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물원, 언론·시민 관심 불러일으켰던 ‘2012년 동물나라 10대 뉴스’ 선정

2012-12-10 11:34
서울--(뉴스와이어)--2012년 12월, 지난 한해의 정리로 분주하다. 330여종 2,600여 마리의 야생동물이 살아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서울동물원 동물나라에선 어떤 뉴스가 화제를 모았을까? 서울동물원이 지난 1년 동안 모든 시민과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동물나라 화제의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특히 올 한 해는 돌고래 제돌이 방사를 비롯해 지자체 최초로 문을 연 반려동물입양센터, 멸종위기 바다악어 국내 최초 인공증식 성공 등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동물 뉴스들이 그 어느 해보다 많이 쏟아져 나왔다.

그중에서도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이슈를 불러 일으켰던 ‘돌고래 제돌이 고향 간대요’가 단연 1위를 차지했으며, 멸종위기종의 반가운 출산 소식을 들을 수 있었던 ‘바다악어, 국내 최초 인공증식 성공’이 2위에 올랐다.

또, 백두산 호랑이 방사(8위), 토종여우 복원사업(9위) 등 종보전을 위한 서울동물원의 노력도 큰 관심을 받았으며, 인간애호가 분홍펠리컨·희귀동물인 아메리카 테이퍼 ‘흑두부’의 사랑만들기 등 재밌는 동물들의 사생활 이야기가 시민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모으며 10위를 차지했다.

1위 - 서울동물원 돌고래‘제돌이’고향간대요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의 제주도 바다 귀향은 특히 국내외 언론 및 시민들의 관심으로 대두됐던 뉴스로서 동물복지 및 동물권에 관한 시민들의 의식이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줬다.

21세기는 시민들의 동물복지권의 시대가 될 것이란 예언이 힘을 얻은 한 해였다. 외부로부터 불법포획된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서울동물원으로 들어 온 뒤 제주도 바다 귀향이 결정되면서, 제돌이는 국내 최초 방류 돌고래 1호가 되었으며, 돌고래쇼 존폐 여부에 대한 논란은 동물쇼 전반에 대한 사회적 이슈로 확대됐다.

(서울동물원 제돌이 야생방류 발표-3.12 / 돌고래쇼 폐지·생태설명회로 전환-5.8)

서울동물원은 지난 4월 17일 제돌이 성공방류를 위한 제1차 시민위원회를 시작으로, 5차례에 걸친 시민위원회를 개최해 전문가, 동물보호단체 등과 함께 제돌이 방류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논의했으며, 일반시민들도 제돌이 팬클럽인 서포터즈(7.26~)모임을 결성했는가 하면‘Goodbye제돌축제(5.18~)’를 치르는 등 제돌이 방류 성공을 함께 기원했다.

또한 지난 11.14일(수)엔 세계적 동물학자 제인구달이 제돌이의 성공적 야생방류를 응원하기 위해 서울동물원 제돌이이야기관을 직접 찾기도 했다. 현재 서울동물원 제돌이이야기관에서 먹이훈련과 건강검진을 받고 있는 제돌이는 내년(2013년) 4~5월 경, 제주 바다로 이동해 적응 훈련을 거친 후, 7~8월 경에 방류될 계획이다.

2위 - 지구 최강 포식자 ‘바다악어’ … 국내 최초로 태어 났대요

멸종위기에 처한 바다악어의 국내 최초 인공증식 성공은 서울동물원이 마치 노아의 방주처럼 명실 공히 야생동물의 보고(寶庫)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보여준 소식이었다.

서울동물원은 현존하는 파충류 중 최대크기(수컷 평균 6M)를 자랑하며 세계 최강 포식자로 불리지만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동물 ‘바다악어’를 국내 최초로 인공 증식하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서울동물원은 바다악어 산란과 부화를 돕기 위해 은신처용 보금자리를 설치하고 바닥에 흙을 깔아 주는 등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지난 5.13과 5.16 이틀에 걸쳐 암컷 두 마리가 총 38개의 알을 산란하는데 성공했으며. 사육사는 이를 곧바로 인공부화기로 옮겨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면서 벌레 퇴치를 위해 흙을 바꾸는 연구 등 해외 성공사례까지 찾아가며 94일간 지극정성으로 돌봤다. 그 결과, 지난 8월 14일과 20일, 21일 세 차례에 걸쳐 씽씽이, 쑥쑥이, 싹싹이를 탄생시켜, 현재 바다악어 새끼 세 마리는 서울동물원 남미관에서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3위 - 반려동물 입양하세요 … 서울시 반려동물입양센터 개원

지자체 최초로 문을 연 반려동물입양센터는 유기동물들에게 새 삶을 찾아 주는 의미있는 시도로서 많은 시민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다.

