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벤처 투자를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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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2013-01-06 12:16
서울--(뉴스와이어)--신기술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는 최근의 경영 환경에서 벤처 투자는 강력한 오픈 이노베이션 수단이다. 인텔, 구글, Dow, IBM 등 글로벌 기업들은 외부의 유망 신기술을 발굴/확보하는 혁신의 전략적 도구로 벤처 투자를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분명한 전략적 목표 하에서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고, 빠른 투자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갖고 있다.

신기술 확보의 수단, 벤처 투자

신기술 확보 방법에는 자체 개발과 외부 확보의 2가지가 있다. 기술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 하에서는 기술개발의 위험이 크고 사업에 활용하는 시기도 매우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자체 개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추구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외부의 유망 기술을 발굴/선점하여 사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신기술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는 최근의 경영 환경에서 벤처 투자는 규모가 큰 기업에게 기술 혁신을 창출하는 강력한 오픈 이노베이션 수단이 될 수 있다.

규모가 큰 기업은 벤처 투자를 통해 2가지의 전략적 가치(Strategic value)를 얻을 수 있다. 첫째는 전세계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초기 단계의 혁신적인 신기술을 다양하게 발굴/확보하여, 중장기적으로 신사업 창출에 활용할 수 있다 (Explorational value). 둘째는 투자 리스크가 작고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성숙 단계의 기술을 발굴/확보하여, 단기적으로 사업 성장과 역량 강화에 활용할 수 있다 (Exploitational value). 즉, 기존사업에 필요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확보하여, 빠른 시간 안에 필요 기술을 보완하거나 대체하고 기존사업의 성과와 역량을 극대화 할 수 있다.

한편 벤처기업은 투자기업의 신제품개발이나 제조과정에 보유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시장과 고객에게 보다 빠르게 접근할 수 있고, 자금 유치와 경영 노하우 습득 등 투자기업의 후원과 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영위해 갈 수 있다.

벤처 투자는 규모가 큰 기업과 벤처기업간에 전략 및 재무 측면에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하는 강력한 오픈 이노베이션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의 벤처 투자 트렌드

인텔(Intel Capital), 구글(Google Ventures), IBM(IBM Venture Capital Group), 델(Dell Ventures), 다우(Dow Venture Capital), 쉘(Shell Technology Ventures) 등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벤처 투자를 외부의 유망 신기술을 발굴/확보하는 혁신의 전략적 도구로 잘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Intel은 현 사업의 생태계를 강화하고 미래 혁신기술을 탐색하기 위한 수단으로 1991년에 Intel Capital을 설립하고, 2012년 말 기준으로 53개국 1250개 이상의 벤처기업에 107억 달러를 투자하여, 현 사업과 미래 사업의 경쟁력에 핵심이 될 수 있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벤처 투자 트렌드와 사례를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의 전략적 도구로 벤처 투자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한 포인트를 정리해 본다.

투자 목표의 우선순위 명확화벤처 투자 분야의 저명한 학자인 체스브로(Chesbrough)와 캠펠(Camphell)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벤처 투자가 실패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명확한 투자 목표의 결여(lack of clear objectives)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벤처 투자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 목표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다. 전략목표와 재무목표간의 우선순위에 대한 명확한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벤처 투자의 목표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투자 전략, 투자 프로세스, 투자 조직의 실행 체계 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투자기업 입장에서는 벤처 투자가 기존사업의 확장이나 신사업의 창출에 얼마나 기여했는가 등 전략목표의 달성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전략목표 달성 여부에 대한 평가가 쉽지 않고 막대한 투자 자금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벤처 투자로 인한 투자수익률이 낮은 경우 이를 무시하거나 이로부터 자유롭기는 쉽지 않다. 머리로는 투자수익률보다 전략목표 달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투자수익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만약 지속적으로 투자금액을 잃는다면 벤처 투자가 지속되기는 어렵다.

