기술의 발전 및 새로운 패러다임이 가져올 수 있는 장밋빛 미래만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빅 데이터가 등장하기 이전에 전사적 자원관리(ERP), 고객관계경영(CRM) 및 웹서비스 (Web Service) 등 여러 엔터프라이즈 IT 기술이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하였지만 이들이 기대만큼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는 점을 들면서, 빅 데이터 역시 한 시대를 풍미하는 유행어(Buzzword)에 그치고 말 것이라는 비판도 등장하고 있다.

오늘날 빅 데이터란 단지 방대한 양의 데이터 그 자체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처리하기 위한 기술 및 시스템, 그리고 활용 전략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포괄적 의미로 폭넓게 언급되고 있다. 따라서 빅 데이터에 대한 뜨거운 관심 및 열기와 달리 이를 실제 경영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이해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빅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경영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기업들 역시 일부를 제외하면 아직까지 극히 드문 수준에 불과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빅 데이터라는 단어 자체가 기업의 새로운 IT 투자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IT 기업의 마케팅 용어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뜨거운 논쟁이 계속되는 IT의 ROI 이슈

사실 기업의 IT 투자가 성과 창출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솔로우(Robert Solow) 교수는 IT에 대한 투자가 생산성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생산성 패러독스(Productivity paradox)’ 개념을 제시하였고, 실제로 기업의 IT 투자는 시간이 갈수록 지속적으로 증가하였지만 이를 통하여 생산성을 증진시킨 사례는 드물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제기되기도 하였다.

2000년대 초반 IT 칼럼니스트 니콜라스 카(Nicholas Carr)는 IT가 더 이상 기업경영의 핵심 역량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산업화 시대의 전기 및 기차 선로를 예로 들며 IT 역시 도입 초기에는 특정 기업의 소유 기술(Proprietary Technology)로서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수행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모든 기업들에게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기술(Infrastructural Technology)이 되면서 그 전략적 가치는 빠르게 하락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였다.

역사적으로 볼 때 새로운 IT 시스템의 등장은 항상 뜨거운 반응을 가져왔고 많은 기업들은 이를 앞다투어 도입하였지만, 이러한 투자의 상당수는 실제 기대만큼 적절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한 연구에 의하면 기업들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CRM의 투자에 무려 2200억 달러를 지출하였고 그 결과 연간 500억 달러가 넘는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었지만, 이와 같은 투자에도 불구하고 약 55~75%의 기업은 기대 수익률 달성에 실패하였다고 한다. 최근 기업의 IT 투자가 R&D나 광고보다 더욱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하였지만, 기업의 IT에 대한 투자 대비 효용 가치(ROI)는 여전히 많은 논쟁과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주제 중 하나이다.

빅 데이터는 과연 효율적인 투자일까?

IT 기술의 발전 트렌드를 예측하는데 자주 인용되는 무어의 법칙(Moore’s Law)에 따르면 마이크로 칩의 데이터 저장 능력은 약 18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고 한다. 따라서 이러한 무어의 법칙에 따라 반도체와 데이터 저장 매체 등 많은 IT 제품의 성능은 지속적으로 증가한 반면 단위 가격은 빠르게 하락하여 왔다. 또한 유무선 통신 네트워크 인프라의 확대 및 넓은 대역폭의 사용을 통하여 보다 자유로운 데이터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기업의 빅 데이터 도입 및 활용은 향후 빠르게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Hadoop 프레임워크의 효율적인 확장이 가능하고 관련 소프트웨어들이 Linux 운영체제와 같은 오픈 소스 기반으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기존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수준 높은 빅 데이터 분석 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빅 데이터의 활용에 따른 비용 수준이 지속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유전자 지도 및 3차원 멀티미디어 등 수많은 데이터 컨텐츠의 크기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또한 다양한 목적의 데이터 수집 및 가공이 이루어지면서 복제되거나 새롭게 생성되는 데이터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IDC는 전체 데이터의 무려 75%가 복사된 데이터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고성능의 저장 매체 및 IT 시스템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빅 데이터의 수집 및 저장 비용은 이보다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더군다나 네트워크를 통한 데이터의 이동량이 모바일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는 반면 통신 네트워크 인프라의 구축 속도는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원활한 데이터 송수신을 위한 기업의 투자 역시 향후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한 새로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구축과 운용 비용, 빅 데이터 실행을 위해 필요한 고급 인력에 대한 투자와 각종 제도의 수립 및 시행 등 다양한 숨은 비용 (Hidden Cost)을 고려하면, 결국 빅 데이터에 따른 총소유비용(Total Cost of Ownership)은 기존 IT 시스템보다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빅 데이터에 대한 투자는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기대 효과보다 큰 비용을 가중시키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비정형 데이터 분석에 대한 논란도 지속

