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코리아 디스카운트 사라졌다…PER로 본 한국의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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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2013-01-20 10:45
서울--(뉴스와이어)--우리나라 주가는 지난 10년간 기준 연평균 12.3% 상승했다. 주가상승률이 신흥시장(13.7%)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선진국(5.4%)보다는 높았다.

상대적인 주가 수준을 말할 때 PER 지표를 자주 인용한다. 우리나라의 주가는 내재가치에 비해 낮게 평가 받는다는 인식이 있어왔고 실제 PER수치도 다른 나라에 비해 낮았다. 그런데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신흥국 시장 보다 낮고 선진국 PER의 50~60% 수준에 불과했던 PER가 최근에는 신흥시장은 물론이고 선진국시장의 PER보다 약간 높다. 비교대상 주요국 48개국 중 9위로 나타났다.

단순히 PER 수치로 비교할 경우 성장성과 금리 등 주가를 결정하는 경제여건이 반영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금리와 성장률 등 경제적 여건의 차이를 조정한 PER로 비교해 보았다. 금리수준의 차이를 고려한 비교에서도 주요국 평균보다 약간 높은 편이었고 경제성장률로 조정한 지표(PER/명목경제성장률)에서는 평균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PER 결정요인에 대한 이론적 가정을 바탕으로 추정해본 우리나라의 적정 PER와의 비교에서도 실제 PER가 낮지 않았다.

이와 같이 전체적으로 PER 관련 지표를 통해 살펴본 최근 우리나라 주가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볼 때 평균(중앙값)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값을 보였다. 현재 우리나라 주가에 코리아 프리미엄이 있다고 하기는 성급해 보이지만 적어도 오랫동안 지적되어 오던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사라진 것으로 봐도 될 것 같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급격하게 위축되었던 주식시장이 2012년에는 회복세를 보였다. 2012년 KOSPI 지수는 2011년 말(1825.74 포인트)에 비해 9.4% 상승한 1997.05 포인트로 마감했다.

2012년 주식시장은 KOSPI 지수 1900 포인트를 중심으로 일정한 범위 안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양상이 지속되었다. 불안정적인 흐름이 지속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경기부진에 따른 이익창출능력 약화 때문에 단기간 내에 주가가 상승하기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과 다른 나라에 비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많이 상승하지 못했고 상대적 주가 수준도 낮아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낙관적 견해가 혼재했다.

투자자들은 미래 주가의 향방을 전망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통해 현재의 적정 주가 수준을 판단한다. 현재 주가가 적정 수준보다 낮으면 주가는 상승하고, 반대로 현재 주가가 적정 수준보다 높으면 미래 주가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적정 주가는 추정되는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절대적인 내재가치 또는 실적이나 순자산가치와 비교한 상대적인 주가 수준 등으로 평가한다.

상대적인 주가 수준을 비교하기 위해 주로 사용되는 지표가 주가수익비율(Price-Earnings Ratio, 이하 PER)이다. PER는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누어 계산한다. PER를 비교하여 이익에 비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어느 정도 평가 받고 있는가를 판단한다. PER는 미래 현금흐름을 추정하여 내재가치를 계산하는 방법보다 단순해서 사용하기가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2003년 이후 10년 동안 주요 국가의 주가 변화를 살펴보고, PER를 통해 우리나라 주가 수준을 평가해 본다.

Ⅰ. 최근 10년간 주가 변화의 국제 비교

한국 주가 지난 10년 전세계에 비해 높은 상승률 기록

우리나라 주가는 미국 금융위기로 전세계 주가가 동반 폭락했던 2007년 말에서 2009년 초까지의 기간을 제외하면 지난 10년간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2003~2012년 동안 KOSPI 지수는 CAGR(compounded annual growth rate) 기준 연평균 12.3%(전체 기간 동안 218.2%) 상승했다. 같은 기간 동안 MSCI 세계주가지수 연평균 상승률은 5.9%(전체 기간 78.1%)를 기록했다. 10년 동안 우리나라 주가 상승률이 전세계에 비해 2.8배 더 높았다. 우리나라의 KOSPI 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세계주가(MSCI 지수 기준)는 글로벌 경제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전세계 주가 상승률이 낮은 것은 선진국 주식시장의 부진에 기인한다. 2003년 이후 선진국 주가(MSCI 선진국지수 기준) 연평균 상승률은 전세계에 미치지 못하는 5.4%(전체 기간 69.0%)에 그쳤다. 반면 신흥시장(MSCI 신흥시장지수 기준)의 연평균 주가 상승률은 13.7%(전체 기간 261.3%)에 달했다. 선진국의 성장성이 낮았던 데다 연이어 발생한 미국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실물경제 위축과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인해 지난 10년 동안 선진국의 주가 상승률은 신흥시장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2012년 우리나라 주가 상승률 순위 하락

2003년 이후 한국의 연평균 주가 상승률은 주요국 평균을 소폭 상회한다. 2003~2012년 동안 한국의 KOSPI 지수 연평균 상승률(12.3%)은 주요국 평균 주가 상승률(11.2%)보다 1.1%p 높았다.