미국벤처캐피털협회(National Venture Capital Association)가 글로벌 CVC(Corporate Venture Capital, 기업벤처투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략목표만을 추구하는 기업이 15%, 재무목표만을 추구하는 기업이 15%, 전략목표와 재무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되 전략목표를 우선시 하는 기업이 50%, 전략목표와 재무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되 재무목표를 우선시 하는 기업이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글로벌 CVC는 전략목표를 우선시 하지만, 재무목표도 무시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Intel이나 IBM의 벤처 투자는 각각의 Mission에 나타나 있듯이 전략적 가치와 투자수익률을 모두 추구하지만, 전략목표를 우선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1990년대에 Intel Capital은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강력하게 사용했던 비디오, 오디오, 그래픽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야의 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하였다. 비록 투자수익률에서는 손실을 입었지만 시장에서는 마이크로프로세서에 대한 수요를 창출함으로써 인텔 마이크로프로세서의 매출 촉진 등 주력 사업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크게 미치는 전략적 가치를 만들었다.

벤처 투자를 통해 전략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첫째, 투자 영역을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 Google Ventures는 모바일, 게임, 에너지, 생명과학 분야를, Honda Strategic Venturing은 대체에너지, 신재료, 로보틱스, 커뮤니케이션 분야를 투자 영역으로 설정하고 이 범위 내에서만 집중해서 벤처 투자를 하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관련도가 낮은 다른 분야에 투자하고자 하는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둘째, 투자의 지속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핸더슨(Henderson) 교수는 ‘CVC는 언제 작동하고 작동하지 않는가’라는 논문에서 장기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은 투자기업이 벤처기업으로부터 혁신 기회와 전략적 가치를 얻는데 있어 필수 요인이라고 강조한다. 유명 글로벌 CVC의 담당 임원은 벤처 투자를 통해 전략적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최소 5년~7년간은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2009년에 발표된 밴슨과 지도니스(Benson and Ziedonis)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장기적인 관점을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벤처투자를 하는 CVC가 단기적이며 산발적인 투자 패턴을 보이는 CVC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사업성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투자수익률은 신뢰할 만한 파트너로 발전시킬 수 있는 유망 벤처기업을 식별하는 베이스라인으로만 활용하고 (예, Minimum requirement: 10%), 투자기업의 전략목표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월 최소 한 번은 벤처기업과 전략목표를 공유/논의하는 시간을 갖고 피드백을 주고 받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투자기업은 경영파트너로서, 벤처기업이나 벤처캐피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투자수익률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며 들어가고 나오는 것을 반복하거나, 지분투자를 많이 했다고 주인 행세를 하며 지나치게 배타성을 요구한다면 벤처업계에 매우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Google Ventures는 투자 벤처기업의 제품개발, 디자인, 마케팅, 인재 확보를 풀타임으로 지원하는 Hands-on Team을 운영하고 있으며, 벤처기업이 원하는 교육 프로그램과 시설을 제공하여, 마음껏 배우고 공유할 수 있도록 Startup Lab을 운영하고 있다.

Intel Capital도 투자 벤처기업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ITD(Intel Capital Technology Day)는 1년에 60~70일간 전세계적으로 개최하는 행사로, 투자 벤처기업들을 인텔의 파트너들(공급업자 등)과 연결하고 Follow-up 비율이 80%에 이를 정도로 투자 벤처기업의 기술개발 및 사업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투자 대상 벤처기업을 위한 웹사이트를 운영하여 인텔이 후원하는 미팅/행사에 대한 소개와 초대, HR/IT/마케팅에 대한 가이드가 이루어진다.

