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협, 2012년 정기국회에 지역아동센터 현안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개최

- 지역아동센터 운영비 현실화, 종사자 인건비 규정마련

2012-10-26 12:02
서울--(뉴스와이어)--25일(목) 오전11시 국회의사당 앞 인도에서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50여명이 모여 ‘지역아동센터 운영비 현실화와 종사자 인건부 규정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다.

기자회견은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이하 전지협)가 주관하고 지역아동센터전국연합회, 전국지역아동센터교사협의회(준) 등 지역아동센터 관련 단체가 함께 하였으며, 민주통합당의 이미경 의원(서울 은평갑), 김성주 의원(전북 전주 덕진), 남윤인순 의원(비례), 통합진보당의 김미희 의원(경기 성남 중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이번 기자회견은 국정감사가 끝나고 국회가 본격적으로 예산, 입법 등이 다루어지는 시점에서 지역사회 안전망의 최일선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지역아동센터 현안에 대한 관심을 촉발하기 위해 열렸다.

지역아동센터는 현재 신규로 개소하면 24개월이 될 때까지 정부로부터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한 채 운영해야 하며, 운영비를 지원받기 위해서는 진입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시설의 설치와 2년간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책임이 민간의 운영주체에 전적으로 지워져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의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2013년 상반기에 18개소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지원은 늘어나지 않는데 센터에 부과되는 재정적, 행정적인 어려움은 점점 커지고 있어 폐쇄하거나 신규 설치를 망설이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지역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고 지역아동센터의 기능과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지원은 오히려 뒷걸음질을 치고 있는 형편이라는 것이 현장의 말이다.

여기에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은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국가에서 정한 전문자격을 갖추고 있으나 인건비 지급에 관한 규정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다. 과다한 업무와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지만 처우는 최저임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토요일이나 공휴일에 문을 여는 지역아동센터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전지협 박경양 이사장은 모두발언에서 “지역아동센터는 계속해서 아이들 돌봄에 관한 문제를 제기해왔는데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제 예산국회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아이들 돌봄과 관련된 국가의 책임을 다하여 지역아동센터 운영과 종사자 처우에 관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며 국회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방안을 모색해 줄 것을 촉구하였다.

민주통합당의 이미경 의원은 “가장 어렵고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돌보는 지역아동센터를 잘 알고 있고, 지역아동센터 지원의 필요성에 대한 국회에서의 공감대는 형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국회에서 실제로 애쓰는 선생님들을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통합당의 김성주 의원이 지지발언에 나서며 “한 사회에서 가장 시급히 보호받아야 할 아동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해 끔직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어, 사회적 폭력에서 아이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아이들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같이 노력하겠다”고 말하였다.

민주통합당의 남윤인순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지역아동센터 문제를 계속 얘기하고 그중 신규 2년 운영비 규정을 없애는 부분에 대해서는 겨우 어제서야 검토해 보겠다는 정도의 대답을 들었다”고 말한 후 “국회 안에서도 노력하겠지만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정치권에 해결을 촉구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더욱 크게 외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현장의 적극적인 실천을 당부하였다.

지지발언에 이어 지아연의 최성진 정책위원장과 전지협의 성태숙 정책위원장이 운영비 현실화와 종사자 인건비 규정마련의 필요성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최성진 정책위원장은 “지금 지역아동센터 선생님들이 현장을 떠나는 일이 자꾸 발생하는데 선생님이 꿈과 비전을 현장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여건이 보장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은 정부가 책임을 다할 때이고 우리 아이들을 잘 키우는 일은 우리사회 모든 어른이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사회와 국회의 관심을 촉구하였다.

전지협 성태숙 정책위원장은 “부모들이 나아질 희망이 보이지 않으니 투표는 관심도 없다고 하면서 아이걱정, 집안걱정 같이 해주는 지역아동센터 선생님 단 하나 믿을 사람이라고 한다”며 “이번 대선 후보자들은 더 이상 참기 힘든 이런 현실을 인식하고 운영비와 종사자 문제는 아이들의 요구이며 제도적 차별을 시정해야 한다는 요구”로 이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였다.

마지막으로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를 대표하여 고뢰자(나무를 심는 학교), 공미영(남구지역아동센터) 두 명이 성명서를 낭독하였다(성명서 전문 첨부).

- 지역아동센터 운영비를 현실화하라
- 진입장벽을 철폐하라
- 인건비 분리교부를 시행하라
- 응답하라 대한민국

[성명서] 지역아동센터 운영비 현실화와 종사자 인건비 규정마련 촉구 기자회견

얼마만한 절규를 들어야 아동에 대한 돌봄의 국가적 책무가 무엇인지 이해하겠는가? 지역아동센터의 운영비를 당장 현실화하고, 종사자의 급여 규정안도 당장 마련하라!

이 세상 그 어떤 아이도 어여쁘지 않게 태어나는 아이는 없습니다. 그렇게 어여쁜 아이들을 이 땅에서 보는 일은 애절하리만큼 감사한 일입니다. 그렇게 어여쁜 아이들을 낳아서 함께 살아가는 일이 우리에게는 큰 기쁨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살고 싶었습니다. 작고 어린 아이들이 걱정 없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돌봐주고, 어른 노릇을 하며 그렇게 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작고 평범한 소망을 품고 우리는 살고 싶었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터전을 꾸리는 것, 천방지축 세상 물정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 믿음직한 어른들이 곁을 지켜주는 것, 때로는 까닭모를 두려움에 떠는 아이들을 함께 격려하고 필요한 배움과 돌봄과 희망을 나누자는 것이 우리들 소망의 전부였습니다.