서울동물원은 버려지거나 길 잃은 유기동물을 동물구조협회로부터 인계받아 검역과 백신치료 및 순화치료를 한 후 원하는 시민에게 입양해 주는 ‘서울시 반려동물입양센터’가 지난 10월 15일(월) 서울대공원 종합안내센터 1층에 문을 열었다.

지난해 전국에서 버려진 반려동물은 공식적으로 9만6천여마리. 이들은 거리를 떠돌다 자칫 목숨을 잃거나 구조되어 동물보호소에 인계되지만 동물보호법으로 정해진 공고기간(10일)동안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 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를 피하려면 새 주인에게 분양되는 게 최선이지만, 안타깝게도 새 주인에게 입양되는 비율은 전체 28%(2만6,645마리)에 불과하며 나머지 대부분 동물들은 안락사되는 실정이다. 이에 서울동물원의 반려동물입양센터의 역할은 유기동물 입양은 생명을 살리는 일이자 사람과 동물의 관계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서울시 반려동물입양센터는 175m² 면적에 ▴상담실 ▴검역격리실 ▴동물교육실 ▴전시실 ▴미용실 ▴반려동물 놀이방 등 쾌적한 시설로 완비했다. 수의사, 애견미용사, 반려동물사육사, 상담사 등 상시대기 중인 전문인력이 유기동물의 치료, 미용에서부터 입양 상담까지 체계적인 관리를 맡는다.

4위 - 멸종위기 야생동물 12종의 후원자가 되어 주세요… 동행기금 모금캠페인

고릴라, 몽고야생말, 흰코 뿔소 등 서울동물원 내 종보전 및 보호가 시급한 멸종위기 야생동물 12종을 선정, 시민들이 직접 후원자가 돼 참가하는 ‘동행기금 모금캠페인’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동행기금 모금캠페인’이란 서울동물원 내 종보전 및 보호가 시급한 멸종위기 야생동물 12종을 선정, 향후 각 동물별 보호사업을 펼치기 위해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모금활동을 펼치는 것을 말한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자연환경국민신탁, 두 시민단체의 제안으로 지난 6.27(수), 서울대공원에서 3자간 대표자들이 모여 ‘동식물과 미래세대 복지증진을 위한 협약’을 맺고, 모금캠페인에 관한 논의를 시작해 10.15(월)엔 동행기금 모금 선포식을 개최함으로써 본격적인 모금활동에 들어갔다. 동물원이 시민들의 기부를 받아 동물을 보호하는 것은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는 이미 확산돼 있는 일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선정된 동물 12종은 ▴국내 유일의 암컷 고릴라 ‘고리나’ ▴몽고야생말 ▴시베리아호랑이 ▴두루미 ▴반달가슴곰 ▴노랑목도리담비 ▴붉은여우 등 우리나라 토종야생동물과 ▴아시아코끼리 ▴흰코뿔소 ▴토종동물 수달 ▴침팬지 ▴남방큰돌고래로서, 멸종위기 동물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서식환경 개선, 친구 맺어주기 등의 활동을 펼치며 그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5위 - 서울동물원, 국내 최초 동물원 야생동물 권리장전 만든다

국내 동물원에 살고 있는 모든 야생동물에 대한 보호·관리 기준이자 윤리복지기준이라 할 수 있는‘동물원 야생동물 권리장전’을 제정해 인간과 동물 관계를 윤리적으로 재정립했다.

2013년은 국내 동물원의 모임인 ‘한국동물원 수족관협회(KAZA)’가 야생동물들의 동물권을 천명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이는 서울동물원이 국내 최초로 ‘동물원 야생동물 권리장전’을 제정하기 위해 나선 것으로 국내 동물원에 살고 있는 모든 야생동물에 대한 보호·관리 기준이자 윤리복지기준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서울동물원은 지난 10월19일(금) 수의사 등 동물원 직원 26명으로 구성된‘동물원 윤리복지 TF’를 가동해 동물복지인증제를 도입하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 국내 동물원 운영에 전반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일인데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일인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내년에는 동물 복지인증 기준도 마련될 전망이다. 동물윤리복지란, 동물 안락사, 연구·실험에서의 동물 이용, 동물쇼와 같은 야생동물의 상업적 이용, 반려동물 문제 등 윤리적 측면에서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기준이라 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동물원 야생동물들의 복지를 위해 다양한 제도를 시행 중에 있다. 영국의 경우, 동물원법이 있어서 매년 인증을 받아야 하고, 미국은 동물원수족관협회에서 동물원 인증제를 시행 중이다. 유럽과 호주도 마찬가지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동물원 운영에 관한 실정법이 없기 때문에 박물관법을 적용하고 있는 실정이며, 동물원 동물윤리복지에 관한 규정은 전무하다.