전략목표와 상황에 맞는 투자 전략벤처 투자 전략은 크게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로 구분한다. 직접투자란 관심 있는 개별 벤처기업에 직접적으로 지분 투자하는 전략을 말한다. 투자기업이 벤처기업의 이사회 멤버가 되고, 스태프를 파견하는 등 매우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간접투자는 벤처캐피털 펀드의 리미티드 파트너(Limited Partner, LP)로 참여하여 간접적으로 벤처기업의 지분 투자에 참여하는 전략이다. 벤처캐피털 펀드에는 특정 기술 분야에만 특화해서 투자하는 전문 펀드와 기술분야에 상관없이 높은 투자수익률을 추구하는 제너럴 펀드가 있다. 또한 위험이 큰 초기 단계 기술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도 있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은 성숙 단계 기술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어떤 분야와 어느 발전 단계 기술에 투자하느냐는 펀드를 운영하고 있는 벤처캐피털의 전략과 수익목표에 따라 결정된다.

LP는 벤처캐피털 펀드에 돈을 내는 사람으로 투자한 금액만큼만 책임을 진다. 반면 제너럴 파트너(General Partner, GP)는 벤처캐피털 자체를 말하는 것으로, 투자 벤처기업 선정과 투자 규모 등 모든 의사결정 권한을 갖고 펀드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며 그에 따른 모든 책임도 진다.

직접투자 전략은 투자로 인한 위험 부담은 매우 높으나, 신기술 보유 벤처기업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많은 재무 및 시장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경영에 대한 통제권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간접투자 전략은 투자 위험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유망 신기술 보유 벤처기업에 대한 통제권은 매우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처럼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는 상호 보완적인 장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투자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 대다수 글로벌 CVC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간접투자를 통해 유망 벤처기업을 폭넓게 발굴하고, 크게 도움이 될 만한 유망 벤처기업을 발견했을 때 직접투자를 병행하는 것이다.

미국벤처캐피털협회가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CVC의 60%가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를 병행하고 있으며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만을 사용하고 있는 기업은 각각 30%, 10%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GE, Siemens, Philips, Intel, HP, DSM, Alcatel-Lucent, Dow Chemical 등은 하이브리드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추구하는 벤처 투자의 전략목표와처한 상황에 맞게 적절한 투자 전략을 선택하여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예를 들어, 특정 산업이나 기술 분야에 대한 혁신적인 신기술 동향을 폭넓게 파악하고자 하거나, 벤처 투자를 시도하는 초기 단계에는 간접투자 전략이 보다 유용할 수 있다. 벤처캐피털과 함께 일하면서 그들의 유망 벤처기업 발굴이나 투자 관리에 대한 노하우와 경험을 축적하고 학습함으로써 빠른 시간 안에 벤처 투자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한편, 성숙 단계의 유망 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을 발굴하여 기존 사업의 성장과 역량 강화에 활용하고자 하거나, 투자 의사결정을 잘 할 수 있는 전문 인력 확보 등 벤처 투자 역량이 일정 수준 확보되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직접투자 전략을 선택하여 보다 목적지향적으로 벤처 투자를 추진할 수 있다.

빠른 투자 의사결정 프로세스경쟁사간에 유망 신기술 확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벤처 투자 시에는 스피드와 타이밍이 중요하다. 적절한 타이밍의 빠른 의사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경쟁사에게 유망 벤처기업을 선점 당할 가능성이 높다. 벤처기업 입장에서 만나기 싫은 기피 대상 1호는 의사결정을 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기업들이다. 예를 들어 현지 벤처투자조직에서 유망 벤처기업의 정보를 본국으로 보내더라도 여러 단계의 검토 과정으로 인해 의사결정이 지연되거나 책상 서랍 속에서 유망 벤처기업의 정보가 잠자는 경우가 많다.

유망 기술은 선점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성공적인 벤처 투자를 위해서는 투자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잘 이루어져야 한다. 사업부문의 참여를 공식화하여 투자 검토 프로세스를 내실화하거나 의사결정 단계를 단순화하여 신속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은 벤처투자의 성공적인 실행을 위해서 사업부문이 벤처기업의 선정 과정에 공식적으로 관여한다. 미국벤처캐피털협회가 글로벌 CVC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8%가 벤처기업 심사 과정에 사업 인력이나 R&D 인력을 활용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80%가 벤처 투자에 대한 의사 결정 시 사업부문의 후원 여부가 중요한 요인이라고 응답했다. Intel Capital은 투자 대상의 평가를 관련 사업부 및 연구소가 함께 실시하고, 벤처기업이 선정되면 해당 투자에 대한 관리는 가장 관련 있는 사업부에서 진행한다. 사업부문의 기술과 시장에 대한 전문 지식과 후원은 벤처 투자 과정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됨을 알 수 있다.

