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터치 패널 기술의 진화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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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2012-10-23 12:00
서울--(뉴스와이어)--윈도우 8 출시와 사용자 니즈 지속으로 터치 패널의 성장 잠재력은 매우 높을 전망이다. 슬림화, 경량화, 베젤리스 등의 니즈에 대해 터치 패널 솔루션 경쟁의 두 축은 궁극적으로 커버 유리 또는 디스플레이 패널과의 일체화가 될 것이다. 터치 패널은 모바일 디바이스의 기본 스펙으로 이미 자리 매김하고 있다. 점차 그 적용 범위와 대상을 확대해 갈 것이며, Cost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사람들은 곧 익숙해질 거야(They will get used to it)”

2006년 스티브 잡스가 터치 방식의 아이폰 시제품에 대해 지인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한 말이다. 당시의 주류는 쿼티 키보드 자판이 있는 블랙베리 휴대폰이었다. 주위에서는 화면에 직접 타이핑하는 것이 과연 사용자 편의적일지 회의적이였다. 그러나 이듬해 출시된 아이폰은 기존 휴대폰 사용자들에게 ‘직관적 인터페이스’ 라는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며 폭발적 반응을 일으켰다.

지하철을 출근하면서 주위를 둘러보자. 대부분이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화면을 뚫어져라 보면서 손가락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국민 게임이 되어버린 애니팡 게임, 카카오톡 문자 보내기, 음악 파일 찾기 등. 사람들은 디스플레이를 ‘보고 듣는’ 것에 익숙함을 느끼고 있고, 모바일 시대는 이를 더욱 촉진시켰다. 이제 여기에 ‘터치’라는 새로운 가치가 추가되었다. 인간의 오감 중 하나가 더 추가된 것이다. 어찌 보면 디바이스에 대한 이러한 추세는 인간의 본성에 충실한 방향으로 흐른 것일 수 있다. ‘터치’는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의사소통 행위’라는 점에서 그렇다. 인간이 시각 다음으로 예민한 감각이 바로 촉각이다. 신체 기관 중 감각신경이 많이 몰려있는 비율로 사람을 만들어보면, 재미있게도 입술과 손이 상대적으로 매우 큰 모양의, 다소 이상한 인형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이유에서 IT부품 중 터치 패널(TSP, Touch Screen Panel)이 근래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터치 패널에 대한 사용자 고객이나 세트 기업 측면의 니즈는 무엇인지, 이에 대응하기 위한 솔루션 경쟁 양상과 진화의 방향은 어떤지 살펴 본다.

터치 패널 본격 확대의 출발점은 아이폰

터치 패널이 최근에 새롭게 나타난 것은 아니다. 최초의 상업화 제품은 30년 전인 1983년 휴렛팩커드(HP)에서 개발한, 9인치 브라운관의 컴퓨터(HP-150) 이다. 표준화에 밀려 사라졌지만, 그 뒤로도 터치 패널은 공공용으로서 은행 현금인출기, 키오스크, 내비게이션 등에 사용되고 있다. 개인의 라이프스타일 속으로 뛰어든 첫 터치 기능 제품은 2002년 터치휠 방식의 아이팟 2세대이다. 그 전 1세대는 스크롤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이었는데, ‘터치 휠’을 장착한 아이팟 2세대가 사용자들로부터 보다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터치패널의 본격적인 출발점은 키보드 버튼을 화면에 품은 아이폰이다. 이것이 오늘날 스마트폰 폼팩터의 표준이 되고 있다.

터치 패널 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력

터치 패널은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면서 일반화되고 있다. 그래서 터치 패널이 성숙기에 접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으로 2015년까지 연 13%의 견고한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터치 기술 방식 중에 정전용량 방식이 아이폰 최초 모델부터 적용되어 온 이래, 향후에도 이 방식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터치 패널 성장의 주요 동인으로는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은 모바일 기기 시장의 성장으로 터치 패널 수요가 동시에 늘어난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비중의 확대와 태블릿PC의 성장 등이 대표적이다. 태블릿 시장의 경우 현재 아이패드가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애플이 과점하고 있지만, 아마존, 구글 안드로이드가 킨들 파이어와 넥서스 7을 통해 생태계내의 사용자 확대에 나서고 있어 태블릿 성장은 지속될 것이다.