최근 빅 데이터의 부상을 이끌고 있는 원동력은 바로 음성과 문자, 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비정형 데이터의 증가이다. 비정형 데이터는 기존 데이터베이스 내 정형화된 데이터보다 훨씬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IT 기업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그 활용 빈도가 높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은 소셜 네트워크와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모바일 환경을 중심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비정형 데이터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 마이닝 분석을 통하여 새로운 정보 및 트렌드를 빠르게 습득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과연 이러한 비정형 데이터의 분석이 유용한지에 대한 의문도 계속되고 있다. 대부분의 비정형 데이터는 불특정 다수로부터 생성되었기 때문에 편향되고 왜곡된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이 적지 않다. 또한 주관적인 정보가 많은 비정형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량화하는 과정에서 데이터의 내포된 의미가 왜곡되는 등 분석 결과의 신뢰성은 크게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결국 비정형 데이터의 적극적인 활용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데이터란 본질적으로 그 출처 및 전달 경로, 그리고 활용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의미와 가치를 지니므로 상이한 비정형 데이터를 통하여 전에 없던 새로운 연관성을 발견하고 이를 통하여 시너지를 창출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비정형 데이터가 아직까지 활발하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다양한 조합과 분석을 통하여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은 충분하다. 그러나 크기와 형식이 천차만별인 비정형 데이터를 가공하여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수집 및 저장과 분석 등 일련의 과정에서 기존의 정형화된 데이터보다 더욱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는 비정형 데이터 분석의 기대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Ⅲ. 시사점

빅 데이터, 장기적인 잠재력은 크다

오늘날 빅 데이터를 둘러 싼 다양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방대한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 등 빅 데이터의 도입과 활용이 중장기적으로는 기업의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는 대부분 긍정적이다. 산출되는 데이터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IT기술의 빠른 발전으로 다방면에서 많은 기업들의 적극적인 데이터 활용 사례는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특히 빅 데이터의 확산은 개별 기업을 넘어 사회 전반적으로도 획기적인 변화의 물결을 가져올 수 있다. IT의 등장으로 다양한 현안들이 빠른 속도로 개선될 수 있었듯이, 빅 데이터의 새로운 패러다임 역시 의료와 국방, 에너지, 과학, 공학 등 다양한 학문적 난제를 풀고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회적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데에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빅 데이터 투자를 통한 단기적인 수익 창출은 쉽지 않을 듯

그러나 빅 데이터에 대한 기업의 관심과 열기가 뜨거워질수록 그 효용과 전략적 가치에 대한 논쟁은 향후에도 꾸준히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오늘날 경영 환경에서 빅 데이터와 같이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란 더더욱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우수하고 혁신적인 기술이라 할지라도 항상 미래의 성공을 담보하지는 못한다. 타 기술과의 경쟁에서의 패배, 시장의 미성숙, 상업화 전략 부재, 새로운 와해성 기술의 등장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하여 새로운 기술에 투자한 많은 기업들은 큰 실패를 맛보았다. 인터넷이 폭발적으로 확산될 무렵 글로벌 크로싱(Global Crossing)은 대륙간 광통신 네트워크 구축에 거액을 투자하였으나, 실제 사용되는 인터넷 트래픽은 구축된 통신망의 5%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글로벌 크로싱의 가치는 크게 폭락하였고 수많은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고 말았다.