투자 벤처기업의 이사회 멤버에 사업부문 혹은 벤처투자조직 인력을 배치하여 벤처기업을 자문하거나 전략 방향을 추적하도록 하는 경우도 많다. 이 방법은 투자기업과 벤처기업간에 미래의 전략적 기회에 대한 인식 차이를 식별하고 정합성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한편, 벤처기업이 사업부문을 대상으로 기술 로드쇼(Technology road show)를 개최하거나 사업부문에 전담 인력을 두고 벤처 투자 프로세스 전 과정에 관여하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사업부문 전용 벤처투자 펀드를 운영하여 사업부문과 관련된 영역의 기술을 집중적으로 발굴한다. 예를 들어, Shell Technology Ventures는 EP(Exploration and Production) 부문 전용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벤처 투자가 스피드 있게 진행되려면 투자기업의 본사에서는 벤처 투자에 대한 가이드를 명확히 제시하고, 벤처투자조직이 전체 투자 예산 중 일정 규모를 사용할 수 있게 자율권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존사업과 신사업 분야간의 투자 포트폴리오 비중, 투자 벤처기업이나 벤처캐피털 결정을 할 때는 본사와의 협의나 승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벤처 투자 정보를 공유하고 의사결정 하는 것을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본국에서 결정하면 업무 처리 스피드가 떨어져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도 있고 현지 벤처업계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일정 금액 이하의 투자 건이나 기술 정보 확보 건 등은 벤처투자조직의 권한과 책임하에 먼저 실행하고 사후 보고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줄 필요가 있다.

Dell Ventures(DV)의 관리자들은 외부와 내부의 연결자 역할을 한다. DV는 사업부문의 제품개발 및 마케팅 관리자들과 정기적으로 회의를 갖는다. DV 관리자들은 외부 시장에서 입수한 기술 정보, 투자 방향과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고, 사업부문 관리자들은 기존사업의 추진 계획과 보완이 필요한 기술과 역량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투자에 대한 결정은 DV에서 독립적으로 이루어진다. 왜냐하면 사업부문 관리자들은 소속부문의 이익에 치중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벤처 투자 업무를 여러 해 진행했던 담당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외부의 유망 벤처기업이나 벤처캐피털을 발굴하고 협상하는 것은 전체 노력 100 중에 20~30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사업전략이나 필요기술과의 연관성/적합성을 판단하고 관련 연구소나 사업부를 설득하는 과정에 70~80 이상의 시간과 노력이 투입된다.” 벤처 투자를 제대로 실행하고 성공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 관련 부문의 참여나 협력, 적극적인 후원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실행력 있는 투자 조직벤처투자조직이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적합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Google Ventures는 세계에서 유망한 벤처기업을 잘 선별하기 위해 풍부한 전문 지식과 현장 경험을 갖고 있는 엔지니어, 사업가, 의사 출신 등 다양한 사람들로 투자 조직을 구성하였다.

