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최초로 발견된 큰바다사자 사체 박제표본으로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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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물자원관
2013-01-06 12:05
인천--(뉴스와이어)--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관장 이상팔, 이하 ‘자원관’)은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큰바다사자 사체를 인수해 8개월간 박제표본 제작과정을 거친 후, 계사년 새해를 맞아 큰바다사자가 살았을 당시처럼 생생하게 재현한 디오라마 형태로 일반인들에게 공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큰바다사자는 세계적 보호종으로 국내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생물이며, 지난 2012년 2월 제주도 서쪽 앞바다의 작은 섬 비양도에서 처음 주민들에게 목격된 후 일주일 만에 사체로 발견되어 많은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 큰바다사자(학명: Eumetopias jubatus, 영명: Steller Sea Lion)의 주된 서식처는 극동러시아 북쪽의 사할린과 캄차카 반도 일대이며 겨울과 봄 사이에는 한반도 동해안까지 내려와 드물게 발견되는 일이 있으나, 제주도 지역에서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자원관은 특수장비를 동원해 큰바다사자 사체를 제주도 한림읍 수협 냉동 창고로 이동, 임시 보관했다가 곧 뱃길과 육로로 인천의 국립생물자원관까지 이송했다.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내부 장기와 조직 등은 추출해 전북대학교 수의학부에 전달했으며, 자원관에서는 유전자 분석과 박제표본 제작을 맡았다.

발견 당시 2미터가 넘는 거대한 몸집의 큰바다사자 사체에는 해양생물에 의한 가해 흔적들이 남아있었으며, 6살 이상 된 다 자란 암컷으로 판명됐다.

자원관 표본제작팀은 작업과정 중 큰바다사자의 콧등에서 골절된 흔적과 가골이 형성된 것을 발견했는데, 이로 미루어 큰바다사자가 이미 오래 전 상처를 입은 채 제주도 해안까지 떠내려 왔고 이러한 외부의 물리적인 충격에 의한 호흡곤란과 먹이섭취에 어려움을 겪은 나머지 결국 사망에 이르지 않았을까 추정했다.

※ 가골(假骨) : 골절된 뼈가 치유되는 동안 뼈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골성 또는 연골성 물질로 수개월이 지나서 재흡수된다.

표본제작팀은 어렵게 만난 제주도의 큰바다사자를 원형대로 살려내고자 최선을 다했다.

가죽을 벗기고 지방질을 제거해 약물로 처리한 후 몸통을 성형하고 다시 가죽을 봉합해 씌우는 박제제작 과정에는 상당한 기술과 경험, 그리고 죽은 생물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필요하다.

특히, 이미 상당히 부패가 진행돼 박제표본 형태로 되살리는 작업이 결코 쉽지 않았던 상황에 따라 표본제작팀이 다른 모든 일정을 미루고 큰바다사자 박제 제작에만 수개월 간 매달렸으며, 작업이 진행되는 내내 생물자원관에 근무하는 다른 부서 직원들까지 심한 냄새를 견뎌야만 했다.

이후 자원관은 새해를 맞이해 마침내 지난 1년간 충분한 박제 건조과정을 마친 큰바다사자를 일반 관람객들에게 공개했다.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들은 큰바다사자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 몸 곳곳에 남아있는 상처들까지 가까이 살펴볼 수도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큰바다사자는 우여곡절 끝에 결국 박제 제작팀에 의해 마치 살아서 바다 속을 자유롭게 헤엄치는 듯한 모습으로 새 생명을 얻게 됐다”며 “이번 대형박제 전시물과 전시에 이르게 된 에피소드는 우리 자생생물의 현주소를 직접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웹사이트: http://www.nibr.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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