두 번째는 PC 시장 운영시스템을 장악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우8 출시이다. 올해 10월에 출시를 앞두고 있는 윈도우 8 에는 터치 기능이 기본 장착된다. 이는 윈도우 운영체계를 쓰는 노트북 등 컴퓨터가 이미 대부분인 점을 고려할 때 노트북/모니터 등의 중형 크기 터치 제품 등장을 의미한다. 당분간은 TV의 몇몇 기능처럼 사용빈도는 높지 않은 기능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기존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인 키보드, 특히 마우스의 편의성을 뛰어넘을 수 있냐는 것이다. 즉, 사용자들은 그 동안 팔의 움직임 없이 고정된 자세로 손가락만으로 마우스만 클릭해 왔다. 그런데 터치 기능이 들어있다 해서 마우스의 사용 비중이 줄어들고 노트북이나 데스크탑 모니터에 직접 터치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확산 속도가 얼마나 빠를지 단언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PC 시장에 터치 패널이 본격적으로 적용되고 새로운 수요 시장이 열리는 시발점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세 번째 동인은 터치의 적용 범위가 모바일 IT 기기를 벗어나서 다른 응용 분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점이다. 좀 더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할 부분이겠지만 지금까지는 IT 중심이었다면, 이것이 투명디스플레이와 결합되어 자동차, 가전제품에 사용되거나 터치 인식을 넘어 물체 정보 인식까지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도요타 자동차는 지난해에 ‘윈도우 투 더 월드(Windows to the world)’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뒷좌석 창문에 터치 기능을 적용한 컨셉을 선보였다. 뒷자석 탑승자가 터치를 통해 거리, 외부 정보를 얻는 것이다. 또한 이 기업은 2011년 도쿄 모터쇼에서 펀비(Fun-Vii)라는 컨셉카를 출시했다. 가장 큰 특징은 차체 외장에 터치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그래서 손끝 터치 만으로 차량의 외장 무늬 변경 등을 할 수 있다. 터치 인지에 이어 정보 인식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픽셀센스’를 들 수 있다. 이는 테이블 표면에 터치 디스플레이를 구성하고, 단순히 터치 기능만 아니라 ID카드 등 물체 인식까지 하여 은행의 상품 상담이나 병원의 진료 기록을 보며 상담에 활용할 수 있다. 아직은 적외선 방식의 대형 사이즈이지만 기술 혁신 가능성을 고려할 때 다양한 방식의 제품들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슬림화, 경량화, 베젤리스 등의 니즈 가속

시장의 성장 속에서 터치 패널 기술의 주류는 저항막 방식에서 정전용량 방식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기술 방식은 바뀌더라도 슬림화, 경량화, 베젤리스(Bezel-less, 디스플레이 테두리에 덮인 부분의 폭을 줄여나가 결국 없애는 것을 의미) 등은 사용자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항목이다. 터치 패널의 슬림화와 베젤리스 등은 단순히 외장 디자인의 문제만이 아닌 새로운 고객 가치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터치 패널의 슬림화는 그만큼 배터리 크기를 더욱 늘릴 수 있어 모바일 IT 기기의 사용 시간 증가로 연결된다. 또는 더욱 가볍게 만들 수 있어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태블릿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아이패드 사용자들이 희망하는 우선 순위가 경량화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베젤리스의 경우 동일 크기의 디스플레이 대비 좀 더 큰 화면을 제공할 수 있기에 더욱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구조 단순화를 통한 슬림화, Cost 혁신 등 시장의 니즈를 해결하기 위한 터치 패널의 진화 방향은 터치 센서의 ‘일체화’ 이다. 그 일체화 대상은 디스플레이 패널 혹은 커버 유리, 이렇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① 디스플레이 패널과의 일체화

우선 디스플레이 패널과의 일체화는 인셀(In-cell)이나 온셀(On-cell) 방식을 의미한다. 터치센서가 패널(Cell) 안(In)에 혹은 바로 그 위(On)에 위치하는 것이다. 최근에 화제가 되고 있는 인셀 방식의 경우 애플의 특허 하에 독점적으로 아이폰5에 적용되었다. 애플에 공급 계약을 맺은 LG디스플레이, 재팬디스플레이, 샤프 등에서 생산하고 있다. 애플로서는 당분간 독점 지위를 영위할 것이다. 아이패드 등 보다 큰 사이즈의 패널에도 인셀 적용이 가능할 것이다. 인셀 방식이 공정비가 더 들고 수율도 낮다는 단점을 들어 파급력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있지만, 슬림화에 대한 고객 가치, 규모의 경제 효과로 인한 Cost 절감, 터치 모듈 부착비용 절감, SCM(공급사슬관리) 최소화 등의 장점을 고려한다면, 현재의 우려는 점차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 인셀 방식이 수율 등의 문제를 해결하여, 본격 확대될 경우 애플 특허를 회피한 방식이 적용된 스마트폰이 출시될 가능성도 높다. 소니의 경우 ‘픽셀아이(Pixel Eyes)’라 불리는 인셀 방식을 개발해 놓은 상황이다. 인셀은 수율이 안 된다고 하지만 불과 몇 년 전에 ‘LCD는 중소형, PDP는 대형’ 이 정설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파괴적 혁신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② 커버 유리와의 일체화

또 하나는 커버 유리와의 일체화이다. 모바일 기기의 내구성 유지를 위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코닝의 고릴라 유리, 아사히 글라스의 드래곤트레일 등 강도가 높은 커버 유리를 사용하고 있다. 일체화는 커버 유리와 LCD 패널 사이에 터치 센서가 있는 형태에서 그 센서가 커버 유리와 일체화됨을 의미한다. 터치 센서를 위해 중간에 필요했던 필름이나 유리가 불필요해지면서 슬림화, 경량화 등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다. 얼마 전 출시된 옵티머스G 스마트폰에 이와 같은 방식이 장착된 바 있다. 아직 생산 방식의 혁신을 통한 연구 개발이 더 필요하지만 이 또한 인셀과 같이 가능성은 열려 있다. 대만 디스플레이 기업인 AUO, CMI는 인셀 이외에도 같은 방식의 터치 패널을 27인치 올인원 PC, 10~13인치대 노트북, 4.7인치 스마트폰에 적용하여 최근에 개발품을 선보였다.

