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근래 중국이나 대만 기업들이 벌이고있는 일련의 해외 기업 인수 움직임이 화제가 되고 있다.

TCL이 톰슨의 TV 부문을, 레노보가 IBM PC 사업을, 대만 벤큐가 지멘스 휴대폰 사업 인수를 각각 성사시킨 바 있다. 또 최근에는 하이얼의 미국 매이택 인수나 CNOOC의 우노칼 인수 움직임까지 알려지면서 하나의 신드롬으로까지 불러도좋을 정도가 되었다. 이와 같은 행동의 배경에는 기술이나 자원 확보 이외에 브랜드 확보 목적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하는 전자 제품의 경우 브랜드의 중요성이높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수된 브랜드들이 만만치 않은 비용만큼 가치를 낼 수 있을 것인지는 아직까지 의문이다. 범용화된 제품일수록 원가 경쟁력과 브랜드 프리미엄이 중요하기는 하다. 때문에 이미 전자를 확보한 중국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유명 브랜드를 매수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해외 시장에서는 기업 인수 합병이 보편화되어 있고, 이를 통해 브랜드도 자연스럽게사고 팔리는 것이 사실이다. 톰슨만 해도RCA라는 브랜드는 미국 GE로부터 매수하여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백색 가전에서도많은 서브 브랜드들이 인수 후에 그대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명심해야 할 점은 브랜드는 이름이나 로고 자체로 그치는 것이 아니고, 연상되는 이미지나 품질 등을 내면에 포함하고있는상징물이라는점이다.

다시말해 브랜드란 살아있는 존재이며, 따라서 계속적인 영양분이 제공되지 않으면 생명력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매수한 브랜드자산의 가치를 유지하고 이어갈 수 있기 위해서는 먼저, 제품 품질이나 성능 상 특장점을지속시킬 수 있어야 한다. 핵심 인력이나 문화 유지 등 이른바‘포스트 M&A’활동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야한다는 뜻이다.

두번째로 이미지의 일관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안된다. 프리미엄급이미지의 브랜드가 일순간 가격경쟁력을 내세우고 나선다면 이는 곧 가치파괴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과정이 성공적으로이루어질 때 비로소 브랜드 매수의효과가 현실화 될 것이다. 결국 고객으로 하여금 메이드 인 차이나 IBM PC를 여전히 첨단 제품으로 받아 들이게 하는 것도, 브라운관 시절 톰슨 TV 브랜드의 명성을 디지털 이미지에 맞게 끌어 올리는 것도 다 인수 후의노력에 달려있는 것이다. 그러나 결과가 어떻게 되든 간에 중국기업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붙여‘압축 성장’을 시도하고 있음은 다시 한번확인할 수가 있다.

이들은 일단 인수한 브랜드를 해외 및 프리미엄 시장에 투입하고, 기존 브랜드는 로컬 시장에 활용하는 이른 바복수 브랜드 전략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 부문을 인수했다고 해서 과거의 브랜드 가치가 마냥 지속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너무 두려워할 것은 없다고 본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점은 해외,특히 프리미엄 시장에 대한 본격 진입을 놓고 우리와 중국 기업들이 경합하는 시기가보다 앞당겨 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비록브랜드 전략에 있어 접근법은 서로 다르지만 말이다.

LG경제연구원 이승일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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