그런 간절한 소망이 지역아동센터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지난여름을 지역아동센터는 참혹한 심정이 되어 보내야만 했습니다. 통영에서 어린 소녀가 참혹한 성폭행 후에 싸늘한 주검이 되었단 소식을 채 잊기도 전에, 가족들과 멀쩡히 잠을 자다 허무하게 짓밟힌 또 다른 악몽이 찾아들었기 때문입니다. 악몽에 악몽이 더해지면서 그저 지옥문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 했습니다.

엄중단속과 엄중처벌로 사태를 막아보겠다던 정부는 어느 틈에 뒷짐을 지고 모른 척입니다. 허겁지겁 여론에 밀려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겠다며, 지역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지역아동센터의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큰 소리를 치던 그 정부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국민을 속이고 기만하는 것이 정부의 정해진 일인 양, 입으로는 안정돌봄망을 확대하고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지원을 늘려나가겠다던 정부가 2013년 정부예산안에서는 2012년 6월 현재 운영되고 있는 4,003개소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지원 의사를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의 말대로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해 아동들을 걱정 없이 돌보도록 하려면 4,003개소 모두가 있는 힘을 다해도 부족할 판인데, 그에 대한 지원을 나 몰라라 하는 것은 물론이요, 아이들을 직접 돌보는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 인건비마저 최저임금 수준에서 묶어놓고 모르쇠를 하니 정말 무슨 수로 돌봄을 제대로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을 뿐입니다.

오히려 현재 정부의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고 하는 것이 솔직한 말일 것입니다. 온 힘을 다해 지역아동센터가 새로 생기는 것을 막고 아이들을 홀로 거리에 떠돌게 하려는 듯이 굴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사건사고가 이어질 때마다 돌보는 어른이 한 명만이라도 제대로 있었으면 하고 말들은 하면서, 신규로 운영되는 지역아동센터는 24개월 동안 단 한 푼의 지원도 없이 모든 부담을 운영자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이 지금 정부가 하고 있는 일입니다. 명절이 되어도 센터 문을 닫지 말라고 하고, 전 산업장이 주 5일제를 시행하는 상황에서도 결식아동 예방을 위해 센터는 문을 열라고 하면서 아이들을 천금같이 여긴다고 하는 정부가 뒤로 하는 처사는 어떤지를 보란 말입니다.

귀가 있는 국민들 모두는 우리의 이 애끓는 소리를 벌써 들었을 것입니다. 하늘은 우리가 울부짖을 때마다 그 피맺힌 외침을 들었으니 그 간절함을 알 것입니다. 힘겹게 아이들을 보살펴온 우리의 노고가 있으니 밟고 선 이 땅마저 그 간절함에 떨리는 것만 같습니다. 그 어떤 순간에도, 그 어떤 고통에도, 그 어떤 괴로움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돌봐야합니다. 우리가 살아있는 매 순간 그러해야 하고, 우리가 죽어가는 매 순간에도 그러해야 합니다. 수천 번이라도 외치겠지만 아이들은 우리들의 희망이요, 미래요, 우리 자신을 넘어선 우리입니다.

그리하여 이제는 지역아동센터 운영비를 현실화해야 합니다. 지역아동센터 운영비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아이들의 몫이고 우리의 희망의 몫이고 우리 미래의 몫입니다. 희망과 미래와 우리 자신을 강탈하고 벗겨간 자가 도대체 누구란 말입니까?

더 이상 지역아동센터의 종사자들만이 희생양이 되어서 살 수는 없습니다. 일하는 자로서, 가장 어려운 아이들을 돌보는 사람으로서 우리는 그 몫을 다해왔습니다. 우리는 제도의 희생양으로 억울한 차별을 받고 있습니다. 지역아동센터의 종사자들도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정당한 몫을 받아야 하겠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부족해서 급여 규정안도 없이 되는 대로 일을 하고 살아야 한단 말입니까?

우리는 다시 한 번 국가와 사회에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하나, 지역아동센터 운영비를 현실화하여 지역사회에서 돌봄 받는 아이들의 권리를 보장하라.
하나,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인건비 분리교부, 호봉제 도입 등 제대로 된 급여규정안을 마련하여 아이들을 돌보는 교사들의 권리를 보장하라.

우리 동네 아이들을 잘 돌보겠다고 나선 어른들이 있습니다. 우리 동네의 모든 아이를 내 아이처럼 살뜰히 보살피겠다고 나선 어른들이 있습니다. 바로 지역아동센터와 우리들 종사자들입니다. 정부와 사회는 이를 똑똑히 기억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감사하고 우리를 존중해주기 바랍니다. 우리의 이 피맺힌 절규가 더 이상은 원한으로 통한으로 아로새겨지지 않도록 간절히 바랍니다.

우리 동네에는 지역아동센터가 있습니다. 우리 동네 아이들 곁에 지역아동센터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지역아동센터와 아동들은 자기 몫을 다하는 정부와 사회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2012년 10월 25일
전국의 일만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일동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개요
사단법인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온프렌즈)는 2003년 3월 지역사회 안에서 보호와 양육을 필요로 하는 아동에게 통합교육 및 복지활동을 제공한다. 전국의 비영리 지역아동센터들이 더 나은 아동의 발달과 권리의 보장을 위해 기관간의 정보교류와 연대활동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설립된 협의회로 2006년 보건복지부로부터 법인인가를 받았다. 전국 16개 시도지부와 2,000여 지역아동센터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단체이다.

웹사이트: http://www.kaccc.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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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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