운영 초기부터 기업 내부와 벤처투자 경험을 겸비한 사람을 리더로 확보하는 것이 좋으나, 쉽게 확보할 수 없다면 차선책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우선, 기업 내부의 사업/기술에 대한 지식/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잘 구축하고 있는 사람을 리더로 선발하고, 리더의 부족한 부분인 현지 네트워크와 벤처투자 경험이 있는 사람을 외부에서 영입하여 보완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벤처투자조직을 빠른 시간 안에 안정화시켜 역할을 잘 수행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선발된 인력에 대해서는 적정 재직 기간을 보장해 줌으로써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벤처 투자의 성공적인 실행을 위해서는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중요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Inner Circle 안에 들어가야 좋은 벤처기업이나 벤처캐피털을 파트너로 선정할 수 있고 양질의 신기술 및 벤처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최소한 5~10년은 꾸준히 활동하면서 벤처업계 종사자들과 사적으로 함께 밥을 먹을 정도로 인맥을 쌓아 Inner Circle에 들어가야 좋은 벤처 투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미국벤처캐피털협회가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CVC 조직 리더의 평균 재직기간이 5년 이상인 경우가 53%로 과반수(過半數)를 나타냈다. 대다수 글로벌 CVC의 리더는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도록 충분한 재직 기간이 보장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벤처 투자에 적합한 우수 인재를 확보/유지하기 위해서는 성과에 따른 차등 보상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벤처캐피털협회의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CVC는 차등 보상 방식으로 기본 연봉 인상과 현금 보너스(응답 비율 기준, 각각 98%, 85%)를 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문 벤처캐피털에서 사용하는 투자 수익의 일정 비율(예, 20%)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보상 방식인 Carried interest를 운영하는 기업도 3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층의 커미트먼트벤처 투자의 성공적인 실행을 위해서는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투자 목표의 우선순위 명확화, 전략목표와 상황에 맞는 투자 전략 선택, 빠른 투자 의사결정 프로세스, 실행력 있는 투자 조직 구성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여기에 경영층의 헌신과 강력한 지원이 더해져야 한다. 왜냐하면 경영 환경의 변화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투자 자금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성공할 때까지 강력하게 실행할 수 있게 하는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Shell Technology Ventures는 담당 부사장이 벤처 투자에 대한 비전을 갖고, CEO가 바뀌거나 경영환경이 어려울 때도 외풍에 맞서 벤처 투자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보호자가 되었다. 또한 벤처 투자의 전략목표 수립, 자원 획득, 혁신 문화 조성, 기존사업부문과의 연결 등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Intel Capital이 설립 이후 20년 이상을 금융위기 등 급변하는 경영 환경이나 낮은 투자 수익률에 흔들리지 않고 전략목표에 집중할 수 있었던 이유도 경영층이 지속적인 헌신과 신뢰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Intel Capital의 CEO로 10년 이상 재직한 베다스 (Vadasz)는 “기업의 벤처 투자는 단기 재무목표보다 중장기 전략목표에 따라야 한다”는 점을 늘 강조했으며, 전략에 대한 큰 그림(Big Picture) 하에서 의사결정을 하고 솔선수범하였다.

글로벌 사례를 우리 기업 특성에 맞게 응용해야

벤처 투자의 메카인 실리콘밸리는 세계 지도에서 보면 극히 작은 하나의 점에 불과하지만 Intel, Google, Apple, Facebook 등 세계를 호령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일어났고 앞으로도 일어날 곳이다. 아이디어와 실행력을 가진 사업가와 이를 뒷받침하는 투자자가 수시로 만나고 협업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 곳에서는 사업가가 아이디어만 좋으면 가진 돈이 없어도 투자를 받아 사업을 벌일 수 있다. 실패해도 낙오자가 되지 않고 재도전할 수 있다. 창업과 투자를 통해 번 돈은 벤처캐피털이나 엔젤 투자의 형태로 신규 창업자에게 다시 흘러 들어 오는 선 순환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리콘밸리를 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의 벤처 투자 트렌드와 사례를 단순히 모방하여 우리 기업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우리나라 기업이 처해 있는 경영 환경이나 문화 특성, 관련 법규 등을 고려하여 벤처 투자가 정말 필요한 것인지, 필요하다면 설립은 언제가 적절한지, 어떤 투자 목적과 전략을 선택할 것인지, 어떻게 투자 조직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것인가를 깊이 생각하여 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LG경제연구원 장성근 연구위원]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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