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주 시집 ‘시집을 한 권 살 겁니다’ 출간…자연에서 가져오는 시인의 통찰 돋보여
가을이다. 가을날 한 박자 쉬어갈 수 있도록 최은주의 신간이 나왔다. 외롭지만 청명한 요즘 같은 날에 잠시 책을 펼쳐들고 쉬어가는 것은 어떨까?
최은주 시집의 특징은 그리움이 자연으로 연결된는 점에 있다. 최은주는 능소화에서도 (‘능소화(凌宵花 ) 사랑’), 자운영에서도 (‘자운영’), 은방울꽃에서도 (‘은방울꽃’), 백일초에서도 (‘백일초’), 고마리꽃에서도(‘고마리꽃’), 흙에서도 (‘흙에서 향기가 난다’) 시인의 독특한 시선을 나타낸다. 이 자연물들에서부터 최은주는 그리움을 환기시킨다.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에서 삶을 찾아내는 시선이 돋보인다. 이렇게 꽃이나 여타 다른 자연물들의 속성에서 인간의 감정을 발견했기에 독자의 시선 또한 폭넓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흙에서 향기가 난다’에서는 그리움의 정서에서 더 나아가 확장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길 따라 풀물이 들고/ 가을물 툭툭 꽂히는 자리/ 마른 흙 위에 검은 얼룩이 번진다/ 촉촉이 젖은 흙냄새가 강하게 피어올라/ 앵초 씨앗을 뿌려야겠다/ 수선화 아네모네 얼레지 바람꽃 노루귀······/ 씨앗은 흙 속에서 기다리겠지/ 아무것도 없는 마당에 비는 내리고/ 새롭게 뿌리내리기를 기다리고 있는/ 흙에서 향기가 난다 - ‘흙에서 향기가 난다’ 전문
여러 자연물 혹은 사물을 통해 그리움을 말한 시인은 마지막 시에 가서 차분하게 자세를 다시 취한다. ‘새롭게 뿌리내리기를 기다리고 있는’ 흙을 생각하며 당신이 그립지만, 그리워서 시집을 한 권 살 테지만, 그 시집을 다 읽고 덮은 후에는 새롭게 뿌리를 내리기를 기다린다고 한다. 그리움을 찾았던 흙 속에서 다시 향기를 맡는 것이다. 그게 우리들이 사는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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