6위 - 서울동물원 희귀동물 출산 러시 경사

6위에는 서식지 파괴와 무분별한 남획으로 야생동물의 멸종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천연기념물 황새, 두루미 등 57종 229마리의 야생동물이 태어나는 경사를 맞은 서울동물원의 희귀동물 출산 러시가 차지했다.

이 가운데 천연기념물은 5종 33마리나 되며, 국제협약으로 보호 받는 동물(CITES) 가운데 알락꼬리여우원숭이, 바다악어, 사막여우 등 24종 75마리도 탄생했다.

CITES 1급인 표범의 경우, 지난 2009년에 2수가 태어난 이후로 탄생 소식이 없다가 3년 만인 올해 3월, 번식에 성공해 현재 인공포육장에서 아기동물스타로 관람객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또한 지난 8월, 국내에서 단 한 번도 번식에 성공한 적 없는 바다악어가 국내 최초로 인공증식에 성공하면서 화제가 됐고, 4월에도 한국토종여우가 태어남으로써 남한 야생에서 완전 멸종된 순수 한반도 토종여우의 대(代)를 이어가게 됐다. 이처럼 멸종위기동물 번식이 점차 늘어난 것은 단순한 전시 중심의 운영이 아니라 동물의 복지와 종보전을 위한 시설 등 환경개선을 위한 ‘동물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 등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7위 - 新명소 ‘열대조류 파라다이스’ 재개장 ·‘희귀 새 ‘순풍순풍’ 경사 났대요’

붉은코뿔새, 대왕박쥐 등 33종 800여 마리의 화려한 열대우림의 새를 만날 수 있는 ‘열대조류 파라다이스’ 재개장이 서울동물원 방문객들사이에서 新명소로 떠오르며 7위에 올랐다.

서울동물원은 지난 5월 1일 서울동물원 개원 28주년을 맞아 16개월간(2011.1~2012.4.30)의 열대조류관 리모델링 공사를 마무리하고 열대 조류의 환경 전시장인 버드 파라다이스(Bird paradise)로 다시금 태어나게 했다.

연면적 1,982㎡(약 600평)의 지상 2층, 지하 1층과 야외 2,500㎡의 규모를 가진 열대조류관은 다층전시존과 열대우림존 등으로 구성되어 붉은코뿔새, 대왕박쥐 등 33종 800여 마리의 화려한 열대우림의 새들을 전시하게 됐다.

과거 햇볕이 제대로 들지 않고 난방이 취약했던 내부 환경은 사계절 햇볕이 들어오는 유리로 교체하고, 실내온도를 항상 24~26℃로 유지하는 등 서식환경에 민감한 새들의 세심한 생태환경을 배려했다. 촘촘한 철창과 삭막했던 좁은 콘크리트 환경은 오픈 전시장으로 바뀌어 열대식물로 가득 찼으며 나무횃대, 새집 등 자연 친화적인 동물서식환경이 새들의 천국임을 느끼게 해 준다.

열대조류관의 환경변화는 희귀조류 탄생 소식으로 이어졌다. 특히, 5월 말 청금강앵무 2수와 왕관비둘기 1수가 국내 최초로 자연부화에 성공해 동물들에게 생태환경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입증했다. 이 밖에도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몽크앵무(4), 모란앵무(2), 왕관앵무(1) 등 희귀 열대조류의 탄생 소식은 줄지어 기쁨을 알려 주고 있다.

8위 - 캐나다로 이민 간 서울동물원 한국호랑이

지난 2011년 5월, 서울동물원에서 태어난 한 살배기 한국호랑이 하니·하나 자매가 지난 6월 4일(월) 캐나다 벤쿠버동물원으로 이민을 가면서 시민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는 결쌍동물 확보 및 근친 방지를 위해 진행됐다.