과거 10년간 우리나라의 연평균 주가 상승률 순위는 중간(48개국 중에서 19위)보다 조금 높았지만, 연도별로 살펴보면 최근 몇년간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2005년 5위를 기록했던 우리나라의 주가 상승률 순위는 2006년(한국 4.0%, 주요국 평균 29.9%)에는 최하위권인 45위로 하락하기도 했다. 2007~2011년 동안에는 2009년 21위를 제외하고 10위권을 유지했다. 2012년 우리나라 주가 상승률은 주요국 평균 23.0%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9.4%를 기록했고, 순위는 32위(신흥시장 28개국 중에서는 18위)로 떨어졌다.

경제 성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주가 상승률

우리나라 주가가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상승률이 낮아진 것이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근거로 제기되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 주가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고 있어 미래에 여건이 개선되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논리이다. 그렇지만 단순히 주가 상승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해서 미래에 주가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상승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주가의 기초적인 결정요인이 약해지면 주가 상승세도 둔화되기 때문이다. 주가결정의 기초적인 요인을 감안하여 주가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미래 실적의 규모와 성장성이 주가를 결정하는 기본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개별기업의 경우 기업성장성이 주가 상승률에 영향을 주듯이 국가별 주가상승률은 그 국가의 성장률을 감안하여 봐야 할 것이다. 실제로 경제성장률이 높은 나라는 주가 상승률도 높은 경향이 있었다. 분석대상 48개국의 2003~2012년 동안 연평균 명목 경제성장률과 주가 상승률 간의 상관계수는 0.83으로 나타났다.

2003~2012년 동안 우리나라 주가는 경제성장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 주가는 명목경제성장률에 비해 2.1배 상승했다. 분석대상 국가의 중앙값(median)은 1.4배이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대비 주가상승률은 분석대상 48개국 중에서 9번째로 높았다. 독일이 4.6배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덴마크 3.4배, 페루 3.1배, 노르웨이 2.7배 등의 순서이다. 일본(-3.6배)이 가장 낮았고, 재정위기를 겪은 그리스(-2.6배), 이탈리아(-1.9배), 아일랜드(-0.8배), 포르투갈(-0.2배) 등도 낮은 순위에 머물렀다.

Ⅱ. 주가수익비율(PER)을 통해 본 주가 수준

1. PER의 추세 비교

PER는 1990년 이후 평균보다 낮은 수준

2012년말 기준 우리나라의 PER(한국거래소 발표 유가증권시장 기준)는 12.9이다. 이는 1990년 이후 평균 15.0에 비해 13.6%, 2003년 이후 평균 13.4에 비해 3.9% 낮은 수준이다. 평균 PER가 20에 근접했던 2000년대 전반기(2000~2004년)에 비해서는 30% 이상 낮다. 보통 낮은 PER는 기업의 이익창출력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다는 근거로 제시된다. PER가 낮은 것은 실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가 수준이 낮은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역사적 평균 PER를 적정 수준으로 받아들인다면 현재 주가는 저평가되어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보통 성장성이 높은 주식은 PER가 높아서 과대평가된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성장성에 차이가 있는 기업들을 비교할 때에는 PER에 성장성을 조정한 PEG(PER/명목경제성장률) 비율을 사용하는 것이 상대적인 가치를 더 적절하게 비교할 수 있다. PEG 비율을 주식시장에 적용하여 경제성장률과 PER를 비교하면 성장성의 차이가 반영된 주가 수준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과 비교한 PER 수준은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1990년대까지 1 수준에 머물던 명목 경제성장률 대비 PER 비율(PEG 비율)은 2000년대 들어 2대로 상승했다. 2010~2012년 평균은 2.4로 2005~2009년 동안의 평균 2.6에 비해 소폭 하락했지만, 1990년대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2012년말 PER 12.9에 1990년대 이후 평균 경제성장률 대비 PER 비율인 1.6을 적용하면 내재된 명목경제성장률은 8.3%가 도출된다. 이는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성장률로 보인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PER 수준이 역사적 평균에 비해 낮아졌지만, 낮아진 성장률을 감안하면 최근 주가가 과거에 비해 저평가되어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채권에 비해 주식 가격 상대적 높은 수준