오늘날의 뜨거운 열기와 달리 상당수의 기업들은 빅 데이터 투자로 즉각적인 혜택을 입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Gartner 역시 Fortune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의 약 85% 이상이 빅 데이터를 활용한 경쟁력 강화에 실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은 빅 데이터의 도입이 가져올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바라보고 준비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예상된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혹은 우발적 상황의 등장 등 전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특히 최근 불거지고 있는 기업의 고객 정보 유출 및 사이버 테러 등 다양한 보안 사고, 시스템과 데이터의 복잡화 및 과부하에 따른 대규모 인프라 마비 사태 등은 다가오는 빅 데이터 시대에 더욱 큰 위험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목적에 맞는 데이터 활용 전략부터 고민해야

풍부한 데이터 획득이 날로 치열해지는 비즈니스 경쟁에서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축적되는 데이터의 규모만이 성공적인 가치 창출을 위한 절대적인 요건은 아니다. 구글 및 아마존 등 유수의 IT 기업이 아닌 대부분의 기업들이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수많은 데이터를 모조리 수집하고 분석하기란 애초부터 쉽지 않다. 또한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의 확대가 의사 결정의 질이나 실제 경영 성과와 정확히 비례하는 것도 아니다. 더군다나 축적되는 데이터의 사용 및 기대 효과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고민이 없다면 방대한 양의 데이터와 이를 정교하게 처리할 수 있는 최신 분석 기술은 한낱 무용지물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다.

이전에는 인지하지 못하였던 새로운 메가 트렌드를 발견하거나, 혹은 간과하기 쉬운 미세한 변화를 경쟁 기업보다 빠르게 탐지하기 위해서는 다량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빅 데이터의 활용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 내부, 혹은 기존에 축적된 데이터와 이미 구축된 IT 인프라만으로도 충분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에서는 빅 데이터에 대한 성급한 논의와 투자가 그리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기업은 빅 데이터가 말하고 있는 장밋빛 미래를 꿈꾸기에 앞서 비즈니스의 각 분야에서 자사의 수익 창출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데이터 활용 전략이 무엇인지부터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즉 해당 분야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데이터 분석의 목적과 기대 효과를 명확히 정의하고 이를 통하여 필요한 시스템의 구축 및 데이터의 수집, 그리고 분석 결과의 활용과 가치 창출 방안 등 보다 구체적인 청사진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특히 광범위한 데이터 축적보다는 구체적인 목표 아래 가치 있는 데이터를 선별적으로 수집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가공 및 분석함으로써 투자 대비 높은 성과를 거두는 데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성공적인 빅 데이터 활용을 위해서는 IT 역량 강화가 중요

투자가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은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지닌 기업이란 훌륭한 비즈니스 모델과 현명한 경영진, 강력한 브랜드 등 이른바 경쟁자가 넘볼 수 없는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s)를 갖추어야 한다고 정의하였다. 시대가 바뀌면서 수많은 첨단 기술과 새로운 경영 기법이 앞다투어 도입되었지만, 다양한 산업의 종류를 막론하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던 기업의 공통된 비결은 바로 경쟁자와 구별되는 핵심 역량의 차이였다.

IT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빅 데이터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증가할수록 역설적으로 데이터의 확보 및 분석 능력만으로는 기업의 차별적 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많은 연구에서 지적하듯이 IT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전략적 우위는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사라지게 마련이다. 게다가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미 첨단 IT시스템을 필수적인 인프라로 구축하고 적극적으로 기업 경영에 데이터 분석을 활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새로운 정보와 통찰을 이끌어 내기 위한 빅 데이터 경쟁은 많은 분야에 걸쳐 한층 치열하고 광범위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따라서 다가오는 빅 데이터 시대에는 데이터 분석을 위한 기술 및 시스템 그 자체보다는 수집된 데이터를 적절히 활용하고 이를 통하여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의 내부 역량이 한층 중요하게 부각될 수 있다.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능한 인재의 확보, 데이터 분석 결과를 경영 활동에 창의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경영층의 통찰력과 유연한 조직 문화, 그리고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문제를 개선하고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프로세스의 정립 등 경쟁자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기업의 핵심 역량이 결국 빅 데이터 활용의 장기적인 성패를 가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것들은 단기적인 IT 투자만으로는 쉽게 획득하기 어려운 것들이므로 보다 장기적인 로드맵 아래 지속적인 실천과 개선을 통하여 이루어가야 할 것이다.[LG경제연구원 전승우 선임연구원]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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