‘백두산 호랑이’로도 불리는 시베리아 호랑이는 현재 러시아 시베리아와 극동 연해주, 중국 동북부 및 한반도 북부지역에 일부가 서식하며 전 세계적으로 400여 마리가 야생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는 서울동물원 24마리를 포함 총 45마리의 시베리아 호랑이가 살고 있다.

이번 한국호랑이 반출은 벤쿠버 동물원의 부원장인 한국인 최태주 교수의 제안으로 시작됐는데, 지난 2010년 11월 1일 서울동물원에서 상호간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오픈교환을 위해 관심동물에 대한 반입의사를 교류해 왔다. 오픈교환방식(open exchange)이란 각 동물원에서의 결쌍동물 확보 및 근친 방지 등을 위해 상호 동물원간에 필요한 동물들을 상호 맞교환 하는 방식으로 이는 국제적으로 멸종되어 가는 동물들의 종 보전에 대한 매우 중요한 수단이라 할 수 있다. 이번 호랑이 자매의 캐나다 반출로 한국호랑이의 위용을 캐나다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9위 - 토종여우 복원사업 … 탄생부터 소백산 방사 거쳐 폐사까지

지난 4월 8일과 17일, 야생에서 완전히 멸종됐던 토종여우를 복원하기 위해 서울동물원이 특별히 관리 중이었던 토종여우 암컷 2마리가 8마리의 새끼를 낳는 쾌거를 거뒀던 사건이 9위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3마리는 호르몬을 이용한 인공번식으로 태어났으며 이는 일반적인 인공수정과 달리 호르몬을 투여해 자연교미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여우번식에 적용한 첫 번째 사례라 할 수 있다.

야생에서 완전 멸종된 토종여우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급 야생동물로서 현재 서울동물원과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 종복원센터, 경북 영양군 총 3곳에서 각각 10마리, 3마리, 4마리가 토종여우 복원을 위해 특별 관리되고 있었다.

환경부는 금번 서울동물원에서 태어난 토종여우 8마리 가운데 암·수 한 쌍을 요청, 지난 8월 27일(월) 데려가 두 달 간의 야생적응훈련을 거쳐 지난 10월 31일 환경부 소속 소백산국립공원에 방사했으나 불과 엿새 후인 11월6일(화) 암컷은 폐사하고, 11월21일(수)에는 남은 수컷마저도 충북 단양군의 한 야산에서 덫에 걸린 채 발견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야생동물 복원사업에 좀 더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였지만 서울동물원은 야생에서 완전 멸종된 토종 동물의 종보전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을 다짐했다.

10위 - 동물원 야생동물들의 은밀한 사생활이야기

싱가폴 동물원에서 공수해온 흰코뿔소 ‘만델라’의 출연으로 멸종위기에서 탈출한 만델라♥초미 합방스토리, 서울동물원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동물 암리카테이퍼 ‘흑두부’ 노처녀 탈출기, 사람만 보면 부리를 쩍 벌리며 애교를 퍼붓는 인간애호가 분홍펠리컨 ‘카나’ 등 각양각색 동물원 식구들의 재밌는 이야기가 10위에 올랐다.

① 국내 흰코뿔소 멸종위기 탈출 … 만델라♥초미 합방성공 (5월)

한때 서울동물원의 유일한 수컷 코뿔소로 암컷들 사이에서 인기를 실감했던 코돌이가 지난 2007년, 불의의 사고로 코뿔이 부러져 두 아내(코순이, 수미)의 철저한 외면을 받게 되자 서울동물원 사육사들은 코돌이에겐 2세를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2011년 11월3일, 싱가폴 동물원에서 8살의 코뿔소 만델라를 들여와 초미와의 신혼을 꾸려 주었다.

하지만, 새신랑 만델라의 시대는 시작부터 녹록치 않았다. 코끼리 다음으로 큰 덩치를 자랑하는 코뿔소(만델라(♂) 1500~2000kg / 초미(♀) 2000~2500kg)의 밀고 당기는 난폭한 힘겨루기 신경전이 계속됐고, 사육사는 만약의 사고를 대비해 밤이 되면 이들을 서로 떨어진 각방생활을 하도록 분리해 얼굴을 익히도록 했다.