일체화 방향에서 공통되는 소재 중 커버 유리는 가장 높은 재료비 비중을 차지한다. 극한의 Cost 절감을 위해 혹은 플렉서블 시대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선두 기업들은 커버 유리를 유사 내구성의 필름으로 변경하는 등 소재의 변경도 모색하고 있다.

터치 패널은 기술 차별화를 통해 계속 진화

슬림화, 경량화 이외에 새로운 기술 방식을 통해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차별화 노력도 활발하다.

우선은 편의성 향상을 위한 신규 기술의 개발이다. 정전용량 방식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체가 터치할 경우에는 작동하지 않는 맹점이 있다. 그래서 사용자들은 겨울철에 장갑을 낀 경우 터치가 잘 안 되는 불편함이 있다. 이를 덜어주기 위해 손가락 끝만 벗겨지는 장갑이 팔리기도 했다. 이러한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일본 SMK는 기존의 정전용량 방식에서는 불가능함에도 장갑을 낀 채도 가능한 터치 패널을 개발하였다. 우선 적용될 수 있는 시장은 자동차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다. 겨울철에 장갑을 낀 상태에서도 내비게이션 조작을 가능케 할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시장 상황에 따라 적용 범위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단순히 접촉으로 인한 입력 기능에서 부가적인 정보 제공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일례로 터치와 지문 인식까지 되어 보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미 터치로 사용자 경험치를 높인 애플은 터치 패널 상에 손가락 지문을 인식할 수 있게 하여 스마트폰 등을 열어볼 때 잠금/해제 기능으로 활용하는 특허를 내놓았다. 이미 지난해에 애플은 지문 인식 솔루션 기업 어쎈텍을 4천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세 번째는 아예 터치 패널의 고정 관념을 바꿔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기술도 개발되었다. 터치라는 것이 기기와 손가락의 접촉을 전제로 하는데 비접촉으로 약간 1~2cm 거리를 두고 터치와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이다. 소니의 자회사인 소니 모바일은 손가락을 가깝게만 가져가고 터치하는 플로팅 터치(Floating touch) 방식을 개발하였다. 전화 받을 때는 터치 패널 부분이 얼굴과 닿는데 오염된 손으로 터치 패널이 더러워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이를 적용해서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솔라’를 출시하였다.

이러한 다양한 연구 개발 구상을 통해 기업들은 기존의 스마트폰 시장을 영위하면서, 노트북 등 대형화 시장으로의 진입 전략을 세우고 있다.

터치 패널 소재의 대체를 위한 혁신 노력

터치 패널 전극 소재로서 ITO가 이미 오래 전부터 사용되고 있지만, 이를 혁신 소재로 대체하려는 관심이 높다. ITO가 소재나 공정측면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었기 때문에 장비 등 인프라가 풍부한 상황이다. 하지만, 10인치 이상의 대면적을 구현하는 것에는 성능이 제한적이고, 소재의 구성성분 인듐은 희토류로 자원의 희소성 문제가 있어서 이를 범용의 소재로 바꾸는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다. 메탈 메쉬(Silver metal mesh), 나노와이어(nanowire), 그래핀(Graphene) 등이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 기기의 플렉서블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ITO필름은 휘어짐에 있어서 한계가 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시대에서도 터치 기능은 기본으로 장착될 것이다. 커버 유리의 경우 반원과 같은 휘어짐 정도는 코닝의 플렉서블 유리로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센서 소재는 ITO만으로 대응하기에는 특성 한계가 있다. 특히 폴더와 같이 반복적으로 접히는 기기의 경우는 더욱 대체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이러한 기기가 당장 실현되는 것은 아니지만, 소재 기업들은 플렉서블 기기 시대에도 대응하기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대체 소재 연구 개발에 나서고 있다.

기본 기능이 되어갈수록 Cost 경쟁 치열

사용자 인터페이스로서 ‘직관적’이라 할 수 있는 터치 패널은 모바일 디바이스의 기본 스펙으로 이미 자리 매김하고 있고 점차 그 적용 범위와 대상을 확대해 갈 것이다. 탑재될 기기의 성능 요구 차이는 있을지라도 슬림화, 경량화 등의 니즈는 지속적으로 가치 창출과 연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터치 패널이 다양한 디스플레이의 기본 기능이 되어갈수록 Cost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터치 패널은 투명 디스플레이 등 새로운 폼팩터와 결합하면서 기존의 모바일 기기를 넘어서 자동차, 가전제품, 건물 출입문 등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될 것이다. 빠르게 진화하는 터치 패널의 기술 경쟁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이유이다. [ LG경제연구원 문희성 책임연구원 ]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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