주식의 상대적인 가격은 다른 금융상품과 상호작용하면서 변화한다. 시장이 효율적이라면 금융자산의 수익률이 위험에 따라 적정하게 결정되도록 가격이 조정되면서 균형을 찾아갈 것이다. 위험이 유사한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기대수익률이 낮으면 가격이 상대적으로 고평가, 반대로 비슷한 위험을 가진 금융상품에 비해 기대수익률이 높으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PER의 역수(주당순이익/주가)는 주식에 내재되어 있는 수익률과 유사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PER의 역수와 대체투자 수단인 회사채의 수익률을 비교하면 주식과 회사채의 상대적인 가격 수준을 평가할 수 있다. 주식과 위험도가 비슷한 회사채와 비교하기 위해 BBB- 등급 회사채 수익률을 사용하였다. 회사채(BBB- 등급)와 주식 간의 수익률 격차(Yield Gap : 회사채 수익률 - PER의 역수)가 플러스(+)이면 주식이 상대적으로 고평가, 마이너스이면 주식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수익률 격차를 살펴보면, 2007년 이후 수익률 격차는 플러스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상당 기간 동안 주식이 회사채(BBB- 등급)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평가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2012년말 기준으로도 유가증권 시장 PER(12.92)의 역수는 7.7%로 회사채 수익률(BBB- 등급) 8.8%에 비해 1.1%p 낮다. 최근에도 주식이 회사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평가되어 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2009년 최대치인 6.0%p를 고비로 수익률 격차가 줄어들고 있어 주식의 상대적인 고평가 정도는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2. PER 관련 지표의 국제 비교

주요 국가 평균 PER에 비해 높은 수준

PER는 국가간 주가 수준 비교에도 자주 이용된다. 주식시장 전체 PER가 다른 나라에 비해 낮다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고, PER가 높다면 고평가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Financial Times에서 제공하는 국가별 PER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상대적인 주가 수준은 낮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2012년 12월 28일 기준 우리나라의 PER는 16.5로 53개국 평균 14.8(중앙값 14.4)에 비해 높았다. 3 PER 순위도 비교적 높은 12위를 기록했다. 미국 15.6, 일본 15.6, 프랑스 14.5, 영국 12.6, 독일 12.1 등 주요 선진국 주식시장의 PER는 우리나라에 비해 낮았다. 신흥시장 PER 중에서 인도는 17.8로 우리나라에 비해 높았지만 브라질 14.4, 중국 8.2, 러시아 6.2 등 주요 신흥시장의 PER는 우리나라에 비해 낮았다. 기업의 수익력을 감안한 상대적인 주가수준에서 우리나라는 분석에 포함된 국가의 평균적인 수준에 비해서는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국가별 금리와 비교한 상대적인 주가는 높은 수준

그러나 단순하게 국가의 PER를 비교하여 주가 수준을 평가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기초 여건 변화나 차이에 따라 적정 PER도 달라질 수 있다. 성장성이나 금리 등과 같은 주가를 결정하는 기초 여건이 변화하고 기업별 또는 국가별로 위험도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PER를 통해 좀더 정교하게 주가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기초적인 여건의 차이가 조정된 PER를 비교하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금리 수준을 감안한 상대적인 주가 수준을 보자.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주식수익률은 PER의 역수로 나타낼 수 있다. 주식수익률에 비해 채권수익률이 높으면(수익비율(채권수익률/PER의 역수)이 높으면) 채권에 비해 주식이 상대적으로 고평가되어 있음을 나타낸다. Financial Times 제공 PER를 전망기관인 Global Insight에서 제공되는 장기금리 전망치와 비교하여 43개국의 금리에 대한 상대적인 주가 수준을 비교하였다. 장기금리는 미래의 기대치를 반영하기 위해 향후 10년(2013~2022년) 전망치의 평균을 이용하였다.

우리나라의 금리와 비교한 상대적인 주가 수준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2012년 말 기준 PER(16.5)와 장기금리 전망치(4.1%)로 계산한 수익비율은 0.68이었다. 분석 대상 43개국 중에서 1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순위로 보면 중상위권에 해당해 채권과 주식의 상대적 수익률의 관점에서 볼 때 주가는 약간 고평가된 편에 속한다.