6개월이 지나서야 만델라가 자신보다 덩치가 큰 아내 초미에게 고개를 숙이며 이들의 신경전은 일단락됐고, 지난 5월 13일, 만델라와 초미는 합방에 성공해 16개월의 임신기간이 지난 내년 여름이면 국내에서 유일하게 2세 탄생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② 노처녀 흑두부의 사랑만들기 (4월)

코는 코끼리·눈은 무소·꼬리는 소·다리는 호랑이를 닮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서울동물원에만 존재하는 이색동물 아메리카테이퍼. 서울동물원엔 ‘흑두부’(♀, 13세)라는 이름의 노처녀 아메리카테이퍼가 한 마리 있었다.

서울동물원은 흑두부의 짝을 맺어주기 위해 국내외를 수소문 끝에 지난 4월26일 일본 나고야동물원에서 ‘검은콩’(♂, 4세)이라는 9살 연하의 아메리카테이퍼를 들여와 연을 맺어 주었다. 줄곧 혼자 지내온 터라 해외에서 들여온 젊은 새신랑에게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지만, 사육사들의 우려를 비웃듯, 이들은 만나자마자 첫 눈에 반해 합방 첫 날부터 놀라운 금슬을 자랑했다. 현재는 서울동물원 남미관에서 2세 출산을 고대하며 잉꼬부부로 지내고 있다

③ 수컷보기를 돌 같이... 철벽녀 관악이(남미물개) 위해 카사노바 물돌이 급파

물개가 일부다처의 습성을 가진 동물임에도 서울동물원의 홍일점 물개 ‘관악이’(♀.13세)는 수컷 물개들의 유혹을 뿌리치는 도도함으로 수컷들의 마음을 애태우고 있다. 이러한 탓에 관악이는 지금까지 평생을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출산 경험을 겪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남미물개의 평균수명은 보통 25세정도로 10대 중반까지 번식을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관악이에게 거는 출산의 기대는 사육사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고집 세고 차분한 성격에 혼자 놀기를 좋아하는 관악이의 연애세포를 깨우기 위해 서울동물원은 결국,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능동의 어린이대공원에서 치명적 매력으로 뭇 암컷들의 마음을 울린 카사노바 물돌이(♂,7세)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 이에 지난 7월, 어린이대공원 물돌이는 서울동물원으로 이사해 관악이와 함께 살게 됐다. 수컷보기를 돌 같이 하는 철벽녀 관악이와 카사노바 물개 물돌이는 과연 그 철벽을 무너뜨리고 관악이의 유일한 사랑이 될 수 있을까. 짝짓기 시즌인 내년 봄, 그들의 사랑에 귀추가 주목된다.

④ 고민덩어리로 전락한 인간애호가 분홍펠리컨 ‘카나’

모성이라는 모든 동물들의 본능이라지만, 동물들 중에서는 간혹 자신이 어미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새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개체들이 있다. 야생에서라면 대부분 버려져 죽겠지만, 동물원에서는 사육사가 어미에게 버림받은 새끼들을 거둬 직접 분유를 타 먹이며 정성스럽게 돌본다. 1살배기 수컷 분홍펠리컨 ‘카나’도 알에서 부화하기도 전에 어미로부터 버림받아 사육사의 손에 의해 인공부화로 태어나 사육사의 품에서 자라났다.

이러한 탓에 분홍펠리컨 ‘카나’는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사람들을 마치 자신의 어미인양 잘 따르는 타고난 인간애호가가 됐다. 지나가는 관람객들을 발견하면 160cm의 작지 않은 덩치로 성큼성큼 다가와 커다란 부리를 쩍 벌리며 애교를 마구 퍼 붓는다. 그럴 때마다 동물원을 찾은 아이들은 겁에 질려 울음을 터트리기가 일쑤고, ‘카나’의 이러한 애교세례를 공격으로 오해한 관람객들의 불만 섞인 민원도 다반사. 심지어 갱스터라는 불미스러운 별명까지 생겼다.

담당 사육사는 비록 상처를 입히지는 않지만 불안해하는 관람객들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없이 ‘카나’를 격리 수용하여 관람객들로 부터 접근을 완전 차단했다. 타고난 인간애호가 ‘카나’의 사연이 지난 9월, 언론에 보도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카나는 관람객들과 묵은 오해를 풀고 사람들 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가끔은 카나의 안부를 물어 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이원효 서울시 서울대공원장은 “2013년엔‘동물의 행복, 동물의 자유스런 행동, 인간과 동물의 동반자로서의 동행동물원’을 이뤄나가겠다”며, “재밌는 동물 이야기를 발굴·스토리텔링화해 모든 시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서울동물원으로서 역할을 다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웹사이트: http://grandpark.seoul.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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