국가별 경제성장률과 비교한 주가는 중간 정도

주가는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어 결정되기 때문에 성장성이 높을수록 주가도 높아진다. 향후 성장성이 높다면 높은 PER가 정당화될 수 있다.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여 조정할 경우 우리나라 주가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중간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PER를 Global Insight 제공 2013~2022년 GDP 성장률 평균치(3.2%)로 나눈 비율(PEG 비율)은 5.1이다. 순위는 전체 43개국 중에서 거의 중간에 해당하는 22위이다. PER/경제성장률 비율은 전반적으로 선진국이 높고 신흥시장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

3. 적정 PER와의 비교

미래의 기초 여건이 반영된 PER

그러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익성, 성장성, 위험도 등을 고려한 적정한 주가 수준(혹은 PER)은 어느 정도나 될까. PER는 수익성과 성장성, 자본비용, 위험도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주가는 미래의 전망을 반영하여 결정되기 때문에 주가수준 평가에는 장기 전망도 고려되어야 한다. 하지만 다양한 요인을 모두 반영하여 주가 수준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현실적으로 핵심이 되는 요인들(배당성향, 성장성, 자본비용)만 반영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이 방법에 따라 우리나라의 적정 PER를 계산해 보자.

1990~2011년 동안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평균 배당성향(배당금/순이익)은 29.2%이다. 국내 상장기업의 배당성향은 낮아지는 추세를 보여 2009년부터는 10%대로 하락했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입을 위한 배당금 지급에 대한 요구가 늘면서 배당성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 기업의 장기 배당성향은 과거 평균인 30% 정도로 가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 이익 성장률의 대용치로 장기 명목성장률을 사용할 수 있다. 장기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 3%, 물가상승률 3% 등을 합해 명목성장률은 6%로 가정한다. 전망기관인 Global Insight는 우리나라 실질 경제성장률이 2010년대 후반 3%대, 2020년대 2%대, 2030년 이후에는 1%대로 하락하고, 물가상승률은 장기적으로 2%대에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할인율에 사용되는 자본비용은 무위험이자율에 위험프리미엄을 더하여 계산한다. 무위험이자율은 국고채수익률을 사용하고 위험프리미엄은 5.5%를 사용한다. 국고채수익률은 경제성장률과 동일한 3%로 가정한다.

이와 같은 가정으로 계산한 적정 PER는 12.7이다. 한국거래소에서 발표한 2012년 PER 12.9와 거의 유사하고 Financial Times 제공 PER 16.5에 비해서는 낮다.

기본 가정에 포함된 변수의 변화에 따라 추정된 적정 PER 수준은 민감하게 변한다. 예를 들어 배당성향을 40%라고 가정하면 적정 PER는 17.0, 20%면 8.5가 도출된다. 장기 국고채 수익률을 4%로 가정한 적정 PER는 9.1이다.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지 못한 한계점이 있고, 변수 변화에 따른 민감성이 높지만 현실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가정을 통해 살펴보았을 때 우리나라 주가가 과소평가되었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Ⅲ. 맺음말

PER를 통해 주가 수준의 적정성을 확정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수익성과 금리, 성장성만으로 주가결정 요인을 한정하여 주가 수준을 평가하는 것은 주가결정 과정을 지나치게 단순화했을 수 있다. 주가 수준을 좀더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인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정교한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같은 한계점은 있지만 PER의 비교를 통해 주가를 살펴보면 최근 우리나라 주가에서 디스카운트 현상은 거의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다른 나라 주가와 비교한 상대적인 수준은 약간 고평가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다. 주가가 적정 또는 균형 상태에서 형성되면 기업들이 내재가치에 따라 평가 받으면서 자금조달이 가능해지고, 궁극적으로 자원배분의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해 보인다.

우리나라 주가가 과거에 비해 레벨업(level-up)된 것은 기업의 불투명성, 지정학적 리스크, 외환위기 경험국의 멍에 등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억누르던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된 영향이 크다. 외환보유고 확충, 재정건전성, 국가신용등급 상승 등으로 대외 신인도가 높아진 것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주가가 기초적 요인에 걸맞도록 제자리를 유지해 나가기 위해 정부는 금융부실 예방, 재정 안정 강화 등을 통해 거시건전성을 제고하는 한편 국가 리스크를 계속 낮추어 나가야 할 것이다. 회계제도, 신용평가, 공시 등 기업과 관련된 정보의 신속성과 정확성, 효율성 등을 높일 수 있는 제도 개선도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기초적 요인에 근거한 장기투자가 정착되도록 기관투자자의 역할 강화도 필요해 보인다. 기업들은 자발적 공시 및 IR 활동 강화 등을 통해 경영 투명성을 더욱 높여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갈수록 개별 기업의 주가는 내재가치에 따라 등락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내재가치에 따른 주가 차별화 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들은 기업의 기초적인 요인 변화에 좀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LG경제연구원 이한득 연구위원]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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